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가 부 출신 유닛 설정 된거 보고 그냥 눈물 줄줄 억장 와르르 대성통곡 오열 기절 실신 응급실 링거액 주사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메노 이 천하의 찢어죽일 개씨팔놈이 사실은 위 짤처럼 "갓버지"(웃음) 였다는 가정 하에
큰 그림이었다면? 싶은 게 몇 개 있었음
우선 아이가 자주 말하는 '천재'라는 단어
그냥 갸루적인 표현법이라고 볼 수도 있고, 아이의 운동ㆍ공부ㆍ요리ㆍ외모 등 재능충적인 면모를 표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즐거움의 천재'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건 록리처럼 '노력의 천재'라는 의미이기도 함
위는 즐거움의 천재 가사인데, 아이가 날 때부터 내추럴본 인싸에 만능초인은 아니었던 모양임
아무리 개같은 일이 있어도 웃으면서("즐거우니까 웃는 게 아니고 웃으니까 즐거운 거야") 잘하게 될 때까지("될 거야 무적 걸") 견디는 게 아이의 인생살이 방식이었는데
이걸 보면 아이의 내면에 (적어도 오래 전에는) 네거티브함이 있었다는 게 쌩뚱맞은 설정까지는 아님
아무튼 저기서 캐치해야 될 중요한 건 1. 내성성 / 2. 자기혐오(이런 내가 싫어) / 3. 호승심(강해지고 싶어) 이거임.
아이는 곤란함을 안 느끼는 성격이 아님. 곤란함, 우울, 좌절감을 느껴도 웃음으로 easy-going 하면서
그 고통이 새어나가거나 자기를 침식하지 않게 봉인할 수 있는 성격인 거지
그리고 그렇게 하다 보니까 무엇이든지 숙달돼서 사기캐, 완벽초인이라고 부를 만한 경지에 도달하고
무엇이든 즐겁게 할 수 있는, '즐거움의 천재'가 되었는데
(이는 존나고잉에서도 잘 드러남. 지루하니까 자신의 능력범위 내에서 '즐겁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다니는 것이고, 이는 자기가 쌓아올린 능력이 있으니 가능함)
정말로 오랜만에 '손쉽게 1등을 할 수 없는' 존재를 맞닥뜨려 버린 거임. 바로 스쿨 아이돌이지
애니에서는 스쿨 아이돌이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아서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되어 있음
한편 물붕이들은 다들 알다시피, 스쿨 아이돌에게는 키라메키, 카가야끼, 도키메키로 지칭되는... 스탠드 파워 비슷한 썸띵 인비지블이 존재함
처음 설렁설렁 스쿨 아이돌을 하던 때는 그냥 노래하고 춤추고 친목 다지면 되는 거라고 인식했을 테니까 아이 입장에서는 여유로웠겠지만
2장이 되면서 무슨 이유에선가 본질적인 힘/수준의 차이(도키메키)가 존재하는 걸 무의식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구체적인 수치상으로든 느껴 버린 거라고 생각함
(세츠형이랑 자신을 비교해 버린 게 가장 현실적인 원인이 되겠지?)
다시 말해 스쿨 아이돌은 '천재'인 아이가 유일하게 일반인이 되어 버리는 분야임.
즐거움의 천재인 아이가 무대에만 서면 스쿨 아이돌의 범재인 자신을 재인식하게 되는 것임
정말로 오랜만에 느낀 무력감일 거임
이로 인해서 인간관계 면에서는 (일부 물붕이 눈에는 소시오패스처럼 보일 정도로) 평소랑 전혀 다른 것 없는 아이가
내면적으로는 스스로와 싸우고 있다는게 됨
평소 하듯이 다들 친하게 친하게 지내는 거야 물론 좋지만
끓어오르는 호승심이나 향상심 같은 걸 거부하는 성격은 또 아니니까
다른 분야에서도 모두 그랬던 것처럼 1등을 하고 싶은데, 감시위원회 때문에 성장할 수 있는 앞길이 막히면 가장 막막했을 거임
만약에 농구 동호회 감시위원회가 생겼다면 아이는 어차피 농구 개잘하니까 연습량 같은 거에 목매지 않겠지만
스쿨 아이돌은 그게 적용될 수가 없음
지금처럼 뒤처지는 상태로는 즐겁지가 않으니까. 스스로한테 만족할 수도 없는데 멈춰 있을 수는 없으니까.
