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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번역/창작 [물갤문학] 나만의 심포니, 모두의 심포니로
글쓴이
니코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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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4005490
  • 2021-04-15 03: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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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눈을 감고, 숨을 들이쉰다. 심호흡을 크게 한 번,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도쿄 한복판에서는 좀처럼 맡을 수 없는 싱그러운 풀의 냄새가 코끝을 간질인다. 이제 떨어지기 시작한 벚꽃의 은은한 냄새도, 약간 물기를 머금고 있는 흙의 냄새도. 아무도 없는 요요기 공원 한구석의 냄새는, 언제나 나를 안정시켜 준다.

눈을 감고 있으면 느껴지는 것은 냄새만이 아니다. 여러 가지 소리도 귓가에 들려온다. 바람에 이파리가 흔들리는 소리, 까마귀가 우는 소리, 저 멀리에서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소리도. 그 수많은 소리는, 내가 목에 걸치고 있던 헤드폰을 쓰자 모두 사라졌다. 이제 여기는 나만의 공간. 안심하고 노래할 수 있다. 나는 눈을 감은 채로 노래하기 시작했다.

노래는 좋다. 노래를 하고 있을 때면 내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만 같다. 내가 겁쟁이에, 평범하고, 장점이라고는 없는 시부야 카논이라는 여자아이라는 사실을 잊을 수 있다. 오로지 노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으면 그런 건 신경쓸 겨를이 없다. 그저 노래를 들으면서 내가 생각했던 것을 그대로 노래에 담아 내뱉을 뿐.

나는 선 자리에서 세 곡을 쉬지 않고 불렀다. 언제까지고 노래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슬슬 카페 일을 도우러 가지 않으면 안 되겠지. 나는 아쉬움을 느끼며 감았던 눈을 떴다. 그리고는... 비명을 질렀다. 내 음역대는 생각하던 것보다 높았던 모양인지, 꽤나 날카로운 비명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꺄악!"

"아! 드디어 이쪽을 봐 주시는군요!"

이건 내가 겁쟁이라서 소리지른 게 아니다. 눈을 떴을 때 30cm도 안 되는 거리에서 처음 보는 사람이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면 누구나 똑같은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눈을 오랫동안 감고 있었기에 주변이 뿌옇게 보였지만, 그녀의 얼굴은 워낙 가까웠기에 똑똑히 내 시야에 들어왔다. 당황한 내가 헤드폰을 반쯤 걸친 채로 얼어 있는 동안, 그 여자아이는 뒤로 살짝 물러나서 말하기 시작했다.

"저기요, 들리십니까? 아무리 말씀을 드려도 반응이 없으시길래 가까이서 말씀을 드리고 있었습니다."

뭐지, 이 극존칭은? 헤드폰의 음악소리와 섞여서 이상하게 들리는 건가? 갈수록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나는 쓰고 있던 헤드폰을 마저 벗은 다음, 눈을 부비고 그녀를 찬찬히 관찰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그녀의 얼굴이었다. 그야 아까같은 경험을 하면 당연히 얼굴이 뇌리에 남긴 하겠지만. 베이지색 머리칼에 연보라색 브릿지. 청안에 버섯머리를 한 그녀는, 내가 아직도 말을 못 들었다고 생각했는지 다시금 말을 꺼냈다.

"들~리~십~니~까~?"

"아, 네."

그녀의 페이스에 말려 얼떨결에 대답해 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흔들리지 않는 눈으로, 나를 계속 응시하고 있었다. 이대로 눈을 계속 마주치기는 부끄러워서 고개를 살짝 내렸다. 나는 그제야 그녀가 나와 같은 유이가오카 교복을 입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이가오카에는 1학년밖에 없으니 분명 동갑일 텐데, 왜 이렇게까지 존칭을 쓰는 걸까.

"실은,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네?"

"쿠쿠와 같이 스쿨 아이돌, 해 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네... 에에에에?!"

여전히 계속되는 그녀의 극존칭에 의문을 품을 틈도 없이, 나는 다시 한 번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다.

2

나는 왜 달리고 있는 걸까.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내 머리 회전으로는 따라갈 수가 없었다. 순서대로 정리해 보자. 내가 한 번 더 소리를 지른 다음에, 갑자기 그녀가 뭐라고 말하며 내 손을 잡았고, 나는 또 소리를 질렀고, 이 상황이 무서워져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회색 머리칼의 소녀는 여전히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헥, 헥... 거기! 서십시오!"

