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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창작 [SS]니지가사키학원 불러서는 안되는 것을 부르는 동호회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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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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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4159064
  • 2021-07-27 15:00:14
 

※주의 : 나름 공포물이라 불쾌한 묘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열람시 주의 바랍니다.


1편

2편


10시 35분




 2층의 방화셔터를 열고 3층으로 올라가자, 역시나 예상대로 4층으로 올라가는 길 역시 셔터로 가로막혀져 있었다. 같은 일이 몇 번이고 반복되니, 이제는 무섭다기 보다는 짜증이 치밀어 오를 정도였다. 3층에도 뭔가 힌트가 될 만한 소리가 없을까 귀를 기울여봤지만, 불 꺼진 복도는 그저 적막할 뿐이었다.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아 시오리코는 그저 막막할 따름이었다. 그 감정이 얼굴에 드러났는지 아유무는 시오리코의 안색을 살피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이 갑자기 손뼉을 짝 치면서 말을 꺼냈다.



"잠깐 쉬었다가 가는게 어때?"

"쉬었다가요?"

"응. 우리 부실에서 잠깐 쉬었다 가자. 다들 밤중에 돌아다니느라 지쳤을테니까. 어때?"



 아유무의 말을 듣고 보니, 시오리코는 동관 3층에 스쿨아이돌 동호회의 부실이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그제서야 한참을 쉼없이 돌아다닌 다리에 피로가 몰려오는 것 같았다. 아무리 평소에 단련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언제까지고 쉬지 않고 돌아다닐 순 없는 일이었다. 궁상맞게 계단에 걸쳐앉아 쉬느니 친숙하고 편안한 부실에서 잠깐 피로를 풀고 가는 게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생각이네요! 잠깐 쉬었다가죠!"

"카스밍도 찬성이에요. 하아... 완전 지쳤어요."

"시오리코쨩은?"



 세 사람의 시선이 시오리코에게 모인다. 마음 속 어딘가 불안한 마음은 있었다. 서두르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기분도 있었다. 하지만 잠깐이라면, 잠깐이라면 쉬었다 가더라도 늦지는 않을 것 같기도 했다. 시오리코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3층의 복도는 빛 한점 없이 어두웠지만, 네 사람은 랜턴의 불빛에 의지해가며 헤메는 일 없이 부실을 향해 나아갔다. 벌써 몇 번이나 왔다갔다 했던 길이다. 랜턴조차 없는 상황이라도 헤메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어느새 그 들의 눈 앞에 카스미의 글씨로 쓰여진 스쿨아이돌 동호회의 팻말이 보였다. 시오리코가 부실의 문 손잡이를 돌리자,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분명 하교를 하며 문을 잠그고 갔을 텐데, 문은 잠겨있지 않았다. 하지만 네 사람 중 아무도 그것을 지적하는 사람은 없었다. 학교에서 이어진 이상한 일 들은 그 만큼이나 그들의 정신을 갉아먹고 있었다. 시오리코는 살짝 열린 문 틈으로 랜턴을 비추어 부실 안을 슬쩍 훑어봤다. 평소와 다르지 않은 익숙한 모습이었다.



"아무 것도 없네요."



 시오리코가 그렇게 말하자, 세츠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다행이다... 어서 들어가죠."



 부실에 들어가자 따뜻한 공기가 그들을 맞이했다. 8월 말이였지만 요즘 밤은 이상할 정도로 서늘했다. TV에서는 이상 저온이니 어쩌니 했지만 열대야의 무더운 밤 보다는 서늘한 쪽이 나았기에 딱히 불만을 가지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부실은 늦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덥혀놓은 공기가 아직 완전히 식지는 않았는지, 딱 포근하다고 느낄 정도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익숙한 향기, 그리고 포근한 공기. 잔뜩 얼어붙은 심장이 조금은 녹아내리는 느낌이였다.

 네 사람은 서둘러 각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폭신한 의자에 앉자, 냉장고의 모터에서 들려오는 웅웅거리는 백색소음에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각 부실에는 하나씩 비상전원이 주어져 있었다. 가끔 IT 계열 동호회에서는 서버같은 것을 연결해 놓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냉장고를 연결해놓곤 했다. 스쿨아이돌 동호회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 부실의 비상전원에도 냉장고가 연결되어 있었다. 특히 여름의 연습에는 열사병 방지를 위해서라도 얼음물이 꼭 필요했기에, 냉장고는 24시간 돌아가야만 하는 존재였다.


"차라도 마실래?"


 아유무는 한참을 의자에 기대서 쉬더니, 갑자기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그치만 물은 어떻게 끓이려구요?"

"냉장고... 잠깐 정도라면 뽑아도 괜찮지 않을까?"

"저는 좋아요! 분명 따뜻한 차를 마시면 몸도 마음도 진정될테니까요. 도와드릴게요!"

"아냐아냐! 세츠나쨩은 앉아서 쉬고 있어도 괜찮아. 어려운 일도 아닌데 뭐."



