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슈스 3D 작화의 이질감은 어디서 나온거냐 하면
- 풀프레임
- 원색
- 무조명
인 것 같음
좆문가의 뇌피셜이지만 오타쿠 짬은 나름 쌓인거같으니 이쁘게 봐줘
첫째로 프레임이 너무 높아서 2D와의 이질감이 드는 것. 니지때는 임의로 프레임을 낮춰서 2D 작화와의 이질감을 줄였고, 최근에 나온 쿠루쿠루 크룰러에서 그 기술의 정점을 찍음
(타노시나라 다이죠부사 부분 팔 움직임에 주목)
프레임을 떨구고 프레임마다 2D로 작화보정을 해서 만들어낸 경이로운 작붕 제로의 영역
이런 방식이 내가 알기로는 옆동네 방도리 애니 1기를 작붕으로 처참히 말아먹고 2-3기에서 처음 시도되었던 건데 2D 감성에 익숙한 오타쿠들에게 3D를 이유식처럼 편안하게 먹이기 위한 의도가 있음
물론 진짜 최초는 다른 작품일 수 있음
반면에 프레임을 떨구지 않는 경우는
스스십스. 이건 애당초 풀3D니까 2D와의 조화 자체를 고려할 필요가 없었고 그래서 굳이 프레임을 낮추는 짓도 할 필요가 없었음
슈스 애니의 3D 동화는 쿠루쿠루보다는 스스십스 쪽에 가깝고(돈으로 따지면 당연히 후자가 싸겠지) 그로 인해서 직전의 2D 작화랑 위화감이 커진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함
특히 이 5분할 부분이 그랬을 거라고 나는 생각
스트레칭하는 치사토나 두리번거리는 렌, 가락시장의 움직임이 과하다는 생각 들지 않았니
둘째로 색채임. 우선 당연히 슈스 작화가 니지동에 비해서 엄청나게 쨍하고 진하다는 걸 알 수가 있음
(니지동이 이런 무채색에서 엷은 파스텔톤 색을 쌓아가는 느낌이라면)
(리엘라는 이런 원색에서 음악부 교복이나 치사토 경단처럼 무채색이 튀어나오는 느낌)
거기다가
둘 다 같은 봄의 햇살이지만 리엘라는 햇빛을 받아서 반짝이는 풀이나 벽돌의 광채를 묘사하는 데 주력했다면
니지동은 햇빛 자체에 초점을 맞춰서 태양광에 프레임 전체가 새빨갛게 물들거나(석양 씬) 달빛으로 푸른 색채에 잠기거나(그 휴대폰 장면) 아예 그늘 속이라서 태양의 영향이 없거나 하는 연출을 많이 사용했지.
니지는 저채도 + 색조 통일 + 파스텔톤인데 반해
슈스는 고채도 + 다색조 + 총천연색이라는 말임
다시 첫짤로 돌아가는데 존나 천재적인게 뭐냐면
이 장면에서는 캐릭터 배색 - 헤어컬러 - 의상 - 조명을 일관적으로 통일시켜 버려서 컷마다 색채가 하나로 정렬하잖아 (청색, 황색, 보라색 순서)
따라서 컷의 완성도가 굉장히 높아 보이고, 이게 컷마다 색조를 통일시킨다는 애니메이션 전체적인 규칙에도 어긋나지 않으므로 위화감이 줄어드는데
반면에 여기서 조명이라고는 백색광밖에 없기 때문에 + 의상은 교복이기 때문에 + 설상가상으로 배경은 알록달록한 꽃밭이라 다소 붕 뜬 색채감이 나옴
교복 마이는 지나치게 남색이고, 치마는 지나치게 회색이고, 볼때기는 지나치게 살색이고, 스타킹은 지나치게 양말이 되어버림
모델링이나 모션캡처 역량은 심각하게 구려진 게 아닐 텐데도 미묘하게 싸 보이는 이유가 이거라는 생각이 듦. 해가 쨍한데도 왠지 그늘에 있는 듯이 선명한 색감이니까 이상하다? 라는 느낌이 드는 게 아닐지
이걸 또 어떻게 할 방도도 없는게 라이브씬을 만드는 인력이 "우리는 화면을 천연색으로 채운다!" 선언을 하고 제작을 하게 된 것일 터이라서 그걸 스스로 깰 수도 없는 노릇이었을 테니...
라이브 장면에만 일부러 채도를 낮추거나 해서 퀄리티를 향상한다는 방안도 충분히 있었을 거라고는 생각하는데 그보다는 극 가운데의 삽입곡으로서 전체적인 흐름을 고려(너무 뮤직비디오 같이 만들지 않으려는 선택)했을 가능성이 큼
이거랑 맞물려서 나오는 게 조명 문젠데
그림자가 없음
니지동은 오로지 무대 위에서만 3D를 썼으니까 사방 조명 때문에 그림자가 없거나 카린 선배의 겨 같은 부분에만 셀식으로 짙은 그림자가 들어가도 위화감이 없었지만
저렇게 야외에서 춤추는 경우에는 스스십스처럼 보다 섬세하고 부드러운 그림자 렌더링을 해야 할 것이고, 그러기에는 돈이 아깝다는 게 높으신 분들의 결정이었을 거임
머리카락의 광원 효과도 그런 게, 니지동은 머리카락 하이라이트를 거의 없는 것으로 처리했으니까 반사광에서 위화감을 느낄 여지 자체가 없는데
(예시)
슈퍼스타는 머리카락에 유선형의 하이라이트가 들어가면서도 3D에서 섬세한 반사광 처리는 안 했기 때문에 위짤에서 카논의 정수리가 햇빛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느껴지는 거임. 이게 붕 떠 보이는 원인이지
당연히 마음 먹으면 할 수 있지만 돈을 아끼기 위해서였을 것이고
저런 데서 돈을 아껴서 리엘라의 노래를 넣어 준다면 그거야말로 대환영인 부분인것
요약
1. 모델링 역량 자체는 니지동 때보다 퇴보한 게 아닌데
2. 슈퍼스타 자체의 색조 디자인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3D 동화가 붕 뜨게 됨
(사실상 니지동이 이런 붕 뜨는 부분을 디자인 단계부터 구조적으로 잘 커버한 것에 가까움)
3. 라이브씬에서 다소 구려지는 리스크가 있더라도 비주얼적으로 화려하고 전체적으로 일관성을 이루는 걸 택한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