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나는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무엇이 부족했던 걸까? 노래도 춤도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실력은 있습니다만,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서툰 것 같군요'
나 자신을 표현한다? 그런 건 배우지 못했어.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어.
나는 그렇게 실망과 의문으로 뒤섞인 채, 오디션장에 멍하니 남아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건물이 시끌시끌해 지기 시작했다.
심사위원들 앞에서 하는 예선이 끝나고, 이제 최종 엔트리로 선발된 사람들이 공개 오디션을 치르려는 것이었다.
'보고 싶지 않아.'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어느새 다리는 공개 오디션이 치러지는 홀로 움직였다.
무대은 넓고 거대했다.
본선 진출자들이 한 명씩 나와 노래했고, 사람들은 그녀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나도 저 무대에 서고 싶었다. 사람들에게 박수받고 싶었다.
인정받고 싶었다.
"다음 참가자는, 시부야 카논 양입니다!"
사회자의 목소리에 이끌려 무대를 바라보자, 그 곳에는 나와 비슷한 또래의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분명히, 나와 같은 곳에서 예선을 치렀던 아이였다.
...인정하긴 싫지만, 예선에서 방 너머로 들었던 노랫소리가 예뻐서 기억에 남아있었다.
"......"
그 노랫소리, 목소리는 타고난 것일까? 아니면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것일까?
"......"
억누르려고 애써도, 추악한 감정들이 속에서 들끓기 시작했다.
"......"
나도 무대에 서고싶다. 노래 하고싶다.
"......"
나는 저 아이가, 부러웠다.
"털썩"
"시부야 양?!"
그 아이는, 시부야 카논은 입도 떼지 못하고 쓰러졌다.
내가 동경해왔고, 너무나 서고 싶었던 그 무대에서.
"...웃기지 마."
저 정도였나? 나는 기껏 저런 애한테 밀려서 떨어진 건가?
노래는 커녕 사람들 앞에 서지도 못하고 쓰러지는 저런 한심한 애한테?
나는 혼란한 무대를 뒤로 하고 분노로 몸을 떨며 회장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저기, 스쿨 아이돌 해보시지..."
시부야 카논.
내가 서 있을 무대를 빼앗고, 그 무대를 내팽개친 아이가.
나에게 무대에 서라고 권유하고 있다.
뻔뻔한 것도 정도가 있다.
도대체 너는,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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