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라이브 선샤인 마이너 갤러리 저장소

이 말부터 하고 가자

러브라이브가 처음 기획될 당시엔 이렇게 10년을 바라보고 만든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아니라 뮤즈의 스토리만으로 완결성을 지닌 작은 세계관이었을거임 그랬던것이 애니화 성공으로 인기몰이를 하니까 프로젝트를 시리즈물로 전환하게됐음

장기전환을 결정지으면서 러브라이브의 세계관을 확장시켜나갈 필요가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뮤즈의 다음세대. 다음다음세대의 스쿨 아이돌은 대체 뭘 위해 러브라이브에 출전하냐는 당위성의 문제가 생겨남

이미 제작진들은 선샤인에서도 학교의 폐교위기라는 상황을 상정하고 학교의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레파토리를 써먹었으니 3번째 시리즈에서도 이 설정을 써먹고싶진 않았을거고 막대한 우승상금을 내걸자니 학원물의 성격도 지닌 러브라이브 특성상 주연 캐릭터들에게 속물적인면을 부여할 수 있어 이것도 피하고싶음

알다시피 러브라이브는 상대를 떨구고 올라가야하는 경쟁이고 여기서 탈락하면 이루 말할 수 없는 좌절감을 맛봐야 됨. 모두가 7000 : 1의 경쟁률을 뚫고 우승을 노리다보니 연습과정에서 팀원들끼리 부딫히는 일도 있고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이기위해 몸이 다치는일도 허다한데 정작 우승을 해도 그에 맞는 보상이 지급되지 않으니 수지가 맞지않는 문제도 발생함

이런 러브라이브의 구조적 결함을 해결한건 아니지만 러브라이브에 출전하지 않는다는 선택지를 제시함으로써 문제를 일시적으로 봉합해둔게 니지동임. 러브라이브 출전을 아예 배제하고나니 캐릭터 각각의 개성을 홍보하는데 초점을 맞춰 한명당 에피소드 하나를 통째로 할애할수있었고 그렇게하고도 널널하니 연출이나 디테일면에도 신경을 많이 써주어 결과적으로 캐릭터 홍보물로써 성공하게됨

이 작품에 도입한 새로운 시도들. 가령 그룹아이돌을 벗어나 솔로아이돌로 활동한다든지 명확한 주인공이 없는 옴니버스식 구성 체택이라든지 세계관 내 스쿨아이돌의 비현실적인 인기몰이를 현실감있게 조정하는등 나름 고착화되가던 레파토리를 완전히 탈피하면서 새 가능성을 열어젖힘

러브라이브라는 ip 자체가 기존 아이돌물과 학원물을 결합시킨 아이템이기 때문에 학원물의 비중이 살짝 더 높아도 이상할건 없었는데 그 이점을 잘 활용함.

작품 감상으로 들어가면 니지가사키의 컨셉인 솔로아이돌로서의 정체성과 장점을 잘 살렸음

솔로아이돌인데 왜 굳이 여럿이서 연습하고 몰려 다녀야 하냐는 질문에, 혼자라고 생각되서 겁나고 무서울때 함께 우정을 다져온 친구들의 동료애를 통해 그 무서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이유를 보여줬음 결속력은 없더라도 유대감을 느끼며 두려움을 이겨내고 그런 친구들끼리 서로가 라이벌로서 실력 향상에 자극을 주고 서로가 힘들때는 또 도와주고 하면서 선순환이 반복되게끔 잘 나타냄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뭐니뭐니해도 '팬'이고 서사를 크게 4단계로 나누어보면

1. 고민을 앓고 있는 나에게 친구가 다가와서 진심어린 말로 나에게 감동을 주고 나를 빛으로 끌어당겨줌

2. 그에 감화되어 나의 바램과 소망을 이루기 위해 아이돌활동을 함

3. 나의 라이브를 보고 나를 응원해주는 팬이 생김

4. 그 팬은 다름 아닌 내 주변인물과 나를 빛으로 끌어당겨준 친구임

그동안 전작에서는 얼굴도 모르고 소통도 오가지 않아 어쩐지 모호하고 멀게만 느껴지던 '팬'이라는 존재를 내 주변인물, 친구들로 명확하게 지정해서 그들을 위해 노래하고 즐기고싶다는 아이돌의 마음에 쉽게 공감할 수 있게 해줬음 곳곳에 성우네타도 많이 들어갔고 팬들이 보내준 팬아트도 화면 한 컷에 큼지막하게 내보내주는등 현실의 러브라이버들을 위한 팬서비스에도 충실했던걸 보면 팬과 함께 즐긴다는 말은 이런걸 뜻하는것 같기도함 

니지동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뛰어난 노래 퀄리티임 ㄹㅇ 빼먹을수 없음

뮤즈, 아쿠아 같은경우 빈말로도 듣기 좋은곡은 몇개 없었는데 니지동 삽입곡은 정말 공을 들여서 만들었단게 느껴질정도로 멜로디가 듣기 좋음 그중 가장 좋아하는곡은 아유무가 부른 Dream with you

단점이라면 하나의 큰 줄거리랄게 없는 옴니버스 구조기때문에 지루할 수 있다는건데 크게 신경쓸건 아닌것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