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목
- 번역/창작 [SS]니지가사키학원 불러서는 안되는 것을 부르는 동호회 - 6
- 글쓴이
- PRV
- 추천
- 8
- 댓글
- 1
- 원본 글 주소
- https://gall.dcinside.com/sunshine/4167108
- 2021-08-02 14:12:19
※주의 : 나름 공포물이라 불쾌한 묘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열람시 주의 바랍니다.
11시 45분
"시... 시오리코씨? 장난치지 마세요. 하나도 재미 없어요..."
세츠나가 시오리코가 사라진 공간을 향해 그녀의 이름을 불러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세츠나는 지금 눈 앞에서 벌어진 일을 믿을 수 없었다. 사람이 안개처럼 흩어지더니 사라져버리다니,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사실은 홀로그램 장치같은 걸 어디서 구해다 장난을 치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으로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그런건 보이지 않았다.
"시오리코씨, 저 정말 화낼거에요. 장난 그만 치고 얼른..."
"세츠나 선배! 정신 차리세요!"
말을 채 잇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아버린 세츠나를 보고 당황한 카스미가 그녀의 어깨를 부축해 일으키며 말했다. 그런 카스미를 아유무가 의아하다는 눈초리로 바라보며 말했다.
"카스미쨩?"
"네?"
"지금 시오리코쨩이 눈 앞에서 없어졌잖아... 그런데 카스미쨩은 왜 그렇게 침착한거야?"
"네? 그건..."
눈 앞에 있는 시오리코가 진짜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시오리코가 갑자기 그렇게 사라져 버려서 조금 놀라긴 했지만, 카스미는 그다지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 카스미는 오늘 저녁에 있었던 일을 사실대로 말할까 하다 그대로 입을 닫았다. 자신이 생각해도 황당한 이야기였다. 12시까지 남은 시간은 단 15분. 그런 믿을지 믿지 않을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었다. 지금은 진짜 시오리코가 있는 곳을 찾아서, 그녀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혹시... 카스미쨩이 뭔가 한거야?"
"네?"
"아직도 옛날 일 때문에 시오리코쨩이 미운거야? 그래서 없애버린거야?"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에요? 아유무 선배. 카스밍을 의심하시는 거에요? 그럴리가 없잖아요!"
반면 아유무는 방금 일어난 일 때문에 마음이 무너져버렸다. 지금까지 스스로 쾐찮을거라고, 아무일도 없을 거라고 믿으며 불안감을 억눌러왔다. 아유무라고 연이어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이 무섭지 않은 건 아니었다. 애써 침착하려고 노력해봤을 뿐. 그런데 방금, 그 믿음이 눈 앞에서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눈 앞의 모든 것들이 의심스럽게 느껴졌다. 특히, 이상할 정도로 침착한 모습의 카스미는 더 의심스러웠다.
"됐어요! 아유무 선배는 거기 서서 계속 저나 의심하고 계세요! 세츠나 선배랑 둘이서 시오코를 찾으러 갈꺼니까! 가요, 세츠나 선배!"
"저는... 저는 못가요... 이게 진짜일리가 없어요... 그냥 나쁜 꿈을 꾸고 있는 거에요... 눈을 감았다 뜨면... 눈을 감았다가 뜨면..."
카스미는 화난 표정으로 세츠나를 끌어당겨 봤지만, 세츠나는 눈을 감은 채 단 한발자국도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충격적이었다. 세츠나는 항상 무대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선배였고, 아유무는 항상 따뜻하게 대해주는 상냥한 선배였다. 평소에 조금 툴툴거리기는 했지만, 카스미는 내심 두 사람을 존경해왔다. 오늘도 그런 두 사람에게 은근히 기대지 않았더라면 진작에 무너져버렸을 것이었다. 그만큼 든든한 선배들이었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순간에 이렇게 무너져버리다니. 카스미는 스마트폰의 화면을 켜 시간을 확인했다. 어느새 1분이 또 지나있었다. 여기에 세 사람이 멈춰 있는 동안에도,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꿈이 아니라면 어쩌실거에요! 이대로 시오코가 사라져도 상관 없으신건가요?"
"하지만 이게 현실이라면... 저 때문에 시오리코씨는..."
"세츠나 선배가 시오코한테 무슨 잘못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갚아주면 되는거잖아요?"
"..."
"세츠나 선배가 시오코를 찾으면,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도와주면 되는거잖아요? 얼른 같이 가요. 네?"