"싫어어어어어!"

나는 공원에서 뛰쳐나와 하라주쿠 쪽으로 무작정 달려나갔다. 학교 체력측정 때도 이렇게까지 달려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한참을 달리다 숨이 차서 멈춰 보니, 나는 이미 메이지신궁을 지나서 다리 위까지 와 있었다. 잠시 멈춰서 숨을 고르고 뒤를 보았지만 그녀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이겼다!

아니, 뭘 좋아하고 있는 거야. 나는 머릿속으로 스스로에게 태클을 걸었다. 발은 아프고, 숨은 턱끝까지 올라와 있고, 몸은 땀에 젖었다. 스타킹 올이 풀려 있지는 않은지 걱정된다. 주변에서 엄청난 시선이 느껴진다. 이게 상처뿐인 승리라는 것일까. 한시라도 빨리 여기를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하며, 나는 최대한 눈에 띄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걸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걷다 보니 아무래도 걸음이 빨라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아까 달린 것도 있어서, 평소보다 30분은 빨리 집에 도착해 버렸다.

"다녀왔어요."

"오늘은 빨리 왔네? 목욕하고 와도 되겠다 얘."

'샤워로 됐어요'라고 말할까 했지만, 땀도 많이 흘렸으니 목욕도 나쁘지 않겠지.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 다음, 위층으로 향했다. 방문을 열고는 침대 위에 가방을 던져놓았다. 마음만 같아서는 저 가방처럼, 침대 위에 그대로 쓰러지고 싶다. 이럴 때만큼은 카페 집 딸인 게 참 원망스럽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스타킹을 벗었다. 다행히도 올은 풀려 있지 않았다.

촤악, 하고 욕조에서 물이 넘친다. 살짝 뜨거울 정도의 물이 온몸을 감싼다. 몸의 피로가 풀리는 것을 느끼며, 나는 욕조 안에서 얼굴만 내놓고 있었다. 수면에 내 얼굴이 비치는 것을 보고 있자니, 아까 만난 여자아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스쿨 아이돌인가..."

꽤 오래 전부터 화제가 되어 이제는 이미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어 있는 스쿨 아이돌. 인기 차트에도 몇몇 곡이 올라와서 들어 보았는데, 각 그룹마다 개성이 강해서 흥미로웠던 기억이 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곡들은 한 번쯤 공원에서 불러 볼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역시 나한테는 어울리지 않으니까 그만두었다.

다시금 그 아이를 떠올린다. 개성있으면서도 귀여운 외모에 특이한 말투.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적극성까지. 나와는 다르게 스쿨 아이돌에 참 어울리는 아이였다. 데뷔한다면 꽤나 인기를 끌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왜 그렇게 빛나는 아이가 나에게 말을 걸었던 걸까? 그 아이는 내가 보지 못한 뭔가를 보았던 걸까? 생각하고 있자니 머리가 다시 어지러워졌다. 나는 눈을 감은 채로 머리를 물 안으로 집어넣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내가 노래할 때와 같은 환경이다. 나만의 공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끼며 슬슬 나가야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눈앞에 그 아이가 또다시 떠올랐다. 이제는 나만의 공간에까지 들어오는 건가. 시도 때도 없이 그 아이가 생각난다니, 이래서야 사랑에 빠진 사춘기 여자아이 같잖아. 나는 욕조 밖으로 머리를 꺼내 좌우로 흔들고는, 눈을 떴다. 수면이 살짝 흔들리다가, 이내 잔잔해졌다. 잔잔해진 수면에는 쿠쿠라는 아이와는 다르게 너무나도 평범한 시부야 카논의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역시, 나는 스쿨 아이돌 같은 건 어울리지 않는다.

3

"오늘도 만마루는 둥글구나~"

"매일같이 보면서, 안 질려?"

"질릴 리가 없잖아."

카페 일이 어느 정도 끝나서 여유가 생길 즈음에 들어온 치이쨩은, 오늘도 만마루를 보고 있었다. 둥근 게 좋다고 타코야키집 알바까지 하고 있는 아이인 만큼, 만마루에 대한 사랑은 각별한 모양이다. 만마루에 볼을 비비는 치이쨩을 보고 있으면, 누가 더 둥근지 알 수가 없다.

"카논쨩~"

"만마루 먹이라면 벌써 줬으니까 더 줄 생각 하지 마. 살찐단 말이야."

"체엣, 말하지 않아도 아는구나."

"치이쨩이랑 몇 년을 지냈는데."

