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라이브 선샤인 마이너 갤러리 저장소

제 목
번역/창작 ss번역) 시오뽀무 「비 오고 둘은, 꽃에 머물다」
글쓴이
ㅇㅇ
추천
11
댓글
2
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4017027
  • 2021-04-24 10:22:50
 


viewimage.php?id=3ea8de35eddb36a3&no=24b0d769e1d32ca73dec81fa11d028314d3faebecfec25ed6aa779bc7a5bf309394eef0e26cb3e91a0bf4d664a9fc0be551d364a6c588433433594182479f9b1f1c017c3

원제: 雨ふりふたり、花宿り (원문 링크)

작가 코멘트: 다정하고 노력가인 시오리코가, 아주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며 썼습니다.


의역 다수.

-------------------------------------------------------------------


투둑 투둑, 하며

 빗방울이 우산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고 있었다.

 아침부터 계속되고 있는 가느다란 빗줄기가 소리 없이 세상의 경계를 흐리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계속 꿈 속에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정신을 놓았다가는 팡, 하고 터져버릴 것만 같은 불안한 꿈을 꾸고 있는 듯이, 어딘가 답답한 기분.

 비는, 조금 싫다.

 나는 우산 아래 서서, 발밑에서 젖어가는 수국을 보고 그렇게 생각했다. 비가 오면 왠지 쓸쓸한 기분이 든다.

「예쁘네」

 아유무 씨는 우산을 든 채로 쪼그리고 앉아 말했다.

 우리들의 시선 끝에는 선명한 물 색의 수국이 넘쳐흐르듯 피어 있었다. 지금 있는 이곳은 넓은 공원으로, 곳곳에 녹지가 있다. 계절별로 꽃들이 피는데, 가끔 새로운 꽃들이 심어 지기도 한다. 봄에는 벚꽃이 흩날리는 것을 볼 수도 있고, 가을이 되면 단풍이나 은행나무가 물들어 한 쪽이 황금색이 된다고 한다. 본 적은 없지만, 전부 좀 전에 아유무 씨가 알려준 것들이다.

「그러네요」

 나도 그 곁에 쪼그리고 앉고선 대답한다. 아유무 씨는 무릎을 모으고 아무 말없이 수국을 응시하고 있다.

 평소라면 산책하는 사람으로 붐볐을 시간이었지만, 오늘은 우리들 외엔 아무도 없다.

 보이는 것들은 젖은 관목들과, 작은 돌들이 박힌 산책길 뿐이었다. 너무나도 고요해서, 혹시 이 세상에 우리 말고는 사라져버린 게 아닐까, 하고 행복한 상상을 해버릴 것만 같다.

 앞으로도 계속 단 둘 뿐인게 아닐까, 그렇다면 좋겠는데, 하고.

「수국, 좋아하시나요?」

 내가 묻자, 아유무 씨는 진지한 얼굴로,

「응」

 하고 대답했다. 그게 왠지 재밌어서 웃어버릴 것 뻔한다.

 아유무 씨는 무슨 일에도 올곧았다. 나에게는 그러나, 그것이 가끔은 위태로워 보였다. 어느샌가 지켜주고 싶다, 곁에서 지탱해주고 싶다, 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아유무 씨에게 연심을 품고 있었다.

 그런 건, 바보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아유무 씨 입장에서 나는 착하고 귀여운 후배 정도일 테니까. 이렇게 휴일에 함께 외출하는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시오리코 쨩은?」

 아유무 씨는 그렇게 물어온다.

「저도, 좋아합니다」

「그렇구나」

 내가 대답하자 아유무 씨는 기쁜 듯 산뜻하게 웃음짓는다. 내 가슴은 그것 만으로 벅차오를 것만 같지만, 이 사람은 눈치채지 못한다.

 산책하러 가자.

