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라이브 선샤인 마이너 갤러리 저장소

제 목
번역/창작 [물갤문학] 슈퍼스타 #12.5 용기를 다시 너에게.1
글쓴이
시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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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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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4372009
  • 2021-11-01 17:20:35
 

  새로운 시작이다. 우리의 지난 1년은 성공이었을까? 실패였을까? 카논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너무 많은 것이 변한 1년간이었다. 모든 것이 잘 되고 있는 것만 같았는데. 어쩐지 마지막이 좋지 않았던 기분이다. 사람은 헤어질 때, 마지막에 본 얼굴만 그 사람의 모습으로 기억한다고 한다. 그러니 헤어질 땐 항상 웃는 얼굴을 하는 것이 좋다나 뭐라나. 지난 한해도 마치 슬픔을 나누고 헤어져버린 친구처럼, 어쩐지 분하고 미안하고 안타까운 기억으로 남아버린 것 같은 기분이다. 처음부터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좋은 일들 뿐이었는데. 노래할 수 있었고, 모두와 만났고, Liella!!로써 성장한 한 해였는데 어째서… 러브라이브 도쿄 대회가 있었던 성탄절로부터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한해의 마지막을 좋은 기억으로 바꾸기에는 조금은 부족했던 모양이다. 시간은 부족하다고 해서 기다려주는 법이 없었다. 작년이란 이제 가버린 어제다.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오늘은 바로 새해 첫 날. 스미레의 신사에 하츠모우데(새해 첫 참배)를 가기 위해 모두와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 아주 이른 아침이다. 카논의 시야에 저 멀리 약속장소에 하얗고 동그란 경단이 2개 보이기 시작했다.


 "치이쨩!"

 "카논!"


 언제나처럼 치사토가 먼저 와있었다. 카논은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나란히 옆에 섰다. 치사토가 갑자기 팔짱을 끼고 달려들었다.


 "춥지 않아?"

 "응? 괜찮아."

 "새해 복 많이 받아."

 "응, 치쨩도."

 "아아, 카논을 독차지하고 있다니 치사한 겁니다~!"


 저 멀리서 쿠쿠가 뛰어오고 있었다. 쿠쿠는 카논의 반대편 빈곳으로 달려들어 마지막 자리를 차지해버렸다. 


 "으음? 상하이에 비하면 일본정도는 별로 안 춥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는 치사토씨야말로 반팔입고 춤추는게 일상이면서 추운 척 하지 않는 겁니다."

 "이, 이것은 그… 삼각…."

 "아, 렌도 와 있었어?"


 꽤나 일찍 도착했음에도 금방 모두가 모여버렸다. 


 "삼각… 뭐라고 한 겁니까 방금?"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렌이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며 손사래를 쳤다. 네명 모였으니 목적지인 신사를 향해 이동하기로 했다. 거리의 모습은 그날 러브라이브의 무대를 향해 걸었던 날과는 완전히 반대였다. 해가 밝게 비치고, 바람이 차갑고, 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이 맑았다. 풍경은 참 많이도 바뀌었는데 Liella!! 멤버들의 시간은 그 날로부터 멈춰있는 것 같았다. 반드시 이기자고는 했지만 어떻게? 라는 물음에는 여전히 의문이었다. 다들 애써 밝은 척을 하고는 있지만 신사를 향해 걸어가는 이 순간에도 딱히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다. 너무 이른 아침이었지만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 거리는 떠들썩하지만 우리와는 관계없는 이야기다. 소란속의 침묵. 우리는 마냥 걸어나간다. 시간은 여전히 기다려주지 않는다.


 "스미레!"

 "엑? 벌써 왔어?"


 카논은 신사의 복장을 한 스미레를 볼 때마다 어쩐지 웃음이 나온다. 묶여서 기억을 잃을 뻔한 적도 있지만(...) 카논은, 노래할 수 있게 된 지금에서는 어렸을 때의 기억들은 모두 소중하고 재미있었던 기억들이다. 스미레에게 구소쿠무시같은 기억들도 지금에서야 돌아보면 재밌으려나? 쿠쿠가 항상 구소쿠무시라고 부르는 데 딱히 싫어하는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스미레는 참배 안하는 겁니까? 같이 하자는 겁니다!"

