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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번역/창작 2021.07.06 시즈카나
글쓴이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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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4124993
  • 2021-07-06 11: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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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유난히 따듯한 날이 있다. 이글거리는 여름의 열기와는 다른, 솜이불과도 같은 포근함. 그리고 이 솜이불이라는 표현을 말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


부실 문을 열고 들어선 시즈쿠의 시야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담요를 두른 채로 테이블 위에 엎드린 카나타의 모습이었다. 일부러 부실에 소파까지 뒀는데, 매번 저렇게 잔다니까. 머릿속으로 듣는 이 없는 핀잔을 늘여놓으면서도 발소리를 죽인 채 다가가 카나타의 담요를 정리해주는 시즈쿠의 행동은 두 사람의 관계의 축약과도 같았다. 이내 맞은편에 자리 잡은 그녀는 연극부에서 새롭게 받아온 대본을 읽기 시작했다. 정정한다. 대본을 펼쳐놓고는 곁눈질로 카나타의 잠든 얼굴을 훔쳐보던 참이었다.


"시즈쿠 쨩..."


나지막이 들려오는 자신의 이름에 소스라치게 놀랐던 시즈쿠는 이내 고개를 들어 그것이 단순한 잠꼬대임을 확인하고는 안심했다. 그럼에도 괜히 찔리는지 시선을 대본에 고정시켜 봤으나 뒤늦은 자각은 그녀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렸다. 카나타 씨, 지금 내 꿈 꾸고 있는 거야?


도통 내용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 결국 대본을 내려놓으며 시즈쿠는 작게 고개를 저었다. 애써 평정심을 잡았다고 생각할 때 즈음이면 카나타가 잠결에 입맛을 다시는 소리가 들려와 시즈쿠를 뒤흔들어 놓았다. 조금 전부터 시작된 심장의 왈츠를 당황 탓으로 돌리기에는 언제부턴가 카나타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자신이 있었다. 그 얼굴은 자신의 심정과 대비되는, 세상만사 걱정 하나 없는 듯한 표정을 띄고 있었기에, 억울한 심정마저 드는 것이었다.


시즈쿠의 시선이 카나타에게서 부실의 문으로, 다시 카나타에게로 오갔다. 입술을 비장하게 앙다물고는 기세 좋게 일어섰으나 의자가 바닥에 긁히는 소리에도 온몸이 딱딱하게 굳을 만큼 시즈쿠는 긴장하고 있었다. 그러고도 수 분이 지난 뒤에야 그녀는 카나타에게로 향하는 발걸음을 뗄 수 있었다.


"남의 속도 모르고."


부실로 들어섰을 때의 핀잔과는 달리 카나타를 향한 진심 어린 불만과 그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비대한 애정을 담고 있는 독백이 시즈쿠의 입 밖으로 새어 나왔다. 새근거리는 숨결이 피부 위로 느껴질 정도로 밀착한 시즈쿠는 침을 한 모금 삼켰다. 금방이라도 닿을 듯이 가까이서 마주하자 되려 침착해지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침착함은 카나타가 눈을 뜸과 동시에 자취를 감췄다. 문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저만치 멀리 떨어진 시즈쿠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카나타의 눈치를 살폈다. 설마 깨어 있던 건 아니겠지.


"시즈쿠 쨩이다~."


아직 잠긴 목소리로 시즈쿠를 부르는 카나타는 다행히도 별다른 낌새를 눈치채지는 못한 듯했지만, 졸음에 눌려 반쯤 감긴 눈꺼풀을 다시 한번 접어가며 지어 보이는 눈웃음에 시즈쿠의 심장 박동은 또다시 박차를 가했다. 연극 무대에 설 때는 마치 자유자재로 다루는 악기와도 같았던 감정들이 카나타와 함께 있을 때는 자신의 것이 아닌 마냥 제멋대로 날뛰곤 했다.


"꿈에서 시즈쿠 쨩이 키스해줬어."

"네?!"


예고도 없이 내뱉은 카나타의 폭탄 발언에 답하는 시즈쿠의 되물음은 외마디 비명에 가까운 것이었다. 도통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 그녀 가슴 속 춤판에서는 탭댄스가 한창이었다.


하루카 쨩이 계란말이를 해줬는데, 무척 맛있어서, 아 이거 꿈이구나~ 생각했단 말이야... 그런데 갑자기 장소가 스테이지로 바뀌더니 엠마 쨩이랑 카린 쨩이 나와서... 카나타가 열심히 묘사하는 꿈의 내용에서는 개연성도 진지함도 찾아볼 수 없어서 시즈쿠는 조그맣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그렇지. 조금 전의 당황에는 묘한 기대감이 가미되어 있었는지 시즈쿠는 미세한 실망감을 억눌러야만 했다.


"저, 먼저 가볼게요. 곧 대본 리딩이라서..."


오늘 받아온 대본의 리딩이 오늘일 리가 없다. 황급히 자리를 피하려는 시즈쿠의 거짓말은 동요를 감추기 위함이리라. 그때 등 뒤에서 들려오는 카나타의 말은 그런 시즈쿠마저 멈춰 세웠다.


"현실에서는 안 해주는 거야?"


능글맞은 목소리로 던져진 질문에 시즈쿠는 여전히 카나타를 등진 채로 입술을 어루만졌다. 돌보는 입장이면서도 언제나 카나타에게 일방적으로 휘둘릴 뿐인 자신이 이제 와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 리는 없다.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리라. 카나타에게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헛기침으로 목소리를 가다듬고 할 말을 머릿속으로 곱씹었다. 상황을 모면하려던 방금의 거짓말과는 달리 지금 하고자 하는 말은 엄연한 진실이었다. 그것을 입밖으로 내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지만.


"했다구요? 현실에서도."


작지만 선명한 한 마디를 남기고 부실을 나선 시즈쿠와 수 초 뒤에야 그 뜻을 이해한 카나타는 문 하나를 사이에 둔 채로 동시에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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