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라이브 선샤인 마이너 갤러리 저장소

제 목
일반 문득 누마즈에 가고 싶어졌다
글쓴이
삐기
추천
1
댓글
11
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4411326
  • 2021-12-08 03:44:22
 

28b9d932da836ef536e685e141837768d4d9a8708004dd7d2a569cceca3a060ed695

「누마즈엔 아지가 맛있단다」

갑자기 말을 꺼낸 것은 여자친구였다.

「아지는 먹어본 적 있니?」

아지. 전갱이. 지금이야 알고 있지만 당시에는 아지라는 것이 금시초문이었다.

「강아지는 먹어봤지...」

그녀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한 것은 잠시의 침묵 후에 깨달았다.

나는 그제서야 아차 하고 말을 잇기 위해 질문을 던져본다.

「아지라는 게 뭔데?」

「아지라는 건 말이야 생선이야. 싱싱한 물고기. 사시미로 먹어도 좋고 기름에 튀겨도 일품이야.」

못마땅하다는 듯 쳐다보면서 말문을 연 그녀였지만, 이야기하면서 그 맛을 상상이라도 하듯 눈을 살짝 감고 음미하는 시늉을 하였다.

나도 따라서 눈을 감아보며 맛을 상상하려고 했지만 도무지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있다. 광어회. 새우튀김. 이와 비슷한 것을 생각하며 미지의 생선을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잘 모르겠는데, 그게 그렇게 맛이 있어?」

「응! 언제 같이 누마즈에 가면 같이 먹자!」

「나는 누마즈 잘 모르니까 가이드 잘 해줘~」





그해 겨울 그녀는 갑작스레 떠났다.

아무런 예고도 없는 이별이었다.

가해 차량은 음주에 과속이었다고 한다. 미끄러운 눈길을 주저없이 달리다가 사람을 치고 그대로 달아났다.

한동안 아무 생각이 없이 알맹이가 빠진 껍데기만 남은 채로 누워지냈다.

뭐라도 생각하면 자꾸 그녀의 얼굴이 생각나 괴로울 뿐이었다.

하염없이 잠을 청하고 청하고 그래도 잠이 안들면 수면제를 복용했다.





2년이 지난 어느날 갑자기 그 약속이 생각났다. 누마즈에 함께 가기로 했던, 아지를 먹자고 했던. 무작정 배낭을 싸고 비행기표를 끊었다.

한겨울 진눈깨비가 내리는 도쿄에 도착해 그대로 신칸센을 타고 누마즈로 향했다.

새로운 여행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옛고향에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누마즈까지는 2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전철에서 내려 공기를 들이마셔보았다. 약간의 흙내음새와 섞여 그리운 듯한 향기가 났다. 그녀와 닮은 냄새였다.

개찰구를 지나 시내로 나아갔다.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곳곳에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져 있었다. 마치 오타쿠들의 테마파크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러브라이브...산샤인...」

이름정도만 들어본 애니메이션이었다.

역 앞에서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도배된 버스를 타고 더 깊은 곳으로 향했다.

바다가 잘 보이는 곳에 내려 천천히 걸어보았다.

바다 너머로 보이는 커다란 하얀색 산봉우리, 구름조차도 뚫고 우뚝 솟아있는 그것은 일본인의 정신적 지주인 후지산일터, 뭉툭한 꼭대기는 언제든 폭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듯 했다.

한참 걷다보니 식당이 하나 보였다.

「이케스야」 활어조집

아무래도 생선요리를 파는 곳 같았다. 들어가보니 손님이 꽤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그것을 찾을 수 있었다.

「鯵(あじ)」

그녀가 얘기했던 그 생선이 눈앞에 나타났다. 그때 얘기한 그 맛이 무슨맛일지 드디어 알 수 있겠다는 기대감과 씁쓸함이 교차했다.

자리를 정하고 카운터로 향했다.

「활아지동이랑 활아지 후라이 주세요.」

「네. 1210엔입니다.」

동전지갑을 열어 잔돈을 찾던 중 눈에 들어온 것은 자그마한 캔뱃지였다.

검은 긴 생머리의 소녀가 허리에 손을 얹고 당당하게 갑판 위에 서있는 그림이 그려져있었다. 입술 아래에는 점이 하나 찍혀있었다. 그녀와 똑닮은 모습이었다.