"그런가, 생각해 보니 오래된 거 같기도 하고."

"내 인생에서 치이쨩을 모르고 있던 시간보다, 알고 난 다음의 시간이 더 길다고?"

"그거, 의식하고 하는 말 아니지?"

왠지 얼굴이 좀 붉어진 듯한 치이쨩이었다. 내가 그렇게나 이상한 말을 한 걸까. 일곱살 때부터 친구였으니 8년 정도 알고 지냈을 터이다. 딱히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이상하네.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내가 뭔가 잘못 말했냐는 의사를 전했다. 치이쨩은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카논쨩은 그런 말을 하면서도 바람을 피우고 있는 거 같은데?"

"바람이라니, 그럴 리가 없잖아. 아니, 애초에 치이쨩이랑은 그런 사이도 아니고."

"섭섭하다구~ 나랑 얘기하면서 다른 애를 생각하면."

다른 애라... 아, 아까 만난 그 여자아이 이야기인가. 확실히, 머릿속에서 딱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워낙 임팩트있는 만남이었고, 아마 당분간은 이렇지 않을까. 내가 그 아이를 생각하고 있는 모습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치이쨩은 볼을 둥글게 부풀리며 나에게 말했다.

"어디 사는 누구야~ 카논쨩의 마음을 뺏은 건~"

"그렇게 물어봐도 모른다니까. 분명 같은 학교 교복이었고, 쿠쿠라던가 하는 이름이었지만."

"쿠쿠? 특이한 이름이네."

"평소처럼 혼자서 노래하는데, 갑자기 와서는 스쿨 아이돌을 하지 않겠느냐고 해서..."

"호오, 그래서 뭐라고 대답했는데?"

"대답하기는. 도망쳤지."

"카논쨩이라면 그럴 거라 생각했어..."

치이쨩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만마루도 같이 한숨을 쉬는 것 같았다. 소쩍새가 보기에도 주인님은 한심한 사람인 모양이었다. 미안하네요, 한심한 주인이라.

"카논쨩, 그래서 스쿨 아이돌엔 관심 있어?"

"에이, 내가 어울릴 리가 없잖아."

"..."

"무서워서 사람들 앞에서 노래도 못 한다니까? 중학교 때 기억 나지? 나는 안 돼."

"하지만 카논쨩, 만약 관심이 아예 없었다면 그런 얼굴은 하지 않는다구."

"그야 스쿨 아이돌의 노래는 좋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라니, 나한테는 무리야."

치이쨩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아까보다도 한숨소리가 크다. 활동적인 치이쨩이 보기에는 내가 답답해 보이겠지. 이렇게 속을 썩일 바에는 오히려 치이쨩이 스쿨 아이돌을 해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댄스도 특기고. 나를 바라보며 한참동안 눈가를 찌푸리고 있던 치이쨩은, 나에게 놀랄 만한 말을 건넸다.

"그럼 나랑 같이 스쿨 아이돌 할래?"

"치, 치이쨩까지 왜 그래?"

"내일 학교에서 같이 쿠쿠라는 애를 찾아 보는거야. 아무래도 둘보다는 셋이서 하는 편이 낫겠지."

"나는 안 한다니까. 치이쨩이랑 쿠쿠씨는 분명 스쿨 아이돌에 잘 어울릴 거야. 나는 둘을 응원할게."

"...또 도망치는 거야?"

"..."

"옛날엔 반대였잖아. 내가 애들이랑 못 어울릴 때 손을 건네준 건 카논쨩이었잖아."

"나, 나는... 이제 설거지하러 가 봐야 해."

나는 그렇게 말하고 치이쨩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쪽을 보고 있지 않아도 치이쨩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알 수 있었다. 내가 도망치려 할 때마다, 치이쨩은 그런 표정을 지으니까. 보는 사람이 더 가슴아파지는 그런 표정을. 그러면서도, 치이쨩은 나를 잡지는 않는다. 중학교 때의 일을 알고 있는 치이쨩인 만큼, 나를 끌어내는 일이 얼마나 내 상처를 후벼파는 일인지도 알고 있으니까.

4

옛날 옛날에, 하라주쿠에 시부야 카논이라는 아이가 살았습니다. 그 아이는 노래하는 것을 참 좋아했어요. 그녀의 노래에 다른 마음은 없었어요. 단지 노래하는 것 자체를 좋아했을 뿐이죠.

