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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창작 [SS]니지가사키학원 불러서는 안되는 것을 부르는 동호회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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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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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4162622
  • 2021-07-30 17:12:56
 

※주의 : 나름 공포물이라 불쾌한 묘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열람시 주의 바랍니다.


1편

2편

3편

4편





11시 39분



 "시오리코씨! 카스미씨! 괜찮으신가요!?"


 세츠나가 내려간 셔터를 두드리며 소리를 쳐 보지만 건너편에서 대답이 들려오는 일은 없었다. 힘으로 셔터를 들어올리려고 해 봤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전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닫힌 셔터에 귀를 기울이자, 건너편에서 두 사람이 말하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지만, 다행히도 크게 다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큰일이네... 어떻게 위로 올라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이..."


 계단쪽을 바라보며 고민하는 두 사람. 아무리 힘을 줘도 셔터는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자물쇠도 걸려있지 않은데 이상한 일이었다. 아무래도 계단을 통해 올라가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재난대피 교육을 들었을 때 어떻게 엘레베이터를 비상전원으로 돌릴 수는 있다고 들은적은 있었지만, 그런 비상시에는 관리인에게 이야기를 하라고만 했을 뿐이었다. 아마도 학생이 하기는 어려운 일이었겠지.


"501호! 계단강의실이라 6층까지 연결돼 있을거에요!"


 계단강의실. 보통 두 세반의 학생들을 모아놓고 교육을 할 일이 있을 때 사용하는 곳이었다. 아유무도 미니라이브를 할 때에 몇 번 사용해본 기억이 있었다. 5층과 6층에 걸쳐있는 공간이니만큼, 문을 열수만 있다면 그 곳을 통해 6층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세츠나는 서둘러 501호로 발을 움직였다. 하지만, 문고리를 돌려봐도 철컥거리는 소리만 날 뿐 문이 열리지 않았다. 세츠나가 힘껏 문을 두들겨봤지만, 그런다고 잠긴 문이 열릴리가 없었다.


"교무실에 열쇠가 있지 않을까?"

"맞아요! 분명 열쇠가 있을거에요. 아유무씨, 어서 교무실로 가죠!"


 발길을 돌려 교무실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하는 아유무. 세츠나는 그런 아유무의 손을 붙잡고 갑자기 달리기 시작했다.


"세츠나쨩!?"

"시간이 없어요. 빨리... 빨리!"


 스쿨아이돌로서의 활동을 더 오랫동안 한 덕분인지 세츠나는 아유무보다 빠르고, 체력도 좋았다. 그런 그녀에게 붙들려 끌려가고 있는 아유무의 숨이 턱끝까지 차올랐다. 시오리코가 들고 있던 책에 '12시까지'라는 단어 때문일까? 그렇지만 아직 12시까지는 20분도 넘게 남아있었다. 최종 목적지가 604호라고 생각해보면, 이렇게 서두르지 않더라도 시간은 충분했다. 아유무가 생각하기에, 이렇게까지 서두를 이유는 없는 것 같았다. 그 때, 아유무의 머릿속에 도서관에서의 세츠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책갈피를 들고 무언가 생각하는 것 같던 그 모습. 


"헉... 헉... 세츠나쨩. 조금만 천천히..."

"안돼요! 시간이 없어요! 빨리!"

"아직 12시가 되려면 시간이 좀 남았잖아?"

"아유무씨. 혹시 코이케선배, 기억나시나요?"

"코이케...? 전 학생회장?"

"그 분한테 들었던 말... 저 생각났어요!"


 코이케 미치루. 전 학생회장의 이름이었다. 어깨까지 오는 푸른 머리를 뒤로 단정하게 묶은 수수한 스타일의 사람이었다. 조용하면서 어딘지 음침한 분위기 때문에 아유무는 그다지 대화해 본 적은 없었지만, 170cm는 훌쩍 넘어보이는 큰 키에 샤프한 외모를 가지고 있어 후배들 사이에 은근히 팬층이 있었던 기억이 났다. 아유무가 뭐라 다시 묻기도 전에, 세츠나는 멋대로 옛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작년 9월 초



"이걸로 전할 말은 대충 다 한 것 같네. 수고했어, 나나쨩."