 "보다시피 지금은 바쁘다면 바빠서 말이야."

 "우리가 좀 도울 게 있을까?"

 "그렇군요. 다같이 하면 금방 시간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Liella의 모두가 같이 새해 소망을 빌었으면 하는 마음이니까요."


 치사토도 렌도 상냥한 마음으로 스미레를 돕겠다고 나섰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럼 조금만 기다려주겠어? 곧 준비가 끝나니까.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몰려오기 전에 잠깐정도는 시간을 낼 수 있을 거야."

 "알았어."


 스미레는 잠깐 들어가서 가족들과 이야기를 하더니, 바로 달려나와 멤버들에게 합류했다. 다같이 모여서 신단 앞에서 손을 모아 소망을 빌었다. 박수를 두번, 동전을 던지고 합장. 눈을 감고, 마음을 담는다.


 '모두에게 받은 마음을 돌려줄 수 있기를'

 '러브라이브에서 우승할 수 있기를'

 '카논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되기를'

 '모두와 함께, 더 높은 무대에 서기를'

 '더 많은 학생들을 이어주는 유이가오카가 되기를'


 기도가 끝나고 카논이 양옆을 보자, 다른 멤버들도 어느새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왠지 웃음이 나왔다.


 "무슨 소원 빌었어?"

 "구소쿠무시는 분명 '새해에는 내가 센터 더 많이 하기를~'같은 소원 빌었을 겁니다!"

 "흥! 그런 소원 안 빌어도 센터는 나로 정해져 있는 거 아니겠어?"

 "안 빌었다고는 하지 않는군요!"

 "뭐라고오~?"

 "아, 스미레! 그걸 이제 돌려주는 겁니다."

 "그거?" 

 "서니패션의 브로마이드를 말하는 겁니다."

 "아아~ 그거! 잠깐 기다리라면 기다리고 있는 거야."


 스미레는 쿠쿠가 말한 것을 가지러 가려는 듯, 돌아서 다시 신사 어딘가로 향했다.


 "서니패션의 브로마이드?"

 "러브라이브에서 싸우기 위해 이 곳에 맡겨뒀었습니다!"

 "무슨 의미가…."

 "싸워야 할 상대이니까요! 하루동안 팬을 그만뒀었습니다."

 

 어디선가 끙끙대는 소리가 들리더니 스미레가 금방 액자를 짊어진 채 나타났다. 힘들어하는 스미레를 보자 쿠쿠가 달려나가서 액자를 맞잡고 들어 자신의 등쪽으로 옮겨실었다.


 "체력 제로라더니 이런걸 잘도 들고 여기까지 왔네!"

 "으윽, 예전의 제가 아닌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이거 받았을 때, 부적 줬었지."

 "아, 그거라면…."

 "봐, 역시 효과 없댔지."

 "…."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액자 안에서는 서니패션의 유우나와 마오가 여전히 환하게 웃고 있었다. 서니패션, 도쿄지역 최강의 스쿨아이돌. 언젠가 우리가, 스쿨아이돌로서 넘어야 할 상대. 스미레까지 굳이 침울해질만한 이야기를 한 걸 보면, 스미레도 어지간히 분했던 것이 틀림없다. 카논이 돌아보자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떤 적개심같은 것은 아니었다. 벽을 통감한 얼굴. 하지만 우리는 낙담하지 않는다. 반드시 이길 것이다.


 "음, 그럼 운세라도 뽑아보는 건 어때?"

 "올해는 반드시 이길 수 있습니다. 대길일 것이 틀림없습니다!"

 "운세...인가요. 확실히 재밌겠네요."

 "저쪽에 있는 것 같아. 카논."

 "운세도 별로 안 맞는다구? 우리 신사는."

 "구소쿠무시는 또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겁니다."


 쿠쿠가 액자를 짊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쿠쿠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이 이동해서 운세종이를 뽑아 가져왔다. 쿠쿠는 한 손으로 액자를 잡은 채 자신의 몫의 종이를 받아들고는 급하게 열어보았다.


 "우, 우왓! 대길이 나왔습니다! 역시 내년엔 반드시 이기는 겁니다!!"