"...네. 카스미씨 말이 맞아요. 꼴 사나운 모습을 보여서 죄송해요."
세츠나가 어느정도 진정이 됐는지 허리를 숙여 카스미에게 사과했지만, 딱히 사과같은 걸 받을 생각은 아니었다. 충격을 받은 것도 이해 못 할 일은 아니었고, 무엇보다 지금은 시간이 얼마 없었다. 카스미는 퉁명스럽게 '됐어요.'라고 대답하고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하지만 그 때, 아유무가 움직이려는 카스미의 발을 불러 세웠다.
"그런데 시오리코쨩을 사라지게 한 건 카스미쨩 아니야?"
"아, 정말! 맘대로 생각하세요! 어쨌든 시오코를 찾으려면 카스밍을 따라오셔야 되는거 아니에요?"
"...카스미쨩을 믿어도 될까? 엉뚱한 데로 우리를 데리고 가면?"
"어차피 지금 단서는 604호 밖에 없잖아요? 아유무 선배 혼자서 다른 데를 찾아보시던가요!"
"맞아요, 아유무씨. 지금 저희끼리 싸워봤자 시간만 흐를 뿐이에요."
세츠나가 그렇게 말하자, 아유무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히 카스미를 믿지 않는 것 같은 눈치였지만, 카스미로서는 아무래도 좋았다. 어차피 시오리코를 찾으면 풀릴 오해였다. 평소에도 그런 식으로 생각했던건가 싶어 조금 씁쓸하긴 했지만.
604호의 문을 살짝 열자, 붉은 불빛이 안에서 새어나왔다. 안을 살짝 들여다보자, 촛대에 꽃인 두꺼운 양초가 빛을 내고 있었다. 언제부터 켜 놓은 것인지, 양초는 5센치 남짓 남아있었고, 초에서 흘러내린 촛농이 촛대를 타고 내려와 바닥에 찐득하게 늘러붙어 있었다.
"윽, 냄새가..."
먼저 부실에 발을 들인 것은 카스미였다. 카스미는 들어가자 마자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방 안에서는 뭔가가 썩는 냄새 같은 것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바닥으로 눈길을 돌리자, 무슨 주술이라도 했는지 까마귀 같은 것의 사체가 촛대 주위로 동그랗게 둘러져 있었다. 사체는 얼마나 됐는지 가스로 잔뜩 부풀어 있었고, 흘러나온 피는 흰 카펫에 스며들어 검은 무늬를 만들고 있었다.
"끔찍하네요..."
세츠나가 방 안을 둘러보더니 조용히 중얼거렸다. 말 그대로 방 안은 끔찍한 상태였다. 6층에도 학생들이 왔다갔다 할 텐데, 이 방에서 나는 냄새를 아무도 몰랐다니 후각이 얼마나 둔한걸까. 애써 구역질을 참아가며 여기저기를 뒤져봤지만, 수확이라 할 만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 부실 자체에 애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 방 안에 있는 거라고는 책꽂이에 꽂힌 주술이니 흑마술이니 고대의 신이니 하는 음침한 도서 몇 권과 그 옆에 놓인 절연테이프 정도였다.
여기까지 왔는데 정작 아무 단서도 찾을 수 없다니, 허탈함이 몰려왔다. 카스미는 한숨을 내쉬기 위해 무심결에 숨을 들이삼켰다. 그러자 썩은내가 코를 가득 채웠다.
"우읍..."
구역질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청소를 하는 사람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생리적인 반응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카스미는 입을 틀어막고 급히 부실 구석을 향했다. 적어도 썩은 까마귀 시체를 치우는 것 보다는 사람의 토사물을 치우는 게 더 쉬운 일이리라. 카스미는 그렇게 자기합리화를 하며 허리를 숙였다.
"윽... 응?"
목 끝까지 차오른 토사물을 뱉어내기 위해 허리를 숙인 순간, 바닥에 무언가 끌린 것 같은 흔적이 보였다. 카스미는 애써 숨을 참고 신물을 삼켰다. 위액이 식도를 자극해 목이 따끔따끔했다.
"으... 세츠나 선배! 아유무 선배!"
카스미는 쉰 목소리로 세츠나와 아유무를 불렀다. 그러자 단서를 찾기 위해 방 구석을 뒤지던 세츠나와 아유무가 카스미 근처로 다가왔다. 지금은 이 흔적 외에 다른 단서는 없었다. 이 흔적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 길을 따라가는 수 밖에 없었다.
