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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쿠「유우 선배~」

유우「아, 시즈쿠쨩」

유우「웬일로 다른 1학년들이랑 같이 안 오고?」

시즈쿠「저희들, 전부 학과가 다르다 보니까요」

시즈쿠「항상 모이는 장소에서 10분을 기다려도 안 오면 따로 가기로 했어요」

시즈쿠「오늘은 국제교류학과 선생님께서 종례를 좀 길게 하셔서...」

유우「그럴 때 있지~」

유우「나도 음악과로 옮긴 다음부터는 아유무랑 따로 부실에 가는 일이 늘었어」

시즈쿠「그럼 지금은 아유무씨를 기다리는 중이신가요?」

시즈쿠「발렌타인을 기념해서 밀회를 즐기신다던가~」

유우「정말~ 놀리지 마~」

유우「아, 그러고 보니 아침에 아유무가 평소보다 쭈뼛대던데, 오늘 발렌타인 데이였구나」

유우「방금 들을 때까지 완전히 까먹고 있었어」

시즈쿠「유우 선배는 항상 둔감하시네요...」

시즈쿠「아유무씨를 기다리는 게 아니면, 여기서 뭘 하고 계셨어요?」

유우「조금 신경쓰이는 게 있어서 말이야」

유우「봐봐, 이런 데 엘리베이터가 있었던가?」

시즈쿠「저도 처음 보네요」

유우「이쪽은 매일같이 지나다니지만, 어제까지만 해도 없었단 말이지」

시즈쿠「흠... 딱히 공사중이거나 했던 것도 아니죠?」

유우「응」

시즈쿠「작동은 하는 걸까요?」

유우「버튼 눌러 볼까?」

유우「에잇」

삐ㅡㅡㅡ

유우「우왓, 열렸다」

시즈쿠「꽤나 좁아 보이네요」

유우「어디에 쓰는 건지 알겠어?」

시즈쿠「겉으로 봐서는 잘 모르겠고...」

시즈쿠「한 번 들어갔다 올게요」

유우「시즈쿠쨩, 안에 뭐라도 있어?」

시즈쿠「음... 버튼이 되게 많네요」

시즈쿠「그런데 어디로 가는지는 안 써 있어요」

유우「그래? 나도 들어가 봐도 될까?」

시즈쿠「들어오실 수 있으려나... 그럼 제가 벽에 붙을게요」

유우「영차... 확실히 좁긴 하네」

시즈쿠「제가 나갈 걸 그랬나봐요, 엄청 좁네요」

시즈쿠「두 명으로 아슬아슬할 정도면 화물용은 아닌가 봐요」

유우「그럼 도대체 어디에 쓰는 걸까?」

시즈쿠「그러고 보니, 어릴 적에 본 영화에도 버튼이 엄청 많은 엘리베이터가 있었죠」

유우「아,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유리 엘리베이터?」

시즈쿠「이건 누가 봐도 유리는 아니지만요」

유우「마침 발렌타인 데이고, 진짜 윌리 웡카한테 갈 수 있으려나」

시즈쿠「후후, 동심에 빠진 유우 선배도 귀엽네요」

유우「그럼 일단 아무 버튼이나 눌러 볼까?」

엘리베이터「승인되지 않은 사용자 감지」

엘리베이터「문을 폐쇄합니다」

시즈쿠「어?」

유우「이, 이러려던 건 아니었는데...」

시즈쿠「불도 꺼지고... 진짜 갇힌 건가요?」

유우「여기요! 누구 없어요?」바둥바둥

시즈쿠「유, 유우 선배」

시즈쿠「그렇게 움직이시면 저도 힘들어요」

유우「미, 미안」

시즈쿠 (몸이 아니라 정신이 힘들어요...)

시즈쿠 (유우 선배랑 이렇게 붙어 있다니...) ///

유우「이거 위험하네... 휴대폰 꺼낼 수 있겠어?」

시즈쿠「몸이 벽에 딱 붙어서... 치마 주머니 쪽으로 팔을 못 굽히겠어요」

유우「...아! 좋은 생각이 났어!」

유우「팔을 뒤로 못 굽히는 거라면, 앞으로 살짝 뻗으면 되잖아」

유우「내가 시즈쿠쨩의 휴대폰을 꺼내면 되겠다!」

시즈쿠「네?!」

시즈쿠「그야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유우「자, 시즈쿠쨩」

유우「좀 더 내 쪽으로 붙어 봐」

꼬옥

시즈쿠「서, 선배...」

유우「잘 안되네... 좀 더 꼭 붙어 줄래?」

시즈쿠「여기저기 닿고 있다구요?」///

시즈쿠 (유우 선배의 몸... 부드러워)

시즈쿠 (앞쪽에 닿는 몰캉한 배도, 손에 잡히는 보드라운 등도)

시즈쿠 (유우 선배는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데...)