주변에서는 그녀의 노랫소리를 칭찬했습니다. 카논은 그 시절에도 그렇게까지 적극적인 아이는 아니었기에 기쁨보다는 부끄러움이 앞서긴 했지만, 칭찬받는다는 건 누구에게나 기분 좋은 일이죠.

유치원을 지나,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카논은 노래를 계속했습니다. 학교에서 장래희망을 물으면 가수라고 답했어요. 가수가 되면 정말 좋아하는 노래를, 언제까지나 계속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어린 아이였던 카논은 어느새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성적도 평범하고 외모도 평범한 카논에게, 남아 있는 특별함은 노랫소리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카논은 행복했답니다. 노래만 있다면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치이쨩이 말했어요. '가수 공개 오디션이 있대! 한 번 지원해 봐!' 카논은 정말 좋아하는 노래를 계속하기 위해, 가수 오디션을 지원했어요. 자신이 노래하는 모습을 비디오로 찍어 보냈더니, 며칠 뒤에 공개 면접이 있으니 시민회관으로 오라는 답변을 받았어요. 치이쨩은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었답니다. 카논도 정말 기뻤어요. 울 정도로 말이죠. 반드시 오디션에 붙겠다고 생각하면서, 카논은 노래 연습을 계속했답니다.

드디어 오디션의 날이 밝았고, 카논은 긴장한 나머지 한 시간이나 일찍 시민회관에 도착해 버렸어요. 관람석에서 본 무대는 정말 컸습니다. 시민회관이 이 정도라면, 콘서트장은 얼마나 큰 걸까. TV에서 가수의 무대를 볼 때와는 전혀 다른 압박감이, 카논에게 다가왔습니다. 카논은 무대 뒤 대기실로 가서 혼자 벌벌 떨었어요.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러, 마침내 카논의 차례가 되었어요. 카논이 무대에 서자, 스포트라이트가 카논을 비추었어요. 그 넓은 무대 위에는 카논 단 한 사람만이 서 있었습니다. 무대 아래에는 심사위원과 수많은 관객들. 카논은 떨리는 손을 주체하지 못하고, 마이크를 떨어뜨렸어요.

텅, 하고 큰 소리가 울려퍼졌어요. 마이크를 주우려 허리를 숙인 카논은, 그제서야 관객들의 얼굴을 정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관객들은 웃고 있었어요. 노랫소리를 들어서 행복하다는 미소가 아닌, 개그 프로를 봤을 때의 웃음. 카논의 머릿속은 백짓장처럼 하얘졌어요.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려 했지만, 목소리를 낼 수 없었어요. 무대 위에서는 관객들의 표정이 너무나도 잘 보였거든요.

카논이 마이크를 잡은 채 한참동안 가만히 서 있자, 관객들의 표정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대놓고 야유는 못 하지만, 카논에게는 그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어요. 카논은 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용기를 쥐어짜내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는, 무대 뒤편으로 도망쳐 버렸어요.

만약 카논이 더 강했다면, 특별한 아이였다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텐데요. 슬프게도 카논은 관객들의 비웃음을 미소로 바꿔 주겠다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강하지 않았어요. 카논은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여자아이였으니까요. 그날부터, 카논은 평범한 자기 자신이 싫어졌어요. 하지만 그런 자신을 특별하게 바꿀 수도 없었답니다. 그래서 점점 내성적인 아이가 되어갔습니다.

또 하나 바뀐 게 있다면, 카논이 노래하는 이유였을까요. 카논은 이제 자기 자신을 잊기 위해서 노래합니다. 자기를 비웃을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혹시 사람이 올까봐 눈을 감고, 비웃음이 들릴까봐 헤드폰을 쓰고 노래합니다. 아무도 없는 카논만의 공간에서, 카논은 언제까지나 노래할 거예요.

자, 시부야 카논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이랍니다. 동화책으로는 못 써먹겠네요. 하지만 카논은 동화에 나오는 특별한 공주님이 아니니까,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다는 결말을 기대하는 건 무리라고요. 이게 카논에게 어울리는 결말이예요.

"누구 맘대로 끝이라는 겁니까."

동화책의 끝에, 갑자기 누군가의 모습이 그려진다.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따뜻한 느낌. 공주님을 구하러 나타난 왕자님과 같이, 그 그림은 나에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나는 그 손을 잡으려 했지만, 자꾸자꾸 멀어져서 잡을 수 없었다. 아니, 내가 스스로 멀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포기하려던 찰나, 그림에서 손이 뻗어나와 내 손을 잡아 주었다. 그녀와 함께라면 이 결말을 바꿀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내가 그 손을 잡고 동화책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자명종이 울렸다.

