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기에 앞서 -
아까 낮에 물갤에서 '니지동 1학년들은 모두 똑같이 성이 3글자'라는 내용을 봐서
나카스, 미후네(3글자) 오사카(4글자) 텐노지(5글자)인데
왜 일본어 글자수로는 달라도 한글로는 3글자인지 설명할 겸
은 개뿔 심심해서 만들어봄 ㅇㅇ
봐주시면 ㄳㄳ
발표를 시작하기 전에 결론부터 말하자면
'니지동 1학년의 성은 모두 3글자'가 아니라
'니지동 1학년의 성은 모두 3음절'이 맞는 표현이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면 계속 읽어보자
일단 왜 '니지동 1학년은 모두 성이 3글자'라는 오해를 하게 됐을까 라고 생각해 보면 답은 간단함
한국어에서는 1글자 = 1음절이거든
[물갤]은 2글자에 2음절이고, [스쿠스타]는 4글자에 4음절인 것처럼
마찬가지로 [미후네 시오리코]는 한국어로 7글자 7음절인데,
일본어 [みふねしおりこ]도 7글자거든
그럼 이렇게 받아들이게 되는 거야
"아~ 일본어도 1글자에 1음절이구나!"
과연 그럴까?
그럼 이번엔 다른 예를 들어볼게
[오사카 시즈쿠]는 6글자 6음절이야
근데 어라? 일본어로 봤더니 6글자가 아니네?
일본어 [おうさかしずく]는 7글자거든
또다른 예시를 들어볼게
[아사카 카린]은 5글자에 5음절이야
근데 시즈쿠 때랑 마찬가지로
일본어 [あさかかりん]은 6글자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그건 일본어에선 '1글자=1음절'이 아니기 때문임
'음절'을 풀어서 해석해 보면 소리(音)의 마디(節),
즉, 음절은 '끊어서 읽는 단위'라고 할 수 있어
위에서 예로 들었던 [おうさかしずく]의 경우
おう/さ/か/し/ず/く로 끊어 읽을 수 있어
'오-(おう)'는 한번에 발음하니까 ㅇㅇ
그래서 [おうさかしずく]는 6음절이 되는 거야
마찬가지로 [あさかかりん]도
あ/さ/か/か/りん으로 끊어 읽을 수 있어
'린(りん)'은 한번에 발음하니까 ㅇㅇ
그래서 [あさかかりん]도 5음절이 되는 거지
그럼 옆에 있는 '모라'는 또 뭐냐?
모라는 쉽게 말하자면 박자의 단위야
일본어에서는 흔히 ㄴ받침으로 표현하는 발음(ん)이랑 ㅅ받침으로 표현하는 촉음(っ), 그리고 장음까지도 각각 1박자를 가져
무슨 소린지 모르겠지?
예시를 보여줄게
리나의 성은 '텐노지(てんのうじ)'야
[てんのうじ]는 앞에서 얘기 했듯이
てん/のう/じ로 끊어읽을 수 있으니까 3음절이 되는데,
여기서 ん과 장음 역할을 하는 う도 각각 1박자를 갖는단 말야?
그래서 [てんのうじ]는 3음절이지만 5모라(5박자)가 되는 거야
그럼 이제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어
"어? 그럼 일본어는 1글자=1모라임?"
ㄴㄴ 그렇지 않다
다음 예시를 보자
엠마의 성씨 '베르데(ヴェルデ)'를 보자
일단 [ヴェルデ]는 ヴェ/ル/デ로 끊어 읽을 수 있기 때문에 3음절이라는 거까지는 다들 이해 했을 거야
문제는 요음이야
요음이 뭐냐고 묻는 물붕이들을 위해 짧게 설명하자면
작은 あ행이나 や행을 붙여서 기존에 없던 발음을 만들어 내는 거라고 생각하면 돼
예를 들어 츙룽(ちゅんるん)의 츄(ちゅ)는
치(ち)에 작은 ゆ(ゅ)를 붙여서 츄(ちゅ)라는 발음을 만들어 낸 거지
그러다 보니 요음은 기본적으로 2글자가 1세트인데 1박자의 발음을 갖게 됨
ㅇㅇ 요음은 2글자에 1모라야
이게 히라가나/가타카나가 음절문자가 될 수 없는 이유임
다시 원래 얘기로 돌아와서,
[ヴェルデ]를 박자로 세 보면 (ヴェ)(ル)(デ)로 나눌 수 있어
그래서 [ヴェルデ]는 4글자이지만 3모라다
그럼 결론으로 정의하자면
음절은 끊어 읽는 단위다
그냥 한글로 나타냈을 때 몇 글자인지 센다고 보면 편해
모라는 박자의 단위다
음절을 셀 때는 앞글자랑 같이 퉁쳤던 ん, っ, 장음도 모두 1모라를 가지며
요음은 2글자를 통째로 1모라로 계산한다
그럼 맨처음으로 돌아와서
니지동 1학년의 성을 따져보면
나카스[なかす] - 3글자 3음절 3모라
미후네[みふね] - 3글자 3음절 3모라
오사카[おうさか] - 4글자 3음절 4모라
텐노지[てんのうじ] - 5글자 3음절 5모라
결론적으로 니지동 1학년의 성은 모두 똑같은 3음절이다 ㅇㅇ
지금까지 읽어줘서 ㄳ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