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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번역/창작 ss 번역) 어제의 카나타 쨩에게
글쓴이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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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4405261
  • 2021-12-01 16:05:38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4272701

하루카 카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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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카 쨩이 집안일을 도와준 지 수 개월. 어느새 12월이 시작되고 올해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추위를 견디며 이불을 둘둘 말아 새벽 공부를 하던 겨울에도, 지금은 하루카 쨩 덕분에 일찍 끝낼 수 있어서 포근한 침대에서 새근 잠들어 있다.

 ……그랬을 텐데. 침대 속이 훈훈한 것은 변함없지만 솔직히 요즘 카나타 쨩은 잠들어 있을 때가 아닙니다.


「--네. 아하하, --뭐에요 정말--」


 그래요, 최근 2층 침대 위에서 자는 하루카 쨩이 밤늦게까지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말소리는 희미하게 들릴락 말락 해서 누구와 이야기하는지도 알 수 없어요. 처음에는 친구인가 싶었지만, 우연히 귀에 들어온 「좋아해요」 「의지하고 있어요」라는 말이 카나타 쨩의 졸음을 날려버린 것입니다.

 분명히 어떤 의미가 있는 듯한 단어. 이건 역시 카나타 쨩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루카 쨩은 고등학생이 된 지 얼마 안 되었고, 아직 그런 건 이르다고 언니는 생각하기에. 게다가 어쩌면 우주에서 제일 귀여운 천사 같은 하루카 쨩이 나쁜 어른에게 속고 있는지도 몰라요. 그래서 여기는 언니로서 하루카 쨩에게 한 마디 해줘야겠다고 마음먹은 겁니다.




「언니, 좋은 아침. 이번 주 식사 당번 나 아니었어?」

「아침 일찍 깨버려서 만들어버렸어~」

「우와아,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있어」

「에헤헤~, 하루카 쨩이 기뻐해주니 만든 보람이 있네~. 자, 식기 전에 먹자~?」

「응!」


 하루카 쨩보다 일찍 일어나서 하루카 쨩이 좋아하는 달콤한 계란프라이와 도시락도 아닌데 문어 비엔나를 준비해서 하루카 쨩의 기분을 살~짝 맞춰주는 작전. 카나타 쨩 어쩌면 꽤나 머리 좋을지도?


「음, 어흠. 하루카 쨩」

「응?」

「저, 그게-…… 요즘 어때?」

「별 일 없는데?」

「그렇구나. 별 일 없구나……」

「……?」


 작전실패. 머릿속으로는 시원시원하게 밀어붙일 생각이었지만, 만약 하루카 쨩이 그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해서 「언니하고는 상관없잖아!」라고 한다면……. 그래도 하루카 쨩이니까 그런 말은 안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아주 조금이라도 남아있다고 생각하니 차마 말이 나오질 않았다.


「아 참, 언니. 오늘 저녁까지 쇼핑하다 올 거라서 점심 못 만드는데 괜찮아? 힘들면 나가기 전에 미리 준비해두고 갈게」

「괜찮아~……핫!」


 서, 서서서설마 데이트!? 잠깐만 전개가 너무 빠른 거 아니야? 아, 하지만 혹시 사귀고 있는 사람이 시노노메 학원 사람이라면 카나타 쨩이 모르는 곳에서 이것저것 진행되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지도. 그렇지만 만약 이게 데이트가 맞고, 저녁 무렵에 『오늘 늦게 들어갈 것 같으니까 언니 혼자 저녁 먹어』라고 메시지가 온다면…….


「그건 안돼---!!」

「우왓!? 깜짝이야……. 오늘 언니 좀 이상한데?」

「그, 글쎄~. 언니는 평범한걸~? 맞아, 평범. 평소의 언니라구~?」

「……」


 왠지 모르게 취하고 만 이상한 포즈가 수상했는지, 빤히 바라보는 하늘색 눈동자가 따갑다.