「혹시 이것도 파는 건가요?」

「캔뱃지 말인가요? 이건 300엔입니다.」

「이것도 하나 주세요. 혹시 이 캐릭터 이름도 있나요?」

「이 아이는 다이아쨩이라고 해요.」

「시내에 여기저기 있는 그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캐릭터인가요?」

「네. 러브라이브 선샤인이라고 여기 누마즈랑 우치우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러브라이브 선샤인... 애니메이션은 잘 안 보지만 흥미가 생겼다.

작은 캔뱃지를 받아들고 자리에 앉아 그 그림을 바라보았다.

이 아이도 누마즈 출신인걸까. 그녀와 똑같이 이곳에서 나고 자랐을까. 이 아이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숙소로 돌아가면 그 러브라이브 선샤인이라는 것을 한 번 보기로 했다.

얼마 안 지나 주문한 덮밥과 튀김이 나왔다.

핑크색 살 위에 은빛이 휘도는 회가 덮여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위에 올려져있는 파와 다진 마늘을 살며시 펴고 한 조각 집어들어서 입에 넣었다.

예상과 다르게 비리지 않고 신선한 느낌의 속살이 입에서 퍼져나갔다. 마치 아이스크림처럼 살살 녹아내리는 듯한, 신기한 맛이었다. 두어 조각을 더 집어서 입에 넣자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애써 참으려고 했지만 덮밥 위로 무언가가 떨어졌다. 눈앞이 흐려져 떨어진 건지도 잘 보이지 않지만 그 다음 집은 한 점은 특히나 짠 맛이 강했다.

「엄청 짜잖아 이거...」

누군가에게 불평하듯, 그러나 아무에게도 닿지 않는 한 마디가 입에서 흘러나왔다.





다시 천천히 바다를 따라 쭉 걸어갔다. 주머니에서 아까 산 캔뱃지를 꺼내어 다시 바라봤다. 만약 같이 왔다면 「이거 너 닮았네」라고 농담을 건네어 보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캐릭터처럼 너와는 더이상 만날 수가 없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그날 하루종일 러브라이브 선샤인이라는 애니메이션을 틀어놓고 봤다.

폐교 위기의 모교를 구하기 위해 스쿨 아이돌이 되어 대회에 나가는 소녀들, 결국 대회에서 우승을 하지만 폐교는 막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였다.

별볼일 없는 싸구려 스토리의 느낌이었지만, 모두 함께 노을빛 아래 교문을 닫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울고 있었다.

평생 나올 눈물은 이미 2년전에 다 흘렸다고 생각했지만, 오늘에 와서 아직 눈물샘이 마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쿠로사와 다이아.

자존심이 강하지만, 사실은 상냥하고 부드러운 아이였다. 처음에는 딱딱한 다이아몬드 같았지만 점차 마음 속 깊은 곳까지 열어주었던 그녀와 자꾸 겹쳐보여서 나도 모르게 속으로 응원하게 되었다.


「야리노코시타 코토나도 나이

소오 이이타이네 이츠노 히니카

소코마데와 마다 토오이요

다카라 보쿠라와 간바앗테 쵸오센다요네」

지금까지 무기력하게 살아온 나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듯한 가사였다.

그녀들은 폐교 저지라는 것에는 실패했을지언정, 단 한 번뿐인 청춘을 최선을 향해 빛낸 승리자들이었다. 쓸모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지막까지 전력으로 빛나고 있었다. 가슴 속 뜨거운 것이 느껴졌다.

이곳 누마즈가 바로 그녀가 태어나고 내가 다시 태어난 곳이다.






다시 서울로 돌아와서 러브라이브 선샤인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다. 라이브를 쫓아다니며 열성적인 팬이 된 것은 불과 2년전의 나였으면 절대 믿지 않았을 이야기이다.

가끔 회덮밥을 먹을 때면 그때 그곳에서 먹었던 짜디짠 아지동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문득 누마즈에 가고 싶어졌다.

























...라는 상상을 해보았다.

이 글은 모두 픽션이며

누마즈 공기 킁'카'킁'카 하고 싶습니다...