 아유무는 급하게 손을 내저으며 일어나 냉장고 쪽으로 가더니, 작은 냉장고의 문을 열고 생수를 꺼내들었다. 주전자에 물을 따르는 소리가 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냉장고의 웅웅거리는 소리가 멎었다. 그리고 삑삑거리는 전자음이 몇 번 들리고, 핫플레이트의 냉각장치가 돌아가는 시끄러운 소리가 그 뒤를 이었다. 잠시 그 소리를 들으며 쉬고 있었더니, 곧 아유무가 쟁반 하나를 들고선 돌아왔다. 쟁반 위에는 티백이 담긴 찻잔 네 개와, 끓는 물이 담겨있는 주전자가 올려져 있었다.


  쪼르르르륵...


 주전자를 기울이자, 찻잔에 따뜻한 물이 옮겨지며 기분 좋은 소리가 울려퍼진다. 시오리코가 아유무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잔을 입에 가져다 대자, 따뜻하게 피어오르는 김이 코를 간질인다. 향긋한 홍차의 향에 섞인 달콤한 베리류의 향에 기분이 좋아졌다. 이번에 엠마가 스위스에 다녀오면서 가지고 왔다는 더블 베리 인퓨즈드 티? 같은 복잡한 이름의 그 차인 모양이었다. 씁쓸한 차를 목 뒤로 넘기면, 딸기와 블루베리의 희미한 잔향을 입 속에 남기는 맛있는 차였다.

 시오리코는 차를 마시는 동안 누군가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 같은 시선이 느껴져 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카스미였다. 시오리코와 눈이 맞자, 카스미는 뭐가 좋은지 베시시 웃었다. 다행이었다. 계속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기에 뭔가 화나게 한 일이라도 있는지 걱정했는데, 어느정도 기분이 풀린 모양이었다. 시오리코도 카스미를 따라 웃어보였다. 그러자 카스미는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뭔가를 꺼내들었다.



"맞다, 맞다. 카스밍, 오늘 집에서 특제 콧페빵을 가져왔어요~ 귀여운 카스밍이 구운 빵이니까 분명 차랑 같이 먹으면 맛있을 거에요. 앗, 차가 없어도 맛있지만요!"



 그렇게 말하며 카스미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비닐에 싸인 빵을 내어주었다. 투명한 비닐 랩에 싸인 잘 구워진 빵을 보자, 잊고 있었던 허기가 몰려오는 느낌이었다. 시오리코는 비닐을 뜯어 카스미의 빵을 한 입 베어물었다. 반으로 갈라진 빵 사이에는, 묵직한 커스타드 크림이 들어있었다. 하지만 크림 사이에 알알히 박혀있는 레몬 제스트의 상큼한 향이 버터의 느끼함을 착실히 잡아주고 있어서인지, 느끼하다기 보다는 산뜻하다는 느낌이었다. 빵을 삼키고 차를 한모금 들이키니, 입 속에 남아있는 약간의 기름기를 따뜻한 차가 씻어 내려주는 것 같았다.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하아... 홍차... 들어스며요..."

"아, 세츠나쨩. 그거 이번에 방송하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대사지?"

"아유무씨도 그 신작 애니에 관심 있으신가요!!?"



 시오리코가 반대편을 보니, 세츠나가 아유무의 손을 붙잡고 신작 애니메이션의 얘기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카스미는 어느새 부실에 놓인 노트북을 열어 스쿨아이돌의 노래를 틀고 있었다. 조금 어둡다는 것 만 빼면 평소의 부실과 다를 것 없는 모습이었다. 갑자기 비일상에서 일상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 따뜻한 차 때문일까, 아니면 빵을 먹어 배가 부른 탓일까, 그것도 아니면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안도감 때문일까. 시오리코는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저기... 카스미씨..."

"응?"

"이런 말씀 드려서 죄송하지만, 눈 좀 붙여도 될까요? 한 10분정도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10분만 잘 생각은 없었다. 이제는 아무래도 좋았다. 여기 이 따뜻한 부실에서 아침이 될 때까지 구조를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무섭고 이상한 일과 마주하는 건 지쳤다. 어디 있는지도 모를 열쇠를 찾아 헤메는 일도 지긋지긋했다. 이 포근한 부실이, 마치 자기 집 같이 익숙하고 안락한 부실이 다 내려놓고 쉬었다 가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이대로 잠들면, 이 일상이 내일 아침까지 이어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응. 알았어. 10분 뒤에 깨워줄게."



