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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번역/창작 [부회장x세츠나] 아브락사스가 되는 법 - 1
글쓴이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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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4003416
  • 2021-04-12 13: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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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모를 럽붕이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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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가 부회장임

일단 원작에서 이름 밝혀진건 없는 거 같아서 그냥 이름도 창작해서 지었음

니지동 시즌2가 나오면 부회장 이름정도는 붙혀줬으면 좋겠다

-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누구든 그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라는 말을 교내 신문에서 본 적이 있다. 기사의 맺음말이었다. 그 기사의 내용을 봤을 때 이 사람은 변화를 두려워해선 안된다는 뜻으로 인용을 했던 것 같다. 그 인용구를 보고 든 생각은 두가지였다. ‘그래, 아무도 안 읽는 교내신문같은거 쓰기 귀찮았을텐데 이정도면 열심히 썻네.’랑 ‘하긴, 일본인들은 좀 보수적인 성향이 있지. 우리 학교 학생들은 더 그렇고’ 라는 생각. 

 물이 고이면 썩는다는 말이 있듯이, 사람은 변화를 못하면 결국 썩어가지 않나. 지금 당장 변하는건 무리일지언정 항상 나아가려는 노력은 필요하겠지.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생각이었지만, 더더욱 그 생각이 굳어지는 기사였다.

 

“안녕하십니까. 이번에 새로 니지가사키 학원의 학생회장을 맡게 된 보통과 2학년, 니시가키 나나라고 합니다. 비록 지금은 부족한 몸이지만 학생회장에 걸맞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내 세상은 학생회에 들어와서 깨졌다. 니시가키 나나라는 사람을 만나고 생각했다. 저 사람 옆에만 있을 수 있다면 그냥 가만히 멈춰있어도 되는 게 아닐까.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한 건 아니었다. 학생회 부회장으로 들어간지 한달 쯤 됐을까, 우연히 둘만 남아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학생회장이 예쁜 포장지로 포장한 조그마한 선물을 건네왔다.

 

“아, 맞아. 코야마 나기사씨. 자요. 선물이에요.”

“네?”

 

 일단 선물을 건네받긴 했지만 당황했다. 그도 그럴것이, 나랑 회장은 딱히 아무 이유 없이 선물을 주고 받을 관계는 아니었으니까. 그 날은 내 생일이거나, 뭔가를 기념하거나 할 날이 아니었다. 

 

“아, 말이 부족했네요. 코야마 나기사씨. 여동생 생일이잖아요?”

“.....아, 네. 그건… 그렇지만.”

 

 내가 회장한테 이런 얘기를 한 적 있었던가? 아니. 없다. 여동생의 생일이라고 말하기 이전에, 이 학교의 그 누구한테도 나한테 여동생이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그런 얘기를 할 만한 때도, 그런 얘기를 할 만한 시간도 없었기에.

 

“어떻게 아셨어요?”

“학생 회장이니까요. 모든 학생의 마음 속까지는 읽을 수 없지만 적어도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 정도는 정확히 알아둬야하지 않나 싶었거든요. 그래서.”

“.....”

 

 그런가.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정도까진 안하진 않나? 그리고, 만약 그렇게 생각해서 선물을 줬다고해도 조금 더 말을 포장해서 하지 않나? ‘저를 항상 도와준게 고마워서요’ 같이… 이렇게 무미건조하게 선물을 받은적이 있던가?

 

“... 감사합니다.”

 

 어안이 벙벙해서 학생회장을 멍하니 쳐다보았다가, 실례라는 생각이 들어 시선을 황급히 돌리고 겨우겨우 대답했다. 학생회장은 이런 내 부자연스러운 언동에도 아무런 이상함을 느끼지 않은듯 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안경 너머로 보이는 침착한 시선이 괜히 나를 부끄럽게했다.

 

“그래도 오늘 전달할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사실, 까먹을 뻔 했거든요. 요즘 외우고 있는게 너무 많아서.”

“외우고 있는거요?”

 

 나는 다시 학생회장쪽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학생회장은 어느샌가 어떠한 서류를 검토중이었다.

 

“요즘, 학생들의 이름을 외우고있거든요.”

“.....네?”

 

 외우고 있는 거라기에 공부라도 열심히 하고 계시는건가 싶었더니, 그 입에선 또 색다른 이야기가 튀어나왔다. 당황해서 목소리가 조금 깨졌다.

 

“음? 왜 그러시나요?”

“아, 아니… 그, 보통은 그 정도까지는 안하지 않나 싶어서요.”

“학생회장에 걸맞는 사람이 되겠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되려고 노력중인거에요.”

“......”

