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편지 계열의 장르를 쓸 줄을 모르는 거임.
메일을 보내는 거든 투고를 하는 거든 기본적으로 편지의 형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저기서부터 실패하면 그대로 쪽나는 거임.
일본어 실력? 그건 오히려 별 상관이 없음. 왠만해선 물붕이들은 조선사람인 걸 밝힐 테니
세세한 문법실수는 그러려니 하면 되고,
파파고 앞뒤로 한세트 구글번역 앞뒤로 한세트 하면 왠만해선 실수가 날 도리가 없음.
즉 남원게이는 일본어실력이 문제가 아니라 조선어 실력이 문제인거임.
우선 기본 형식을 따져보자.
초딩들이 어버이날 편지를 쓰는 걸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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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께(받는 사람)
엄마아빠 안녕하세요. 물붕이에요. (인사)
어버이날이여서 편지를 써요.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충 전하고 싶은 말)
용돈을 많이 주셔서 감사해요.
사랑해요. (적당히 마무리)
몇월 며칠 (보낸 날짜)
물붕이 올림(보낸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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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게 단순하고 내용도 거시기 하지만 형식 자체는 완벽함.
얼마냐 완벽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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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국왕이 일본 국왕에게 서신을 보냅니다. (인사)
사신을 보내는 예(禮)가 4기가 넘도록 비었습니다. (대충 전하고 싶은 말)
멀리서 전하가 큰 사업을 잘 계승하여 구역(區域)을 널리 위무(慰撫)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름다운 소문이 미치는 바 어찌 기쁨이 용솟음치지 않겠습니까?
이에 옛날의 상례(常例)를 따라 하의(賀儀)를 펴고자 합니다.
서로 바꾸어 가며 사신을 보내고 방문하는 일이 있는 것은 바로 두 나라의 수호(修好)를 돈독히 하는 의리에서 나온 것입니다.
변변치 않은 토산물로 애오라지 멀리 정성을 부치면서 오직 좋은 계책에 더욱 힘쓰고 아름다운 복을 크게 누리기를 바랄 뿐입니다.
예를 다 갖추지 못합니다. (대충 끝내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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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조 11년 작성된 국서의 초본.
다르지 않다 이거야.
교수님한테 뭔가 메일 보낼때도
인사, 본론, 마무리 딱 세개로 들어가고 끝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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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따뜻한데 기체후일향만강하신지요. (인사)
혹여라도 그러치 아니하실까 염려하며 감히 메일을 하나 보냅니다.
옛 글에 이르기를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하겠나고 말했으니 (대충 전하고 싶은 말)
교수님의 수업을 듣던 저희의 마음이 이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또한 옛 글에 덕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으니 반드시 이웃이 따른다고 하였으니
저희가 교수님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있음은 실로 당연한 것입니다.
이전 수업에 교수님께 함께 식사할 기회를 물었을 때에
흔쾌히 받아주시니 하해와 같은 그 은혜를 감히 잊을 수가 있겠습니까?
음식과 술을 함께 즐기며 스승과 제자들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를 단지 바랄 따름입니다.
(중략)
교수님께서 아무쪼록 편안하신 시간을 택하여 주신다면
따르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교수님과의 다음 만남을 모두가 손꼽아 기다릴 따름입니다.
평안하시기를 바라며, (대충 끝내는 내용.)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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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심지어 초등학교 국어에 나오는 내용임.
대부분 라디오 투고 한 내용들은 구태여 받는사람, 보낸사람 을 따로 적을 필요 없고, 도입부에 다 내용이 있기도 하고
날짜도 생략한다는게 차이점이려나.
근데 시작하자마자 안녕하세요도 없이 "나는 한국인이요" 이건 좀....
사람이 인사성이 좀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는거야.
그후 하고싶은말은 남원 가는게 너무 멀어요고.
그리고
끝.
원래 똥도 싸고나서 닦는게 제일 어려운 것 처럼 마무리 짓기가 난이도가 있지.
물론 메일 투고한거의 엔딩이야 다양한 장르가 있지요
편지처럼 딱딱하게 끝내는 스타일은 아니니까.
질문으로 끝내도 되고, 응원의 메시지로 끝내도 되고, 방식이야 여러가지인데.
이미 첫 스타팅부터 틀려먹고 내용마저 부실한 상태로 가서는 엔딩도 흐지부지 하니까
이게 다들 화를 낼 수 밖에 없는 것이야.
내용이 재미있다던가 했으면 "~이런 기억뿐이네요 ㅎㅎ" 했어도 솔직히 나쁜 마무리가 아닌데
상기의 문제점 때문에 그냥
편지도 쓰고 마무리를 어떻게 지어야 할지 일말의 고민조차 안보이는 마무리로 보인다는 거임.
그리고 마지막에 "띠드 눈나는 이런 경험 없나요?" 같은 이런 한마디 덧붙이면 얼마나 좋아.
솔직히 씹덕 짬밥(jump up 아님)이면 너도 나도 할 수 있는 말인데.
아마 남원 간 경험은 없을거야 아무리봐도. 추어탕 맛있겠네.
남원 게이는 일본어 공부 전에 국민학교 국어부터 다시 복습하고 오자....
나도 초딩때부터 한자에 학을 떼고 반중노선을 탔기 때문에
결국 파파고의 도움을 크게 받을 수 밖에 없는데
그래도 치에미 웃기는 데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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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에미씨 안녕하세요(조선말) (인사)
해외의 팬입니다. 생일 축하드립니다.
저는 니지가사키 스쿨 아이돌 덕에 치에미씨를 알게 되었습니다. (대충 하고 싶은말)
어디서든 뭐든, 노래 춤, 고기를 먹는 것도 전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만날 수 없지만, 라이브라던가, 혹여 정말 기회가 된다면 해외 팬미팅에서 뵙고 싶습니다.
생일 선물의 느낌으로 그림 몇점을 그렸으니 마음에 들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충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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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필요없고 그냥 그림 그리셈.
말보단 그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