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목
- 일반 [SS] 견적서 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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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gu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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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8-12 16:23:12
“다이아짱.”
“...?”
“다이아짱, 마리 선배 좋아하지?”
“...?!?! 뭣?!”
“헤헤, 다이아짱은 당황하는 반응이 별미라니까. 그렇지, 리코짱!”
“다, 다다다, 다닫,..”
눈앞의 이 귤머리는 대체 무슨 사고를 진행하고 나서야 이런 결론이 나는 걸까요.
그 말을 들은 저도 마찬가지, 왜 기를 쓰고 부인하려 하는 걸까요.
평소에는 별로 반응을 하지 않던 리코 씨도 이 광경을 보고서는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아니, 뭡니까. 그 ‘에휴, 스스로는 도저히 모른다고 하니 내가 나서야지’하는 얼굴은.
“당신은 대체! 무슨!”
“에헤, 또 그런다, 다이아짱! 모처럼 수학여행인데 들이대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그러니까... 제가 마리 선배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니까요! 몇 번을 말해야!”
“다이아. 자, 여기 거울.”
“오오! 리코짱 나이스 어시스트!”
“저는 절대로...!”
“어때?”
“으.. 으으으으으!!”
제가 가장 잘 아는 제 스스로의 얼굴?
제가 짓고 있는 지금 자기 자신의 얼굴은...
평소답잖게 시뻘겋게 익어버린 얼굴
그 분... 마리 선배를 생각할수록 심장이 얼굴로 뛰는 듯한 감각
스스로를 버텨내기 어려워 식은땀마저 송골송골 뿜어내는 얼굴.
이게 사랑을 하는 사람의 얼굴인건가요.
“리코짱, 이건.”
“응. 빼박캔트.”
“...”
“그래서 당신들은 뭘 하려고 하시는 건가요...”
“다이아짱이 마음을 먹었으면 이제 해야 할 일은 단 한 가지.”
“뭐, 뭔가요.”
“요우짱?” “엽!”
“카난짱!” “마침내!”
치카 씨가 각각의 이름을 부르자 두 사람은 화장실과 옷장 문을 벌컥 열고 뛰쳐나왔습니다.
치카 씨, 그리고 요우 양, 그리고 카난 선배... 이 셋은 어릴 적부터 친구라고 했었던가요.
그런데 왜 지금?
“묶어!”
예?
“저, 정말 다이아 선배를 마음대로 묶어도 되는 거지?!”
“응응, 다치지만 않게 부탁해~”
“다이아를 보쌈하는 건 정말 꿈에도 생각 못 한 아이디어네. 치카다워!”
“응응, 마리 선배에게 갈 거긴 하지만 말야.”
“자, 잠깐! 요우 양?! 선배!! 잠깐만 멈추...! 응악...”
“자아! 그럼 3층으로 출발!”
““출바알!!””
“누가 나 좀 살려줘!!!”
저는 순식간에 저의 몸보다 훨씬 큰 보따리에 싸여서, 제가 배정받았던 숙소 호실을 벗어나, 2층 복도를 통과하여, 그리고 가끔 이 세 사고뭉치들의 왼쪽 어께와 오른쪽 어께를 교대로 맞닿으면서, 계단을 지나는 건지 기울어진 탓에 머리로 피가 쏠리면서, 그렇게 그렇게 3층에 도착‘당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도착한 것이 아닙니다, 도착 당해버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여기가 3학년 학생회장 오하라 마리의 호실입니까!!!”
우렁찬 치카 씨의 목소리가 복도를 울립니다.
“푸하하하! 진짜로 왔어?!”
그러면 방문이 열리고, 아마... 카난씨의 친구분들이겠죠? 폭소하며 세 명을 들이는 친구분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저는 덤으로 치고 말이죠.
“카난?”
그리고 그 분의 목소리도 들리고.
“자아, 학생회장님 앞으로 배달 왔습니다. 즐거운 시간되시길~”
저는 어딘가 부드러운 곳에 내려져 처분을 기다리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기다림도 잠시, 보따리에서 새어 들어오는 빛이 많아지면서, 눈이 부시게 됩니다.