 

 바보같아 보일정도로 미련했다. 그렇지만 나한테 있어선 그 미련함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보였다. 학생회장에 걸맞는 사람이 되겠다는 상투적인 말을 지키려고 이렇게나 노력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 때였다. 나는 알에서 굳이 나오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저 사람 옆에만 있을 수 있다면 이대로 머물러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게. 처음엔 ‘이 사람 옆에서 계속 일 할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도의 감정이었다. 하지만 그런 감정이 연심으로 발전하기 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났을까. 나는 아주 당연한 사실을 하나 깨닫게 된다. 

 

“스쿨아이돌 페스티벌 신청서에요!”

“승인 부탁드립니다!”

 

 … 엉망진창인 신청서였다. 일단, ‘스쿨 아이돌’이라는 뭔지 모를 활동을 하겠다는 것 부터가 이해가 안됐다. 이것은 내 상식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을 제하고도 문제점은 많았다. 합동 페스티벌이라곤 하지만 어느 학교와 합동을 할것인지 정해지지 않았고, 막연한 일정만 있을 뿐 어떤 활동 예정을 가졌는지도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진척 상황을 적어놓지 않은 건 그렇다 치더라도, 어디서 개최할지도 신청서에 적어놓지 않은 건 치명적이었다. 한숨이 나올 뻔 했다. 아마, 이런 엉망진창인 신청서. 내가 무어라 하지 않아도 회장님이 반려하겠지.

 

“굉장히 흥미로운 기획서네요.”

 

 하지만 회장님 입에선 굉장히 의외의 말이 튀어나왔다. 조금만 규격에 어긋난 서류는 곧바로 반려시키던게 회장님의 모습이었다. 이런 서류를 통과시킨다면 규격에 맞게 쓰려고 노력한 학생들에게 면목이 없다는 말을 하셨었는데… 임원들의 얼굴을 쓱 훑어봤다. 임원들 또한 당황한 눈치였다. 다만, 회장의 눈치를 보고 있을 뿐.

 

“저기, 죄송합니다. 제 상식이 모자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내가 포문을 열자 다른 임원들도 불만을 쏟아냈다. 그 뒤로 스쿨아이돌 신청서를 낸 사람들은 “지금 말한 것들을 전부 써오면 통과시켜주는건가요?!” 라며 자신감을 가득 내비친 표정으로 학생회실을 떠났다.

 

“참 폭풍같은 분들이네요.”

“그, 그렇지만… 활기찬 분들이 이 학교에 있는것도 좋지 않을까요.”

“... 그것도 그렇죠.”

 

 이상했다. 저런 엉망진창인 신청서를 흥미로운 기획이라며 통과시키려고 했었던 것도 그렇고, 회장의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스쿨 아이돌이라는 것을 저리 상세하게 알고있는 것도 그렇고, 지금처럼 쓸데없는 말을 덧붙이는 것도 그렇고. 그렇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이상하다고 따질 수도 없는 노릇, 나는 이 화제를 빨리 끝내기위해 고개를 끄덕이고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돌렸다.

 그리고 그날 밤, 회장님이 왜 그렇게 이상한 행동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계기는 참으로 우연했다. 잠에 들기 전 유튜브를 보다가 익숙한 얼굴이 찍혀있는 썸네일을 본 것이었다.

 

-“세츠나! 스칼렛 스톰~!”

 

 무언가에 홀린듯이 그 썸네일을 클릭했더니, 너무나도 익숙한 얼굴과 목소리를 가진 스쿨 아이돌이 수많은 관중들 앞에서 공연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을 ‘유우키 세츠나’라고 소개하고 있었지만, 이 목소리는 아무리 들어도 내가 아는 목소리였다.

 

-”휴! 오늘도 세상을 구해버렸네요! 그렇다면 근심도 사라졌겠다. 다음 곡으로 넘어갈까요! 저를 찾아와주신 여러분들을 위해 부를게요! 「CHASE!」”

 

 이제는 모든 학생회 임원들의 존경을 받고있는, 니지가사키 학원의 학생회장. 니시가키 나나. 아무리 봐도 유우키 세츠나는 니시가키 나나였다. 회장님에게 쌍둥이가 있었던가? 그런 얘기는 듣지 못했는데. 가족에 대해서 얘기할 땐 약간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외동이에요. 엄한 부모님이 있어서 조금은 힘드네요.” 라고 말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알 수 없는 배신감이 가슴속에서 끓어올랐다. 아무런 빈틈이 없는 철벽의 학생회장. 하지만 알고 보면 바보같을 정도로 미련하고 다정한사람. 이게 내가 알고있던 니시가키 나나라는 사람의 전부였다. 나는 그런 모습에 홀려 니시가키 나나의 옆이라면 언제나 이대로 있어도 좋다고 생각했었다.

