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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번역/창작 ss번역) 카나시즈「비오는 날이 좋아」
글쓴이
ㅇㅇ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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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4106864
  • 2021-06-27 12:47:41
 

viewimage.php?id=3ea8de35eddb36a3&no=24b0d769e1d32ca73dec8ffa11d02831046ced35d9c2bd23e7054f3c2e8a67a865895eecb9afd61537c1d7b6bacb3702c269317e64a79ddd6e3ab55495978b28463c9e

원문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5022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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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릴 듯한 냄새가 난다. 

거의 일과가 되어버린 선배 탐색, 그 끝에 도달한 보건실. 소독액 같은 것도 섞인, 나름대로 익숙해진 냄새. 

이른 아침부터 자신만만하던 기상예보는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빗나가……. 아, 한 방울. 두 방울. 뒤이어 창문을 타고 내리는 빗방울들. 너무 많이 오진 않으면 좋겠는데.

라고는 해도, 비가 오는 날은 꽤 좋아한답니다. 이렇게 그저 바라보고 있는 것도, 저 사이를 걷는 것도. 마치 다른 세계로 나뉘어진 것처럼 환상적이어서, 마치 저까지 환상에 이끌려 들어갈 것만 같아서. 

특유의 반질반질한 촉감. 창가의 침대에 걸터앉는다. 조금 세게 앉았는지, 스프링이 튀어 몸까지 흔들렸다. 


「끄응……」


깔개로 쓰고 있던 게 가볍게 당겨진다. 자기 영역이 흔들거린 게 마음에 들지 않으신 모양인지, 천천히 떠진 눈꺼풀에서, 보라색 눈동자가 이쪽을 바라본다.

 

「일어났어요? 」

「안, 일어났어. 아직 좀 더, 꿈나라로 갈 수 있어~」

「가지 말아 주세요」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고 싶지 않은 거야? 」

「네」

「안 넘어오네……음, 비다」


독특한 모양의 커다란 베개. 그 곳으로부터 머리는 전혀 떼지 않은 채 창문을 바라본다. 긴 속눈썹이 두 번, 세번, 깜빡인다.

 

「언제부터 내린거야?」

「거의 몇 분 전이요」

「예보에선 하루 종일 맑음이라고 했었는데 말야. 하루카 쨩 우산 갖고 갔으려나아」

「그러는 카나타 씨는 갖고 오셨나요」

「접는 우산 하나」

「뭐, 이 정도 비라면 충분하려나요」

「용의주도한 카나타 쨩을 칭찬하려무나, 엣헴」


일단 자랑스러워하는 얼굴의 이마를 쓰다듬어 본다. 눈을 감고 쓰다듬는 손에 얼굴을 대고 누르는 모습을 보니 만족한 듯해 보이지만……아마 이건. 


볼을 잡아 누른다.


「으웅」

「이 틈에 잠들지 말아주세요」

「시즈쿠 쨩의 쓰담쓰담이 너무 기분 좋은 탓이라구. 카나타 쨩은 잘못 없어」

「그럼 그만해도 되나요」

「좀만 더 부탁해」

「눈만 안 감아 주신다면」

「에에……알았어어」


반쯤 뜬 눈을 확인하고, 다시 쓰다듬기 시작한다. 변함없이 얼굴을 대고 누르면서도, 조금 불만인 듯이 삐죽 내민 입술. 무슨 감정인가요ー, 귀엽네에. 한번 물어보면 배역 만들기에 참고가 되려나요. 특이한 반응을 한동안 즐기고 있으니, 그녀가 입을 열었다. 


「시즈쿠 쨩은 말야, 비, 좋아해? 」


시선은 창문 밖으로 이어져 있었다. 조금은 격해진 빗줄기. 내리치는 소리가 확실히 전해질 정도였다. 


「네. 이 창 너머에는, 수많은 별세계가 펼쳐져 있는 듯이 느껴져서요. 다 같은 비라고 해도 가랑비, 이슬비, 부슬비, 폭포 같은 억수비. 각각 전혀 다른 표정을 보여주잖아요. 게다가, 그친 뒤의 풍경도 좋아해서. 물웅덩이 안에 비치는 저. 하늘에 걸리는 선명한 무지개. 시기가 맞다면, 비이슬 맺힌 수국도 무척이나 아름다워요」


조금 전에 멍하니 생각하고 있던 것에 그치지 않고 단어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나는 아무래도, 생각보다 더 비를 좋아하나 보다. 


「후후, 귀여운 시즈쿠 쨩에게 이렇게 정열적인 말들을 듣다니, 비 녀석은 행복하겠구만」

「이 마음이 조금이라도 전해진다면 좋겠지만요. 카나타 씨는, 비 좋아하시나요? 」


질문을 되돌려 본다. 

따스한 햇살 같은 이 사람이, 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녀가 「그게 말이지ー」하고 한동안 생각하는 시늉을 보인 뒤……어색하리만큼 얼굴 한가득 웃음을 띄웠다. 


「잠깐 일어나 봐」

「ㄴ, 네」


카나타 씨는 침대 끝에 자리잡고, 내가 깔개로 쓰고 있던 이불을 걷어낸다. 

비어버린 공간을 톡톡 두드린다.

 

「자」

「……하?」

속도가 두배가 된 두드림.

 

「시즈쿠 쨩, 여기에서 자는거야. 오케이?」

「노우, 저, 안 자요. 오케이?」

「시즈쿠 쨩, 나 선배라구」

「평소엔 그런 식으로 안 하시면서」


말하는 중에도 침대는 계속 두드려지고 있다. 음흉한 표정과, 확고한 의지가 느껴지는 눈동자. 반드시 나를 자신과 같은 침대에 눕히고 말겠다는, 흔들림 없는 의지.