 하지만 여기서 질 언니가 아닙니다. 분명 들키면 하루카 쨩에게 혼날지도 모르고, 어쩌면 싫어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하루카 쨩은 고등학생이 된 지 얼마 안된 여자애인걸요. 언니로서 바른 길을 벗어나지 않도록 잘 봐줘야 해요!




 --그런 연유로 와 버렸습니다.

 들키지 않도록 하루카 쨩을 뒤쫓아 왔지만, 역시 유리카모메에서 같은 차량에 탈 수는 없어서. 거기서 하루카 쨩을 놓쳐버렸습니다. 그렇지만 집을 나서기 전에 비너스 포트에 간다고 했고, 약속을 한다면 이 근처일 텐데…….


「어, 어라?」


 저기 있는 건 엠마 쨩? 웬일로 혼자 쇼핑을. 오늘은 카린 쨩에게 일이 있는 걸까? 그래도 마침 잘 됐다. 엠마 쨩에게 하루카 쨩을 보게 되면 연락--


「엠마 씨」


 응……?


「아, 하루카 쨩 안녕」

「안녕하세요.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해요」


 으으으응……?


「오는 길에 팬들이 말을 걸어줘서……」

「아냐, 나도 지금 막 왔으니까 괜찮아. 그보다 역시 시노노메 학원 센터구나. 인기 많네 하루카 쨩」

「그, 그렇지 않아요」


 하루카 쨩이다. 역시 하루카 쨩이야. ……어? 어라? 하루카 쨩이 오늘 데이트할 상대는 엠마 쨩!? 아니아니 그럴 리가. 그치만 엠마 쨩이라구? 누구에게도 비밀 같은 건 만들 수 없을 것 같기로 유명한 엠마 쨩인걸? 그러니까 이건 분명 우연히 만난 게…


「그나저나 카나타 쨩은 눈치 못 챘어?」

「네. 아,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 언니가 좀 이상했던 것 같기도 하고……」

「조심해야지. 카나타 쨩은 예리한 구석이 있으니까. 우리 둘이 있는 것도 보이면 분명 들킬 거야」

「그러네요, 저도 좀 더 조심해야겠어요」

「후후, 장하다 장해」


 아아아, 엠마 쨩이 하루카 쨩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어. 게다가 하루카 쨩도 딱히 싫지 않은 것 같고. 좀 기뻐 보이기도 해.

 카나타 쨩에게 들키면 큰일이라니…… 역시 하루카 쨩이 사귀는 사람은 엠마 쨩인 거야? 만약 일면식도 없는 가벼운 사람이라면 두말없이 데리고 올 생각이었지만, 엠마 쨩이라면. 일본 문화에 생소하다 보니 세츠나 쨩과 아이 쨩의 영향으로 이상한 문화를 흡수해버렸지만, 착하고 잘 돌봐주고 매사에 열심이지. 분명 엠마라면 하루카 쨩이 바른 길을 벗어날 일은 없을 거야. 없, 겠지만…….


「아앗! 사라졌다!」


 그때부터 여기저기 찾아다녔지만, 좁으면서도 복잡한 구조의 비너스 포트에서 두 사람을 찾을 수는 없었다. 거기다 너무 대놓고 움직여서 카나타 쨩이 둘에게 들키면, 그건 그것대로 큰일이니까 하는 수 없이 돌아가기로 했다.

 그치만 정말로 하루카 쨩이 요즘 밤늦게까지 전화를 하는 상대가 엠마일까? 정말 하루카 쨩이랑 엠마가 사귀는 사이일까? 으음~ 궁금해. 하지만 이렇게까지 숨기는데 본인들에게 물을 수도 없고…….


「아, 그렇지~! 에헤헤, 카나타 쨩 똑똑해~」




「--그래서 말이지 카린 쨩! 실제로는 어때!」

「그런 걸 물어보려고 일부러 기숙사까지 왔어?」

「그런 거라니! 카나타 쨩에겐 엄청 중요한 일이라구!」

「아- 그래그래, 알았어. 그래서 엠마와 하루카 쨩 말이지」

「응응!」


 그렇지…… 하고 거드름을 피우면서 생각하는 카린 쨩.

