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라이브 선샤인 마이너 갤러리 저장소

카논「음...」

쿠쿠「뭘 그렇게 고민하는 겁니까? 카논씨」

카논「아, 쿠쿠쨩」

카논「어떻게 하면 스쿨 아이돌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중이었어」

쿠쿠「카논씨, 얼마 전에 하라주쿠 한가운데서 노래하지 않았습니까?」

카논「아니,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그거보다 더 기본적인 이야기」

쿠쿠「기본? 카논씨, 혹시 노래는 해도 댄스는 못 하는 겁니까?」

쿠쿠「쿠쿠도 댄스 못 하니까 괜찮습니다!」반짝반짝

카논「그거, 그렇게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해」

카논「노래나 댄스보다도 기본적인 거」

쿠쿠「스쿨 아이돌에 노래나 댄스보다도 기본적인 게 있습니까?」

카논「바로 학교의 허가야!」

쿠쿠「아... '스쿨' 아이돌인 만큼입니까」

카논「그래! 지금 우리가 아무리 스쿨 아이돌을 하고 싶다고 해도」

카논「그 하즈키 렌이라는 사람이 반대하면 의미가 없다는 거야!」

쿠쿠「하즈키... 그게 누굽니까?」

카논「쿠쿠쨩, 기억 못 하는 거야?」

카논「포니테일을 한 이렇게 생긴 사람인데」흉내

쿠쿠「아, 재수없는 사람!」

카논「첫인상이 그랬으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쿠쿠「쿠쿠는 그 사람, 불편합니다」

쿠쿠「쿠쿠 웃었습니다! 고양이입도 했습니다!」

카논「그때 쿠쿠쨩, 귀여웠지」

쿠쿠「하지만 그 사람은 저한테 쌀쌀맞게 굴었습니다! 재수 없습니다!」

쿠쿠「꼭 그 사람의 허가가 있어야만 하는 겁니까?」

카논「음... 몇 가지 다른 방법이 있으려나」

카논「우선 첫 번째, 다른 곳에서 인지도를 쌓고 온다」

카논「인지도를 쌓은 다음이라면 학교 평판이 나빠진다거나 하는 말은 못 하겠지」

쿠쿠「다른 곳?」

카논「하라주쿠는 버스킹 명소니까」

쿠쿠「아! 쿠쿠 그런 거 압니다! 옆 나라에 볼빠는 흡혈귀라는 2인조 밴드 같은 거 말입니까?」

카논「볼에서 빠 까지만 맞잖아! 심지어 이미 해체했다고!」

쿠쿠「뜻이 통하면 된 겁니다」으쓱

쿠쿠「아무튼 그런 느낌이라는 겁니까?」

카논「그러면 내가 기타에 쿠쿠쨩이 보컬인가」

쿠쿠「그, 그건 싫습니다!」

쿠쿠「멋진 목소리를 가진 사람인 카논씨는 노래해야 합니다!」

카논「부끄럽다구, 계속 그렇게 부르면」///

카논「아무튼, 그럼 내가 기타랑 보컬...」

쿠쿠「그런데 카논씨, 지금 막 떠오른 게 있습니다」

카논「뭔데?」

쿠쿠「세상에서는 그런 걸 인디 밴드라고 하지, 스쿨 아이돌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쿠쿠「쿠쿠가 하고 싶은 건 스쿨 아이돌입니다」

카논「...생각해보니까 진짜 그렇네」

카논「그럼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자...」

쿠쿠「음... 이사장님께 가서 직접 담판을 짓는다?」

카논「허들이 오히려 올라갔는데?!」

쿠쿠「학생회장이 반대할 땐 이사장님께 가라!」

쿠쿠「전설의 스쿨 아이돌 뮤즈도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카논「뮤즈가 그렇게 시작했다니 믿음이 가기는 하지만...」