 

「누워 주면, 비에 대해 이야기해 주지」

「누울 필요가 대체 어딨어요」

「카나타 쨩을 기쁘게 할 수 있습니다」


어쩜 이렇게 솔직하실 수가 있나요. 하지만 저, 너무 솔직한 것도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답니다, 카나타 씨. 


「시즈쿠 쨩에게 엄청 멋진 비 이야기를 들었으니까. 내 대답은 특등석에서 들어줬으면 하는 걸. 그때까지 여기서 움직이지 않겠습니다, 응」

「에에……」

「안 돼?」


이 욕심쟁이는 미간을 찡그리고 고개를 기울여서, 달콤한 애원의 목소리로 나를 사로잡는다. 대체 지금까지 몇 번이나 이 수법에 당하고, 봐 줘 왔던가. 더 이상은 못 봐주…… 아니, 이번만은 봐줘도 되지 않을지. 자, 보렴. 저 촉촉한 눈을. 불안한 듯이, 하지만 힘차게 침대를 두드리고 있는 저 손을. 다행히 아직 잠시 시간은 있다. 응. 오늘만이니까, 분명. 

주변을 둘러본다. 아무도 없다. 선생님조차 없는 이 상황은 괜찮은 걸까, 라고 생각하지만, 언제 돌아오실 지 모르겠으니 서둘러 일을 끝내두는 게 좋겠지.


신발을 벗고, 빈 공간에 눕는다. 순간, 걷어져 있던 이불이 덮인다. 


「에헤헤, 어서 와」

「저어, 얼굴이 좀 가까워요」

「이렇게 이마를 콩」

「그러니까 가깝다구요!! 그보다, 비 이야기를 이어서」

「비를 좋아하냐, 였었지. 그러네…… 좋아해」


생각에 잠기더니, 숨결을 느낄 수 있을 거리에서 속삭인다. 순간 얼굴이 뜨거워져 왔지만, 이건 비에 대한 이야기. 내가 아니라. 고동치는 가슴을 진정시킨다. 후우, 이제 됐어. 


「왜 좋아하는지, 알려주실래요?」

「비 오는 날이면, 정원 같은 데서 낮잠도 못 자고, 머리카락이 습기에 망가지기도 하지만, 빗소리에 감싸여서 낮잠 자는 것도 자장가 같아서 나름 좋단 말이지. 또 시즈쿠 쨩도 말했지만, 비 갠 뒤에 걸리는 무지개도 무척 아름다우니까, 카나타 쨩도 정말 좋아해. 거기다 비가 오는 날에는, 예전에 하루카 쨩이랑 같이 우산 쓰거나 테루테루보즈를 만들며 놀았던 추억이 있으니까. 비가 없었다면 그런 경험도 할 수 없었겠지 싶네. 하루카 쨩 말야, 『나도 언니랑 테루테루보즈가 되고 싶어』라 하길래, 둘이서 이불을 둘둘 말고 놀기도 했었지. 그 때 사진은 지금 꺼내봐도 귀여워서……」

「정말로, 하루카 씨랑은 예전부터 사이가 좋네요」

「아, 미안해. 하루카 쨩 이야기가 나오면 금세 뜨거워진다니깐. 비 이야기로 돌아갈까」


그렇게 운을 뗀 카나타 씨는, 나를 꼬옥 껴안아왔다. 


「에, 에, 카나타 씨? 」

「비에 감싸여 있으면, 시즈쿠 쨩이 떠올라서 마음이 편안해져」


움직일 수 없다. 완전히 붙잡혀 버렸다. 손도 못 쓰고 굳어있는 나에게, 해님의 향기가 감겨온다. 


「물방울이 창문을 두들길 때마다, 시즈쿠 쨩이 일어나세요ー하고 부르는 것 같거든, 시즈쿠(물방울)이니까. 뭐어, 안 일어나지만 말야. 하지만, 시즈쿠 쨩이 곁에 있어 준다고 생각하면, 안심하고 잠들 수 있어. 오늘은 진짜 시즈쿠 쨩마저 있으니까, 카나타 쨩은 마음껏 코 잘 수 있어」

「아니, 부르면 일어나 주세요. 마음껏 코 주무셔도 곤란하다구요」

「그런 자잘한 건 신경쓰지 마. 카나타 쨩은 시즈쿠 쨩이 정말 좋으니까, 시즈쿠 쨩을 느끼게 해주는 비가 정말 좋다는 이야기였어. 역시, 좀 부끄럽네」

「좋, ㅈ, 저야말로 부끄러워요. 일단 이제 그만 일어나세요, 부실로 가야죠」

「아직 괜찮다구. 후후, 시즈쿠 쨩, 정말 좋아해」

「읏, 그러니까, 이렇게 가까이서 좋아한다던가 말하지 말아주세요」

「응ー, 왠지 모르게 잠이 잘 올 듯한, 기분……」

「잠깐, 카, 카나타 씨? 왜 자고 계신 거에요, 일어나 주세요. 일어나시라니까요, 정말!! 힘도 세……」


결국, 돌아오신 선생님이 강제로 떼어 주실 때까지, 다키마쿠라의 임무를 다하고 있었다. 다음부터는 봐주지 않을 테니까요. 



「……」

『시즈쿠 쨩이 정말 좋으니까, 시즈쿠 쨩을 느끼게 해주는 비가 정말 좋아』

「……후훗」


비가 오는 날을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한다고 말해 주니까요.


시즈코 2021.06.27 12:53:09
아무르마리키터 2021.06.27 12:54:49
ㅇㅇ 갓.컾. 58.235 2021.06.27 13:03:32
신흥5센요 2021.06.27 13:04:11
게릴라뮤즈 시즈카나가 최고야 2021.06.27 13: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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