"네! 수고하셨습니다! 회장님!"

"후훗, 이제 회장은 나나쨩이잖아?"

"앗! 그렇네요... 이 호칭이 입에 붙어서 저도 모르게..."


 나카가와 나나는 새 학생회장을 뽑는 선거에서 당선되어, 니지가사키학원의 새로운 학생회장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하기 위해 전임 회장에게 인수인계를 받는 중이었다. 보통은 2학년이 3학년으로부터 학생회장을 물려받아 새로운 학생회장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나나가 학생회장이 된 것은, 어찌보면 이변이라고 할 만한 사건이었다. 한 학기동안 서기로서의 업무를 충실히 한 것을 좋게 평가받은 것 같아, 나나는 새로운 학생회장이 되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 학교에 입학한 뒤로 줄곧 '회장님'이라고 불렀기에 그 호칭이 입에 붙어있었지만, 이제는 고쳐야 할 버릇이 되어버렸다.


'20XX년 9월 ~   나카가와 나나'


 역사로 남을 문서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놓는 것은 회장이 되었음을 공식적으로 표명하는 상징적인 일이었다. 뿌듯하게 취임 일자와 본인의 이름을 적어넣은 나나는, 명단을 훑어보다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20XX년 9월 ~ 11월  이와타 마이'


'20XX년 11월 ~        코이케 미치루 (대행)'


"응? 회장... 아니, 선배도 1학년 때 부터 회장을 하셨나요? 그것도 11월부터."

"아... 그거?"


 나나의 질문에 미치루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이걸 말해야할지, 말하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태도가 오히려 궁금증을 끓어오르게 하는 데에다, 취소선이 그어진 대행이라는 표시, 2달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학생회장을 맡은 전임 회장의 기록까지 수상하기 그지 없었다. 말하기 싫은 일이라면 어쩔 수 없었지만, 대답을 듣지 못한다면 궁금해서 밤에 잠들 수 없을 것 같았다.


"이와타 선배... 그 사람, 실종됐거든."

"네?"


 그런데 돌아온 답변은, 나나가 생각치도 못했던 것이었다. 괜한 일을 물은걸까? 그 대답에 되려 미안함에 밤에 잠을 설칠 것 같았다.


"나나쨩, 혹시 그 괴담 알아? '니지가사키 학원에는 불러서는 안되는 것을 부르는 동호회라는 게 있다. 만약 그 동호회에서 서류가 올라오거든, 무조건 허가 도장을 찍고 잊어버려야 한다.' 라는 거."


 게다가 거기에 이어지는 얘기는 더더욱 밤잠을 설치게 할 만한 얘기였다. 나나는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되물었다.


"그런... 괴담이 있었나요?"

"응. 그 선배, 그 서류를 받고선 괴담같은건 거짓말이라면서, 이런 장난을 치는 애들을 혼내줄거라면서 혼자서 조사하러 갔거든."

"...그래서요?"

"그리고 다음날 나타나더니, 주변 사람들한테 자기를 꼭 찾아달라고 영문모를 소리를 하고 다니더라고... 그런데 있지, 그 사람 다음날부터 학교에 안나오기 시작했어. 아무리 전화해도 연락도 안받고."

"..."

"그래서 부회장이었던 내가 회장을 대행한거고. 보통 부회장이 대행을 하면 다음해 회장까지 맡기곤 하거든. 그래서 그 뒤로 지금까지 쭉 내가 학생회장을 한거야."

"앗... 그... 죄송해요... 제가 괜한 걸 물어서."


 나나가 잔뜩 풀이 죽은 표정으로 사과하자, 한참동안 말이 없던 미치루는 갑자기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알고 지낸지 반년정도나 지났는데도 그렇게까지 박장대소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나나쨩, 진짜로 믿는거야? 농담이야, 농담. 그냥, 음... 그러니까... 갑자기 일이 생겨서 먼데로 이사갔어."

"뭐에요! 장난치지 말아 주세요!"

"하핫, 미안미안. 그냥 있는 괴담에 살을 좀 붙여봤는데, 진짜 믿을줄은 몰랐네."

"그럼 괴담은 진짜 있는거에요?"