 회장님을 만난 이후로, 내 세계의 전부는 회장님이었지만, 회장님은 나 외에도 수많은 사람들과 연결된 세계를 구축하고 있었던 것이다.

 

“......”

 

 앞서 말했지만, 나는 회장님과 만나고 몇 달이 지난 오늘.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변하지 않겠다고 생각해도, 내 주변에 있는 사람도 그렇게 생각 하진 않는다는 것. 그리고 내가 아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

 그렇지만 나의 깨달음과 나의 감정은 별개였다. 나는 그날 밤 알수없는 배신감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

 

“회장님.”

“.......”

 

 서류를 검토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창 밖을 보니 해가 거의 저물어가고 있었다. ‘그럼 저흰 이만 들어가보겠습니다.’라는 말을 한 다른 임원들이 조금은 밉상이었는데, 이제보니 당연히 들어가야 될 시간이었구나.

 그럼, 이것만 처리하고 나도 들어가볼까. 라는 생각에 회장님을 불렀지만, 회장님은 의자에 앉아 졸고 계셨다. 누군가가 보면 눈을 감고 생각에 깊이 잠긴 것 처럼 보일 정도로 흐트러짐 없는 자세였다.

 

“... 회장님?”

“어, 앗?!... 네?!”

“.....”

 

 그렇지만 깊이 생각하고 있었던 것 뿐이라면 내가 불렀을때 대답을 하셨겠지. 이건 틀림없이 졸았던거다. 예전에는 이랬던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요 근래엔 굉장히 자주 졸으셨다. 다른 학생회 임원들은 그동안의 피로가 쌓인것 아닐까. 우리가 더 열심히 해서 회장님의 부담을 줄여주어야겠다, 같은 기특한 생각을 하고 있지만 나는 알고있다. 회장님이 어째서 요근래에 학생회 업무를 하다가 조는것인지. 회장님은 요 근래 스쿨 아이돌 활동에 열중하느라 지치신거다.

 악의적인 추측이 아니라, 이는 명명백백한 사실이었다. 남 몰래 회장님을 따라갔을 때 봤다. 회장님은 스쿨 아이돌부에 들어가,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 신청서를 낸 사람들과 함께 웃으며 떠들었다. 나를 포함한 학생회 임원들 모두가 보지 못한 표정과 들뜬 목소리로 즐거워 하고 있었다. 

 

“나가시 소면부의 학교 문화제 계획서말인데요.”

“아! 그러니까… 그게… 무슨 내용이었죠?”

 

 한숨이 나올 뻔 했다. 그 한숨을 억지로 삼켰다. 평소의 회장님이었다면 내가 이렇게 말하자마자 ‘아, 그건은 제가 처리했습니다’ 정도의 말이 나왔겠지. 비단 학생회실에서 조는 것 뿐만 아니라, 요즘의 회장님은 확실히 이상해졌다. 평소라면 절대로 안할 실수를 하거나, 따져보면 잘못 처리된 서류를 ‘이정도면 됐지’ 하고 넘긴다거나. 어느순간부터인지 딱 잡아 말할 수 없지만, 회장님은 점점 학생회를 멀리하고 스쿨 아이돌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울컥 화가 치밀었다. 스쿨 아이돌을 하는 것 까지야 내가 막을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본인이 본인 입으로 학생 회장에 걸맞은 인간이 되겠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것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자신이 한 말을 고작 그런 아이돌 놀이때문에 꺾는다고? 고작 그따위 것 때문에…

 나를, 배신한다고?

 

“저, 코야마 나기사씨?”

“우리가 알고 지낸지 얼마나 됐죠?”

“그 전부터 얼굴은 알고 있었지만 이름을 알고 대화를 한 건 코야마 나기사씨가 부학생회장이 되고 나서니까… 세 달은 넘었죠. 그런데 그건 왜…”

“그런데 저는 끝까지 이름으로 안 불러주시네요.”

“네?”

“타카사키씨는 이름으로 불렀으면서. 저는 타카사키씨만큼 친하지 않다는 건가요? 몇 달간 회장님을 보좌한 저보단 회장님의 다른 모습을 알고있는 사람이 더 좋은건가요? 그렇다면, 제가 이렇게 부르면 저도 이름으로 불러주실건가요? 「유우키 세츠나」씨.”

“......”

 

 내가 이렇게 말하자, 회장님은 무척 당황한 눈치였다. 안경 너머의 침착한 시선이 저리도 흐트러진 모습은 처음 봤다.

