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정신없어서 눈팅만 하다가 겁나 오랜만에 글 쓰네. 요리대회 열린다고 해서 급하게 로긴했다.
2년전 전 주딱배 요리대회에서 야심차게 준비했던 아제리아 부꾸미랑 딸-기모찌는 광역삭제 사태로 요리대회 참가도 제대로 못해서 아쉬웠어서 이번에 다시 참가해본다.
때는 바야흐로 연말이고 어제는 크리스마스였다. 한국에서 크리스마스는 대충 인싸들이 야스하는 날 정도로 이미지가 잡혀있는 것 같지만 사실 크리스마스는 유럽에서 민족대명절이다. 럽라에도 각 그룹마다 유럽 혈통을 많든 적든 이어받은 멤버들이 한 명씩 있기에 거기에 맞춰서 나도 나름의 크리스마스 만찬을 준비하려고 한다.
그래서 에리치의 러시아, 이탈리아의 마리 (사실 미국이지만...), 엠마의 스위스, (최근에는 거의 잊혀진 설정인 것 같지만) 카논의 스페인의 음식을 하나씩 해보려고 한다. 러시아는 에리가 잘 한다고 하는 보르시치를 할 거고, 이탈리아는 디저트가 될 티라미수, 스위스는 역시 퐁듀, 스페인은 한국에서도 유명한 감바스 알 아히요를 해보려고 한다. 사실 만드는 것 자체는 다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물붕이들도 기회가 된다면 한번씩 만들어서 먹어봐도 좋을 것이다.
우선 티라미수부터 조져보자. 티라미수는 냉장고에 2시간 이상 들어가 있어야하기 때문에 먼저 만들었다. 티라미수 맛의 핵심은 진한 커피를 아낌없이 쓰는데 있다. 대략 에스프레스 7샷 정도 내렸다.
커피 위에 있는 크리마를 걷어내주고
냉장고로 ㄱㄱ
그릇에 베이스가 될 빵을 잘 깔아준다. 사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카스테라 사다가 까는게 훨씬 나았을 것 같다.
생크림, 설탕, 그리고 마스카포네 치즈를 섞어준다.
핸드믹서기가 있었으면 훨씬 편했겠지만 없으니까 그냥 내가 섞어주는 수밖에 없다. 부드러워질 때까지 열심히 저어준다.
냉장고에 넣어뒀던 커피를 꺼내서 스푼으로 빵 위에 골고루 뿌려서 촉촉하게 만들어주자.
촉촉하게 만들어졌다.
이 위에 아까 섞어놓은 믹스를 골고루 뿌려주고.
냉장고로 ㄱㄱ
이 위에 카카오파우더를 낭낭하게 뿌려주면 된다. 근데 뿌리려고 보니 카카오 파우더가 좀 부족한 불상사가 일어났다. 어찌저찌 다 덮긴 했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2단으로 만들걸 그랬다.
일단 토마토, 양배추, 감자, 당근, 양파, 비트, 소고기를 채썰어주고, 마늘도 다져준다. 비트를 다룰 때는 비트물이 튀지 않게 조심하자. 옷에 묻으면 지우기 어렵다. 평소라면 아웃일 알몸 에이프런도 비트 썰때는 기리기리 세이프일지도 모른다.
채썬 야채들을 볶고
또 볶고
소고기는 화이트와인 넣어서 볶는다.
그 담에 사골국물 1L에 양배추에 감자를 넣고 삶아주다가
나머지 재료 다 때려넣고 월계수잎, 소금, 후추 넣고 끓여주면 된다.
대략 완성됐다. 비주얼이 좀 그래보일 수 있지만 먹으면 든든한 러시아 국밥이다.
다음은 감바스다. 사실 감바스만큼 요리하기 쉬운 것도 별로 없다. 새우에 소금 후추 뿌려두고
마늘은 채썰고 서양 고추가루를 준비해두자.
올리브유를 뎁힌 다음에
마늘과 고추가루 투하
새우 투하하면 끝
다음은 퐁듀다. 사실 치즈를 끓여서 녹이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음식이긴 한데 치즈가 오랫동안 굳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요 전분가루 혼합물을 넣어줘야한다. 전분가루와 레몬즙, 화이트와인을 넣어서 섞어주도록 하자.
우선 화이트와인을 끓여주고
혼합물 투하
그 다음에 치즈를 녹을 때마다 조금씩 넣어주면서 끓여주면 완성이다. 치즈 종류에 따라서 맛이 많이 바뀌는데 나는 스위스 에멘탈러 치즈랑 네덜란드 고다 치즈를 사용했다. 가장 무난한 조합 정도가 아닐까 생각함.
바게뜨빵과 곁들이면 훌륭한 한끼 식사가 마련된다. 보르시치에는 사워 크림을 넣어주도록 하자. 어떤 사람들은 호불호가 갈린다고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넣어주는 게 맛이 훨씬 좋다. 함께할 굿즈를 다 두고와서 아쉽지만 엠마 포스트카드라도 두고 기분이라도 내본다.
호에엥 엠마쨩 퐁듀먹자
식사를 마치고 디저트로 티라미수도 한조각 한다. 부실한 카카오파우더가 참말로 아쉽다.
꺼억.
혼자서 크리스마스 보내려니 심심했는데 간만에 이 요리 저 요리 하니 재미있었다. 그러면 다들 즐겁고 행복한 연말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