11시 54분
다행히도, 6층 부실을 사용하는 학생들은 그다지 깔끔을 떠는 성격은 아닌 모양이었다. 604호에서 풍기는 기분나쁜 냄새를 못 알아본 시점에서 어느정도는 짐작했지만, 언제 청소를 했는지 6층 복도 바닥에는 먼지가 소복이 쌓여 있었고, 그 먼지 사이로 무언가를 끌고 간 것 같은 흔적이 선명히 남아있었다. 그 흔적은 점점 흐려지더니, 동관과 서관을 잇는 연결통로 앞에서 완전히 끊어져 버렸다. 그 앞은 누군가 이미 청소를 한 모양인지 흔적이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흔적은 여기까지네요."
"세츠나쨩, 어떻게 생각해?"
아유무가 세츠나에게 묻자, 세츠나는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서관은 교실이 있으니까, 서관으로 뭔가를 옮겼다면 아마 학생들이 오전중에 발견했을 거에요."
"그럼 어디로 갔을까요?"
"음... 가장 가능성이 높은건 역시 학생회실이네요."
학생회실은 동관과 서관 사이, 세모난 창문이 난, 밖이 훤히 내다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확실히 서관까지 흔적이 이어지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이 흔적의 종착지는 학생회실 외에는 없었다. 카스미는 스마트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남은 시간은 단 6분 정도. 학생회실을 확인하는 것은 도박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꽤나 확률이 높은 도박이기도 했다. 지금은 학생회실에 남은 시간을 거는, 그 도박을 해보는 수 밖에 없었다.
세츠나가 먼저 학생회실에 도착해 노크를 해 봤지만,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없었다. 아니, 애초에 노크를 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었다. 이런 밤중에 학생회실에 누가 있다고 노크를 한단 말인가? 카스미가 세츠나를 쏘아보며 '누가 있겠어요?'라고 묻자 세츠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러게요.'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문을 열자마자, 세 사람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학생회실의 문 건너편에는 마치 문을 지키기라도 하는 것 같은 사람이, 문을 막고 서서 세 사람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오랜만이네, 나나쨩. 기다리고 있었어."
"코이케 선배...?"
"전부 당신이 한 짓인가요?"
아유무가 찡그린 표정으로 올려다보자, 그녀는 가소롭다는 듯이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우에하라씨였나? 오랜만에 보는 선배를 그런 식으로 째려보다니, 몰랐는데 되게 건방진 애였네."
"지금 그런게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아유무가 그렇게 대답하며 억지로 학생회실로 비집고 들어가보려 했지만 헛수고였다. 체격의 차이도 있었지만, 애초에 근력 자체가 상대가 안됐다. 아무리 힘을 주어 밀쳐봐도 전혀 밀려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가 아유무를 밀쳐내자, 아유무는 크게 뒤로 밀려나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선배... 왜 이런 짓을 하시는건가요?"
"나나쨩도 내 전 학생회장, 마이가 실종됐다는 건 알고 있지?"
"네. 그 때는 농담이라고 하셨지만, 아니었나보네요."
"맞아."
사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을 틈은 없었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대화를 통해 마음을 돌려놓던지, 방심을 하는 사이에 힘을 합쳐 밀쳐내고 안으로 들어가는 수 밖에는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왜 시오리코씨를?"
"아... 미후네였던가? 귀찮게 굴길래 치워버렸어."
"치워버렸다니, 시오코한테 무슨짓을 한거야!"
"뭐야. 1학년? 말하는데 시끄럽게 끼어들지 말고 조용히 있어... 나카스였나? 미후네같은 꼴이 되고 싶어?"
"히익..."
코이케가 카스미를 위협적으로 내려다보며 그렇게 말하자, 카스미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뒷걸음질쳤다. 시오리코를 없애버린게 이 사람인 것 만큼은 확실했다. 그리고 오늘 학교에서 일어났던 이상한 일들도 아마도 이 사람이 한 짓일 것이다. 본인의 이름을 아는 것도 기분이 나빴지만, 시오리코같은 꼴이라니. 말 만으로 끝내지 않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왜 그런 짓을 하시는거죠?"
"그래. 마이가 그렇게 사라지고... 마이를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찾아보려고 도서실을 뒤졌지. 여기 도서관에는 별의 별 책이 다 있으니까.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없더라고."
