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당신
『어째서, 어째서, 칠 수 없는 거야』
나만이 아는, 너의 과거. 아나타가 스스로 스쿨아이돌로서 무대에 서지 않는 진짜 이유.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2301898
―――――――
「?♪」
조용한 부실에서 울리는、당신이 흥얼거리는 멜로디.
「이번 신곡이야?」
「그럴지도ー」
내가 묻자, 너는 즐겁게 메모를 열고서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
「서언배, 뭐를 적고 있는 거예요?」
「어떤 음의 조합으로 할까, 같은 메모야」
「에ー 그거 카스밍을 위한 신곡 같은 건가요?」
카스미 쨩. 모처럼 머리 속에서 아름다운 음이 흐르고 있을 도중에 방해하면 안 돼.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처음 말을 건 것도 나였고, 주의하지 않으면.
「선배는 여전히 대단하시네요. 머리 속에서 자연스럽게 소리가 밀려나오는 것 같아요」
시즈쿠 쨩이 그 아이에게 보내는 것은, 존경심。
「후후, 예전부터 음악만 생각해서 그런 걸까」
「그런데 선배, 음악 지식도 있고 귀여운데도 왜 스스로 스쿨아이돌을 하려고 하지 않는 거예요?」
아아, 동호회 얘들이 한 번쯤은 물어보는 말이 있다. 네게 물어도 모호한 대답만 돌아오니까 내게 한다는 느낌이다.
「그 아이는, 안쪽에 머무르는 걸 좋아하거든. 나서는 것보단 모두를 지탱하는 쪽이 즐겁다는 것 같아」
「그렇군요, 선배 답네요」
이러면, 모두 이해한다.
나 이외의 동호회 애들이 아는 건 고등학생이 된 너이니까. 옛날, 정식 무대에 서서 피아니스트를 목표로 하던 시절의 너를 모르니까.
소리에 대해 섬세한 감각을 가지고 있고, 음악적 센스도 충분히 있다. 당연히 노력을 게을리하는 타입도 아니다. 그런데도 부족한 것이, 단점이 하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치명적이고도, 어찌할 수 없는 것. 감각으로도, 노력으로도 메울 수가 없다.
「뭐야 뭐야, 내 이야기?」
카스미 쨩을 넘어, 그 아이가 우리 쪽으로 왔다.
「그, 네가 작곡을 할 수 있다는 게 대단하다는 이야기야」
「어, 그래? 아냐 이정도야」
말이랑은 다르게 기쁜지, 알기 쉬울 정도로 웃는 얼굴이 된 너. 그런 모습을 보면 나도 기뻐져.
「선배는 어렸을 때부터 작곡하는 걸 좋아했었어요?」
「에, 응. 뭐 그렇다고 해야 하나」
네 얼굴이 조금 흐려져. 오래 알고 지내던 나 밖에 모를 정도만.
「……있지, 슬슬 하교해야 할 시간 아니야? 시즈쿠 쨩 돌아가야 할 시간이야」
조금 억지스럽지만, 도움을 청했어.
「아, 정말이네요. 죄송해요 선배, 먼저 실례합니다!」
시계를 확인하고서 바쁘게 부실을 나가는 시즈쿠 쨩.
「그럼 카스밍도 시즈코랑 같이 돌아갈께요―― 수고하셨습니다?」
때마침, 카스미 쨩도 나가줘서, 남은 것은 우리 둘 뿐.
「……우리도 돌아갈까?」
「으응, 조금만 더 작업하다 돌아가도 될까? 방금 떠오른 멜로디, 놓치기 싫어서」
「그래」
우리는 집도 가까워 아직 여유가 있으니까.
「아유무 쨩은 먼저 돌아가도 돼」
「아냐, 나도 네 작업이 끝날 때까지 연습하고 있을 테니까, 같이 가자」
「오케, 고마워」
너는 그러면서 기재를 마주 봤어. 나는 뭐를 할까. 이번에 라이브에서 부르는 노래의 연습이라도 하고 있을까? 그래도 소리를 내면 그 아이에게 미안하니까, 헤드폰을 쓰고 듣고 있자.
【?♪】
눈을 감고, 음악 플레이어를 켰다. 흘러나오는 것은 네가 나를 위해 만들어 준 곡. 상냥한 곡이, 내게 맞도록 네가 열심히 생각해준 곡이.
어릴 적에도 이렇게 나를 위해 곡을 만들어 준 적이 있었다. 이렇게 탄탄한 곡이 아니라 즉흥적으로 생각난 곡을 피아노로 치는 것 같은 거였지만――
「응?」
톡톡, 어깨가 처졌다.
「……」
눈을 떠보니, 너의 얼굴이.
「왜 그래? 벌써 작업이 끝난 거야?」
「아니, 그렇진 않은데, 행복한 듯 곡을 듣고 있는 아유무 쨩을 보자니 기뻐져서」
「후후, 그렇구나」
순진한 미소.