 그렇게 나를 데리고 나온 것은 아유무 씨였다. 아침을 먹은 후, 방에 올라가 책을 읽고 있었더니, 책상 위에 내버려둔 채였던 스마트폰이 불현듯이 진동했다. 깜짝 놀라 화면을 보자, 메시지 어플에 그것이 떠 있었던 것이다. 시오리코 쨩, 오후부터 시간 있어?

 긴장해서 손을 떨고 있으니, 뿅, 하는 소리가 이어지고 동물이 하트를 끌어안고 있는 스탬프가 도착했다. 아유무 씨의 따뜻한 마음씨가 가득 담겨있는 듯한, 귀여운 스탬프.

 그것 만으로도 나는 얼마나 기뻤는지,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다.

「아, 달팽이」

 아유무 씨가 나직이 말했다.

「어디에 있나요」

「봐봐, 저기」

 그렇게 말하고선 수국 하나를 가리킨다. 그곳엔 더듬이를 바짝 세운 예쁜 달팽이가 한마리 있었다.

「귀엽네」

 아유무 씨는 그렇게 말하고 순진한 웃음을 짓는다. 그 옆얼굴을 보고, 나는 어쩔 수 없이 가슴이 죄여온다.

 ────귀여운 건, 당신이예요.

 나는 생각하지만, 그걸 입 밖으로 내진 않는다. 아유무 씨에겐 그 사람이 있다. 내 앞에서도 곧잘 그런 이야기를 하니까, 그 쯤은 알고 있다.

 그 아이를 위해 쿠키를 구웠어, 라던가 그 아이 집에서 자고 왔어, 라던가. 그렇다, 처음부터 승산 같은 건 없었다.

 비는 우리를 부드럽게 감싸듯이 계속 내리고 있었다.

「아유무 씨는」

「응?」

「아유무 씨는, 좋아하시나요?」

 무엇을, 을 빠뜨린 말이었다. 내뱉고 나서야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무얼 말하고 싶었는지 스스로도 잘 모르게 되어버렸다.

 아유무 씨는 그런 한심한 나를 보고서, 그래도, 이윽고 눈웃음을 지으며 작게 웃었다.

「응. 좋아해」

 나의 시선을 전부 빼앗아 놓고서, 아유무 씨는 그렇게 말했다.

 목이 메어 온다.

 너무하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좋아하는데, 착각하게 되어버릴 것만 같이 대하니, 정말로 너무하다, 고.

 그럼에도, 아니라고 알고 있지만, 가슴 깊숙한 곳부터 저릿함이 달콤하게 퍼져 나가는 것은, 스스로는 멈출 수 없다. 서서히 물색의 수국에 물들어가는 빗방울처럼, 가슴 안쪽의 통증과도 닮은 달콤함이 어쩔 새도 없이 녹아내려 간다.

「저도, 좋아합니다」

 수국 위를 천천히 기어가는 달팽이를 바라보며 그렇게 속삭인다. 우산과 우산 사이의 아주 작은 공간이, 지금 우리의 거리감 그 자체였다.

 아유무 씨는 아무 말없이 나를 보고 있었다. 옆얼굴에 시선이 모인 것을 느끼면서, 가슴에 남은 저릿함이 사라져 버리지 않도록 그저 가만히 있었다. 아유무 씨에게 받은 것은 무엇이든 잃고 싶지 않았다. 1초라도 더 길게, 이 가슴에 붙들어 두고 싶었다.

「있잖아, 시오리코 쨩」

 예고없이, 따뜻한 것이 뺨에 닿았다.

 놀라서 옆을 바라보자, 아유무 씨의 손이 나의 뺨에 대어져 있었다.

 숨이 멈춰버릴 것만 같다.

「만약, 만약인데 말야」

 갑자기 말을 가다듬는다. 그 눈이 어째서인지 흔들리고 있다.