 

“저, 그… 코야마… 아, 아니. 나기사씨. 그러니까, 그건…”

“그러고보니 저한테 말씀하셨던가요. 엄한 부모님때문에 힘들다고. 그 부모님들이 알게되면 깜짝 놀라겠네요. 니지가사키 학원이 자랑하는 철벽의 학생회장이 시간이 날 때마다 나풀거리는 옷을 입고 공연장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손 키스를 날리면서 춤추는 모습.”

“......”

 

 어, 잠깐, 이렇게까지 말하려고 하진 않았었는데. 말 해놓고 아차 싶었다. 

 

“죄송합니다. 방금 전에는 실언을…”

“그, 부탁드려요! 제발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주세요!”

 

 내가 말을 채 끝마치기도 전에, 회장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내 앞에 무릎을 꿇고, 내 치맛자락을 붙잡으며 울먹이고 있었다. 

 회장님한테 이런 모습도 있었던가. 그리고 이렇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일만큼 스쿨 아이돌이라는게 회장님에게 중요한 것이었나.

 

“저, 제가 한 실수때문에 한번은 스쿨 아이돌을 포기했었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유우씨가 한 말에 힘을 받아 다시 스쿨 아이돌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지금 부모님께서 그 사실을 알게되면… 저는…!!! 부탁드려요, 그, 무엇이든지 할테니까 부디 그것만큼은…!!!”

“.....”

 

 말을 거두려면 지금이었다. 

 그렇지만.

 

“... 일어나요, 회장님.”

“.....! 나기사 ㅆ…”

 

 거두기 싫었다.

 나는 일어난 회장님을 벽으로 밀치고 입을 맞췄다. 지금 일어난 일에 놀라서 입을 벌리고 있는 회장님의 입 안에 내 혀까지 밀어넣었다. 회장님과 내 혀가 얽혔다. 처음 느껴진 건 우둘투둘한 돌기였다. 나는 여기서 더 나아가 회장님의 입 천장을, 혀 밑바닥을, 그리고 아랫 잇몸의 안쪽을 맛있는 아이스크림이라도 탐하는 듯 햝았다. 

 첫 키스의 맛은 달콤한 레몬 맛이라고 했던가. 그 말은 틀린 말이다. 첫 키스의 맛은 방금전에 먹은 싸구려 캔커피 맛이었다.

 

 “푸합…! 허억… 허억……”

“..... 고마워요. 예전부터 궁금했었거든요. 프렌치 키스란건 뭔 느낌인지.”

 

 입을 때자 누군가의 것인지 모를 침이 긴 실로 이어져 주욱 늘어지더니 바닥에 떨어졌다.

 

“나기사… 씨?”

“회장님이 그렇게 말했었죠? 무엇이든 한다고.”

 

 회장님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합이 잘맞는 부학생회장? 아니면 조금은 융통성이 떨어지고 성격이 딱딱한 학생? 아니면 딱히 아무런 생각이 없었을까? 그렇다면 지금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럼 지금 일어난 일도,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일도 전부 불문에 부쳐요. 어려운 부탁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

 

 지금이라도 강하게 나온다면 나는 고개를 숙이고 미안하다고 했을것이다. 그게 내가 알고있는 학생 회장의 모습이랑 가까웠으니까. 

 

“알겠...어요.”

 

 그렇지만 니시가키 나나는 고개를 숙이고 천천히 끄덕일 뿐이었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나나씨. 아, 앞으론 저를 이름으로 불러주세요. 알겠죠?”

“알겠어요. 나기사씨…”

 

 나는 회장의 침으로 촉촉하게 젖은 입술을 핥았다.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건, 지금 나를 어떻게 생각하건 그게 무어가 중요할까. 몇 달을 같이 지냈는데 나한테 어떠한 기대는 하고 있었겠지.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하나였다.

 니시가키 나나가 품고 있었던 코야마 나기사에 대한 기대를 하나도 남김없이 철처히 부순다. 그게 지금 내가 회장님… 아니, 니시가키 나나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였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나는 당신을 만나고 알 속에 스스로를 가두어버렸지만, 당신은 어느순간 알을 깨고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었지.

 그렇지만,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을거야. 나는 당신이 전부인데, 당신의 전부가 내가 아닌건 억울하잖아. 당신이 세상에 나왔다면, 나는 당신을 가두는 새장이 되겠어.

크레이키스 집착 조아 2021.04.12 13:53:53
ぷりぽ 데미안추 2021.04.12 14:06:39
ㅇㅇ 호우 112.152 2021.04.12 14:07:01
Sakulight 신선한 해석 좋아.. 근데 난 글씨 크기가 너무 작은 감이 있네 2021.04.12 14:13:09
Sakulight 2021.04.12 14: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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