5

"카논쨩, 오늘 하루종일 표정이 안 좋던데..."

"난 괜찮아. 그보다, 치이쨩 슬슬 알바시간 아니야?"

"으응... 진짜 괜찮은 거 맞지?"

"괜찮대도. 있다 밤에 카페에서 봐."

나를 걱정하는 치이쨩의 등을 떠밀면서, 나는 웃어 보였다. 엄지까지 세워 보였지만, 아무래도 너무 과했던 것 같다. 치이쨩의 표정이 더욱 굳어진다. 이대로는 끝이 안 날 것만 같아서, 결국 내가 먼저 등을 돌려 떠나기로 했다.

중학생 때의 일을 떠올리는 건 오랜만이라, 겉으로 드러났던 모양이다. 1년 전부터는 그 꿈도 거의 꾸지 않게 되었는데. 겨우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기억은 아직도 나에게서 떨어질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꿈의 마지막 부분이 좀 달랐던 느낌이 들지만,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뭐, 아무래도 상관 없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요요기 공원으로 향했다.

언제나의 공원에, 언제나의 자리. 눈을 감고 숨을 들이쉰다. 헤드폰을 쓰자 주변의 모든 소리가 사라진다. 다시금 나만의 공간으로 빠져들어간다. 헤드폰 줄의 버튼을 눌러 음악을 재생하니, 익숙하지 않은 전주가 흘러나온다. 잘못해서 랜덤 재생을 눌러 버린 걸까. 노래를 바꾸려던 순간, 나는 이 노래가 스쿨 아이돌의 노래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 이 노래. 멜로디도 좋았지만 가사가 특히 마음에 들어서 기억하고 있다. 단순한 변덕으로, 나는 지금 헤드폰에서 나오는 노래를 부르기로 했다. 노래를 전부 기억하는 것도 아니고, 나한테는 전혀 어울리지 않겠지만.

"I say... Hey, hey, hey Start:Dash!!"

이제 막 시작된 꿈을 쫓는 소녀들. 갓 태어난 새지만 언젠가 날아오를 날을 노래하는 소녀들. 그녀들은 특별했기에 스쿨 아이돌이 될 수 있었던 것일까. 만약 그녀들도 평범하다면... 그렇다면 나도 스쿨 아이돌을 할 수 있을까. 평소에는 노래를 시작하면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는데. 오늘따라 자꾸만 이상한 생각이 든다. 노래가 끝나갈 때쯤에, 마지막으로 떠올린 것은 쿠쿠씨의 얼굴이었다. 나는 어느새 스쿨 아이돌 하면 쿠쿠씨를 떠올리게 된 것일까. 살짝 미소지으며 눈을 떠 보니, 쿠쿠씨가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물개박수를 치고 있었다.

"대단합니다! 역시 쿠쿠의 눈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오늘도 오셨네요."

"어라? 오늘은 놀라지 않는 겁니까?"

"예상했다고나 할까... 방금까지 생각하고 있었다고나 할까..."

"생각? 쿠쿠를 말입니까?"

"...방금 말은 못 들은 걸로 해 주세요."

피곤해지기 전에 자리를 뜨도록 하자. 그렇게 생각하며 가방을 집어들려고 손을 뻗었지만, 그 자리에 가방은 없었다. 혹시나 해서 쿠쿠씨를 바라보니, 그녀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내 가방을 들고 있었다.

"후후, 오늘은 도망 못 갑니다!"

'또 도망치는 거야?'라는 치이쨩의 말이 떠올랐다. 치이쨩과 쿠쿠씨의 차이점이라면, 치이쨩은 결국 나를 놔 주지만, 쿠쿠씨는 놔줄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것일까.

"돌려주세요."

"일단 쿠쿠의 얘기를 들어 주시는 게 어떻습니까?"

"하아... 그럼 일단 그 이상한 말투부터 어떻게 해 주시면 안 될까요?"

"쿠쿠의 말투, 아직도 이상합니까?"

"네. 엄청."

"나름 노력했는데... 쿠쿠, 슬픕니다."

말을 너무 심하게 했나. 그녀의 말투는 객관적으로 봐도 이상했지만, 이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어제 꾼 꿈 때문에 신경질적이 되어 있는 것일까.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쿠쿠씨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 죄송해요. 오늘은 뭐랄까, 좀 기분이 그래서... 저도 모르게 말을 거칠게 했어요."