“...다이아?”
“어... 저기, 네, 회장님.”
아니, 빛 때문이 아니었던 걸까요.
눈부신 당신의 모습이 보입니다.
눈을 맞출 수가 없습니다, 왜일까요?
“자아, 자! 둘만 남기고 구경꾼들은 떠납시다!”
“다이아랬지? 오하라랑 잘 해봐!”
“아, 역시 이런 건 망상하는 맛이지.”
“에, 리코짱. 그런 거 하는 거야?”
“에, 이 후배 무서워..”
한바탕 시끌벅적한 폭풍이 물러가고 단 둘만의 시간입니다.
단 둘이지만, 둘 뿐이기에 오히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게 되었습니다.
아니, 저를 여기로 던져 넣었으면 뭘 하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애초에 저는 제 방식대로 마리 선배에게 다가갈 계획이었다고요!
“음, 다이아.”
“네! 네!”
“음, 일단... 차라도 한 잔 할까?”
“네, 뭐. 기꺼이...”
놀람과 갑작스러움을 어떻게든 추스르기 위해 시간을 벌고자 하는 선배의 의중이 보입니다.
그 감정은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기에, 애매함의 여지없이 오케이.
아직 시간은 많으니... 이런 사소한 것부터 나눠보렵니다.
아직 밤 시간은 많이 남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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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요즘은 매번 연극부실에만 있었지?”
“네, 왜요?”
“그, 스쿨아이돌동호회랬지, 거기는?”
“아, 거기는...”
두 달 전이었던가?
시즈쿠가 그 동호회에 들어가고 나서 아주 약간의 컨디션 난조가 있었지만 잘 극복했던 일을 기억한다.
역시 그 속은 시즈쿠에게 소중한 곳이었구나,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곳이었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시즈쿠가 동호회를 나가다니?
“잠깐 다음 연극 준비 때문에.”
“때문에?”
“때문에... 잠깐 쉰다고 일러뒀어요.”
“으음... 그 동호회 사람들은 시즈쿠의 사정을 다 아는 것 맞지?”
“네. 물론이죠. 워낙 좋은 사람들이니까요.”
“으음.”
우연이었지만, 시즈쿠가 놓치는 점을 봤다.
시야에 닿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인간의 음울함.
자신 스스로조차 파헤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고독함을 타인의 경우에는 알 리가 없었다, 알 수 없을 것이다.
하루를 마치고 잠깐 다른 층을 둘러볼까.
계단을 올라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 아이가 내 시야에 들어왔다.
시즈쿠와 무척이나 가깝게 지내던 친구.
아마, 나카스 카스미라고 했던가?
그 아이는 난간에 얼굴을 묻었다 연극부실을 바라봤다가를 반복하고 있었다.
시즈쿠가 연극부실에만 눈에 띈 지 한 달이라고 하면... 그래, 충분히 걱정될 수 있지.
저 아이도 자기 자신과 싸우고 있는 중일 거다.
자신과 시즈쿠를 믿고, 자신의 걱정들을 안고 갈 것인가,
걱정들을 떨쳐내기 위해서 의존할 것인가 또는 의존당할 것인가.
아직은 시즈쿠를 믿는 쪽이 강한 것 같다만...
(분기점 1)
그 아이가 믿는 것이 있다면, 나도 믿어 줘야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카스미의 저 상황은 위험하다.
이미 본 적이 있지 않았던가? 나와 같이 연극부에 들어왔다가 죄책감에 못 이겨 부실을 뛰쳐나갔던 같은 학년 친구를.
자신의 친구를 위한답시고 잠깐 연락을 끊었던 것이, 돌이킬 수 없는 오해로 이어져 완전히 갈라져 버렸던 것을.
그것을, 시즈쿠는 절대 겪지 않았으면 한다.
아마 카스미는 마음 속 의심, 두려움, 그리움이 한데 뭉쳐 회색의 감정을 이끌어낼 것이다.
이것이 진해지고 뭉쳐져 걸쭉한 검은색이 된다면, 그건 파국을 뜻한다.
회색을 풀어내 주자! 이것이 나의 결론이다!