 카린 짱이 어떻게 대답하든 괜찮아. 카나타 쨩은 이미 어떤 대답이라도 받아들일 각오를 하고 여기에 와 있으니까. 자, 어서!


「뭐, 카나타가 상상한 그대로일까」

「……우으, 그럴 수가……」


 역시 전언철회. 무리야…….


「카린 쨩은 괜찮아? 엠마 쨩이, 하루카 쨩이랑……」

「왜 나한테 물어. 당사자들 문제지」

「그치만 카린 쨩은 항상 엠마 쨩에게 신세를 지고 있잖아. 이 방도 엠마 쨩이 없었다면 엄청나게 지저--」

「그, 그렇지 않아! 엠마가 꼭 하고 싶다고 하니까 맡기는 거지……. 아무튼 그건 뭐든 됐어. 난 엠마가 누구와 어떻게 되든 뭐라 하지 않을 거야. 그야 엠마가 결정한 일이니까」


 카린 쨩은 바로 얼굴에 나타나기 때문에 알기 쉽다. 그래서 지금 카린 쨩이 한 말이 진심이라는 것은 곧바로 전해졌다.


「배신자……」

「배신자는 무슨……. 왜 엠마와 하루카 쨩에게 그렇게 참견하려고 드는 건데」

「왜긴, 하루카 쨩은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됐고, 그런 건 아직 이르니까……」

「이제 막이라기엔 벌써 12월인데? 반년도 넘었어」

「그치만 아직 1학년이고……」

「……카나타. 하루카 쨩은 카나타가 그렇게까지 해줘야 할 정도로 어린애일까?」

「……」

「카나타도 알고 있지 않아?」


 카린 쨩의 숨김없는 말은 피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어서, 지금까지 쭉 보지 않으려고 하던 것을 드러내는 마법같은 힘을 가지고 있었다.


「……카나타 쨩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하지만 받아들일지 말지는 별개의 이야기.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이제 이 이야기는 끝이야. 슬슬 나도 나가야 해」

「자, 잠깐 기다려줘. 카나타 쨩은 아직--」

「자자, 이만 나가」

「와앗, 기다……」


 쾅, 무자비하게 닫히는 현관. 그리고 문이 찰칵 잠긴다. 더 이상 이야기할 것이 없다며 카린 쨩에게 내팽개쳐졌다.

 카린 쨩이 드러낸 것이 계속 머리 구석에 남아있다. 이젠 숨길래야 숨길 수 없는 그것을 어떻게 해야 좋을까. 이대로 계속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해야 좋은 걸까, 그렇지 않으면 그것을 보고 느끼고 받아들이는 편이 좋은 걸까. 그렇지만 그것을 받아들인다면 카나타 쨩은…….


「우으…… 추워……」


 일단 집으로 돌아가자…….











 눈을 떠보니 여러 색깔의 빛이 반짝이는 바다 속이었다. 옆을 봐도 뒤돌아봐도 모두 웃으면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흔들고 있다. 최근에 본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한 광경이 주위에 펼쳐져 있다.


「다들---!!」


 빛의 바다에 퍼지는 가장 좋아하는 목소리. 깜깜했던 큰 스테이지가 빛의 바다에 지지 않을 정도의 빛으로 빛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하루카 쨩의 모습이 커다란 모니터에 비춰졌다.

 맞아. 이건 한 달 전에 갔던 시노노메 학원 라이브 때의 광경이야. 그날 하루카 쨩이 나오자마자 너무 흥분해서 계속 무대만 보고 있었는데, 지금은 이상할 정도로 냉정해. ……꿈, 이니까?


