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누마즈 가노강에는 물이 차오르고
오나리교 교각까지 물이 차올랐길래 올해는 진짜 위험하다 생각했는데
오후에는 비가 그치기도 했고 방수로께서 열일하셔서 지금은 수위가 많이 내려갔음
이번 집중호우에서 누마즈시에는이틀동안 343미리의 비가 내렸으며
가노가와강 상류 아마기산에는 569mm의 집중호우가 쏟아짐
누마즈시 자체는 2018년 기준 연간 강수량 약 1700mm 정도이고 연평균 강수량은 2000mm정도 되는
일본내에서 그럭저럭 비가 내리는 정도 위치지만
가노강 상류와 가노강과 합류하는 키세강 상류는 다우지이며
특히 키세강 상류 후지산 기슭의 경우 연평균 3000mm가 넘는 비가 내림
구름이 후지산에 막혀 못넘어간다 생각하면 됨
이건 덤 한국의 연 강수량인데 제일 많은 곳은 제주도인데 연평균강수량 1900mm 정도 되는데
대충 누마즈시도 태평양의 영향을 받아서 제주도정도 비 온다 생각하면 됨
아무튼 다시 넘어가서 비가 많이 와도 물이 잘 빠지기만 하면 됨
특히 제주도의 경우 한국에서 비가 가장 많이 오지만 땅이 현무암이라 물이 땅 속으로 다 스며들어
정작 땅 위에물이 고이지 않아 밭농사가 주된 농업이다 라는 것 예전에 학교에서 배운적 있을 거임
누마즈시 인근 지형도를 보면
이즈반도 북부는 산에 둘러싸인 분지지형으로
주변의 물이 모두 분지 가운데를 흐르는 가노강으로 모이는데
유역도를 보면 산에 가로막혀서 배수구가 누마즈 쪽 가노강과 가노강 방수로 둘 뿐인 것을 볼 수 있음
즉 하코네와 고텐바부터 아마기산 이즈시까지
이곳에 내린 빗물이 모두 가노강으로 흘러들어오게 됨
특히 분지지형을 흐르는 강 답게 하천경사 변화 또한 급해서
산을 타고 빠르게 내려온 물이 분지의 완만한 지형을 만나
물이 고이기 좋은 홍수 최적화 지형을 보유하고 있음
더군다나 태풍 또한 자주 방문하는 곳이라
누마즈와 이즈지역에 큰 피해를 입힌 1958년 일명 가노강태풍 당시에는 500mm~750mm의 호우가 내려 누마즈와 이즈반도를 박살냄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방수로라고 알려져있지만 방수로는 사실 그전부터 만들어지고 있었지만
이 태풍 피해를 보고 건설중이던 방수로를 대폭 확장하게됨
방수로의 설계 최대 초당 2000세제곱미터로 가노강 상류에서 내려오는 유량을 어느정도 처리해 뒤이어 만나는 지류들의 합류량을 감당하기 위함임
이 그래프를 보면 가노강 방수로가 홍수시 거의 유량의 반정도의 배수를 책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음
설계한대로 일 잘하고 있는것
쇼와 57년 툭튀어나온 그래프는 태풍 10호가 일본 열도를 관통하여 전국에서 95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등 엄청난 피해를 입혔지만
가노강 유역에서는 집이 잠기는 등 피해가 있었지만 사망자는 나오지 않음
사실 방수로의 역할은 홍수로부터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홍수에 취약한 곳에서는
가옥을 포기하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시간을 벌기 위함도 있음
특히 재작년 태풍때도 침수한 단골 침수지역인 누마즈 동부 도쿠라 오히라 지역은
하천 합류도 합류지만 지형상 하천이 굽이치게되어 제방이 빠르게 침식되고 유속이 느려지며 강물이 빠르게 배수되지 못하면서 홍수에 더더욱 취약함
이러한 지형상의 문제로 가노강은 유량조절에 큰 문제를 갖고 있는데
최대유량이 초당 4069세제곱미터인데 갈수기에는 초당 7.9세제곱미터 이므로
하상계수가 대략 1:522라는 수치를 갖고 있음
즉 가장 많이 흐를때랑 가장 적게 흐를때랑 522배의 차이를 갖고 있는 것임
이점은 가노강을 관리하는데 얼마나 큰 어려움이 있는지 알 수 있음
참고로 한국은 강수량이 여름에 집중되어있고 겨울에는 강수량이 거의 없어 하상계수가 클 수밖에 없는데
한국에서 가장 하상계수가 큰 강은 한강으로 1:393이라고 하네
아무튼 이 대략 초당 4000제곱미터라는 수치는 가노강 제방 정비 및 방수로 건설 등