 카스미는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웃으며 알겠다고 대답했다. 사실 카스미의 생각도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시원스레 대답은 했지만, 진짜로 깨워줄 생각은 전혀 없는 것 처럼 보였다. 시오리코는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하지만 이상한 일이었다. 눈을 감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게 정상이었다. 그런데 시오리코의 눈 앞에는, 아까 보았던 기괴한 복도가 늘어서 있었다. 자신의 의사와 관계 없이, 몸은 복도를 천천히 걸어나간다. 복도의 바닥이 신발에 달라붙어 찌걱거리는, 기분나쁜 소리를 낸다. 시오리코는 자신의 몸이 멈춰선 것을 느꼈다. 눈 앞에 놓여 있는 것은, 굳게 닫힌 604호의 문이었다. 서류상으로는 공실이었으니, 당연하게도 명패는 비어있었다. 부실을 구하려는 신규 동호회가 늘어서 있는데 공실이 있다니, 이상한 일이었다. 똑똑. 문을 두드려 봤지만 대답은 없다. 아무도 없는 걸까?



 "아무도 안 계신가요?"



 그녀의 입이 제멋대로 목소리를 낸다. 여전히 건너편에서는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정말로 아무도 없는건지 확인하기 위해서인지, 시오리코는 문에 귀를 가져다 댔다. 그러자 그 안에서, 낮은 목소리의 여자가 알 수 없는 말로 혼잣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Ph'nglui mglw'nafh Cthulhu R'lyeh wgah'nagl fhtagn. Ph'nglui mglw'nafh Cthulhu R'lyeh wgah'nagl fhtagn. Ph'nglui mglw'nafh Cthulhu R'lyeh wgah'nagl fhtagn. Ph'nglui mglw'nafh Cthulhu R'lyeh wgah'nagl fhtagn..."



 누군가 방 안에 있는게 틀림 없었다. 게다가 의도적으로 노크하는 소리를 무시하고 있다. 시오리코는 미간을 찌푸리며 아까보다 조금 더 강하게 문을 두드렸다. 어느샌가 604호의 문은 이상한 문양이 그려진 담홍색의 육중한 철문으로 바뀌어 있었다. 문이 서서히 열리고, 문어의 다리를 닮은 촉수가 스멀스멀 기어나왔다. 시오리코는 깜짝 놀라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얼어붙었다. 할 수 있는 일은 눈을 꼭 감는 것 뿐이었다. 촉수가 그녀를 감싸 문 안쪽으로 끌어들이려는 그 때였다. 누군가가 소맷자락을 끌어당겼다. 눈을 살짝 뜨고 그 쪽을 바라보니, 카스미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기, 시오코. 이상한 소리 안나?"



 시오리코는 주변을 둘러봤다. 핫플레이트는 이제 충분히 식었는지 팬이 돌아가는 시끄러운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카스미의 노트북에서는 더 이상 노래가 흘러나오지 않고 있었다. 세츠나와 아유무의 대화는 어느샌가 끊겨 있었다. 그 정적 사이로, 툭, 툭, 툭... 물방울이 플라스틱 천장을 때리는 듯 한, 이상한 소리가 퍼지고 있었다. 구름이 잔뜩 끼더니 비가 오는걸까? 창 밖을 바라보니 비가 오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방 안에서 소리가 나는 것 같아 소리가 나는 쪽으로 랜턴을 비추니, 천장에서 물방울이 방울져 떨어지고 있었다. 랜턴의 빛을 물방울을 따라 천장쪽으로 올린 시오리코는 비명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윽!"

"누... 누가 이런 짓을..."



 툭, 툭, 툭. 물방울 소리를 따라 방 안에 공포가 퍼진다. 천장에 있는 것은 칼 한자루. 그리고 칼에 의해 천장에 고정되어 있는 작은 동물의 사체. 쥐? 새? 그것은 원래는 털이 달린 작은 동물이라는 것 외에는 알 수 없을 정도로 보기 흉하게 뭉개져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서 흘러나온 피가 칼 손잡이에 맺혀, 한 방울 씩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바닥으로 다시 빛을 옮기자 피웅덩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핑크색 열쇠고리가 달린 열쇠가 랜턴의 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떨리는 손으로 열쇠를 줍기 위해 허리를 숙인 시오리코는, 다시 한 번 비명을 삼킬수 밖에 없었다. 피웅덩이 안에는, 한 장의 사진이 천장에서 떨어지는 핏방울을 맞으며 시끄러운 소리를 내고 있었다. 자신의 얼굴이 찍혀있는 사진이.



"헉... 허억..."



 가빠지는 숨을 골라보려 애를 써 보지만, 마음대로 쉽게 되지 않았다. 지금은 제정신을 유지하고 서 있는 것조차도 힘들었다. 이제는 서늘한 바닷바람에 식어버렸는지, 더 이상 부실은 따뜻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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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물을 잘 안봐서 제대로 쓰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네.

일단 어떻게 결말을 지을지는 떠올라서 계속 쓰고 있기는 한데 그 판단 때문에 네 머리는 터지리라 당하는 중


yoha 2021.07.27 15:01:18
게릴라뮤즈 2021.07.27 15:22:21
게릴라뮤즈 SAN치…핀치… 2021.07.27 15:28:32
2학년조아 영화 그레이브 인카운터 생각나네 재밌다 2021.07.27 16: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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