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스미레는 언뜻보기에 상당히 다른 캐릭터지만 그럼에도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능력분배가 고른 만능형이라는 점과 금발이라는 점, 그리고 애니메이션 4화를 개별 에피소드로 제공받았다는 점이다.
이런 두 캐릭터를 비교해보는 건 상당히 재미있는 일인데,
그 이유는 두 캐릭터 모두 스쿨아이돌로서 상당히 우수한 파라미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작중이나 동료들사이에서 받는 취급이나 평가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10화에서 많은 감동을 주었던 스미레를 중점으로 해설하면서 아이의 특징들과 비교해나가보자.
먼저 살펴볼 부분은 스미레의 능력치가 어느정도인가이다.
4화에서 나온 장면인데, 쿠쿠가 스미레가 스쿨아이돌을 얕본다고 몰아붙이자. tiny stars의 안무를 곧바로 재현해내는 모습이다.
이 장면도 스미레의 어떤 상처가 드러나는 장면인데 기껏 자신의 능력을 과시해놓고 한다는 말이 "이런 데도 스포트라이트가 돌아오지 않아."이다.
뭐 그런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뤄두고, 이 장면에서 짚어볼 것은 스미레의 능력이 재능형인가 노력형이가 하는 것이다.
언뜻보면, 이 장면에서 스미레는 보기만 했을 안무를 한번에 따라한다고? 같은 느낌으로 상당히 재능을 과시한 것 처럼 보인다.
물론 그랬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4화를 끝까지 보고 더욱이 10화까지 봤다면, 스미레가 상당한 노력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스미레는 신사에서 매일 매일 하드트레이닝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타이니 스타즈의 안무도 연습했을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엄청난 노력가라고 해서 재능이 없다고 평가하는 건 섣부른 판단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스미레의 재능이 존재만으로 주연을 딸 정도로 뛰어나지 않다는건 알 수 있다.
스미레가 보여준 무엇이든 해내는 모습은 아주 어릴때부터 쌓아온 연습과 노력의 성과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아이는 상당한 재능파다. 더욱이 이 재능이 굳이 스쿨아이돌과 관련한 능력치에 한정되지도 않는다.
아이는 니지가사키의 수많은 체육계 동아리에서 각각의 동아리 활동을 정기적으로 하는 정식 부원들을 무려 '가르친다.'
어딜가나 주인공. 아이가 활동하는 동아리들은 어느 동아리나 아이가 입부해주기를 바란다.
또한 아이는 무엇이든 즐기듯이 임하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스미레가 아이를 알고 있다면 어쩌면 상처받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캐릭터가 사기.
그렇다면 아이는 어딜가나 주인공, 스미레는 그렇지 않았던 건 단순히 이런 차이인걸까?
아이가 가진 재능때문에? 스미레의 능력이 아이에 비해 부족했기 때문일까?
"스미레는 전부 갖추고 있긴 하지만…."
"그게 문제였던 거겠죠."
이 부분은 언뜻 들으면 이상한 대사다. 부족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갖춘 것이 문제라고 말하는 부분.
잠깐 리그 오브 레전드 이야기를 해보자. 필자는 탑솔러를 희망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은 올라운더다. 어느 포지션이나 가능하다. 즉, 만능이라는 뜻이다.
친구 다섯명을 모아서 롤을 한다고 하면 과연 필자는 어디를 가장 많이 가게 될까? 당연히 서포터다.
"마을 사람도 중요한 역할이란다."
마을사람이라던가 주인공의 친구라던가 같은 역할만 시키는 이 선생은 스미레에게 넌 주인공감이 아니라고 가스라이팅을 하는 것일까?
결과적으론 그렇다고 해도 틀린말은 아니겠다만 모든 역할이 필요한 연극에서, 특히 싫거나 못하는 역할을 시키기 상당히 까다로운 이런 아이들 무대 같은 경우
무엇이든 할 수 있으면서 저렇게 의젓한 표정을 짓고 있는 스미레에게는 남는 역할을 시키는 게 최선이었을 수 있다.
또한 무엇이든 잘 하는 사람은, 어떤 역할을 해 줄 사람을 찾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과는 거리가 멀다.