그나저나 어떻게 푸냐.
나는 당사자가 아니잖아?
과연 시즈쿠에게 말해주면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까?
글쎄다, 모르겠다.
그 때 시즈쿠의 연극 때 사용했었던 모조 장신구가 눈에 들어왔다.
어? 이거라면?
.
.
.
제법... 비슷하다.
이거, 이거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서 안도감이 들었다.
이 정도로 시즈쿠와 똑같은 나라면, 카스미도 괜찮아지겠지.
카스미에게 다가가서 어떻게 지내고 있다고 해 주자, 이야기를 들어주자.
요즘 연락 못 하는 건 바쁘기 때문이니까, 마음 놓아도 된다고 해 주자.
아주 가끔씩, 아주 잠깐 동안만.
그 정도라면 시즈쿠와 카스미, 둘 모두를 지켜낼 수 있다!
(분기점 2)
그렇다면 이 아이가, 시즈쿠와 같은 경지에 이르게 되면 어떨까?
서로가 공감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서로가 같은 사건을 겪는 것.
서로가 비슷한 경험치로, 같은 감정을 가진다면... 괜찮아 질 거다, 정말 좋아질 거다.
카스미라는 아이에게 다가간다.
어께를 노크하듯 톡톡 건드리면, 그 아이의 얼굴이 떠오른다.
“안녕, 나카스 양.”
“아, 시즈코네 부장님... 안녕하세요.”
“이전에 라이브 하는 거 봤었어. 엄청 좋던데?”
“아! 봐주셨나요! 감사합니다!”
“응. 어, 카스밍? 이라고 불러도 되나? 카스밍이 가진 고민과 이를 이겨내려는 귀여움이 함쳐진 게 감명깊었어.”
“마가렛 이야기네요. 아핫! 물론이죠. 카스밍은 언제라도 귀여움을 위해 고민한답니다~”
“역시!”
“에헤헤~”
겉으로는 헤벌쭉 웃고 있지만, 나는 마음에 새겨진 균열을 보았다.
균열의 원인은 여러 가지지만 언제나 흉해서, 사람들은 균열을 가리려 애를 쓰지만, 언제든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균열을 깎고 다듬어 아름답게 만들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균열을 가진 사람의 고통이 함께한다.
그래서 내가 함께여야 한다.
과연 마가렛의 그 아이는 연기하는 모습이었을까, 아니면 자기 자신의 모습이었을까, 아니면 둘 다였을까.
평소의 귀엽기만 했던 무대, 그와는 사뭇 달랐던 저번의 무대.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그 차이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진다.
감정을 다듬을 뿐만 아니라, 목소리의 표현도 손보고, 몸짓도 다듬고 표정도 가꿔주자.
보석이 되어 연기자의 극점을 찍게 해 주자.
그렇게 해서 마찬가지로 극점을 찍는 시즈쿠와 만나게 된다면...
그건 분명 굉장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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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 들면, 나는 새로운 세계로 향한다.
아득한 복도, 몽환적인 회랑에 수없이 많은 책들이 꽂힌 도서관.
여기서 나는, 이쪽 세계만의 요시코짱을 만났다.
“왔어?”
“여긴... 어디지?”
“여기가 어디긴, 여긴 진정한 자신을 찾는 곳.”
“헤에...”
“여기서 나가려면 어떻게든 이 많은 책들을 읽어야 해. 뭐,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책이라... 이 많은 책들을 다 읽어야 한다? 확실혀?”
“아마도? 난 꽤 오랫동안 읽고 있었는데 아직 반도 못 읽었어.”
“흐음.”
“요시코짱이 책을 읽지 못하는 건 요시코짱이 게을러서가 아니려나~”
“아니거든!”
“히익!”
“저기 밖에 벽에 박힌 여자의 목소리 들리지?”
“어, 응.”
“뭐라고 하는 지 말해 봐.”
“음, 그러니까, ‘질서를 수호하라.’, ‘가장 큰 선을 섬겨라.’라고 했었는디.”
“그래! 그거! 나한테는 시도때도 없이 이야기한다고. 그런 상황에서 책이 읽힐 수가 있겠어?”
