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목
- 일반 8화까지의 빌드업, 그리고 아쉬운 점
- 글쓴이
- ㅇㅇ
- 추천
- 14
- 댓글
- 5
- 원본 글 주소
- https://gall.dcinside.com/sunshine/4269871
- 2021-09-20 13:33:20
- 223.39
카논은 음악과를 지망했지만 보통과로 떨어져버린 사람임. 대놓고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보통과에는 아마 카논 같은 사람이 꽤 있겠지.
학생들 사이에선 암암리에 음악과가 보통과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이 퍼져 있었으니까.
그런 상황에서 쿠카의 활동이 시작되고, 이 그룹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카논의 입지가 묘해짐. 보통과 학생들에게 카논이 어떻게 보일까?
ㅅㅂㄹㅅㅋㅇㄴㅎㅌ
보통과지만 음악과만큼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
음악과보다 먼저 아이돌 활동으로 실적을 보인 사람.
첫 무대부터 유망주로 주목받은 음악그룹의 리더
자연스럽게 카논은 보통과 학생들의 대표로 떠오르게 되고, 실제로도 보통과 학생들은 카논을 밀어주기 시작함.
그럼 반대로 렌은?
보통과 학생들의 음악활동을 이유도 없이 탄압하는 음악과
학교 창시자의 친인척 겸 학생회장
자기 공약을 어기고 음악과만 밀어준 차별범
즉, '잘나신 음악과'의 대표가 됨.
자연스럽게 구도는 음악과 대표 렌과, 보통과 대표 카논의 대립으로 이어짐. 정작 당사자들은 그럴 생각이 없었지만.
간극이 있다면 메꿔야 하는 법인데, 그 첫 다리가 되어줄 사람은 카논과 렌 양쪽과 접점이 있는 사람이어야 하겠지?
치사토는 스토리 진행 중 카논과 렌 양쪽과 사이가 원만한 유일한 사람임.
치사토는 자신의 사정 때문에 카논과 멀리, 렌과 가까이 있는 위치에 스스로를 밀어넣음.
하지만 그런 치사토의 마음을 간파한 카논은 먼 길을 달려와 치사토의 곁을 지켰고
치사토는 음악과다운 성과를 내고는 보통과로 떠나버림.
즉, 치사토는 존재만으로도 보통과와 음악과의 우열 따위는 허상이라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카논과 렌 사이의 연결고리로 작용함. 이유인즉, 보통과만 있었던 리에라에 처음으로 합류한 음악과니까.
하지만 치사토는 어쨌건 렌보다 카논과 가까운 사이였고, 사건이 정리되자 보통과로 떠나버렸으니 아직 보통과와 음악과가 완전히 이어졌다고 보긴 힘듬. 그러기 위해선 완전한 음악과인 사람이 리에라에 들어와야지.
이야기는 흐르고 흘러 렌이 대놓고 보통과를 억누르면서 충돌이 가시화됨. 렌이 스쿨 아이돌을 싫어했던 이유도, 음악과를 우선시했던 이유도 공개가 됨.
어머니가 스쿨 아이돌에 대한 기록을 하나도 안 남긴걸 보니 그 시절을 흑역사로 여기시는게 분명하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학교가 망하게 생겼으니 음악과를 좀 더 밀어주겠다. 틀린 판단은 아니지.
근데 어머니의 스쿨 아이돌 활동이 흑역사가 아니라네? 오히려 학교가 하나가 되어서 기뻤다네?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렌이 리에라에 들어오면서 음악과와 보통과가 진정으로 하나가 되는 걸로 마무리되겠지?
여기까지 풀어봤을때의 소감은 한 마디로 '김 빠진다'임. 쥿키의 한계이기도 한데, 카논vs렌으로 대표되는 보통과와 음악과의 갈등과 봉합이라는 구도는 나쁘지 않았음. 치사토로 밑밥을 깔고 렌으로 마무리하는 구성도 괜찮았고, 갈등의 봉합제로 렌의 어머니를, 그것도 아쿠아의 행적을 자연스럽게 끌고 와서 연결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음.
문제는 이런 드라마의 뼈대를 잘 잡아놓고 정작 잘 써먹지를 못했음. 음악과와 보통과의 화합을 운운하기엔 애초에 7화 전까지 음악과랑 보통과가 부딪친다는 언급이라도 있었나? 렌의 과거사는 7화 말미에 투척하고 8화 중반에 회수했으면 딱 10분 보여준걸로 끝이야?
한마디로 이 장면은, 싸운 적도 없는 애들이 딱 10분동안 나온 엄마 때문에 화해해서 박수치는 개 뜬금없는 장면이 되어버렸음. 빌드업을 했는데 메인 갈등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고 봉합 과정도 후닥닥 해치워 버린게 아쉬웠다고 할수 있겠음.
물론 리에라 결성만 보여주기에도 바쁜데 거기서 음악과랑 보통과 부딪치는 것도 묘사하고, 그걸 갑자기 라이브 한번에 퉁쳐버리는 식으로 넘어가는 것도 좀 지저분할 수 있지. 아니, 정말 잘 연출하지 않는 한 어떻게 해도 지저분할수밖에 없음.
근데 그렇게 감당도 못할 스토리아크였으면 애초에 넣지를 말았어야지. 그놈의 폐교 떡밥좀 그만 써먹으라는 얘기가 들리니까 어떻게든 변화구를 던져봤지만 애초에 투수가 변화구를 던질 준비가 안 되어 있었던거 같음.
물론 '러브라이버'의 입장에서 이 스토리는 진부하긴 해도 먹힐 수밖에 없었음. 아쿠아의 전철을 밟았던 전 세대와 뮤즈의 전철을 밟고자 하는 현 세대, 치트키를 이중으로 썼는데 안 먹힐 수가 없지.
하지만 빌드업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만 빼먹어서 삑사리가 났고, 그걸 치트키로 무마했다는 점에서 좋은 의미로나 나쁜 의미로나 쥿키다웠다고 생각함.
- Screenshot_20210919-222116_MXPlayer.jpg
- Screenshot_20210919-222216_MXPlayer.jpg
- Screenshot_20210919-222446_YouTube.jpg
- Screenshot_20210919-222921_MXPlayer.jpg
- Screenshot_20210919-223155_MXPlayer.jpg
- Screenshot_20210919-224843_Chrome.jpg
- Screenshot_20210919-224658_Chrome.jpg
- Screenshot_20210919-223814_Chrome.jpg
- Screenshot_20210919-223742_Chrome.jpg
- Screenshot_20210920-221033_MXPlayer.jpg
- Screenshot_20210920-221302_MXPlayer.jpg
- Screenshot_20210920-221428_MXPlayer.jpg
- Screenshot_20210920-222538_MXPlayer.jpg
- Screenshot_20210920-222812_MXPlayer.jpg
- Screenshot_20210920-222930_MXPlayer.jpg
かなた | 일단 개추 | 2021.09.20 13:35:23 |
ZGMF-X20A | 2021.09.20 13:35:33 | |
ㅇㅇ | 12화라고 했을때 불안했던게 급발진 가능성이었는데 39.7 | 2021.09.20 13:38:41 |
^0^/ | 음악과-보통과로 나뉜 학교랑 두 과 사이의 차별대우 ㄹㅇ 재밌고 참신해보이는 소재였는데 쥿키가 별로 중요하게 다루려고 안한것 같아서 아쉽긴하더라 소재가 좀 아깝다는 생각 | 2021.09.20 13:41:00 |
ㅇㅇ | 이게 그냥 태생적 한계임 억빠하려고 해도 소용없다 116.126 | 2021.09.20 13:4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