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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번역/창작 [물갤SS] 환일의 요하네 - 1 -
글쓴이
다이마루다이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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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4079580
  • 2021-06-01 14:39:49
 

viewimage.php?id=3ea8de35eddb36a3&no=24b0d769e1d32ca73dec8efa11d02831b210072811d995369f4ff39c9dd04d838636c1b3040020ee02151531e019c78482c1356904ff17518a782325fae5fe3cfacf054f



xx력 234년.


탁.


노트 위를 넘나들던 만년필이 멈춰섰다.


책상 위에는 널부러진 실험 재료와 알 수 없는 수식이 잔뜩 적혀있는 메모장.


한 쪽 벽면엔 빽빽히 들어찬 마도서와 형형색색의 약초들.


창문마저도 온갖 집기에 가려져 빛 한 줄기가 간신히 드는 방 안,


보라색 액체가 보글보글 끓고 있는 플라스크가 달그락거렸다.


그리고 방의 가운데에 놓여져 있는 책상 곁에서, 붉은 눈동자의 한 마녀가 조심스럽게 플라스크에 마나를 불어넣고 있었다.


"좋아, 이제 마무리만 하면..."


오른쪽으로 쭉 뻗어진 요하네의 손은 허공을 휘저었다.


"응?"


책상 옆에 놓아둔 약초바구니에 손을 넣고 이리저리 휘저었지만, 손 안에는 옅은 약초의 향기만 느껴질 뿐이었다.


"에..?"


플라스크를 바라보던 요하네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설마, 아니지?? 이제 다 끝났는데?!"


계속해서 보글보글 끓던 플라스크의 보라색 액체가 점차 검은 빛으로 변했다.


"잠.. 잠깐!!"


플라스크를 가열하고 있던 램프로 손을 뻗어보았지만,


펑.


이내 완전히 검은 빛으로 변해버린 플라스크 안의 물질은 검은 연기를 내며 폭발하고 말았다.


"으으으... 콜록콜록"


플라스크가 깨지진 않았지만, 플라스크 옆에 있던 책장의 책은 전부 검댕에 뒤덮혔다.


폭발에 휘말린 요하네가 옅은 기침과 함께 겨우 눈을 떴다.


검게 그을린 얼굴에서 붉은 눈동자를 가진 눈만 하얗게 빛났다.


난장판이 된 책장을 바라본 요하네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방이야 치우면 되니까..."


조금 전의 폭발에 대한 내용을 마저 메모장에 적어둔 뒤, 요하네는 크게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겠네, 벌써 재료가 다 떨어졌을 줄이야"


분명히 지난 주에 재료를 사왔던 것 같은데.


지난 며칠 간 두문불출하며 실험에만 매진했던 결과였다.


요하네는 반복된 실험으로 살짝 침침해진 눈을 비볐다.


"방이 너무 어두웠나? 흐아암..."


나지막히 하품하며 요하네는 손에 마나를 모아 가볍게 손을 저었다.


《이그나이트(ignite)》


요하네의 손을 떠난 마나가 촛불에 날아들었다.


팟.


잠시 심지가 반짝이더니, 심지에 불이 붙었다.


어둑어둑하던 방을 조그만 빛이 밝혔다.


그러자 새삼 신경쓰고 있지 않았던 지저분한 책상이 요하네의 눈에 들어왔다.


"이건 정리를 해야겠네"


잔뜩 어지럽혀져 있는 책상을 간단하게 정리하고 요하네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러니까... 결국 외출을 해야겠...지?"


우선 진행중이던 흑마법 실험을 마무리짓기 위한 약초.


그리고 다음 실험을 하기 위한 마도서.


"그리고 학교에도 한 번... 아냐!"


필요한 것들을 구하는 데에도 시간이 제법 걸릴 것이다.


간만에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니 살짝 머리가 지끈거렸다.


"으으... 어째서!! 집에만 가만히 있어도 뭐든 배달받을 수 있는 그런 행복한 이세계는 없는거야!?!"


쓸데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의자 뒤로 넘어간 머리카락을 살짝 정리하던 도중, 요하네는 문득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잠깐, 그러고 보니 오늘이 15번째 화요일이던가?"


매 3주째의 화요일, 탐험가 길드의 배가 누마즈로 들어오는 날이다.


"그렇다는건..."


졸업 이후 탐험가 길드의 일원이 된 '그녀'도 함께 누마즈로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항상 그랬듯이, 토오레스 습지원에도 들르리라.


탐험가들에게도 약초의 보급은 중요하니까.


"오래간만에 만날 수 있겠는걸"


기분이 조금 좋아진 요하네는 의자를 박차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벽에 걸린 괘종시계는 11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


쏴아아.


"라이라프스, 이제 일어나. 점심 먹을 시간이야."


달그락달그락.


"라이라프스?"


티포트를 꺼내 찻잎을 끓이던 요하네의 손이 멈추었다.


찻잎에 묻어있던 먼지를 씻느라 손에 묻은 물기를 가볍게 털어내고, 요하네는 자신의 사역마가 잠들어있는 방으로 향했다.