"괜찮습니다... 제 일본어가 이상한 거니까..."

"이, 이야기 들어드릴 테니까! 마음 좀 푸세요!"

"...그럼 스쿨 아이돌도 해 주시는 겁니까?"

"아뇨, 그건..."

"하지만 방금 스쿨 아이돌의 노래를 부르지 않았습니까?"

"노래는 좋아하지만, 남들 앞에서라니 무리예요."

"일단 해 보기 전에는 모르는 겁니다!"

"...해 봤어요. 오래 전에."

초면이나 다름없는 사람에게 너무 무거운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닌가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동안 쉴 틈이 없던 쿠쿠씨의 입도 멈춰 버렸다. 쿠쿠씨한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이걸로 포기해 줬으면 좋을 텐데. 얼마간 이어진 어색한 침묵을 깬 것은 쿠쿠씨였다.

"안 좋은 기억이었던 겁니까?"

"네. 무척이나요."

"쿠쿠도, 안 좋은 기억은 정말 많습니다. 상하이에 계속 있을 걸 그랬나, 후회도 많이 했습니다."

"상하이...?"

"쿠쿠는 스쿨 아이돌이 정말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일본에 건너왔습니다."

스쿨 아이돌이 정말 좋아서. 쿠쿠씨는 그 이유만으로 일본에 유학을 온 것이다. 뭐야, 역시 특별한 사람이었잖아. 나같이 평범한 사람이라면 절대로 그런 생각을 할 수 없다. 분명 그녀의 안 좋은 기억이라는 것도,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이겠지. 특별한 사람은 위기가 와도 금세 극복하는 법이니까. 하지만, 그런 나의 환상은 금세 깨져 버리고 말았다.

"일본 생활은 좌절의 연속이었습니다. 말투를 놀리는 사람도 있었고, 스쿨 아이돌 권유는 계속해서 거절당했습니다. 지금까지 성공해 본 적이 없습니다."

"성공한 적이 없다고요?"

"당신 이전에도 몇 명인가 권유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꽤나 매몰차게 거절당해서 울어버린 적도 있었습니다. 분명 쿠쿠가 너무 귀찮게 굴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권유를 계속할 수 있는 건가요..."

"잘 모르겠습니다만..."

쿠쿠씨는 잠깐 고개를 하늘로 향한 채로 생각하다가, 나를 향해 멋쩍은 듯이 웃으며 말했다.

"분명, 스쿨 아이돌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강하네요, 쿠쿠씨는."

"실패한 채로 그만두면 끝입니다. 하지만 언젠가 성공한 뒤에 실패를 돌아보면, 그것도 하나의 준비운동이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

"그... 혹시 성함이..."

"카논. 시부야 카논이요."

"카논씨는 노래하는 걸 좋아하시지 않습니까?"

"좋아하죠. 그렇게 실패를 했는데도, 여전히 좋아해요."

"쿠쿠는 카논씨가 어떤 실패를 하셨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카논씨가 아직도 노래를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은 더 도전해 봐도 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저 같은 사람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도 없을 거고..."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쿠쿠씨는 지금까지 본 어느 때보다도 자신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카논씨의 노래를 좋아하지 않습니까."

6

그 대화로부터 겨우 10분이 지날 무렵, 우리는 메이지신궁 앞 다리에 서 있었다. 쿠쿠씨가 갑자기 버스킹을 제안했고, 평소부터 거절하는 것에 서툴렀던 나는 기세에 밀려 여기까지 따라오게 된 것이다. 마이크가 없다는 핑계를 대며 빠져나가려 했지만, 쿠쿠씨가 가방에서 소형 앰프와 마이크를 꺼냈기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왜 그런 걸 들고 다니냐고 묻자, 혹시라도 권유가 성공했을 때에 대비해서 항상 들고 다녔다고 한다.

"쿠쿠씨, 아무리 그래도 지금 당장 버스킹은 좀..."

"일단 부딪혀 보는 겁니다!"

쿠쿠씨는 그렇게 말하며 마이크를 몇 번 두드렸다. 다리 위에 둔탁한 소리가 울린다. 사람들은 잠시 이쪽으로 눈길을 돌리더니, 다시 원래 가던 방향으로 가기 시작했다. 버스킹이라는 거, 공개 오디션보다도 잔인한 거 아닐까.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쿠쿠씨는 마이크에 대고 말하기 시작했다.

"아아, 마이크 테스트! 지금부터 탕 쿠쿠와 시부야 카논의 짤막한 공연이 있겠습니다!"