「오늘 시노노메 학원 라이브에 와줘서 고마워-!! 그리고 이번에도 나를 센터로 뽑아준 모두 고마워-!! 뽑아준 모두를 위해서도, 그리고 다른 멤버를 뽑아준 모두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도, 오늘은 온 힘을 다해 퍼포먼스를 보여줄게!! 그러니까!! 다들 열심히 따라와 줘!!」


 하루카 쨩의 MC 못지않은 환성이 빛의 바다에 퍼진다. 그리고 그와 함께 들려오는 하루카 쨩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들.

 역시 하루카 쨩. 그 대단한 시노노메 학원에서 센터로 계속 뽑힐 만큼 굉장한 인기. 그야 그렇겠지. 하루카 쨩은 우주에서 제일 귀여운 천사인걸. 스쿨 아이돌이 되기 전부터 천사였지만, 스쿨 아이돌이 되고 나서는 귀여움을 점점 갈고 닦아서 이젠 언니도 어쩔 수 없을 정도랍니다. 게다가 노래도 춤도 토크력도 나날이 좋아지고 있는 것도 보고 있으면 알 수 있고, 하루카 쨩을 좋아하게 되는 것도 당연해.

 하지만--


「크리스티나 쨔---앙!!」

「카사네 쨔---앙!!」

「코코 쨔----앙!!」


 무대 위의 모든 MC가 끝나갈 무렵에는 옆사람도 뒷사람도 모두 하루카 쨩이 아닌 이름을 불렀다. 하루카 쨩의 이름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어째서일까. 저렇게 귀여운데,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아, 그렇구나……


 여기에 있는 모두가 하루카 쨩을 좋아하는 건 아니야.


 가슴이 꾹 하고 아팠다.

 관계자석에 초대해준다고 하루카 쨩이 말해줬는데, 자기 힘으로 더 가까이에서 하루카 쨩의 퍼포먼스를 보겠다며 거절했다. 하지만 결국 카나타 쨩의 자리는 관계자석보다 멀어져버려서. 언제나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데, 안아줄 수 있는데, 지금은 손을 뻗어도 쌀알만큼 작은 하루카 쨩은 손 안에 숨어버린다.

 하지만 그런 손을 꼭 잡고,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하루카 쨔아아아아아아앙!!」


 이 빛의 바다 속에서는 분명 카나타 쨩의 목소리는 닿지 않는다. 분명 하루카 쨩은 카나타 쨩을 눈치채지 못할 거야. 그래도 소리를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카나타 쨩은 여기 있는 그 누구도 모르는, 하루카 쨩이 매일 열심히 하는 모습을 안다고. 처음 센터로 뽑혔을 때 엄청 기뻐했다고. 하지만 다음번에는 센터에 못 뽑혀서 혼자 울고 있었던 것도 알고 있다고. 그래도 그 뒤에 하늘색 눈동자를 불태우며 「열심히 할 테니까 봐줘」라고 한 것도. 다 알고 있다고, 그래, 전하고 싶었다.

 그러니까 몇 번이고 외치는 것이다.


「하루카 쨔아아아아아아앙!!」


 정말 좋아한다는 마음을 가득 담아서--






「……니, 언니」

「응…… 후아아…… 어? 하루카 쨩……?」


 눈을 뜨자 앞치마를 입은 하루카 쨩이 있었다.


「괜찮아? 가위에 눌려 있었어. 악몽이라도 꾼 거야?」

「악몽……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어라. 뭐였더라……」


 확실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렴풋이 열심히 노력하는 하루카 쨩을 응원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것 같기도 하고……?


「안 돼. 옷도 갈아입지 않고 이런 데서 자면. 감기 걸려」

「에헤헤, 미안해. 그만~」


 카린 쨩을 만나고 돌아온 뒤로 잠이 부족했던 것도 있어서, 그대로 거실 소파에서 잠들어버렸다. 밖은 이미 어둡지만 잘 돌아와 줬구나. 역시 너무 걱정했던 걸까.


