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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번역/창작 [SS] 미안해, 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2-
글쓴이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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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4342201
  • 2021-10-19 04:07:48
  • 121.163
 

"시오리코 쨩한테는 제대로 말해주고 싶었어."

 

"나는 시오리코 쨩을 제일 믿고 있으니까"

 

 

 

 

"..."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매일 밤, 그 날의 꿈이 반복될수록 반응은 무뎌져갔고, 으레 따라오던 머리가 깨질듯한 고통에도 무덤덤해져 갔다.

 

그 대신, 언젠가 내 마음 깊은 곳에 자리잡은 흉측한 무언가가 점점 커져가는 기분이 들었다.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잡고 사진앨범을 켰다.

 

잠이 안 오거나 머리가 혼란스러울 때면 항상 보던 사진을 찾아서.

 

그리고 다음 순간, 그 날 이후 앨범 전부를 지워버렸던 것을 기억해냈다.

 

 

"아유무 씨..."

 

 

그렇게 그 날 밤은 더 이상 잠들지 못하고, 이유없이 그 이름만을 되뇌었다.

 

 

 

 

----------

 

 

 

 

'아, 시오리코 쨩!'

 

평소와 같은 하교길, 아유무 씨와 만났다.

 

'지금 끝났어? 같이 돌아가자!'

 

 

아유무 씨는 자연스럽게 내 옆에 붙어왔다.

 

나 역시 자연스럽게 아유무 씨와 발걸음 속도를 맞추었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시오리코 쨩은, 키 크네'

 

'...글쎄요. 카린 씨 정도는 되어야 크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하하. 그런가?'

 

 

아유무 씨는 갑자기 내 앞에 서서 나를 올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나는, 이 정도 눈높이가 딱 마음에 드는걸.'

 

'...'

 

 

얼굴이 붉어지는 것이 느껴짐과 동시에 란쥬가 했던 얘기가 떠올랐다.

 

'아유무도 시오리코를...'

 

아유무 씨가 나를 특별하게 생각한다.

 

아유무 씨가 나를...

 

 

'아유무 씨...!'

 

'응, 왜?'

 

'.....아니... 아무것도... 저기, 아닙니다...'

 

 

쏟아지려던 말을 황급히 삼켰다. 

 

심장 고동은 라이브 직후보다도 더 빠르게 뛰는 것 같았다.

 

 

'후후, 시오리코 쨩, 표정이 이상해.'

 

아유무 씨는 미소지으며 온도를 재 보려는듯 내 얼굴에 손을 댔다.

 

 

'...!!!'

 

'괜찮아? 컨디션이 별로 안 좋은거 아냐?'

 

'괘, 괜찮습니다..'

 

 

얼굴이 뜨거워서 였을까, 아유무 씨는 걱정섞인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중얼거리듯 대답했고, 계속 그 상태로 아유무 씨를 쳐다보지도 못한 채 헤어져 겨우 집으로 돌아왔.

 

 

'아유무 씨...'

 

 

그날 밤, 나는 아직도 뺨에 남아있는 듯한 아유무 씨의 손의 감촉 때문에 잠들 수 없었다.

 

 

 

 

----------





"시오리코 쨩!"



순간적으로 정신이 들었다.

 

어느새 나는 학생회실에 앉아 있었다.



"아... 죄송합니다, 아유무 씨."


"괜찮아? 하루종일 멍해있고..."


"네... 괜찮습니다..."


"아닌 것 같은데..."



아유무 씨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쪽에 몸을 붙여왔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러나, 예전처럼 기쁨과 설레임으로 가득한 두근거림이 아니었다.


아유무 씨가 다가올 수록 내 안의 괴물이 깨어날 것 같은, 잡아 먹힐 것 같은 두려움의 두근거림이었다.



"시오리코 쨩, 표정이 심각해 보여."



더 이상 다가오지 말아 줘.


나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나 같은 건 안중에도 없으면서,



"괜찮습니다."


"하지만..."


"...가까이 오지 마세요!"



나도 모르게 내뱉어 버렸다.



"미... 미안해... 나는, 저기..."



꽤 놀랐던지 아유무 씨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고, 표정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다.


그 순간, 마음 속에 똬리를 틀고 있던 괴물이 나에게 속삭였다.



'통쾌하지?'



나는 거칠게 고개를 저어 마음 속의 소리를 억누르고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아유무 씨. 사실은 감기 기운이 좀 있는 것 같아서, 아유무 씨에게 옮을까봐 걱정이 되어서 그랬습니다."


"아... 그, 그랬구나... 다행이다, 난 시오리코 쨩을 화나게 한 줄 알고..."



아유무 씨는 안심한 듯 가슴을 쓸어 내리며 말을 이어갔다.



"감기 기운이 있으면 제대로 쉬는게 좋을텐데..."


"미리 약도 먹었고, 지금 일만 마무리 하면 충분히 휴식할 계획입니다."



순간, 너무 평온하고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쏟아내는 나 자신에게 놀랐다.


내가 말한 것인지, 내 안의 무언가가 말한 것인지 모를 정도로.



"그래, 시오리코 쨩은 성실하니까. 다음 주까지는 꼭 나아야돼?"


"다음 주, 말인가요."


"응! 한심해 보이겠지만, 역시 시오리코 쨩이 상담해 주지 않으면 용기가 나지 않아서..."



아유무 씨는 쑥스러운 듯한 (가증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상담할 내용이라는 건 그 날 나를 불러내서 (뻔뻔스럽게) 얘기했던 그 얘기일 것이다.


그렇지만 역시 내가 상담해 줄 내용은 아닌 것 같으니, 여기서는 거절해야겠지.



"알겠습니다, 다음 주에 꼭."



어째서일까, 내 마음과는 다르게 말해버리고 있었다.


제대로 상담해 줄 수 있을리가 없는데, 어째서.






----------






나는 분명히 아유무 씨를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유무 씨도, 그럴거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내 옆에 다가와서 마음을 뒤흔들어 놓을리가 없다.



'시오리코 쨩, 끝나고 학교 뒤뜰로 혼자서만 와 줘.'



아유무 씨에게 받은 문자를 읽으며, 기대감을 억누르려고 애썼다.


나보다 아유무 씨가 먼저 용기를 내 준 거구나, 하는 생각에 살짝 미안하기도 했다.


어느새 나는 나도 모르게 내 멋대로 아유무 씨의 마음을 확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갑자기 불러내서 미안해, 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그렇기 때문에 확신이 컸던 만큼, 절망도 클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서, 고백 해보려고.'


'시오리코 쨩한테는 제대로 말해주고 싶었어.'


'시오리코 쨩이 도와주면 용기가 날 것 같아서.'


'나는 시오리코 쨩을 제일 믿고 있으니까.'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꽂혔다.


아유무 씨는 처음부터 나를, 그런 상대로는, 보아주지 않았던 것이다.



어디서부터 착각했을까.


예상하고 있었는데, 그럴리는 없을 거라고 알고 있었는데,


언제, 어디서, 왜, 나는 멋대로 확신했던 걸까.



나는 그렇게 생각이 모두 엉켜버린 채로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그 다음은...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






----------

----------















캐릭터들이 너무 부정적으로 보이지 않나 계속 고민하면서 쓰느라 오래걸렸는데 아무튼 다음편에서 끝냄


그냥 이런 시오리코나 아유무도 보고싶다는 뒤틀린 욕망이라고 이해해줘



그뤼에페 2021.10.19 0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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