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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창작 ss 번역)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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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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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2-28 14:55:13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3002865
니코마키
하아아-. 좋아서 하는 거라도 해도 피곤한 건 피곤한 거다.
대학교에 알바에, 거기다 아이돌 활동.
요즘은 소속사가 움직여 주고 있고, 풋내기인 나도 정말 조금이지만 일을 받게 되어서, 강의 사이에 일을 하고 또 그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는 것이 나의 일과가 되어 있었다.
현재 이 환경은 정말로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기왕 하는 이상 전부 양립하고 싶다.
그런데도 지금처럼 조금 어두운 생각을 하는 것은, 오늘은 드물게 학교에서도, 아르바이트에서도, 일에서도 혼나기만 했기 때문이다.
남에게 호통을 듣는다는 것은 정말로 피로가 쌓인다. 생각만 해도 우울하고 기운도 없어진다.
혼날 때가 좋을 때라는 것은 잘 알지만 오늘은 이미 틀렸다. 무슨 말을 들어도 부정적으로밖에 파악되지 않았다. 그건 그렇고 지금 몇 시지, 왼손에 차고 있는 시계를 본다.
「켁」
그것이 가리킨 것은 벌써 새벽 2시가 넘은 시각으로, 피부의 골든타임과는 작별인사를 해야 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피부를 신경 쓸 여유도 없이, 그저 빨리 잠들고 싶은 게 속마음이다.
자고, 리프레쉬하고, 또 내일부터 귀여운 야자와 니코가 된다. 아하하, 하하…… 아니, 진짜로 지쳤다.
도깨비라도 나오는 거 아냐, 하고 한숨을 쉬면서 열쇠 구멍에 꽂은 그것을 비틀어.
힘차게 문고리를 당기자 쾅, 하는 둔탁한 소리가 아파트 복도에 울려 퍼졌다.
으악, 죄송해요, 죄송해요, 정말 죄송합니다. 마음속으로 취침 중인 주민 여러분께 세 번 거듭 사과하면서 역시 오늘은 재수 없는 날이라고 자조했다.
문도 잠그지 않고 집을 나섰다니 아침부터 틀렸었구나. 다시 반대 방향으로 열쇠를 돌리자 이번엔 제대로 문이 열렸다.
「다녀왔습니다-, 어서 와-」
나 자신을 스스로 마중하며 현관으로 들어서자, 정돈된 컬러풀한 신발장에 짙은 갈색 로퍼가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응? 아, 그런 건가.
집에 있어도 문 잘 잠그라고 했는데.
거실에는 불이 켜져 있지 않다. 역시 이미 자고 있는 걸까.
오늘은 날씨가 좋았기 때문에 달빛만으로도 비교적 실내가 선명하게 보인다.
이것도 여러 번 말했지만 고쳐지지가 않네. 밤에는 커튼을 치라니까. 하여간.
깨우지 않도록 살금살금 곧장 침실로.
마키 쨩이 먼저 잘 때는 반드시 베개를 안고 있는데,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다.
내가 들어가도 되는 공간인지 좁은 싱글 침대인데도 가장자리에 붙어 웅크리고 있다.
그건 그렇고 대체 어떤 얼굴로 자고 있는 걸까. 뭐, 대충 짐작은 하고 있지만.
「마키 쨩」
다녀왔어. 소리 없이 가볍게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대로 뺨으로 손가락을 미끄러뜨리자 간지러운 듯 얼굴을 찡그렸다.
깨워버렸나 하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눈꺼풀은 내려와 있고 숨소리도 들려서 안도했다.
나도 화장 지우고 얼른 자야겠다. 이렇게 귀여운 잠자는 공주님이 있는걸.
깨우면 미안하고, 샤워는 내일 아침에 하면 되려나.
조금 전까지의 초조함와 피로감도, 마키 쨩의 잠든 얼굴을 보자 사라져 있었다.
어쩐지 기분이 좋아져 실내복을 옷장에서 꺼내는데,
「니코 쨩」
어서 와. 나를 부르는, 자다 깬 조금 어린 목소리.