끼익.


방 안에는 한쪽 벽을 거의 다 채울 정도로 거대한 늑대가 새근새근 잠을 자고 있었다.


"라이라프스!"


거대한 늑대의 한 쪽 눈꺼풀이 힙겹게 위로 올라갔다.


눈 앞에 자신의 주인이 있음에도 아랑곳않고, 라이라프스는 가볍게 콧김을 한 번 내뿜었다.


요하네의 군청색 머리카락이 라이라프스의 콧김에 나풀거렸다.


"라이라프스! 그렇게 계속 누워 있으면 오늘 아침 없다? 오늘 가야할 곳이 많단 말이야!"


앞치마를 접어올리며 바둥거리는 주인의 으름장에 라이라프스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몸을 일으켜 세웠다.


요하네가 꼬리를 축 늘어뜨린 채 슬금슬금 거실로 나가는 라이라프스를 따라 시선을 옮기던 찰나,


우우웅.


"응?"


거실에 올려져 있는 수정구슬에서 은은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이 시간에 누구지?"


요하네가 시선을 수정구슬로 돌리자, 새빨간 빛으로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는 수정구슬이 눈에 들어왔다.


"윽, 설마..."


한숨을 한 번 쉬고, 요하네는 마나를 수정구슬에 흘려보냈다.


지직. 팟.


짧은 노이즈 뒤, 수정구슬에서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요.시.코.씨?"


"요시코라고 부르지 마! 요하네라구!"


쿠로사와 다이아. 우라노호시 마법학교 학장이었다.


------------------------


"그러니까, 저번에도 말했지만..."


"오늘도 수업에 오지 않을 생각인가요 당신은!!"


"어차피 신성 마법 수강신청한 학생은 아무도 없잖아! 빈 강의실에서 수업하는 게 얼마나 외로운데!"


"그래도 교사가 되었으면 강의실은 지키는 게 본분이예요!"


"다이아는 인기 많은 과목 담당이니까 그렇지!"


수정구슬을 통해 날카로운 설교와 틱틱거리는 반항이 오갔다.


라이라프스는 이 광경이 익숙하다는 듯 평온한 얼굴로 요하네가 올려둔 고기 스튜를 할짝거렸다.


그야, 수년 전 학창시절부터 계속 이어지는 다툼이니까.


"그건 신성마법 적성이 워낙 희귀하니까 그럴 뿐이잖아요? "


"흥! 말 잘했어! 거기서부터 태클걸고 싶다구! 왜 이 요하네가 신성마법따위를 가르쳐야 하는 건데!"


"신성마법 적성을 가진 아이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당신도 아시잖아요!"


수정구슬 너머 다이아의 목소리가 커지는 만큼 수정구슬의 붉은 빛도 세차게 일렁였다.


어느 새 식사를 마친 라이라프스는 탁자 옆에 자리를 잡고 누워 앞발의 털을 정리하고 있었다.


"요하네는 흑마법사라구, 흑.마.법.사!"


"하아? 요시코씨, 누차 말했지만 당신의 마법적성은..."


"몰라몰라! 요하네는 오늘 바빠! 끊어!"


당돌하게도 다이아의 말을 끊은 요하네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요시..."


"그러니까 요하네라구!"


요하네가 흘려보내던 마나를 거두자, 수정구슬은 이내 잠잠해졌다.


"휴, 다이아는 매번 저렇다니까... 라이라프스, 밥은 다 먹었어?"


"컹!"


요하네의 말에 라이라프스는 귀를 쫑긋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을 가득 채울 정도로 커다란 덩치가 일어나자 찬장에 놓인 책들이 살짝 흔들렸다.


"자..잠깐! 라이라프스! 천천히!"


라이라프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힘차게 문을 나섰다.


뒤따라 문을 나서던 요하네의 등 뒤에서 다시금 우당탕 쏟아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검댕으로 뒤덮힌 책장에 꽂혀 있다 바닥에 쏟아진 마도서들이 검댕과 함께 방 안에 휘날렸다.


"... 나중에 즈라마루한테 도와달라고 해야겠다..."


책을 더럽혔다고 혼나기는 하겠지만, 혼자 이 난장판이 된 책장을 혼자 치우느니 잠깐 혼나고 부탁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요하네가 잠시 방에 한눈을 판 사이, 밖에서 라이라프스의 마나가 일렁였다.


"잠... 잠깐! 라이라프스! 목적지는 알지?! 토오레스 습지원이야!"


라이라프스에서 뿜어져나오는 검은 빛이 둘을 감쌌다.


------------------------


환일 일러스트 베이스에 자잘한 설정은 내 맘대로 갖다붙인 SS (향후 일러 공개에 따라 변경될 소지가 다분함)


주기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써볼게

센터는시즈쿠 환일은 개추지 ㅋㅋ 2021.06.01 14:40:13
네주 잼따 개추 2021.06.01 14:49:19
kyan 환일은 개추야 - dc App 2021.06.01 15: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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