「언니도 오늘 외출했어?」

「아, 응. 조금. 하루카 쨩도 일찍 왔네」

「그런가? 그래도 늦게 돌아오면 언니 또 나 대신 밥할 거 같아서」

「하루카 쨩은 언니가 만든 요리 잔~뜩 먹어줬으면 해서 말이야~. 아, 그래도 하루카 쨩의 요리를 먹는 것도 항상 잔뜩 기대하고 있다구?」

「정말…… 또 그런 말 하고……」

「그보다 하루카 쨩. ……뭔가 탄내 나는데?」

「어……, 앗!」


 카나타 쨩보다 몇 배는 빠르게 부엌에 돌아가는 하루카 쨩. 역시 스쿨 아이돌을 위해 매일 단련하는 만큼 움직임이 좋다.

 하루카 쨩이 덮어준 담요를 개고 탄 냄새가 자욱한 부엌으로 가자, 그곳에는 냄비에서 꺼낸 까만 고기가 있었다. 아무래도 오늘 식단은 돼지고기 조림이었던 것 같다.


「으으, 이제 조금만 하면 완성되는 거였는데……」

「이 정도는 괜찮아~. 탄 부분을--」

「미안해 언니. 조금만 기다려줄 수 있어?」

「어, 응. 언니는 물론 괜찮아」

「지금부터 볶음밥 할 테니까 잠깐만 기다려줘」


 그러고는 프라이팬을 달궈 돼지고기 조림의 탄 부분만 잘라내고 남은 부분을 잘게 썰어나간다. 확실히 그때는 돼지고기 조림이 아니었지만, 이건 전에 카나타 쨩이 하루카 쨩에게 가르쳐줬던 그거다…….

 하루카 쨩, 요리를 시작한지 아직 반년이 안됐지. 처음에는 카나타 쨩이 옆에서 보고 있지 않으면 위태로웠는데, 지금은 돌발상황이 일어나도 혼자 대응할 수 있게 됐고, 일주일 당번 안에서 영양균형을 생각해서 식단을 생각할 정도가 됐지. 어느새 양념도 카나타 쨩 취향대로 해주게 되어서, 정말 열심히 했구나 싶어. 하지만 하루카 쨩은 요리만 열심히 하는 게 아니야. 평소 집안일도 언니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면서 카나타 쨩보다도 잔뜩 해주고 있어. 그 덕분에 카나타 쨩은 지금 공부도 스쿨아이돌도 잘 하고 있어.


 --카나타도 알고 있지 않아?


 응, 사실은 알고 있었어. 하루카 쨩은 이제 어린애가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계속 못 본 척했어. 왜냐하면 그것을 보고 느끼고 받아들인다면, 하루카 쨩에게서 떠나지 않으면 안 되니까. 언제나 옆에서 지켜주고 받쳐주고 싶은데 그럴 수 없으니까. 카나타 쨩은 그게 싫었어. 계속 하루카 쨩의 곁에 있고, 하루카 쨩에게 있어서 제일이고 싶었어.


 맞아, 이건 그냥 카나타 쨩의 어리광이야.


 그래도 분명 이대로는 안 되겠지. 이대로 카나타 쨩이 계속 어리광을 부리면 하루카 쨩은 진정한 의미의 어른이 될 수 없게 될 테니까. 그러니까 이제, 이 어리광은 끝내지 않으면…… 안 돼.


「언니?」

「……」

「와앗, 웬일이야. 갑자기 머리 쓰다듬고」

「으응~. 암것도 아냐」


 하루카 쨩에게서 떨어져야…… 하겠지.




****




「……니, 언니」

「으에…… 좋은 아침, 하루카 쨩. 벌써 밥 다 됐어……?」

「아니, 밥은 못 했는데. 지금부터 나가자?」

「……응?」


 하루카 쨩이 아침 일찍 깨웠다고 생각했는데, 급히 준비하고 나서서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항상 타고 다니는 유리카모메에 타 있었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가르쳐주지 않는 하루카 쨩. 평소 같으면 이것저것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직 머릿속이 잠든 상태인 카나타 쨩에게는 어려웠다. 그치만 역에 멈출 때의 작은 흔들림조차 기분 좋아서 위험할 것 같단 말야.