“그건 확실히 좀...”
“그렇지! 너도 그렇게 생각하잖아.”
여기의 요시코짱은 현실과는 아주 조금 다르다.
그 동안 소통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인지, 나의 말 한 마디마디에 반응과 추임새를 넣어준다.
현실에서는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도 힘을 쏟는 탓에 심드렁한 분위기가 있단 말이지.
이렇게 나만 바라봐주는 거, 나쁘지 않다. 좋다.
(중략)
요 며칠간 엄청 잘 정리된 꿈을 꾸었다.
꿈속의 요시코짱은 나를 따라서 다른 사람들이 추천해 준 장래를 고르기로 했다.
그 고집 센 요시코짱의 선택이 이끌어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나도 다른 사람들의 추천을 따랐다.
하지만 나쁘지 않았다, 쭉 함께일 거니까.
개인은 다른 사람들이라는 배경 속에서 살아간다.
항상 그런 거니까 스스로 납득했고, 요시코짱도 납득했다.
상쾌하게 기지개를 펴고 세이신 고등학교로 향했다.
등교하고, 나의 자리에 앉았다가, 하루 수업을 위해 사물함에서 책을 꺼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중한 친구인 루비짱이 자리에 앉는다.
루비짱은...
머리가 검은색이다.
“어? 루, 루비짱?”
“좋은 아침... 아, 머리 염색한 거?”
“응. 그... 집안사정? 그런 거여?”
“...응”
루비짱의 조금 슬픈 웃음이 빛났다.
왜... 왜? 갑자기 어째서?
“어렸을 때에는 마음대로 해도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집안과 나는 너무 다른 모습이니까. 그래서 머리라도 깔끔히 정돈하고 다니려고 해.”
“아, 그, 그렇구나.”
이건...
어쩔 수 없는 건가?
이렇게 되는 것이 맞나?
“요시코짱은 언제쯤 오려나. 루비짱은 연락해 봤어?”
“요시코짱?”
꿈 한 번 꿨다고 현실이 이렇게 되는 것이 맞나?
바뀌어버린 현실이 아니라, 아직 꿈에서 깨어나지 않은 것이 아닐까?
여기서 다시 깨어나면 진짜로 이 악몽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요시코짱이라는 사람이 누구야?”
- 이 악몽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 물론, 탈출할 수 있고말고! 요시코짱!
“...그게 무슨 말이야, 루비짱.”
“하, 하나마루짱 무서워...”
“혹시, 혹시 장난이라면 그만! 이제 2년째 친구니까...”
“아니. 루비, 정말로 몰라...”
“...”
꿈속에서 나오기 직전 요시코짱과 나눴던 대화가 떠오르면서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렸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왜 이게 이렇게?
하루 종일 ‘왜?’ 라는 질문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현실이 대체 어디서부터 바뀐 거지?
마침 수업이 끝났겠다, 곧장 집으로 뛰었다.
집에는 분명 요시코짱의 흔적이 남아있을 것이었다.
앨범
찾았다.
유치원 사진
찾았다.
고등학교 입학식 사진?
없어졌다.
대신 그 자리에는 삐뚤빼뚤 쓰여진 편지가 있었다.
- 나는 마마가 추천해준 선생님이 될 거야! 하나마루짱도 가르쳐줄 수 있게 될게!
내가 추천해 준 선생님이란 미래
어머니가 추천해 준 선생님이란 미래
요시코짱의 눈으로 보는, 세상이 자신에게 줬던 미래
나는 무너지고 말았다.
‘나’는 무너지고 말았다.
는 무너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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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몽어스 유우뽀무
- 러브라이브 본부에 고문 역할로 초대되었다가 자신의 한계와 맞닥뜨리는 치카
- 천사와 악마 요시루비
- 치명적인 전염병에 감염되어버린 유우
- 요시코, 리나의 랩 라이프
쓰고 싶은 건 많은데 9월부터는 또 시간이 없어서 못 쓸 예정.
맛보기(?) 3개 소재 5개 중 1개만 골라보셈.
그럼 그거라도 어떻게든 9월 되기 전에 끝장내봐야지
댓글이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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