 "카논은 뭐 나왔어?"

 "나는 중길이네. 치사토는?"

 "대길! 다들 엄청 잘뽑네! 렌은?"

 "그, 저도 대길이..."

 "역시 구소쿠무시의 말은 하나도 안 맞는 겁니다. 다들 운수 대통할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정작 본인은 뭘 뽑았을지 슬슬 궁금해지는데요오~"

 "큿, 나, 나는..."


 아, 저 반응. 멤버들은 굳이 종이를 펼쳐보지 않고도 내용물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보다 그런 거 짊어지고 있으면 빨리 돌아가라고!"

 "아, 맞다. 깜빡해버린 것입니다. 어서 집에 다시 걸어놔야겠습니다. 으윽~"


 쿠쿠는 힘겹게 신사로부터 등을 돌려 발걸음을 옮겼다. 다행히도 이곳 신사는 그렇게까지 메이저한 신사는 아닌지라 쿠쿠가 인파에 치여 위험하게 넘어지거나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 같았다.


 "저렇게 가게 둬도 돼?"

 "도와주러 갈까나."

 "아니, 잠깐만 있어봐."


 도우러 나가는 멤버들을 스미레가 제지하고 나섰다.


 "무슨 일이야?"

 "그, 쿠쿠에 관한 일인데."

 "쿠쿠?"

 "우리 결국 러브라이브 도쿄대회, 우승하지 못 했잖아."

 "그랬지."


 스미레는 고개를 떨궜다. 


 "예전에 쿠쿠가 가족들이랑 통화하는 걸 엿들은 일이 있어. 쿠쿠는 아마, 러브라이브에서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중국으로 돌아가기로 약속했던 것 같아."

 "뭐?"


 멤버들의 표정이 굳었다. 쿠쿠가 돌아가야 한다고? 기껏 이렇게 하나가 되었는데?


 "확실한 거야?"

 "결과를 낸다는 게 어떤 기준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이야기를 한 건 틀림없어."

 "스미레, 그 이야기, 쿠쿠랑 이야기 해 본 거야?"

 "지구예선 전에... 도쿄 대회이후로는 이야기하지 않았어. 너희가 무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굳이 말하지 않겠다고 했어."

 "쿠쿠…."

 "어떡할 거야? 카논."


 카논은 잠시 생각했다. 물론 처음부터 어떻게 해야 할 지는 정해져 있었다.


 "쿠쿠를 이대로 보낼 수는 없어. 스쿨아이돌은, 쿠쿠의 꿈이었으니까. 내가 노래할 수 없었을 때, 쿠쿠가 같이 있어줬기 때문에 노래할 수 있었어. 이제 쿠쿠가 꿈을 계속해서 이뤄나갈 수 있도록, 내가 힘이 되어줄 거야."

 "카논이라면 그럴 줄 알았어."

 "정해졌다면,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 지 생각해봐야겠네요."

 "응. 그래야겠지."


 여전히 하늘이 푸르고 바람이 차가웠다. 어디선가 스미레의 동생이 '언니이~'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스미레는 크게 대답하고는 신사로 돌아갔다. 하는 길에 허겁지겁 운세종이를 나무에 매어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카논은 자신의 운세종이를 들여다보았다. 그곳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중길.

건강 : 언제나 만전

재운 : 주로 주변인으로부터

소망 : 원하는 만큼, 하지만 그냥은 아닌.


************


원래 한번에 올리려고 했는데 쓴만큼 먼저 올려봄;


1. 쿠쿠에피가 없다면 직접만들자는 생각은 누구나 해보았겠지.

2. 스미레네 신사가 메이저인지 아닌지는 팩트체크가 안된 부분.

yoha 쿠쿠 스미레 좋아 2021.11.01 17:22:16
ㅇㅇ 삼각...목마부터 떠올라서 미안해 렌쨩...삼각관계였겠지? 112.152 2021.11.01 17:26:31
사자치카 스미쿠쿠 대화들은 하나같이 왤케귀엽냐 ㅋㅋㅋㅋㅋ 2021.11.01 17:37:07
인정할수없어 더 "써줘" 2021.11.01 18: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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