「만약에, 내가 시오리코 쨩을 좋아해, 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할래?」

「네?」

 엉겁결에 바보 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우산을 두드리는 작은 빗소리, 곁에선 고요히 젖어가는 수국, 뺨에 닿은 뜨거운 손가락.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뺨에 닿아 있는 그 손을 양손으로 감싸며, 나는 바보 같이 질문을 되돌렸다. 아유무 씨와 나의 우산은 어느샌가 하나로 겹쳐져 있었다. 그래서 우리들은 손을 뻗어도 비에 젖지 않았다.

「잠깐, 눈, 감아 볼래」

 아유무 씨는 말했다. 세계가 두 개의 우산에 갇혀버려서, 시야도, 향기도, 어쩌면 시간 마저도, 아유무 씨로 채워져 있는 것만 같았다.

 나는 시키는 대로 눈을 감는다.

 그리고, 그 짧디 짧은 1초 후. 정말 한순간.

 무언가 따뜻한 것이 뺨에 닿았다.

「에……?」

「자, 이제 가자?」

 아유무 씨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뺨에 닿아 있던 손을 스르륵 풀고선, 일어서서 그렇게 말했다. 나의 뺨에는 부드러운 열기와, 간신히 알아챌 수 있을 물기의 감촉이 남아있다.

「지금 건 」

 내가 어리둥절하게 올려다보자, 아유무 씨는 우산을 든 채로 입술에 둘째 손가락을 대고, 후훗, 하고 웃었다.

「비밀」

 아유무 씨는 그렇게 말하곤, 빙글 돌아 등을 보였다.

 그래도, 나는 그 사이 아유무 씨의 뺨이 살짝 붉어져 있던 것을 놓치지 않았다.

 가슴이 말로 표현 못할 따뜻함으로 가득 차오른다. 지금 당장 이 손에 들고 있는 우산을 내팽겨치고, 꼬옥 감싸안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아유무 씨」

「왜애, 시오리코 쨩」

「……그건, 그런 건가요?」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자신도 잘 몰랐다. 그런 나를 고개만 돌려 본 아유무 씨는 또 다시 재밌다는 듯이 웃는다.

「글쎄, 어떤 걸까」

 아유무 씨는 그렇게 말하고선, 다시 우산 속에 숨었다. 연한 핑크색의, 아유무 씨와 같은, 고운 색의 우산 속으로.

 투둑 투둑, 하며

 빗방울이 우산을 두들기는 소리가 나고 있었다.

 뺨을 만져보면, 아직도 또렷하게 아유무 씨의 열기가 남아 있다. 그것은 달콤한 저릿함으로 바뀌고선 가슴 깊숙한 곳을 향해 비가 오듯 조금씩, 조금씩 번져 내려갔다. 

 달콤하고, 어질어질하게, 녹아버릴 것만 같은.

「아유무 씨」

「응」

 나는 숨을 가다듬는다.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이 마음을 제대로 전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저 그 한 마디를 말하기 위해 계속, 지금까지 괴로워해왔으니까.

 이젠, 괜찮다. 아유무 씨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 나도 아유무 씨의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무엇보다도 깊은, 세상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듯한 그 눈동자를.

 우산과 비. 우리들 사이엔 한 명 분의 틈새. 뺨에 남은 아유무 씨의 열기.

 나는 한 걸음 내딛고서, 간신히 입을 연다.


 그게, 저, 아유무 씨를───────


 젖어있는 수국 위로 달팽이가 기어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렇게, 마법 같은 네 글자가 비 속에서 피어났다.