"응. 뭐... 그렇다더라. 진짜로 실종된 사람이 있다는 소문도 있고. 뭐 그래도 괴담은 그냥 괴담일 뿐이니까, 너무 신경쓰지는 마."

"네..."

"...혹시 모르니까 잊지는 말고."

"네?"

"괴담말이야. 아, 이제 다 끝났지? 그럼 갈게."

"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어요, 선배."


 나나는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그건 그렇고, 그 선배가 그런 장난을 칠 줄은 몰랐다. 평소에는 조용하고 진중한 성격인 사람이었다. 항상 도서실에서 책을 읽고 있어서, 특이하게 생긴 책갈피가 마스코트처럼 통할 정도였다. 저런 면도 있는 사람이었구나. 나나는 그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겼다. 




"왜... 왜 그냥 잊어버렸던걸까요? 왜 진작에 생각해내지 못했던걸까요?"

"세츠나쨩..."


 이야기를 하는 사이, 어느새 두 사람은 교무실의 열쇠함 앞에 도착해 있었다. 세츠나는 아유무가 비춰주는 랜턴의 빛에 의지해 다급한 손길로 열쇠함을 뒤지고 있었다. 얼마지나지 않아, 원하던 열쇠를 찾았는지 세츠나는 아유무를 향해 돌아섰다. 흰 랜턴의 빛에, 세츠나의 눈에서 흘러나온 눈물이 반짝이고 있었다.


"저 때문이에요... 제가 조금만 더 일찍 기억해냈으면... 위험할수도 있다는 걸 진작에 알렸더라면..."

"세츠나쨩, 괜찮아. 심호흡하고 좀 진정하자. 응?"

"진정할수가 없어요! 도서실에서 코이케 선배의 책갈피를 보고... 걱정이 끊이질 않아요! 시오리코씨한테, 아유무씨한테, 카스미씨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기라도 하면... 저는, 저는 어떻게 해야하죠? 저 때문에 그런..."


 세츠나의 몸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분명 자책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리라.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괴담은 괴담일 뿐이고, 그딴 것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몇 없을테니,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세츠나의 탓이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유무는 떨리는 세츠나의 몸을 껴안고, 등을 두드리며 위로해주었다.


"괜찮아. 세츠나쨩. 괜찮아. 괜찮을 거야. 아무 일도 없을거야..."

"흑... 흐윽... 아유무씨... 저... 어떡하죠?"

"괜찮아... 괜찮을거야... 괜찮아..."


 애써 침착한 척을 하고 있었지만, 아유무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학교에서 벌어진 이상한 일들은, 형체 없는 괴담에 살을 붙여주고 있었다. 어쩌면 그냥 괴담일뿐인 것이 아닐지도 몰랐다. 그런 상황에서 실종된 사람이 있었다는 뜬소문은, 그녀에게도 무겁게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 상황에 자신마저 무너져버린다면 이젠 전부 끝일지도 모른다는 자각이 있었다. 괜찮아. 괜찮을거야. 끝없이 반복되는 위로의 말은, 세츠나에게 전하는 것일 뿐만이 아니라, 아유무 자신에게 거는 주문이기도 했다.



11시 40분



"카스미씨...?"


 갑자기 강하게 손을 뿌리쳐진 시오리코는 그대로 굳은 채 움직일 수 없었다. 벽에 부딪힌 손이 찌릿찌릿 아파오고 있었지만, 지금 그런걸 신경쓸 때가 아니었다.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기분을 푼 것 같았는데, 대체 뭐 때문에 갑자기 태도가 바뀐걸까? 카스미 나름대로의 사정은 있었지만, 시오리코로써는 그 사정을 짐작하기도 어려웠다.


"너... 내 이름도 부르지 마!"

"카스미씨... 갑자기 왜..."

"진짜 시오코는 어떻게 한거야!?"

"진짜라뇨? 저는..."

"으...!"


 카스미는 이를 꽉 물고 낮은 신음을 흘렸다. 아무래도 저 가짜 시오리코는 순순히 사실을 말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렇게 시간을 보내봐야 아무 의미가 없었다. 12시까지... 이럴때에는 꼭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것 같았다. 제한시간이 다가오기까지는 20분 남짓한 시간만이 남아있었다. 자신이 진짜 시오리코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진상을 알아내야만 했다. 일단은 가짜를 이용하는 수 밖에 없었다.