실제로 리에라에서 가장 랩을 잘 하는 사람은 스미레였지만, 누가 제일 잘 하지? 라고 했을 때 스미레를 떠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멤버들은 노래는 카논, 댄스는 치이, 화려함은 쿠쿠, 우아함은 렌이라고 특징적인 부분을 짚어내었다.
놀랍게도 스미레는 저 네가지를 제외한 모든 것에서 다른 멤버들보다 위에 있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특징이 있는 네 사람을 상대로 주인공이 되기는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멤버들 중에 누가 요리를 제일 잘하지? 라던가 누가 수영을 제일 잘하지? 이런식의 물음을 유이가오카 학생들에게 묻는다면
음, 가장 여성스러운 렌쨩이 요리를 제일 잘 하려나? 라던가, 치사토가 운동신경이 좋으니 수영도 잘하려나? 같은 대답이 나올 확률이 크다.
실제로 제일 잘하는 사람이 스미레라고 하더라도, 스미레를 1순위로 떠올리는 것은 인식상으로 쉽지 않다는 뜻이다.
만능캐의 경우, 모두가 하기 곤란한 상황이라면 해결사가 될 수는 있다. 실제로 랩의 경우가 그러했듯. 다만 보통의 상황에서 주인공이 되긴 어렵다
멤버들이 말하는, "다 갖추었다. 그래서 하지 못했을 것이다."라는 말은 이런 의미일 것이다.
그럼 아이는? 아이는 스미레와 조금 차이가 있는 편인데, 일단 아이는 체육계에서 만능이다.
쑈~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정말로 뭐든지 다 했던 스미레처럼 진짜 아무거나 시킨다고 다 해낸다는 이미지는 아니다.
'아이는 뭐든지 잘한다' 라기보단, '아이는 운동을 잘한다' 라는 이미지가 형성되어있는 것.
실제로 해낼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 이미지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동호회에서 수영을 누가 제일 잘하지? 라고 물으면 아마 아이라고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보다 더 크고 중요한 큰 차이는 바로, 아이는 항상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 간다.'는 것이다.
아이는 여러 체육계동아리의 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다. 별 욕심없이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 다니는 아이는 어딜가나 환영받는다.
이것이 '아이가 어딜가나 주인공으로서 살아왔다'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아이는 이런식으로 상당한 인기와 유명세를 얻었고, 그 후광까지 더해져 주인공이 될 만한 포스를 지니게 했다고 할 수 있다.
만능이라면 분명 해결사가 될 수 있는 곳이 있다. 그런 곳을 찾아다니는 것이야 말로 만능형 캐릭터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길인 것이다.
스미레는 어떠했나? 자신이 무엇이든 가능하다면, 사방을 둘러보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곳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마치 러브라이브 지구예선 과제로 인해 스미레의 수많은 능력들중 하나인 랩이 필요했던 것 처럼.
다만 한가지 목표에 너무 매진한 나머지 여러 기회들을 보지 못하고 그 기회를 잡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요약하자면,
스미레는
1. 엄청난 노력으로 만능형이 되었다.
2. 명확한 목표를 위해 노력해왔다.
3. 만능이었던 것이 도리어 문제가 되어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4. 실패가 누적되어 무력이 학습되고 자신감이 떨어졌다.
아이는
1. 무엇이든 잘하는 재능이 있었다.
2. 무엇을 이루려고 하기보단 자신이 필요한 곳을 찾아가면서 즐겼다.
3. 즐겁고 밝고 남을 돕기를 좋아해서 인기스타가 되었다.
이런 느낌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글을 마치며, 캐릭터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건 재미있지만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무엇이든 분석을 진행할 수록 범위가 좁아진다. 그리고 범위가 좁을 수록 정답일 확률이 낮은 것이 당연하다.
특히나 어떤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에는 정말 가늠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확인하기도 어려운 부분이 많고.
이 글을 읽은 물붕이들이 이건 아닌 것 같은데?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을 말해주기를 바란다. 나는 내 캐릭터 해석이 옳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이것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나에게 말해주더라도, 나는 당신을 설득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서로의 의견을 나누되, 주장을 맞부딪히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럼 물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