쿠쿠「호노카씨는 그렇게 학생회장의 반대를 누르고!」

쿠쿠「오히려 학생회장을 세력에 흡수!」

쿠쿠「2학기가 되어서는 정권을 인계받았습니다!」

카논「그렇게 말하니까 정치계의 암투 같잖아!」

쿠쿠「그래서, 어떻습니까?」

카논「나한테는 호노카씨 수준의 추진력은 없고...」

카논「애초에, 호노카씨도 코토리씨가 없었다면 이사장실에 발도 못 붙이셨을 거 같은데」

쿠쿠「코토리씨? 미나미 코토리씨가 이사장과 관계가 있습니까?」

카논「쿠쿠쨩, 몰랐어?」

카논「오토노키자카는 미나미가에서 이사장을 맡고 있단 말이야」

쿠쿠「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거군요!」

카논「그리고 지금 우리 학교 이사장은 누구지?」

쿠쿠「하즈키... 아」

카논「이 방법은 포기하자...」

쿠쿠「다른 방법은 없습니까?」

카논「허가를 받지 않고 일단 질러 본다」

쿠쿠「걸리면 정학입니다」

카논「멤버를 잔뜩 모아서 단체로 설득한다」

쿠쿠「며칠 째 모아 봤지만 저희 둘뿐입니다」

카논「아예 다른 학교로 가 버린다... 역시 이건 아니지」

쿠쿠「그겁니다! 쿠쿠, 번뜩였습니다!」

카논「???」

쿠쿠「카논씨, 저와 함께 자퇴서를 쓰러 가는 겁니다!」

카논「자, 잠깐 쿠쿠쨩!」

쿠쿠「쿠쿠한테 맡기는 겁니다!」

~~~~~~~~~~~~~~~~

학생회실 앞

카논「쿠쿠쨩, 다시 생각해보자」

카논「설마 진짜 자퇴할 건 아니지?」

쿠쿠「물론 아닙니다!」

카논「...에?」

카논「그럼 이 자퇴서는?」

쿠쿠「카논은 벼랑 끝 전술이라는 말을 알고 있습니까?」

카논「벼랑 끝 전술?」

쿠쿠「협상이 도저히 진전이 안 될 때」

쿠쿠「그런데 심지어 상대가 더욱 우월한 위치에 있을 때」

쿠쿠「그럴 때 자신을 극한에 몰아넣음으로써 오히려 협상에서 우위를 가져오는 전술입니다」

카논「아니, 전혀 이해가 안 되는데」

쿠쿠「쉽게 말해서 너 죽고 나 죽자인 겁니다」

쿠쿠「스쿨 아이돌 활동을 허락해 주지 않는다면 자퇴해 버리겠다! 이런 겁니다」

쿠쿠「그러면 학생회장은 곤란해져서 스쿨 아이돌을 허락해 줄 겁니다!」

쿠쿠「뭐, 실제로는 자퇴할 생각은 털끝만치도 없지만 말입니다」

카논「잠깐잠깐잠깐」

쿠쿠「왜 그러는 겁니까, 카논씨」

카논「아니,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 보자」

카논「우리가 자퇴를 하면 학생회장이 왜 곤란해지는데?」

카논「이건 너 죽고 나 죽자가 아니라 나만 죽는 거라구!」

쿠쿠「그건 들어가시면 압니다! 저를 믿으십시오!」

카논「완전 사기꾼이잖아! 싫어!」

카논「일단 집에서 난리가 날 거고!」

카논「나도 고등학교 수험을 한 번 더 치고 싶지는 않단 말이야!」

쿠쿠「다 생각이 있단 말입니다!」

카논「싫~어~!」

벌컥

렌「누구인가요, 복도에서 이렇게 시끄럽게 구는 건」

카논「아」

쿠쿠「아! 재수없는 사람!」

렌「재수없는 사람? 저 말인가요?」

카논「자, 잘못 들었겠지~ 우리는 그럼 이만...」

렌「설마, 또 스쿨 아이돌 활동을 허가해 달라는 겁니까?」

쿠쿠「바로 그 설마입니다!」

렌「제가 허가하지 않으리라는 건 알고 계시겠죠?」

쿠쿠「그래서 쿠쿠도 협상 재료를 준비해 왔습니다!」척

렌「자퇴서?」

쿠쿠「스쿨 아이돌을 허가해 주지 않으면 자퇴해 버릴 겁니다!」

렌「...」어이없음

쿠쿠「보십시오, 카논씨! 당황하고 있습니다!」

카논「저건 말문이 막힌 거라고!」

렌「하아... 일단 들어와서 얘기하시죠」

카논 (...검정고시라도 준비해야 되나)