시즈쿠 (나만 의식하고 있는 걸까) 시무룩

유우「좀만 참아, 어느 쪽 주머니야?」

시즈쿠「오른쪽이요...」

유우「음... 어두워서 그런지 주머니가 어딘지 감이 잘 안 잡히네...」

시즈쿠「꺄악!」

유우「시, 시즈쿠쨩? 갑자기 왜 그래?」

시즈쿠「어딜 만지시는 건가요! 거긴 엉덩이라고요!」

유우「미, 미안!」

시즈쿠「정말, 팔만 쓸 수 있었어도 유우 선배 뺨이 멀쩡하진 않았을 거예요」

유우「주머니... 주머니... 찾았다!」

유우「나와라, 제발」

탁

시즈쿠「설마 지금 소리, 제가 생각하는 그건 아니겠죠?」

유우「미안, 떨어뜨렸어...」

시즈쿠「...」

유우「아무래도 저건 못 줍겠지?」

시즈쿠「팔도 못 굽히는 곳에서 허리는 어떻게 숙이시게요」

유우「큰일이네...」

시즈쿠「그, 그보다도」

시즈쿠「이제 좀 떨어져 주실래요?」///

유우「우왓, 미안미안」

시즈쿠「그럼 이제 유우 선배 휴대폰을 쓰는 수밖에 없겠네요」

유우「그, 그건 좀...」

시즈쿠「네? 혹시 충전을 안 하셨다던가...」

유우「...온 몸이 땀에 푹 젖어버려서」

유우「그, 시즈쿠쨩이 기분 나빠할 거 같고」

유우「땀냄새도 신경쓰이고」

유우「그보다도, 할 땐 몰랐는데 끝나고 나니까 엄청 부끄러워...」///

시즈쿠 (유우 선배도 나름대로 의식하고 계셨구나...)

시즈쿠「정말, 여기까지 와서 그러기예요?」

시즈쿠「좋아하는 상대의 땀냄새는 페로몬 덕에 향긋하게 느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니 괜찮아요」