그에 부응하듯 돌아보니, 상체를 일으켜 눈을 비비고 있는 마키 쨩이 보였다. 에고, 깨웠나.
오늘 내의는 무슨 색일까, 아니. 또 파자마 안 가져왔네. 정말 즉흥적으로 온다니까 얘는.
다녀왔어라는 말과 함께 슬그머니 옆자리에 침입한다. 마키의 체온으로 적절히 따뜻해져 있는 그곳은 정말 기분이 좋다.
하지만. 그래도.
이불을 데워준 것은 고맙지만, 내가 옆에 왔는데도 베개를 전혀 놓으려고 하지 않는 마키 쨩에게 조금 불평하고 싶다.
「언제까지 그 베개 안고 있을 거야」
「괜찮잖아」
「베개 말고, 자」
팔을 벌리고 컴온 포즈. 자, 이 가슴으로 뛰어 들어와.
무엇보다 내가 그녀에게 닿고 싶었다. 위로받고 싶었다.
지금이라면 윙크 포함이라구. 장차 거물 아이돌이 될 나의 특별 윙크. 감사히 생각해.
한쪽 눈을 딱 감자 쓸데없는 친절이라는 듯, 쓰레기라도 보는 표정으로 얼굴을 돌렸다.
「하아」
「『하아』라니 뭐야! 왜 한숨인데!」
「니코 쨩, 지금 몇 살이었지?」
좋잖아, 넌 아직 고등학생이고. 괜찮아, 난 가만히 있으면 나이 미상을 노릴 수 있으니까.
그보다 뭐야. 마키 쨩은 내가 아이돌이 되는 걸 응원해주지 않는 거야?
뭐, 지금은 그런 말을 하려는 게 아니지만.
「그런 거 갖고 있지 말고 이리 오란 거야」
「이 베개, 좋은 냄새가 나서 진정돼」
「그 냄새의 근원은 나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금방 응석부리지 않는 것도 여느 때와 같다.
억지로 안고 있는 베개를 빼앗아 마키 쨩을 끌어안는다.
아니나다를까, 「싫어」, 「하지 마」 거부 폭풍.
그래도 알았어 알았어 하며 달래듯이 등을 문지르니 말의 저항과 나를 밀어내는 힘이 점점 약해지고 얌전해졌다. 이제 됐겠지.
「무슨 일 있었어?」
「별로」
대강 짐작은 간다.
이럴 때는 집이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을 때. 뭐, 8할 정도는 집안 문제일 테지.
‘니시키노 마키의 화풀이 대상’ 담당인 내가 말하는 거니 틀림없다.
「또 가출이야?」
「가출이라니……. 내일 아침에 돌아갈 거야」
고등학교도 최고학년에 오른 마키는 수험이라든지 여러모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모양으로, 밤에 집을 나오게 되었다.
집에서 나온다고 해도 도착하는 곳은 여기지만.
나도 계속 집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방문이 상당히 잦기 때문에 스페어 키를 준 것은 이미 오래전 일.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우등생 니시키노 씨도 완전히 비행소녀가 되어버린 것이다. 나에게는 반가운 변화지만.
마키 쨩이 집에 있는 것을 확인할 때마다 혼자 살기 시작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불순한 의미는 아니다, 응.
「뭐, 말하기 싫으면 됐어」
그렇다, 여기에 오는 이유는 딱히 몰라도 되는 것이다.
단지 마키 쨩이 여기에 와서 진정된다면, 안심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됐다.
마키 쨩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조용해지는 방과 기분 좋은 어둠. 마키 쨩의 냄새와 체온.
최고의 숙면 조건은 갖추어져 있다.
아, 위험해. 졸려. 조금 전까지 함께 있던 졸음이 다시 나를 엄습한다. 눈꺼풀을 내리면 곧 꿈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 거다.
괜찮을까. 아무 말 안 하면 진짜 이제 잔다.
천천히, 흔들흔들 의식이 녹아들기 시작했을 때.
「내가 생각해도 잘했다고 생각했어」
마키 쨩이 입을 열었다.
멀어지고 있던 의식을 필사적으로 불러들였다. 자지 마, 니코.