가노강의 설계한계 유량으로 계산되는데 이 수치는 굉장히 상징적인 수치로
바로 1958년 가노강태풍 당시 최대유량임
누마즈시와 미시마시 이즈시 등 지자체들은 역사상 최대 피해를 입힌 이 태풍을 기준으로 수해 대비시설을 설계하고 정비하게 됨
이즈지역에서만 800명이 넘는 인명을 앗아간 이 수해를 기억하며 언제 또 다시 올지 모르니 대비해나가고 있음
특히 물갤에서도 화제가 되었었던 2019년 하기비스 당시에도
나가노는 개박살이 나고 전국에서 105명이나 사망자가 나오는 등 21세기 일본 최악의 태풍으로 기록됐지만
누마즈에서는 상습침수지역 외에는 거의 피해가 없었고 가노강 유역에서는 인명피해 또한 없었음
특히 이즈반도로 상륙하여 일본을 관통한 하기비스는 58년 가노강태풍과 비슷한 코스였고
19년 10월 12일 당시 오히토에서는 최대 초당 1703세제곱미터의 유량이 관측되었으며
이는 방수로와 하천의 설계 한계를 한참 밑도는 수치여서
누마즈시는 큰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었음
참고로 2019년 하상계수는 1:243 정도 되는듯함
아무튼 2019년도도 좀 이상한게 온 경우였고 이즈반도에 이상한게 안오는 이상
가벼운 태풍과 호우가 있었던 2018년도는 1:30정도 였음
여기서 또 한강을 안볼수가 없지
96년도 서울 광진구 자양동 한강 수위관측소 자료임
서울의 경우 대륙성 기후로 계절별 강우 편차가 크기 때문에 갈수기와 풍수기 차이가 크지만
이 자료를 보면 2월 갈수기엔 초당 41세제곱미터 이지만
7월 28일 최대 유량을 기록한 날은 초당 13661 세제곱미터라는 수치를 기록함
이는 333배에 달하는 수치이며 이날 무슨일이 있었냐면
96년 7월말 당시 중부지방에 600미리에 가까운 집중호우로 인해
소형댐이던 연천댐이 붕괴되어 당시 건설중이던 문산시가지가 수몰되고
군부대가 통채로 쓸려가는등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으며
군인 사망자만 60명에 달했을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음
이러한 피해는 대부분 경기북부 임진강 유역에서 발생했으며 한강유역인 서울은 큰피해를 입지 않음
서울의 경우 과거 잠실을 만든 을축년 대홍수와 84년 87년 집중호우 등 수해를 계속 겪어온데다가
북한이 물갖고 협박해서 평화의 댐을 포함한 한강 유역에다가 댐을 잔뜩 건설해뒀는데
이게 집중호우와 태풍때도 큰 역할을 하게 됨
특히 평화의 댐은 96년 집중호우 당시에 홍수에 큰 피해를 입은 북한이 댐을 방류했는데
이때도 활약하여 증축과 보수공사를 거쳐 현재에 이르게됨
이 이후로 일부 저지대의 침수는 있지만 올림픽대로는 잠길지언정 한강의 범람으로 대형사고가 터지는 일은 없어짐
임진강 유역도 이 이후에 정비되기 시작하여 댐이 새로 건설되었음
자연재해를 대비하는 것은 정말 힘들고 당해보기 전에는 그 위험성에 대해 깨닳기 어렵기도함
하지만 과거에 당해본 재해로부터 교훈을 얻고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며 대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함
평소에는 물이 거의 흐르지 않아 수해에 대한 시설이 세금낭비나 과잉대비로 보일 수 있지만
최악의 상황은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대비해야됨
누마즈시의 에도시대 지도인데 지금과 거의 비슷하지만 해자 외에도 시가를 관통하는 더 많은 물길이 있었고
가노강과 바다가 합류하는 부분은 지금과 비교하면 거의 땅을 만들어냈음을 알수있음
누마즈 이름의 沼가 들어가 있듯이 가노강 하류에 위치한 누마즈는
지대가 낮고 만조 때 가노강의 반복되는 범람으로 늪과 다름 없었을것임
이는 아직도 누마즈 지역 대부분이 연약지반인 점을 보면 알 수 있음
강을 정비하고 늪을 땅으로 만들고 강을 돌리고 누마즈의 역사는 물과 싸워온 역사가 아닐까
오늘도 열일하고 쉬고있는 가노강 방수로에 감사인사 한번씩 하자
방수로야 고마워
한줄요약 : 지형상 홍수가 날 수밖에 없는 지역이나 지자체와 시민들이 잘 대비해나가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