"앞장서."

"네?"

"앞장서라고!"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가짜 시오리코를 등 뒤에 두는 것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같이 다니는 것 자체가 위험하기는 했지만, 적어도 눈 앞에 있으면 대응하기는 편했다. 뒤에서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르는 일이었으니까. 한편, 시오리코는 일단 카스미의 말에 따르기로 했다. 지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여기서 입씨름을 해봐야 아까운 시간만 흘러갈 뿐이었다. 아유무와 세츠나가 아래에서 뭘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떻게든 합류한다면 카스미가 조금이라도 진정해 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시오리코는 6층을 향해 계단을 하나하나 밟고 올라갔다. 6층이 다가올 수록, 아까 보았던 기분나쁜 복도의 환상이 떠올라 속이 더부룩해졌다. 남은 계단 수를 세면 조금이라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을까? 시오리코는 6층까지 남은 계단의 수를 세기 시작했다. 5... 4... 3... 2... 1...


 0.


 6층에 도착한 시오리코는 갑자기 몰려오는 두통에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머리속으로 이상한 장면들이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또 환각일까? 아니, 지금 시오리코의 머리속에 떠오르는 장면들은 환각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이 잊어버리고 있었던 어젯밤의 기억이었다.



전날, 10시 15분.




 시오리코가 604호의 문을 다시 한 번 두드리자, 끼이익하는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문이 스르륵 열렸다. 오랫동안 열리지 않았던걸까? 그렇다면 이상한 일이었다.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기름칠도 하고 있는데, 오랫동안 열리지 않았던 문이 있다니. 문이 열리자, 안에서 키가 큰 여자가 시오리코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시오리코 역시 작은 키는 아니었지만, 그런 그녀보다 한 뼘은 커보이는 사람이었다. 전학생인지 학교에서 본 적 없는 얼굴이었다.


"안녕하세요."

"누구?"

"학생회장인 미후네 시오리코라고 합니다. 혹시 토가미 쿠도루씨 되시나요?"


 그 이야기를 들은 여자는 코웃음을 치더니 '니가 학생회장인 미후네 시오리코구나?'라고 기분나쁜 어조로 되물었다. 예의도 없고, 불쾌한 여자였다. 빨리 대화를 마치고 돌아가려고 시오리코가 말을 하려던 참이었다. 갑자기 머리에 통증이 느껴지더니, 어느새 자신이 땅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머리채를 붙잡혀 땅바닥으로 내쳐친 모양이었다. 갑자기 닥쳐온 불합리한 폭력에 시오리코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지금 뭐하시는..."

"닥쳐."

"윽...!"


 여자는 시오리코의 말을 끊더니 발로 뒷목을 밟아 그녀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막았다. 시오리코의 얼굴이 자연스레 들려졌다. 그러자 죽은지 몇 일은 됐는지, 가스로 가득차 잔뜩 부풀어오른 동물의 시체가 눈에 들어왔다. 시오리코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그대로 얼어붙어버렸다. 그리고, 몸 위에서 들려오는 테이프를 뜯는 소리, 아무래도 자신을 묶으려는 모양이었다. 시오리코는 힝껏 저항해봤지만, 체격의 차이를 극복할 수는 없었다.


"너는 모르겠지만, 난 너한테 원한이 있거든."

"토가미씨!"

"토가미? 내 이름은 토가미가 아냐.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은 니가 입부를 거절했잖아? 잊었어?"

"그럼 당신은..."

"내 이름이 궁금해? 뭐... 마지막으로 만날지도 모르는 사람이라 이름이라도 듣고 싶은건가?"

"마지막이라니, 지금 뭘 하시려는 거... 읍! 으읍!"


 그 여자는 시오리코의 팔다리를 결박하더니, 테이프를 한장 더 뜯어 그녀의 입을 막아버렸다. 시오리코는 막힌 테이프 사이로 열심히 소리를 쳐 봤지만, 아무도 없는 학교에 그 소리를 들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내 이름은 코이케 미치루야. 맘껏 저주하던지 해. 안 무서우니까."

"읍! 으읍!"