「저번 모의고사 말야, 평소보다 훨씬 좋은 결과가 나왔거든. 전국에서도 위쪽이라 스스로도 놀랐어. 원래 내가 먼저 보고하진 않는데, 그때는 드물게 신이 나서 아빠한테 말했거든」
「응」
「그랬더니, 『현상 유지에 힘써라』라고만 하셨어」
--아무도 칭찬해주지 않아.
이 거리가 아니면 못 들었을 성량이었다.
아아, 그래. 그런 거구나.
「아니, 별로 칭찬해 달라는 건 아니지만」
황급히 덧붙이는 그 모습이 귀엽다.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필사적으로 참는다. 여기서 히죽거리는 모습을 보이면 더 이상 말을 그만둘 것 같으니까.
그리고, 말끝이 떨리고 있으니까. 얘도 참. 언제부터 이렇게 울보가 된 건지.
「친구들한테도 그게 보통 아냐? 같은 취급을 받아. 역시라면서. 나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 당연한 게 아닌, 데」
「장---------하다」
「뭣, 잠깐, 그만」
마음껏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그래그래 착하지 착하지」
쓰다듬는다기보다는 그냥 동물을 만지듯 휘적휘적. 손가락 사이로 지나가는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기분 좋다.
부스스한 머리의 마키 쨩, 왠지 펌 한 것 같아서 멋있다(결코 바보취급 하는 게 아니다).
「갑자기 뭐 하는 거야!」
「마키 쨩은 열심히 하고 있어」
이번에는 계속 부드럽게.
가슴에 있는 붉은 머리와는 이별하고 손으로 눈꺼풀을 쓰다듬는다.
속눈썹에 타고 있는 눈물이 반짝거려서 예쁘지만, 우는 얼굴도 예쁘지만.
나는 잘 보고 있다고, 그러니까 울지 말라고.
「마키 쨩은 장하네」
「……응」
그렇다. 나는 ‘니시키노 마키의 어리광을 마음껏 받아주는’ 담당이기도 한 것이다.
처음에는 부끄러워하던 마키 쨩이었지만, 내가 미소를 짓자 만족한 듯 싱긋 웃었다.
「그럼, 영리한 마키 쨩에게 니코가 상을 주겠습니다-」
「무슨 상?」
「뭐가 좋아?」
조금 생각하는 기색을 보인 뒤, 「뭐든 좋아」라는 귀엽지 않은 대답이 돌아왔다.
그렇다고 나도 무슨 상을 생각했느냐 하면 딱히 없다. 음, 어떡하지.
「그럼 딴 점수만큼 뽀뽀해 줄게」
「바, 바, 바, 바보 아냐!」
「싫어?」
「싫다기 보단, 그거 엄청 횟수 많을 텐데 괜찮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조금 기운을 차린 마키 쨩이 내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쥐고 있다.
방금 나 좀 이상한 말을 해버린 거 아닐까. 이 분위기. 좋지 않은 예감밖에 안 든다.
「여, 역시 농담이지」
「여자가 되어서 한입으로 두말하기야?」
「니코는 아직 소녀, 읏, 응」
부드러운, 여느 때와 같은 달콤한 감촉.
갑작스런 일에 눈을 감을 타이밍을 잃은 나는 또다시 보고 말았다.
「니코 쨩」
겨우 울음을 그쳤다고 생각했는데. 닿은 입술이 뜨겁다.
몇 번인가 가볍게 맞닿은 뒤, 마키 쨩이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뭔가 문지르듯 해서.
왠지 견딜 수 없어져서 그녀를 세게 꼭 안자, 그만큼 떨림이 심해졌다.
「니코도, 오늘 힘들었어. 그래도 열심히 했어. 그러니까 상 줘」
상, 내가 하고 싶은 것.
그만 눈물 뚝 그쳐. 눈물을 멈추듯 눈꺼풀에 입술을 떨어뜨린다.
다시 머리를 쓰다듬자 마키 쨩의 냄새가 비강을 간지럽혔다.
좋은 냄새라고 생각했다.
그뤼에페 | 개추 | 2021.12.28 14:56: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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