울보에 자주 주눅들던 시절의 아이가 어느 정도로 토나오게 노력을 했을지 생각해 보면 간단함
(오지게 귀여울 거 같은데 에피소드 좀 풀어 줬으면 좋겠음)
그래서 부에 합류하고 연습하는, 카스미 왈 "배신"을 저지르면서도, 니지동 멤버들에게는 겉으로 웃는 얼굴을 유지하면서
'친구이자 라이벌이니까 부에 가서 너희를 이기고 니지동 대표 먹겠어!'라는, 다소 경솔하면서도 어디까지나 '이 상황을 재미로 여기고 있는 듯한' 발언을 하게 된 것
물론 그런 모습이 엠마 같은 경우에는 미움을 살 요소도 되겠지만
이렇게 되면 왜 제일 스쿨 아이돌에 절박함이 없는 아이가 부에 붙었는지도 설명됨
사실은 자기가 스쿨 아이돌에 가장 절박하다는 걸 깨달은 거지
당연히 현실은 치매 걸린 아메노가 아이 이야기에 신경도 안 써서 이렇게 된 게 분명하겠지만
저런 뇌피셜이 사실이었다면 캐릭터 조형 측면에서는
외연적으로는 아이돌 컨셉도 활기차고 친근하고 편안한 스마일/액티브/큐트 컨셉이면서
정작 그 이면에는 '그 활기참ㆍ친근ㆍ편안함을 더욱 완벽하게 만들어내기 위해서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혹독함, 완벽주의'가 있다는
개쩌는 입체적 성격 구성이 가능했을 거임
지금까지 대책없이 활기차고 즐거운 컨셉 캐릭터(대표적으로 각성하기 전의 호노카, 치카)도 있었고
이 악물고 진심으로 하는 완벽주의 캐릭터(대표적으로 리아, 덤블링 연습하는 치카?)도 있었지만
이 악물고 진심으로 스스로를 몰아세우면서 완벽한 즐거움을 연출해내려고 투쟁하는 캐릭터는 없었으니까
(굳이 꼽자면 니코가 이런 입체성 있는 캐릭터였지만 허당이라 성격은 다름)
끼워맞추기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뭐 끼워맞추기 맞긴 하지만
다이버디바 곡이 아이 평소 곡 분위기랑 정반대인 걸 보면 신빙성은 있는 거 같음
어둠과 빛 반짝임... 이거는 좀 많이 나간 거고
어쨌든 친구 사랑 즐거움 웃음 등등... 거의 동요에 가까운 분위기인 아이 솔로곡이랑 비교해 보면 확연히 차이가 남
단적으로, '죄스럽다'라는 단어가 과연 아이 솔로곡에서 나올 수 있을까?
아이가 카리스마 인싸 이케멘 캐릭터로 인식되고 있긴 한데 사실상 그런 모습을 곡에서 보여주는 건 솔로곡이 아니라 유닛곡에서임
가사의 주제도
최고(슈퍼노바, FITS - 사이코하트의 최고랑은 확연히 다름)
이상(식기반출)
승리(파워스팟)
훨씬 더 호승심이 강한 모습이 비치고 있지
그 외에도 유앤아이를 비롯한 아이 솔로곡의 청자가 '밍나'인 데 비해서 DD 곡의 청자는 '키미'임.
'사랑'도 우정, 필리아적인 愛가 아니라 독점욕, 정욕, 질투, 에로스에 가까운 恋가 등장함(식기반출, 사이카, 씨크릿나잇이 특히 그러함)
아이는 관객 모두가 아닌 누군가 단 한 사람을 바라보고 있음.
그게 가상의 청자인지 리나인지 아나타인지 세츠나인지는 지금으로서는 불분명하지만...