aaab 선추 2021.04.24 10:23:59
キセキヒカル 2021.04.24 10:41:17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4021745 일반 초 고봉밥사연이 있나본데 ㅋㅋ ㅇㅇ 2021-04-28 0
4021744 일반 찡그리는 표정도 귀엽다 ちぃずlove 2021-04-28 0
4021743 일반 냐 에토냥랑 이제봤네ㄷㄷ aaab 2021-04-28 0
4021742 일반 텐노지 아키나 2 ぷりぽ 2021-04-28 0
4021741 일반 아이냐 어제 트렌드 감사트윗 1 아이냐의ATM 2021-04-28 5
4021740 일반 눈나 라이브는 진짜 한번쯤 가보고 싶은데 반고닉 2021-04-28 0
4021739 일반 전자 치즈누나 뭐노... 花嫁 2021-04-28 0
4021738 일반 키냐코 좀만 수정하면 란쥬도 될것같은데 2 렌뽀리마 2021-04-28 2
4021737 일반 바닐라 씨발 미쳤네 반고닉 2021-04-28 0
4021736 일반 버튜버는 세아 말고는 본적이 없었는데 신기하다 1 BlastFos 2021-04-28 0
4021735 일반 아키나 키즈나아이랑도 일해본적 있었다네 3 ㅇㅇ 2021-04-28 0
4021734 일반 아이냐 와 에토냥랑 안무가 사진 2 아이냐의ATM 2021-04-28 6
4021733 뉴짤 냐 뉴짤 6 싴싴영 2021-04-28 15
4021732 일반 키냐코 모션 버튼 누르면 전신으로 움직임 ㅋㅋ 한센루 2021-04-28 0
4021731 일반 뛰는 몸이랑 머리랑 따로 움직임 ㅋㅋㅋㅋㅋ CarDinal 2021-04-28 0
4021730 일반 아 오버핏 상의 하의실종 짱좋아 12 김인호사쿠라코 2021-04-28 0
4021729 일반 뛴다 ㅋㅋㅋ ATM 2021-04-28 0
4021728 일반 쇼타 ㄷㄷ 한다은 2021-04-28 0
4021727 일반 띠드누나 버튜버됐네 ㅋㅋㅋㅋ 유우D.S 2021-04-28 0
4021726 일반 치즈는 쇼타콘이다 2 いなみん 2021-04-28 6
4021725 일반 아메노 작가님께. 2 ㅇㅇ 110.70 2021-04-28 2
4021724 일반 진짜 몬스터 시트라는 일본판 없네 2 킷카와미즈키 2021-04-28 0
4021723 일반 쇼타=몸도 마음도 순수한 남자아이 1 ㅇㅇ 2021-04-28 0
4021722 일반 이쯤에서 다시 보는 키냐코 프로토타입 1 CarDinal 2021-04-28 2
4021721 일반 그럼 뉸냐한테 쇼타로 물붕이들 많겠네 3 ATM 2021-04-28 0
4021720 일반 눈나 사인회 한국게이야 2 뉴슈마 2021-04-28 0
4021719 일반 ???:내가 쇼타라인식하면 쇼타다 2 챠오시 2021-04-28 0
4021718 일반 내가 뭘 들은걸까... 스콜피온 2021-04-28 0
4021717 일반 로리쇼타 ㅋㅋㅋㅋㅋ ちぃずlove 2021-04-28 0
4021716 번역/창작 카난 그려왔서 13 쿠로사와다이야 2021-04-28 21
4021715 일반 눈나 신곡들 가사 어디서 확인하지 3 반고닉 2021-04-28 0
4021714 일반 로리..쇼타..?? 내가 잘못들은거지? 4 BlastFos 2021-04-28 0
4021713 일반 로리쇼타를 좋아하는 띠드눈나 쁘렝땅 2021-04-28 0
4021712 일반 근데 왜 키냐코 라고 한댔지 5 한센루 2021-04-28 0
4021711 일반 머리가 옷 관통중 ㅋㅋㅋㅋ ちぃずlove 2021-04-28 0
4021710 일반 타카츠키냐코 오... ㅇㅇ 106.101 2021-04-28 0
4021709 일반 치즈누나 오늘 방송 아바타 정보 CarDinal 2021-04-28 1
4021708 일반 속보)띠드 쇼타 좋아함 7 무지개빛누마즈 2021-04-28 0
4021707 일반 쇼타ㄷ 챠오시 2021-04-28 0
4021706 일반 뉸냐는 방송사고 나도 괜찮을거같아 1 sttc 2021-04-28 1
념글 삭제글 갤러리 랭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