20.
BlastFos 하루키 스타일인줄 2021.12.08 03:45:09
ㅇㅇ 비추와 추천 모두드렸습니다 - dc App 118.235 2021.12.08 03:45:22
sttc 2021.12.08 03:45:24
LiyuuKoi 여자친구씨 ㅠㅠㅠㅠ 2021.12.08 03:46:14
삐기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재미있게 읽음 2021.12.08 03:46:25
애플이쓴모든화이트픽셀 2021.12.08 03:46:25
그뤼에페 2021.12.08 03:49:11
점보초코비 3줄요약좀 2021.12.08 03:49:31
삐기 5 센 루 2021.12.08 03:49:52
ㅊㅇㅂ 템플릿 뭐임 2021.12.08 04:05:40
삐기 그게 모임 2021.12.08 04:07:42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4440786 일반 샤 얼굴 ㅋㅋㅋ 리캬코 2021-12-30 0
4440785 일반 다이브이이칸지 ㅋㅋㅋㅋ ラブライブ_239 2021-12-30 0
4440784 일반 샤 ㅋㅋㅋㅋ 아무고토모름 2021-12-30 0
4440783 일반 ㄷㅇㅂㅇㅇㅋㅈ! 치즈좋아 2021-12-30 0
4440782 일반 샤 표정ㅋㅋㅋㅋ 피망맨* 2021-12-30 0
4440781 일반 끄덕 ㅋㅋㅋ 리캬코 2021-12-30 0
4440780 일반 카메라가 대신 끄덕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속전진 2021-12-30 0
4440779 일반 카메라 끄ㅡ덕 모구라이버 2021-12-30 0
4440778 일반 ㅇㅅㄹ 스톤웅 2021-12-30 0
4440777 일반 다음내한에 와이퍼하냐? ㅇㅇ 106.101 2021-12-30 0
4440776 일반 ^^7 キセキヒカル 2021-12-30 0
4440775 일반 요소로~~~~ ラブライブ_239 2021-12-30 0
4440774 일반 요소로 ㅇㅇ 2021-12-30 0
4440773 일반 ㅇㅅㄹ 계란마리 2021-12-30 0
4440772 일반 오모히토 ㅋㅋ Gerste 2021-12-30 0
4440771 일반 ㅋㅋㅋㅋㅋ귀엽네 Nayuta 2021-12-30 0
4440770 일반 잘하네 ㅋㅋㅋ 갈증에한수위 2021-12-30 0
4440769 일반 캉캉 와이퍼 뭐냐 ㅋㅋㅋㅋ TORIN 2021-12-30 0
4440768 일반 시키면 잘하는놈들 네주 2021-12-30 0
4440767 일반 시키면 한다 AngelSong 2021-12-30 0
4440766 일반 잘하네 ㅋㅋㅋㅋ Nako 2021-12-30 0
4440765 일반 잘해 ㅋㅋㅋㅋㅋ 쁘렝땅 2021-12-30 0
4440764 일반 시키면 잘하는 놈들 쿠카 2021-12-30 0
4440763 일반 시키면 잘해요 ㅋㅋㅋㅋㅋㅋㅋ 계란마리 2021-12-30 0
4440762 일반 잘하네 ㅋㅋㅋㅋ 아무고토모름 2021-12-30 0
4440761 일반 쿠 팡 이 츠 룰 렛 돌려 봐라 10만 개꿀이네 ㅋ ㅇㅇ 223.62 2021-12-30 0
4440760 일반 저새끼들 어캐했ㄴ キセキヒカル 2021-12-30 0
4440759 일반 미카응! ラブライブ_239 2021-12-30 0
4440758 일반 시키면 잘하는 놈들 ㅋㅋ ㅇㅇ 2021-12-30 0
4440757 일반 존나 잘하네 ㅋㅋㅋ 모구라이버 2021-12-30 0
4440756 일반 와이펔ㅋㅋ しゅかわいいい 2021-12-30 0
4440755 일반 옼ㅋㅋㅋㅋㅋㅋㅋㅋ sttc 2021-12-30 0
4440754 일반 흥흥흥 리캬코 2021-12-30 0
4440753 일반 미캉 스톤웅 2021-12-30 0
4440752 일반 뭔가 콜레스가 조용하다? 4 theguest 2021-12-30 0
4440751 일반 6 6 8 년 지 랄 오 바 싸 네 ㅋ ㅋ ㅇㅇ 175.223 2021-12-30 3
4440750 일반 콘치카~ 새벽지기 2021-12-30 0
4440749 일반 콘치카 ㅋㅋㅋㅋㅋ ラブライブ_239 2021-12-30 0
4440748 일반 카메라 실신ㄷㄷ 스톤웅 2021-12-30 0
4440747 일반 츄 토 한 파 도원향백서 2021-12-30 0
념글 삭제글 갤러리 랭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