「역시 곡을 만드는 건 즐겁네. 아유무 쨩처럼 기뻐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정말 행복한 기분이 되니까」
좋구나, 즐겁게 음악에 대해 말하는 네 모습은.
얼마 전까지는 상상도 못했었는데 말이야. 음악에 가까워지는 거나, 신나는 음악에 대해 말할 수 있게 되는 거를.
「자, 아유무 쨩한테 내 행복을 나눠 줄게」
손이 잡혔다.
「……손으로?」
「에헤헤」
따듯한 손. 내가 마주 잡으면 속 들어가는 작은 손.
나는 이 손이 정말 좋지만, 너 자신은 정말 싫어했지. 작은 체구에, 작은 손. 귀엽다고, 너같이 귀여운 애에게는 어울리는 손이라고 본 사람들은 모두 생각하는, 그리고 모르는. 이게 네게 있어 얼마나 큰 콤플렉스이면서도 걸림돌이었는지를.
「어때, 행복해?」
「……응」
나만이 알고 있어.
네가 계속, 고통받던 날들을.
※
『라라라?♪ 라라라?♪』
방에서 울려 퍼지는 아이의 목소리와, 피아노 소리
서투른 연주였지만, 당시의 네 나이를 감안하면 충분한 수준.
『와ー、멋있어!』
연주가 끝나자, 나는 천진난만하게 박수를 쳤고.
『에헤헤, 그런가』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치는 걸 좋아하는 아이였다.
『아나타는 장차, 피아니스트가 될 거지』
『당연하지!』
자신 있게 단언했었다. 나도 너도 그 미래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나도 너도, 자신에게 보이는 범위의 세계 밖에 몰랐다. 주위 어른들은 너를 재능 있는 아이라고 했다. 아직 모두 작았고, 그 전제 아래에선 칠 때 좋았던 시간. 분명, 네가 가장 즐겁게 피아노를 치던 시기였다.
나도 행복했어. 내게 피아노를 들려주곤 했어. 음악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었고, 네가 나가는 콩쿨이나 발표회도 다른 사람의 연주 도중에는 잘 정도의 아이였지만, 네가 연주하는 소리가, 너의 미소가 정말 좋았으니까.
【아유무 쨩 정말 좋아해 곡】이란 것까지 만들어 준 적도 있었다. 그걸 스스로 부르게 된 건 조금 부끄러웠어도, 기뻤어.
그렇게 보내는 동안 세월은 흘러서.
유치원, 초등학생, 너는 아직도 피아노에 몰두했었어. 나도 순수하게 너를 응원했어. 레슨이 많아져 놀 기회가 줄어드는 건 조금 쓸쓸했지만, 꿈을 향해 가는 너는 나의 자랑이었으니까.
하지만, 바뀌어 버린 건 중학생이 됐을 때쯤.
어느 날.
『아유무 쨩』
네가, 우리 집에 놀러왔어.
『왜 그래?』
그 요일은 언제나 피아노 레슨이었으니 놀랐던 걸 기억해.
『어딘가 놀러 가지 않을래? 오늘 날씨도 좋으니까』
『어라, 피아노는?』
『……오늘은 됐어. 그것보단 아유무 쨩이랑 놀고 싶으니까』
네 말에 바보인 나는 천진난만하게 기뻐했어. 변명을 하자면 그때는 그저 변덕일까, 레슨이 어떤 사정으로 쉬게 된 걸까 정도로만 여기지 않았었는데.
그래도 그 시점에서 알아챘어야 했는데.
그날을 경계로, 너는 그렇게 레슨을 쉬고 나랑 놀 때가 많아졌고. 나는 제의를 거절하지도 않고, 가끔 궁금해서 이유를 물어봐도 적당히 얼버무려져 딱히 추궁하지도 않았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힌트는 얼마든지 있었는데. 연주를 들려주지 않게 되었다. 콩쿨에 불러주지 않았다. 피아노 음악을 화제로 내는 걸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나는.
※
『――?――♪』
가끔, 옆집에서 들리는 소리. 네가 키보드를 치는 소리.
『아아, 또!』
그치는 연주, 들리는 노성과 무언가를 때리는 것 같은 소리. 항상 틀리는 곳은 같고, 작은 손으로는 아무리 해도 능숙하게 칠 수 없을 때.
『―…?―♪』
심하게 흐트러지는 치는 방법. 무너지는 연주. 헤드폰이 빠졌는 지 소리가 새고 있어.
『어째서, 어째서, 칠 수 없는 거야』
땅땅 건반을 두드리는 소리, 탁한 음색, 외치며 흘러나오는 오열.
나는 알고 있어. 네가 얼마나 노력을 해왔는 지, 그 노력만큼 타격을 받았는 지. 그런데도 지금도 피아노를 좋아한다는 걸 전부 알고 있어.
『으아아아아』
소리가 멈췄다. 대신 들리는 건 울음소리.
더 빨리 알아챘으면, 말했다면 너는 이런 식으로 고통받지 않았을까.
미안해, 나 때문에.
「미안해」
ㅡㅡㅡㅡㅡㅡㅡ
전편 격임. 후편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