그 여자는 그 때를 회상이라도 하는지 말을 하다 한숨을 내쉬었다. 세츠나에게는 그런 짧은 순간 조차 아깝게 느껴져 학생회실에 걸린 시계를 힐끔 보려고 했지만, 큰 키에 가려져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그런 세츠나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물었다.
"나나쨩, 뭐 급한 일 있어? 걱정 마. 금방 끝나."
"네. 그럼 얼른 끝내주세요."
"못 본 사이에 많이 버릇이 없어졌네... 뭐 상관없어. 아무튼, 그래서 도서관에서 책을 뒤지다가 그 책을 찾은거야. 세상을 절망에 빠트릴 옛 신에 대한 책을 말이야."
"그게 무슨..."
"나만 절망하고 슬퍼하는건 억울하잖아? 그래서 결심했지. 이 신을 불러내서, 이 빌어먹을 세상을 끝내버리겠다고. 그래서 그 신을 불러내기 위한 의식을 준비했어."
"그게 대체 시오리코쨩이랑 무슨 상관이 있는건가요?"
아유무의 질문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그 여자는 아유무를 무시하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 의식을 치르기 위해서 나는 비공식적으로 학교에 부를 만들었어."
"불러서는 안되는 것을 부르는 동호회... 인가요?"
"맞아.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지. 제일 중요한건 날짜였어. 별들이 제 자리를 찾는 날. 그 날 의식을 치러야했지."
"그게 어제였군요. 카스밍, 뉴스에서 봤어요. 별 들이 일렬로 정렬하는 날이 곧 온다고."
"날짜만 중요한게 아니었어. 또 하나 필요한게 있었어... 공식적인 서류였지."
세츠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무언가 생각이라도 났다는 듯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 놀란 표정은 곧 배신감과 분노가 섞인 복잡한 표정으로 점점 변해갔다.
"그래서 저한테 그런 말을 한 거군요. '무조건 승인도장을 찍어라.'..."
"그래. 그 날은 내가 이 학교를 졸업한 뒤였으니까. 나나쨩한테 미리 작업을 해놨지. 그런데 변수가 하나 생겼어."
"...세츠나쨩이 학생회장에서 물러나고, 시오리코쨩이 회장이 됐을 줄은 모르셨군요."
"맞아. 그런 일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지. 그래도 상관 없었어. 나나쨩한테 확실히 말해놨으니까, 제대로 말을 전해놨을 줄 알았지. 그런데 말이야... 미후네... 그 자식이 서류를 반려했더라고?"
"역시... 시오리코씨는 그런 성격이니까요."
"게다가 의식 중에 부실로 쳐들어오기까지 하고 말이야... 뭐, 그래도 잘 됐다고 생각했어. 세상을 절망으로 뒤덮는 건 실패했지만, 그 주변에 있는 녀석들이 절망하는 건 볼 수 있었으니까."
"당신... 겨우 그런 이유로 시오코를...!"
"그치만, 나나쨩이 올 줄은 몰랐네. 오랜만에 귀여운 후배를 보니까 마음이 약해지는 걸."
코이케는 그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뭔가를 고민하는 듯 하더니, 마치 길을 비켜주기라도 하듯이 문에서 옆으로 물러났다. 그러자 그녀의 등 뒤에 감춰져 있던 시계가 보인다. 시계는 11시 59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좋아. 옛 정을 생각해서 이번 딱 한 번만 봐줄게. 미후네라면 저 쪽 캐비닛 안에 있어. 비밀번호는 알지?"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세 사람은 서둘러 캐비닛을 향해 달려갔다. 학생회장이 서류를 보관하기 위해 가져다 놓은 캐비닛이였지만, 학교의 역사도 짧고 학생회장 전용 서류랄것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보통은 텅텅 비어있었다. 사람 하나 들어가기에는 충분한 공간이 있었다. 세츠나는 떨리는 손으로 다이얼을 돌려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드디어 시오리코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시오리코씨!"
딸깍. 캐비닛의 잠금이 풀리는 소리가 조용한 학생회실에 울려퍼졌다. 세츠나는 시오리코의 이름을 외치며 힘차게 캐비닛의 문을 열어젖혔다. 하지만, 캐비닛 안에는 세츠나가 학생회장을 하던 시절보다는 조금 늘어난 듯한 서류뭉치만이 있을 뿐이었다. 시오리코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당황한 세 사람의 등 뒤로,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날아 들었다.
6편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져서 1편 더 가야될듯
ㅇㅇ | 아직 끝이 아니라니 시오코 살수는있는건가 118.223 | 2021.08.02 14:5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