~~~~~~~~~~~~~~~~~~

학생회실

렌「홍차는 좋아하시나요?」

쿠쿠「쿠쿠는 밀크티가 좋습니다!」

카논「여, 역시 저는 나갈게요...」

렌「시부야씨도 자퇴서를 가져오지 않았습니까」

카논「그건 분위기에 휩쓸려서...」

렌「역시 진지하게 생각하신 건 아니군요」

렌「자, 쿠쿠씨도 차부터 마시고 머리를 식히시죠」

쿠쿠「쿠쿠는 냉정합니다! 냉장고에 얼려 놓은 쿠크다스만큼이나!」

렌「쿠, 쿠쿠라서 쿠크다스... 푸흐흡...」

카논「...」빤히

렌「...어흠!」///

렌「아무튼, 이런 걸로 저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카논「아재개그에는 흔들렸으면서」

렌「그건 잊어 주세요!」

렌「저는 이 자퇴서 얘기하는 겁니다!」쾅

렌「자퇴할 거라고 협박하면 제가 스쿨 아이돌을 허가해 줄 거라고 생각했습니까?」

쿠쿠「...어떡하죠, 카논씨」

쿠쿠「전혀 흔들리지 않습니다!」그렁그렁

카논「생각이 있다며!」

렌「자, 이제 바보같은 장난은 그만 하고 학업으로 돌아가시죠」

쿠쿠「그치만...」

렌「저한테는 자퇴서나 스쿨 아이돌이나 바보같은 장난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렌「음악과가 음악에 전념하듯이, 보통과는 학업에 전념하여...」

카논「말이 좀 심한 거 아니야?」발끈

카논「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걸 면전에서 바보같은 장난이라고 말하다니, 너무하잖아」

카논「그리고, 보통과는 음악을 하면 안 돼?」

렌「...시부야 카논」

렌「당신, 분명히 음악과 면접에서 떨어졌죠?」

카논「할 말이 없으면 화자를 공격하는 게 취미인가 봐? 저번에도 그러더니」

렌「저는 그저 당신이 이 학교에서 새로운 적성을 찾기를 바랄 뿐입니다」

카논「학교가 정해주는 적성 따위, 필요 없거든?」

카논「이딴 학교, 당장이라도 그만둘 거야!」

렌「...!」

쿠쿠「카, 카논씨... 마음은 고맙지만...」

카논 (찡긋)

쿠쿠「...그렇습니다! 저도 그만둘 겁니다!」

렌「정말이지 당신들은...」

렌「당신들이 그만둔다고 해서 제가 눈이나 깜빡일 것 같습니까?」

렌「갈 학교는 있고요?」

렌「유학비자, 없어진다구요?」

쿠쿠「그, 그건」

카논「같이 니지가사키로 갈 거다 뭐!」

쿠쿠「니지가사키라면 저도 들어본 적 있습니다!」

카논「니지가사키에는 누구랑은 달리 학생들이 적성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주는 학생회장이 있다던데...」