"나, 나는... 못 해."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 손바닥은 식은땀으로 미끌거려서, 조금만 방심하면 그 때처럼 마이크를 떨어뜨릴 것만 같다. 눈길조차 주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 잠깐 훑어보고는 떠나는 사람들. '네까짓 게 무슨 공연이야'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결국, 나는 또다시 도망치는 것을 선택했다. 몸을 돌려 뛰어나가려는 순간, 쿠쿠씨가 내 손을 잡았다.

"말했잖습니까, 오늘은 도망 못 간다고."

"쿠쿠씨... 나, 무서워."

"저도 무섭습니다."

내 손에 닿는 쿠쿠씨의 손바닥도 축축했다. 쿠쿠씨의 다리도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쿠쿠씨도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걸 똑같이 느끼고 있었다. 쿠쿠씨는 특별한 사람이라서 무대에 설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쿠쿠씨도 평범한 여자아이였다. 그녀와 나의 차이점이라고는, 마지막 한 발자국을 내딛을 용기의 유무뿐이었다.

왜였을까.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잡고 있으니, 따뜻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걱정 말라고 안심시켜 주는 것도 아니고, 자기도 무섭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런데도, 그 손은 의지가 되었다. 어느새 손의 떨림은 멈춰 있었다. 내 손뿐만 아니라, 쿠쿠씨의 손도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나, 해 볼게."

"네."

우리는 그렇게 버스킹을 시작했다. 음이탈도 몇 번인가 생기고, 박자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하지만 손을 잡고 있으니 무섭지 않았다. 무대에 같이 서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손을 잡음으로써 그것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의지가 된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 그렇게 세 곡 정도를 부른 다음, 우리는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작지만, 분명히 박수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어 눈앞을 확인하니, 그곳에는 세 명이 박수를 치고 있었다.

적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세 명이라니, 오히려 과분할 정도였다. 나의 노래로 세 명을 미소짓게 만들었다. 정신이 들었을 때에는, 나는 이미 쿠쿠쨩을 껴안고 울고 있었다.

"쿠쿠쨩! 해냈어!"

"쨔, 쨩? 갑자기 거리감이 너무 줄어든 거 아닙니까?"

"어차피 같은 1학년인데 뭐 어때!"

기뻐서 우는 건 얼마만일까. 중학교 때 비디오 심사에 합격한 이래였을까. 오늘 돌아가면 치이쨩에게 말해줘야지. 제대로 사람들 앞에서 노래할 수 있었다고. 이렇게 된 김에, 쿠쿠쨩도 카페로 데려가는 것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눈물을 손등으로 닦으니, 눈앞에서 치이쨩이 울고 있었다. 아까까지는 분명히 없었는데, 언제 온 걸까.

"치, 치이쨩?"

"훌쩍, 바람 피는 거 맞잖아."

7

"생각해보니 치이쨩이 일하는 곳이 바로 다리 건너였지..."

"갑자기 카논쨩이 노래한다고 하길래 깜짝 놀랐다니까."

"처, 처음 뵙겠습니다. 탕 쿠쿠라고 합니다."

"응, 나는 아라시 치사토. 카논쨩한테 네 얘기는 많이 들었어."

"잠깐, 그렇게 많이 하진 않았잖아..."

"그렇습니까? 저는 카논씨한테서 치사토씨에 대해 한 마디도 들은 적 없습니다."

"카ㅡ논ㅡ쨩ㅡ?"

"만난 지 이틀밖에 안 되었잖아! 치이쨩 얘기는 하려면 며칠이 걸릴지도 모르는데."

우리는 카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평소였다면 일을 도울 시간이었겠지만, 울어서 퉁퉁 분 얼굴의 셋이 한꺼번에 들어오자 엄마가 오늘은 쉬라고 말씀하셨다. 괜한 걱정 안 하셨으면 좋겠는데.

"그래서, 쿠쿠쨩은 스쿨 아이돌을 한다고 했지?"

"그렇습니다. 노래는 어떻게든 되겠지만 댄스가..."

"쿠쿠쨩, 나보다도 못 뛰었으니까 말이지..."

"그래? 그 부분은 내가 도와줄 수 있겠네."

"치, 치이쨩?"

"정말입니까?"

"말했잖아, 카논쨩. 같이 스쿨 아이돌 해보자고."

"대단합니다! 하루에 둘씩이나 영입에 성공했습니다!"