「언니 도착했어, 내리자」

「으음…… 어라, 여기는……」


 그곳은 항상 학교에 갈 때 내리는 역이었다. 그리고 하루카 쨩의 손에 이끌려 향하는 길도 평소와 같은 길. 그렇게 항상 다니던 교사가 보이기 시작하자 안으로 들어가 또 낯익은 길을 걸어간다. 이 앞은 분명---


「자, 언니」

「……? 뭐야?」

「어서 열어봐」


 스쿨아이돌 동호회 부실 앞. 하루카 쨩이 문을 향해 손짓을 한다. 뭔가 있는 걸까 하고 의심하고 싶어지는 카나타 쨩이 있지만, 아직도 졸린 머리는 카스미 쨩의 장난 정도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그래도 하루카 쨩이 그런 걸 도와줄 리는 없고……. 뭐, 일단 열고 생각하자.

 그리고 부실 문에 손을 대고 연 순간--


 펑!!!!

 아홉 개의 소리가 일제히 나면서 형형색색의 꽃가루가 흩날렸다.


「으악!? 뭐, 뭐야!?」

「「「카나타 쨩 생일 축하해-----!!!!」」」


 잠들어 있던 머리가 순간적으로 깨어났는데도, 아직도 눈앞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잘 모르겠어. 다들 방금 뭐라고 했지. 생일 축하한다고 했던가? 어라, 오늘 카나타 쨩 생일인가?


「어…… 무슨…… 어?」

「후후, 언니 엄청 혼란스러워 하고 있어」

「이런 카나 쨩은 어지간해선 못 보지」

「확실히 그렇네요, 상당히 희귀한 모습입니다!」

「히히, 서프라이즈 대성공이네요」


 서프라이, 즈……?


「저기…… 무슨 말이야……?」

「오늘은 카나타 씨의 생일을 미리 축하하는 날이에요」

「그래, 다 같이 준비했어」

「모두 함께 생각해 준 거야……?」

「아니, 우린 도와준 것뿐, 말을 꺼낸 건……」


 유우 쨩이 흐뭇하게 미소짓는 방향은 카나타 쨩의 뒤였다. 돌아보니 그곳에는 하루카 쨩이 있고, 그래도 아직도 머릿속은 빙글빙글 돌고 있고. 그런 나를 향해 하루카 쨩이 힘차게 가슴에 뛰어들었다.


「조금 이르지만 생일 축하해!」

「이거 하루카 쨩이 생각해 준 거야?」

「응, 언니한테는 항상 많이 신세지고 있으니까, 언젠가 이렇게 크게 축하해 주고 싶다고 항상 생각했었어. 그걸 유우 씨에게 말했더니 동호회 분들이 도와줬고」

「그랬구나. 그럼 그렇다고 말해주지」

「그러면 서프라이즈가 안 되잖아. 언니는 예민해서 생일 당일에 하면 들킬 것 같아서 오늘 미리 축하하기로 한 거야」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생일에 서프라이즈로 축하해 주려고 했을 때 다 알아 버렸었지. 하루카 쨩은 역시 카나타 쨩에 대해 뭐든지 꿰뚫어보고 있구나.


「게다가…… 올해 언니 생일은 평일이니까 이렇게 하루 같이 있을 수 없잖아? 그래서 쓸쓸해져서……」

「……하, 하루카 쨩!!」

「아파, 언니 아프다니까」


 너무너무 기뻐서. 정말 온 힘으로 하루카 쨩을 껴안았다.