 자신의 이름을 코이케라 밝힌 그녀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는 시오리코를 끌고 학생회실로 향했다. 학생회실로 향하는 동안 뭐라뭐라 지껄여댔지만,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적어도 일본어로 말하고 있는게 아니라는 것 만은 확실했다. 코이케는 학생회실에 도착하더니, 학생회장이 서류를 보관하기 위해 구비해둔 캐비닛에 시오리코를 던져넣었다. 그리고선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된 시오리코의 얼굴을 보고선 유쾌하다는 듯이 웃었다.


"표정 보기 좋네. 공포에 잔뜩 질린 표정... 그 표정이 보고싶었어."

"으읍!"

"그래도 좀 불쌍하긴 하네. 좋아. 나는 관대한 학생회장이었으니까. 우리 게임 하나 할까?"


 사람을 이 꼴로 만들어놓고 무슨 게임이란 말인가. 시오리코는 발버둥을 쳐 보려고 했지만, 어찌나 강하게 결박했는지 몸이 전혀 움직이질 않았다.


"내일 12시까지, 널 찾을 수 있는 찬스를 줄게. 찾으려는 사람이 있다면 말이지만."

"읍..."

"그치만 그러면 내가 너무 불리하잖아? 조건은... 그래. 니가 여기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니 입으로 밝히면, 이 게임은 끝이야. 그리고, 또 한가지. 너는 6층 이후로는 움직일 수 없어. 알겠지? 잘 해봐."


 문이 닫히고, 시야가 어둡게 물들었다. 정신을 차리니, 시오리코는 6층 입구에 주저앉아 있었다. 뒤를 돌아보자, 카스미가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오리코의 얼굴은 마치 그때처럼 땀과 눈물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시오코...?"


 카스미가 무의식적으로 시오리코의 이름을 불렀다. 가짜라고 생각해 이름을 부르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 얼굴을 보니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다.


"카스미씨... 저... 저..."

"카스미씨! 시오리코씨!"


 멀리에서 세츠나와 아유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쪽을 바라보자, 두 사람이 교실 문을 열고 나와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시오리코는 자신의 의식이 희미해져가는 것을 느꼈다. 저는 학생회실에, 캐비닛에 갇혀있어요! 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마지막 말이 머리속에서 멤돌았다. 어디에 있는지 본인의 입으로 밝히면 게임은 끝난다. 그 게임이 끝나면, 자신은 대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시오리코쨩!"

"시오코!"


 세 사람이 점점 그 모습이 희미해져가는 시오리코를 향해 슬로우모션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고 있었다. 시오리코는 본능적으로 본인에게 마지막 한 마디를 건넬 시간만이 남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저를... 저를 꼭... 찾아주세요..."


 그 한 마디만을 남기고, 시오리코는 형체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세 사람은 시오리코가 사라진 자리를 망연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 때, 세츠나의 머리속에 옛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자신을 찾아달라는 이상한 말을 남기고 사라진 선배의 이야기. 그리고 이사를 갔다는 말을 하기 전에 이상할 정도로 뜸을 들이던 전 학생회장의 모습. 시오리코는, 그녀의 눈 앞에서 그대로 실종되어버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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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다 써간다

그뤼에페 선추후감 2021.07.30 17:13:16
2학년조아 웜마 머가 어케되가는거여 빨리 다음편 주세요 ㄷㄷ - dc App 2021.07.30 17:19:58
샹샹레코 와.. 2021.07.30 17:20:54
ちぃずlove 와 미쳤다 개재밌어 2021.07.30 17:3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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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3173 일반 알라딘 아이 존나고잉 네소 하나남았다 2 아유뿅 2021-08-16 0
4193172 일반 구소쿠무시 가머임? 15 완도폭격기 2021-08-16 0
4193171 일반 렌이 가끔씩 얼굴 보일때마다 행복하더라 1 사자치카 2021-08-16 0
4193170 일반 스미레나 란쥬나 같은말을 했는데 4 ㅇㅇ 106.101 2021-08-16 0
4193169 일반 구소쿠무시 노래 멜로디가 익숙해 3 강일한 2021-08-16 0
4193168 일반 모찌 3인방 6 센터는시즈쿠 2021-08-16 1
4193167 일반 이제 리엘라 하면 구소쿠무시밖에 안떠올라서 10 ㅇㅇ 2021-08-1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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