유우「좋아하는...?」

시즈쿠「그, 그보다, 유우 선배만 저를 좋을 대로 하시고... 치사해요!」

유우「그 발언은 오해의 소지가 있지 않을까...」

시즈쿠「자! 어느 쪽 주머니예요?」

유우「...오른쪽」

시즈쿠「아까처럼 저한테 붙어 주세요」

유우「우으으...」

꼬옥

유우「시즈쿠쨩」

시즈쿠「네?」

유우「가슴, 엄청 뛰고 있네」

유우「껴안고 있으니 확실히 느껴져」

시즈쿠「흐, 흔들다리 효과예요」///

시즈쿠「저번에 얘기했잖아요? 위험한 상황에서 가슴이 콩닥거리는 걸 사랑으로 착각한다는...」

유우「그, 그런 거야?」

시즈쿠「그러는 유우 선배도 엄청 뛰고 계시다구요?」

유우「나, 나도 흔들다리 효과라고나 할까...」

시즈쿠「...그럼 지금 이걸 사랑으로 생각하고 계시는 게 되는데요?」

유우「...」///

시즈쿠「아, 휴대폰 잡았어요」

시즈쿠「어디 보자... 권외? 도쿄 한복판에서?」

유우「엘리베이터 안이라 그런가...」

시즈쿠「헛수고였어요...」

유우「여기 언제까지 갇혀 있어야 하는 걸까」

꼬르륵

시즈쿠「...유우 선배」

유우「미안, 나만 배고픈 것도 아닐 텐데」

시즈쿠「아니예요, 유우 선배가 먹보인 건 다들 아는 사실이니까요」

유우「그렇게 직접적으로 말해지면 좀 상처받는데」

시즈쿠「변변한 건 없고... 초콜릿이라면 있는데, 드실래요?」

유우「초콜릿?」

시즈쿠「벼, 별건 아니고요!」

시즈쿠「산속에서 조난당했는데 초콜릿만 먹고 살아남은 사람들도 있잖아요!」

유우「그, 초콜릿은 왜 가지고 있는 거야?」

시즈쿠「...원래 이런 상황에서 쓸 생각은 아니었는데」///

유우「진짜 괜찮아?」

유우「다른 사람에게 줄 진심 초콜릿이었다던가...」

시즈쿠「...진심은 맞아요」

시즈쿠「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줄 건 아니었어요」

유우「자, 잠깐」

유우「설마...」

시즈쿠「정말 둔감하시네요, 유우 선배는」

시즈쿠「제 진심 초콜릿, 받아 주시겠어요?」

시즈쿠「블레이저 왼쪽 주머니에 있어요」

유우「...」///

유우「고맙게 받을게」///

시즈쿠「...」///

꼬옥

시즈쿠「잠깐, 지금 일부러 계속 껴안고 계시는 거죠?」

유우「들켰나~」

시즈쿠「싫다는 건 아니지만...」

시즈쿠「이러다가 초콜릿이 녹아 버리겠어요」

유우「응, 좀만 더 이러고 있을게」

삐ㅡㅡㅡ

리나「이야, 좋은 광경이네」리나쨩 보드[우효~]

유우「눈부셔... 뭐야?」

시즈쿠「리, 리나씨!」

리나「침입자 경고가 떠서 와 보니 이렇게 눈호강을 시켜 주네」

유우「경고? 이거 리나쨩 거였어?」

리나「유리 엘리베이터처럼 어디나 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있으면 어떨까 해서」

시즈쿠「진짜 유리 엘리베이터였어?」

리나「실험작이라 그런지 문제가 좀 있네」

리나「아무한테나 문을 열어주고 말이야」

유우「그... 그래! 들어온 지 몇 시간은 된 거 같은데!」

유우「경고가 이제야 가다니, 이상하다고!」

시즈쿠「...」

리나「시즈쿠쨩은 알고 있나 보네」

유우「응? 무슨 소리야, 시즈쿠쨩?」

시즈쿠「...아까 유우 선배 휴대폰을 봤을 때 알았는데」

시즈쿠「여기 들어오고 5분밖에 안 지나 있었어요...」

리나「그래, 그 5분만에 민달팽이처럼...」

리나「두근거렸어?」리나쨩 보드[도키메이쨨따]

유우「우와아! 그만! 그만 해!」

리나「유우씨야말로 시즈쿠쨩을 껴안는 건 그만 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카스미「유우 선배... 시즈코...」

시즈쿠「서, 설마」

카린「대담하네~ 젊다는 건 좋구나」

시오리코「교, 교내에서 이런 짓을...」

아이「유우유, 여심 잡을 줄 아네」

세츠나「제 열기보다도 뜨거운 거 같아요!」

엠마「저기, 일본에서는 이게 보통인 거야?」

카나타「아마 아니라고 생각해~」

유우 (꿀꺽)

아유무「유우쨩, 같이 얘기 좀 할까?」미소

유우「정말! 발렌타인은 이제 지긋지긋해~!」

카오링은 발렌타인 때마다 전설을 찍는다

안 뽑힌 두 시츄 중 좁은 엘리베이터는 놓치기 힘들다고 생각해서 써봄

이쪽 시즈쿠는 사이드 스토리 시즈쿠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설정은 애니 기반

애니에서는 시즈쿠가 유우를 부르는 씬이 한 번도 없어서, 일부러 '유우 선배~'라는 대사로 시작함

드물게도 연기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진심인 시즈쿠를 써본 거 같음

SS특) 이상한 설정은 리나한테 맡기면 오케이

초콜릿에 엘리베이터면 윌리 웡카가 빠질 수 없지

영화 좋아하는 시즈쿠라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마지막 장면은 개그만화처럼 끝내 보고 싶었음

작년에 총합 10편 정도 썼는데

올해는 이제 2월 초인데 7편 씀

그것도 줄글 2개 포함

개그는 SS, 진지한 건 줄글로 쓰고 있음

다음은 누마즈에 소환된 환일의 요하네가 될 거 같지만 또 끌리는 거 있으면 그거 먼저 쓸 수도 있음

여기까지 읽어 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