"잘됐네, 쿠쿠쨩! 그럼 이제 스쿨 아이돌 활동을 할 수 있는 거야?"

"카논쨩, 아마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

"왜?"

나는 눈을 돌려 쿠쿠쨩 쪽을 바라보았다. 시선을 애써 피하며 우물쭈물하는 쿠쿠쨩이 귀엽다는 생각을 하다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우물쭈물? 쿠쿠쨩이?

"쿠쿠쨩, 뭔가 숨기는 거 있지?"

"치, 치사토씨? 그럴 리가 없지 않습니까."

"쿠쿠쨩... 나, 쿠쿠쨩만 믿고 스쿨 아이돌을 해보겠다고 했는데..."

"카논씨, 그런 표정으로 보는 건 그만두시지 않겠습니까? 죄책감이 장난 아닙니다."

"쿠쿠쨩..."

"우으으... 실은, 저는 작곡을 할 줄 모릅니다."

"적어도 한 명은 더 영입해야 한다는 얘기네..."

"괜찮습니다! 오늘만 둘을 영입했으니, 한 명 정도는 식은 소룡포 먹기입니다!"

"그렇다면 좋겠지만."

산 넘어 산이라는 게 이런 느낌인가. 공연만 할 수 있게 되면 그 다음은 일사천리일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다. 이제는 나도 쿠쿠쨩처럼 영입을 해야 하는 걸까. 소극적이고 겁쟁이인 내가 할 수 있을까. 중학교 이래로 버릇이 되었는지, 머릿속에서 금새 부정적인 생각들이 솟아오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치이쨩과 쿠쿠쨩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사라진다. 앞으로도 분명히 많은 실패가 있을 것이다. 좌절하는 날도 있겠지. 하지만 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손을 잡고 있으면... 무섭지 않아.

"카, 카논씨? 갑자기 손은 왜 잡으시는 겁니까?"

"카논쨩?"

"...그냥, 좋아서."

좋아하는 것이라면, 몇 번이고 도전해야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어리둥절해 있는 둘에게 미소지었다.




처음 써보는 리에라
PV한번 보고 드씨 한번 듣고 쓰는 거라 캐릭터성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지금 리에라처럼 밝혀진 내용이 별로 없으면 오히려 시리어스가 쓰기 편한 감도 있음
떡밥은 PV에서 꽤 뿌려줬고
읽다 보면 가사에서 따온 부분도 좀 있을 거임

카논이 이전 머장들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건 네거티브 회로가 아닐까
호노카는 애초에 초인이니까 넘기고
치카는 평범괴수라고는 하지만 멘탈이 워낙 세고
아유무는 유우 관련된 것만 빼고는 네거티브하지는 않음
근데 카논은 지스만 봐도 '나는 평범해서 안 어울린다'같은 말을 달고 다님
그렇다면 그 계기가 있지 않을까 해서 PV 카논 과거회상이랑 엮어봄

PV 2절 중간쯤에 카논이 혼자 노래부르는 씬이 있는데
되게 애절해보여서 되게 좋아하는 씬임
다같이 그런 카논을 만나러 가는 것도 좋고
그래서 카논이 혼자 노래부르다가 쿠쿠로 인해 바뀌는 스토리를 써봄
치사토와 카논의 과거는 치사토 과거씬에서 회로 돌린거고
쿠쿠 일본 와서 겪은 일도 과거씬에서 슬퍼하고 있길래 넣어봄
난 캐릭터의 약점을 드러내 주는 게 정말 좋다

리에라 배경은 하라주쿠지만 이번 글에서는 메이지신궁 근처로 배경이 설정되어 있는데
이건 내가 하라주쿠는 안가보고 메이지신궁은 가봐서 그럼
어쨌든 하라주쿠에서 충분히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고, 큼지막한 공원은 여기 아니면 신주쿠까지 가야 하니까 괜찮지 않을까
메이지신궁 갔을 때 다리 근처에서 타코야키 사먹은게 기억이 나서 치사토 알바를 그쪽으로 잡음

처음 쓰는 애들이라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잡설이 길어졌다
다음에도 쓸만한 떡밥 나오면 돌아옴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맙다
애기머장 2021.04.15 03:24:19
ㅇㅇ 치이쨩 불쌍한데 커엽 2021.04.15 03:27:52
호시조라당 마음에 드네 2021.04.15 03:43:28
시이타케에에에 ㄹㅇ 리에라는 다른 시리즈보다 시리어스 할 것 같음 2021.04.15 03:4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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