 서프라이즈 때문에 깜짝 놀란 모습을 모두에게 보인 건 부끄럽지만, 그런 건 이제 아무래도 좋다. 이런 일이 또 있을까? 하루카 쨩이 동호회 모두를 끌어들여 카나타 쨩을 위해 이렇게 생각해주다니. 기쁘지 않을 리가 없다. 카나타 쨩, 이렇게 귀여운 하루카 쨩에게 이만큼 사랑받아도 될까? 혹시 오늘이 지구 최후의 날이라도 되는 걸까?


「언니 생일날에는 시노노메 학원에 전입할 테니까, 그 날도 계속 함께 있자」

「뭐어!? 그, 그건 좀……」

「잠깐 거기 두 분. 뜨겁게 달아오르는 건 상관없지만 우리를 두고 가진 말아줄래?」

「그래, 카나타 쨩. 아직 파티는 시작도 안 했어」


 카린 쨩과 엠마 쨩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니 색색으로 장식된 평소와는 다른 방. 그리고 그 한가운데의 책상에는 커다란 케이크와 많은 과자와 쿠페빵이 잔뜩 놓여 있었다. 이렇게 눈부신 생일은 처음일지도 모른다.


「우와, 대단해!」

「과자와 쿠페빵 만들기, 장식은 우리가 하고 케이크는 하루카 쨩이 만들어 준 거야」

「저, 정말!?」

「응. 어제 엠마 씨가 재료 장보기부터 도와줬어. 언니만큼 잘 만들진 못했지만 기뻐해줬으면 해서……」

「그렇지 않아! 기뻐! 하루카 쨩이 만들어줬다는 것만으로 방에 장식된 그 무엇…… 응? 어제 엠마 쨩하고 장보기……?」


 기뻐서 견딜 수 없는 마음에 급브레이크. 기쁘긴 하지만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중요한 말이 지나갔는데?


「……저기 하루카 쨩, 요즘 밤늦게까지 전화한 사람도 엠마 쨩이야?」

「드, 들렸어?!」

「내용은 하나도 안 들렸지만……」

「다행이다……. 밤늦게 준비하는 게 아니면 언니한테 들킬까 봐 동호회 분들하고 통화도 많이 했어」


 밤늦게까지 전화한 상대는 동호회 멤버들, 사귀고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어제 엠마 쨩과 사이좋게 쇼핑하러 간 것도 오늘 준비 때문. 어라, 혹시 하루카 쨩이 엠마 쨩과 사귀고 있다고 생각한 건…… 카나타 쨩의 착각……?

 모르는 척 시치미를 뚝 떼고 있는 카린 쨩에게 무언의 압력을 가한다.


「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카나타가 둘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확신범이다. 다 알고 있었던 거야.


「무슨 말이야? 카린 쨩」

「엠마는 몰라도 돼. 카나타가 멋대로 상상한 것뿐이라는 얘기니까」

「흐음……?」

「우~~~~!!」


 그 뒤로 카나타 쨩이 어떤 마음이었는 줄 알아!! ……하고 싶은 말은 많이 있지만 카린 쨩 덕분에 알게 된 것도 있으니까, 이번에는 덮어두자. 사실은 잔~뜩 되돌려주고 싶은 참이지만. 이번만 특별히 말이야.


「언니?」

「아무것도 아니야. 고마워 하루카 쨩~ 언니 너무 기뻐」

「헤헤, 언니가 기뻐해줘서 다행이야」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여느 때처럼 행복하게 웃는 하루카 쨩. 시선을 들어 주위를 둘러보면 그런 우리를 보며 흐뭇하게 웃는 동호회 멤버들. 아무것도 바뀐 것 없는 평소와 같은 광경이지만, 그런 항상 보는 광경이, 여느 때의 일상이 카나타 쨩에게는 보물인 거야. 그리고 그런 보물 중에서도 유난히 빛나는 보물을 만들어주는 하루카 쨩.

 분명 어떤 말로 감사의 말을 전하려 해도 다 표현할 수 없겠지. 그 정도로 카나타 쨩은 기뻐서 못 견디겠어. 그러니까 오늘은 하루카 쨩이, 동호회 모두가 준비해준 특별한 하루를 마음껏 즐기자. 그리고 내년엔 하루카 쨩의 생일에 오늘 못지않은 서프라이즈를 준비하는 거야!