렌「...미후네씨 이야기인가요」

쿠쿠「니지가사키는 스쿨 아이돌로도 유명합니다!」

쿠쿠「저번에는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도 열었습니다!」

쿠쿠「쿠쿠, 그 공연을 보고 감동받았습니다!」

렌「쿠쿠씨,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죠」

렌「니지가사키는 입결도 높고, 외국인인 당신이 일본 학교의 입학시험을 또 치기에는 부담스러울 텐데요」

카논「거기 홍콩 출신도 있고, 스위스인이랑 미국인도 있던데」

카논「외국인은 각자 언어에 맞춘 입학시험 문제가 있는 모양이야」

쿠쿠「쿠쿠, 문제를 읽을 수만 있다면 성적은 자신 있습니다!」

렌「그, 그렇게 니지가사키가 좋으시면 거기로 가면 되잖아요!」

렌「어떤 말을 하셔도 저는 스쿨 아이돌을 허가할 생각이 없습니다!」

카논「그래, 자퇴서는 그대로 학생회에서 접수하는 거지?」

렌「네, 그대로 놔두고 나가 주세요」

렌「당신들 때문에 피곤해 죽겠으니까요...」

카논「그런데 괜찮겠어? 우리가 자퇴해도...」

렌「...그건 또 무슨 말인가요」

카논「아니, 그야 학교를 연 지 1주도 안 되어서 학생이 둘씩이나 자퇴했다고 하면」

카논「학교의 평판이 나빠지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지」

쿠쿠「쿠쿠도 웨이보에 올릴 겁니다! 유학은 니지가사키로 가라고!」

카논「우리가 니지가사키에서 스쿨 아이돌을 하면, 인터뷰도 들어오겠지?」

카논「왜 유이가오카에서 전학 왔냐는 질문도 당연히 나올 거고」

카논「거기서 '유이가오카는 학생을 탄압한다'라고 말하는 순간...」

렌「...」훌쩍

카논「어, 어...」당황

렌「우, 우으으...」

렌「우아아아아아앙!」

쿠쿠「울려 버렸습니다!」

카논「이럴 생각까지는 아니었는데...」

렌「나는 걱정되어서 진지하게 상담해준 건데!」

렌「마마를 도와서 좋은 학교를 만들고 싶었을 뿐인데!」

쿠쿠「들었습니까, 카논씨? 마마랍니다」

렌「역대 러브라이브의 전통에 따라 튕기고 있었을 뿐인데!」

렌「적당히 반대하다가 감동적인 스토리와 함께 합류할 예정이었는데!」

카논「그, 그 이상은 말하면 안 돼!」

~~~~~~~~~~~~~~~~~

유이가오카 정원

쿠쿠「허가를 받았습니다!」

카논「이걸로 된 걸까...」

카논「허가서 여기저기가 축축한 데다가 인주도 번져 있고...」

쿠쿠「결과 올라잇입니다!」

카논「하즈키씨한테 너무 미안한데」

쿠쿠「카논씨, 아까까지 그렇게 압박해 놓고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해도 설득력이 없습니다」

카논「아까는 분위기에 휩쓸린 것 뿐이라니까!」

쿠쿠「사실 그쪽이 본성 아닙니까?」

카논「아니라고! 아마도...」

카논 (딱 잘라 부정할 수 없는 내가 미워!)

쿠쿠「뭐, 그건 그렇다 치고」

카논「하즈키씨는 그렇다 치는 거구나...」

쿠쿠「이제 다시 신 멤버를 찾을 시간입니다!」

카논「치이쨩이라면 같이 해 주려나... 앗, 쿠쿠쨩! 어디 가!」

쿠쿠「저기... 같이 스쿨 아이돌 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스미레「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쿠쿠「쿠, 쿠쿠는 그냥...」

카논「말이 너무 심한 거 아냐?」

스미레「무, 무섭게 왜 그래?」

쿠쿠「역시 카논의 본성은 이쪽인 것 같습니다...」

슈스애니 1화는 여러모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게 성깔 있는 카논이라 써봄

SS가 흔히 그렇듯이 상당 부분 과장되긴 했지만

앞으로도 애니에서는 의외인 부분이 상당히 많이 나올 거 같음

2화에서는 스미레도 살짝 비중 있을 거 같고

앞으로도 신선한 충격을 많이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네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

다음에는 짤막한 니지 SS를 쓰지 않을까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