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라이브의 각 그룹을 대표하는 맛을 찾아
모두를 하나로 합쳐보기로 했다
우선 무인편을 상징하는 맛은 역시 화과자라 할 수 있겠다.
타케무라에 처음 갔을 때 먹었던 짭잘한 차의 맛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러브라이브 선샤인의 맛이라 하면 역시 누마즈의 귤이 아닐까.
누마즈는 세번정도 갔다왔지만 귤을 먹어본적은 없는 것 같다.
무인편과 선샤인의 경우 쉽게 대표적인 맛이 떠오르지만, 니지가사키와 슈퍼스타의 경우는 그리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특히 오다이바의 경우 대표적인 맛이라 할 만한것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 머리속에 한가지 기억이 스쳐지나갔다.
성지순례를 위해 구루리공원으로 가던 중 토요스 시장 앞을 지나갔었던 기억이다.
토요스 시장은 츠키지 시장이 이전한 곳으로, 참치 경매로 아주 유명한 곳이다. 오다이바랑 토요스는 가깝긴 해도 엄연히 다른 동네이긴 하지만, 1기 키비주얼의 배경인 구루리 공원도 토요스에 있으니 그게 그거 아닐까.
슈퍼스타의 배경지는 하라주쿠로, 트렌드한 패션거리의 이미지가 있다.
슈퍼스타에 맞는 음식은 트렌디한 민트초코로 결정했다.
지금은 트렌디하다기 보다는 스테디 하다고 말하는게 맞겠지만, 아직은 트렌디하다고 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참치.
참다랑어로 준비했다.
염수에 잘 씻은 뒤 해동지에 싸서 냉장고에 넣어놨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참치가 녹는 사이에 야채를 손질했다.
모든 야채와 귤을 잘 다져줬다.
손질을 하니 참치가 칼로 썰 수 있을만큼은 녹아있었다.
다 녹은 참치.
다 쓰기엔 양이 많으니, 1/3만 잘라 야채와 크기를 맞춰 썰어줬다.
썰은 야채와 참치를 볼에 담고, 라임즙, 소금, 후추로 간을 해줬다.
원래 세비체에는 고수가 들어가지만, 고수 향을 싫어해서 넣지 않았다. 사실 한번밖에 안 먹어봐서 잘 모른다.
참치가 라임즙의 산에 익을 때 까지 잘 숙성해줬다.
그리고 참치가 익는 동안 도라야끼를 만들기 위해 반죽을 하고 빵을 굽기 시작했는데
동태전인가요?
아니요, 도라야끼용 빵입니다.
내가 너무 빨리 뒤집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마지막 반죽을 구운 뒤였다.
구운 빵에 물기를 짜낸 숙성된 세비체를 올리고 뚜껑을 닫아줬다.
랩으로 감싸 모양을 잡는 동안 생크림과 카카오매스, 우유를 섞어 초콜렛 소스를 만들고, 거기에 스피아민트를 다져서 넣어주었다.
남는 시간동안 남은 세비체를 퍼먹었는데, 아보카도를 좀 넣어서 나초나 빵에 올려먹으면 맛있을 것 같았다.
근데 왜 이딴데에 쓰고 있는지 회의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도라야끼의 모양이 잡힌 뒤, 접시에 올리고 민트초코 소스를 뿌렸더니
장식으로 민트까지 올리고 나니 대충 그럴싸해보이는 음식이 나왔다.
사실 완성되기 전만 해도 약간의 기대감이 있었다.
카카오는 사실 남미에서 온 음식이고, 세비체 역시 남미 음식이니까 생각보다 잘 어울리지 않을까?
하지만 하나를 집어먹은 뒤에 즉시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달지 않게 만든 민트초코 소스의 향과 쓴맛, 거기에 더해지는 물기를 짜낸 익은 참치의 퍽퍽하고 비린맛.
마치 칠판을 긁는 소리와 마후라에 구멍을 뚫은 시끄러운 오토바이의 소리가 만들어내는 하모니같은 느낌이었다.
이걸 남미의 맛이라고 하면 남미사람한테 총맞아 죽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