「좋아~~!! 오늘은 모두에게 마음껏 어리광 부릴 테니까 각오해~~!!」




****




 파티가 끝났을 무렵에는 해가 떨어져서 창밖은 가로등 불빛에 비치고 있었다. 그리고 동호회 모두는 뒷정리는 맡기라며 카나타 쨩과 하루카 쨩을 배웅해 주었다.

 이렇게 둘이서 나란히 걷는 게 얼마 만일까. 다른 학교에 다니게 되고 각자 스쿨아이돌 활동도 바빠져서, 항상 카나타 쨩이나 하루카 쨩 둘 중 한 명이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날이 많아졌다. 그래서 이렇게 둘이 걷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그것만으로 기쁘다.


「이야, 순식간이었네」

「그러게. 언니, 오늘…… 즐거웠어?」

「응! 정말 즐거웠어! 하루카 쨩이 만들어준 케이크도 맛있었어!」

「헤헤, 다행이야」


 문득 본 하루카 쨩의 옆모습이 왠지 어른스러운 느낌이 드는 것은 분명 다양한 곳에서 많이 성장했기 때문이겠지. 기쁘지만 한편으로 조금 쓸쓸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직 하루카 쨩과 떨어지고 싶지 않기 때문일까.


「언니, 사실 조금 이르긴 하지만 생일선물을 준비하고 있어」

「정말?」

「응. 이거, 인데……」


 그렇게 말하며 하루카 쨩이 가방에서 꺼내준 포장지를 받는다.


「와아, 열어봐도 돼?」

「응」


 보라색 리본을 풀고 포장을 하나하나 깔끔하게 풀어나가자 안에서 앨범 한 권이 나왔다.


「언니 내 앨범 만들고 있지?」

「응. 너무너무 귀여운 하루카 쨩의 평범한 일상을 찍은 특제앨범이야. 혹시 그거에 쓸 새 앨범?」

「아니, 다른 거야. 나도 언니와의 평범한 일상을 잊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그 앨범에 언니와 나의 사진으로 가득 채우고 싶다고 생각해서……. 이건 언니 생일선물보다는 나에게 주는 선물 같네. 아, 물론 생일날엔 제대로 된--」


 아아, 또야.

 오늘은 반사적으로 몸이 움직여지는 날인 것 같다.


「우왓! 언니 숨막혀」

「너무 기뻐! 고마워 하루카 쨩!」

「……언니」

「응?」

「앞으로도 계속 함께 있어줄 거지?」


 정말이지, 하루카 쨩은 정말로……


「응! 물론이지!」


 어제의 카나타 쨩에게.

 하는 김에 카린 쨩에게도.

 카나타 쨩은 당분간 하루카 쨩에게서 떠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지 않나 싶어. 왜냐하면 하루카 쨩은 카나타 쨩이 봐주지 않아도 이렇게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고, 여러 가지 일을 열심히 할 수 있으니까. 카나타 쨩이 옆에 있다고 해서 약해질 애가 아닌걸.

 그러니까 앞으로도 카나타 쨩은 계속 하루카 쨩을 옆에서 지켜봐주고 받쳐주려고 해. 그렇게 하루카 쨩에게 있어서 제일로 남아있고 싶어. 그야 카나타 쨩은 하루카 쨩의 언니니까! 앞으로 하루카 쨩은 절대, 절~대 놓지 않을 거야! 하루카 쨩, 이렇게 제멋대로인 언니라서 미안해. 그리고--


「정말 좋아해! 하루카 쨩!」

「……. 응, 나도 좋아해, 언니!」

누마즈앞바다돌고래 오... 많이쏟아지네 선추후감 2021.12.01 16:06:31
NoiseSign 2021.12.01 16:12:57
아유뿅다뿅 2021.12.01 16: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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