솔로곡 시절에 비해 목적의식이 한 데로 모여 집중되어 있다는 건 확실하지
그런 의미에서 미아한테 곡을 받은 것도 나름대로 납득은 감(사실 시즌 2에서 유일하게 납득가는 게 이거임)
동호회/아나타는 '잘 하는 것'이 그저 스쿨 아이돌 활동이라는 목적을 위한 수단 중 하나인 세계였다면,
부/미아는 '스쿨 아이돌을 잘 하는 것' 자체가 목적인 세계.
그리고 부의 방식이야말로, 즐거움 외에는 범재인 아이가 "무적 GIRL"이라는 모습에 도달하기 위해 원래부터 선택해 온 길이었다는 것.
DD 곡에는 솔로곡에서처럼 "여유롭고 즐거움이 '결과'로서 발산되는 자아"가 아니라, "호승심이 크고 강해지고자 하는 자아"가 드러나 있다는 것.
그러니까 곡 또한 다른 작곡가에게서 받아야 했을 거임.
(한편 카린은 원래부터 니지동 내에서 탑급으로 에고가 강한 사람이니 이런 DD의 컨셉에 알맞음)
예전에 한 생각이, 캐릭터 자체만 봤을 때 가장 기존의 호머장ㆍ귤머장에 가까운 건 아이 아닐까? 하는 거였거든
주황색이고, 활기찬 긍정파, 2학년이잖아. 다쟈레는 치카랑 비슷하기도 함
한편 소꿉친구라는 설정은 아유무-아나타한테로 넘어간 거고. 뽀무 성격은 오히려 리코랑 비슷하기도 하지
그런데 만약 저렇게 되면 DD를 어라이즈나 성설의 연장선에 있는 그룹으로 보고
아이를 기존 머장 캐릭터들의 안티테제로 볼 수도 있을 거 같음
호머장, 치카 둘다 정상적인 활동이 힘든 슬럼프 상황에서 싸다구 맞거나 쿠야시이요 하고 정신 차렸지만
아이는 짐 싸고 나가서 라이벌 그룹을 세워버린 것
이게 바로 솔로곡의 유쾌 태평한 성격과 DD 곡에서 보이는 자존심 강하고 묘하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을 양립시키는 선택이었을지도 모름.
어차피 그룹 명의가 '동호회'인 이상 부는 동호회에 통폐합당하겠지만
결국 시즌2는 "즐거움의 천재"였던 아이가 "스쿨아이돌의 범재"인 자신과 싸우는 과정(이 골자는 니지애니 4화랑 큰 차이가 없음)... 내지는
무언가를 해도 즐겁지 않은 "즐거움의 범재"가 되었다가 다시 천재로 돌아가는 과정... 이었어야 하고
아메노 천하의 개 씨팔년이 조금만 더 성실했어도 그 이야기를 풀어줄 수 있었을 것인데 그걸 쥐뿔도 안 했다는 게 문제임
시즌 2가 40장까지 있을 거라고 가정해도 시발 서사에 우선순위라는 게 있을 거 아님
그 중요한 묘사가 개미 더듬이만큼도 없으니까 슼타 유저들 입장에선 마치 잘 지내던 친구가 개정색하고 절교 선언하는 수준의 위화감을 느끼게 된 거임
팬 입장에서는 존나 당혹스럽더라도 개연성이라는 게 있으면 아이가 흑화를 하든 백화룰 하든 참고 봐줄수 있는 것을...
그런 것조차 두루뭉술 넘어간 건 아이한테 할애할 서사적 여유 또는 관심 자체가 모자랐단 거겠지
그건 그냥 마이너리티 팬덤의 설움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까
가령 위에 내용들 전부 다 뇌피셜이기는 하지만
아이가 채널 1위하고 아메노 개좆같은 씨발년이 갑자기 정신이 맑아져서 스토리 똑바로 서술해줄 일이 없는 이상
적어도 이런 뇌피셜이라도 들고 있는 게 정신적으로 고통이 덜함...
요약
1. 아이 이래봬도 은근히 승부욕이 있는 듯
2. 그래서 미아한테 가서 DD 곡 따로 받는 건 일부 납득함 (솔로/유닛곡에서 드러나는 성격 자체가 다르니까)
3. 근데 씨발 이럴거면 스토리를 좀 충실하게 써라 아메노 쳐죽일 개씨팔년아
4. 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