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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창작 SS) 카스미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중대한 싸움"-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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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시조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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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gall.dcinside.com/sunshine/3764475
- 2020-12-23 13:47:54
3만자가 넘기 때문에 상중하로 나눠서 올린다 원래는 상하로 나누려고 했는데 하 끝부분이 짤리더라
임시저장은 1만 8천자까지밖에 저장 못하는 것 같으니 장문의 분석글, 후기, SS를 쓰는 사람은 주의해둬
열심히 썼으니까 재미있게 읽어줬으면 좋겠어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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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미 (저의 이름은 나카스 카스미! 니지가사키 학원 1학년! 카스밍이라고 불러주세요!)
카스미 (카스밍은 니지가사키 스쿨아이돌 동호회에 속한 스쿨아이돌이랍니다! 카스밍의 귀여움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언젠가 엄청 큰 무대에서 모두가 카스밍의 라이브를 보고 환호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매일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구요?)
카스미 (물론 거기까지 가는 길은 무척 험난할 거예요. 하지만 카스밍에게는 믿음직한 동료들이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해낼 수 있어요!)
카스미 (니지가사키 스쿨아이돌 동호회. 가끔은 라이벌로서 경쟁할 때도 있지만, 평소에는 서로 응원하고 의지하는... 카스밍의 정말 정말 소중한 동료들이에요.)
카스미 (말로 표현하는 것은 너무 쑥스러워 솔직하게 말한 적은 없지만, 카스밍은 모두와 함께라면 분명 어디까지고 나아갈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어요.)
카스미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죠! 카스밍처럼 쑥스러워서 표현하지 못할 뿐, 다들 카스밍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예요.)
카스미 (그러니까 저희는 언제나 서로 힘을 모아 나날이 성장해나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세츠나 "저!!! 시오리코씨에게 정말 실망했습니다!!!"
시오리코 "저야말로 세츠나씨의 안목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군요."
세츠나 "읏!!! 그 말!!! 진심이신가요!!!"
시오리코 "그렇다면 제 쪽에서도 묻도록 하죠. 지금 하신 얘기는 정말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입니까?"
카스미 (어째서 세츠나 선배랑 시오코가 싸우고 있는 걸까요...)
카스미 (자꾸만 문이 덜컹거리길래 엿듣기부터 하길 잘했어. 하마터면 아무것도 모르고 저 두 사람만 있는 곳에 들어갈 뻔했네.)
카스미 (대체 무슨 일이지?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오늘 점심에 다 같이 도시락을 먹을 때만 해도 사이가 좋았었는데?)
세츠나 "저는 언제나 진지합니다!!! 시오리코씨가 뭐라고 하든 철회할 마음 없습니다!!!"
시오리코 "그렇다면 평행선이군요. 제게 세츠나씨의 의견을 지지할 마음 같은 것은 전혀 없으니."
세츠나 "좋습니다!!! 그럼 누구 생각이 옳은지 여기서 명명백백히 밝혀보도록 하죠!!!"
시오리코 "바라던 바입니다. 이러한 주제로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세츠나씨에게는 언젠가 진지하게 설교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카스미 (진짜 무슨 일이길래 저렇게까지... 시오코는 세츠나 선배의 고성에 약한 편인데, 꿋꿋이 버티는 걸 보면 보통 심각한 일은 아닐 거야.)
카스미 (아까 시오코가 안목이라고 한 걸 보면 스쿨아이돌에 관한 뭔가일까? 두 사람은 언뜻 비슷해 보여도 스타일이나 방향성에서 확 차이가 나니까 그럴 수도 있어.)
카스미 (좀 더 일찍 왔더라면 뭐 때문인지도 알았을 텐데...)
세츠나 "설교라니 뭔가요!!! 시오리코씨는 저를 아이 취급하시는 건가요!!!"
시오리코 "지나치게 획일적인 취향을 갖고 계시지 않습니까. 아이들이 보는 유치한 것에 열광할 나이는 지나셨습니다만."
세츠나 "유치하다니!!! 유치하다고 말한 쪽이 유치한 거예요!!! 그러니까 시오리코씨야말로 유치한 겁니다!!!"
시오리코 "저는 세츠나씨에게 유치하다고 말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런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본인도 어느 정도 자각하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죠?"
카스미 (큰일이다. 갈수록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대체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지만 둘 다 유치하게밖에 안 보여.)
카스미 (상황을 좀 더 알고서 들어가려 했는데 안 되겠어. 이대로 가면 둘 다 자기 화를 주체 못해서 서로에게 상처가 될 말들을 꺼낼 거야.)
카스미 (카스밍이 어떻게든 중재를...)
세츠나 "애당초 유치하게 보인다는 것이 그렇게 중요합니까!!! 사람 마음에 불을 지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선택이고, 당연한 것을 큰소리로 말하는 모습이 유치하게 보일 뿐이에요!!! 그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오히려 그것을 또 한 차례 환기시켜준다는 것인데 환영받을 일 아닌가요!!!"
시오리코 "그러니까 박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요.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세요. 세츠나씨의 의견은 어떠한 물리 법칙처럼 절대적인 것이 아니에요. 한순간의 열기를 주체하지 못해 자기 생각이 객관적 진실이라도 된 듯 맹신하여 떠드는 모습은 분명 볼품 없을 것입니다."
세츠나 "됐습니다!!! 시오리코씨가 유치하다고 말해도 상관없어요!!! 저는 분명 이것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존재하지만 잊어버렸고, 또한 잃어버리고 만 어린 시절 동심과도 같은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사람들은 알아줄 거예요!!! 유우뽀무야말로 진리입니다!!!"
시오리코 "아뇨! 사람은 성장함에 따라 동심을 잃어버린다고들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아요. 동심은 스스로 판단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위해 만들어진, 정답이 정해진 교본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틀을 벗어나고서야 보이는 것이 우리가 진정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아시겠나요? 뽀무유우를 말하는 것입니다!"
카스미 "그딴 걸로 싸우고 계셨던 건가요!"
세츠나 "카스미씨!!! 마침 잘 오셨습니다!!! 시오리코씨가 자꾸!!!"
시오리코 "그것은 이쪽에서 할 말입니다! 들어보세요. 세츠나씨가 아까부터..."
카스미 "진지한 얘기인 줄 알았는데!"
세츠나 "시오리코씨! 어서 오세요! 학생회 업무는 다 끝나신 건가요!"
시오리코 "아직 약간 남아 있습니다만 간단한 확인 절차이기 때문에 끝났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다른 분들은요?"
세츠나 "각자 볼일이 있어서 늦는다고 합니다! 역시 학기말은 이래저래 바빠지네요!"
시오리코 "그러게요. 저희 동호회도 그렇고, 그러고 보니 유우씨가 전에 말한 라이브 기획은 어떻게 되어가나요? 강당 사용 신청서는 아직 받지 않았는데."
세츠나 "화성인 교류 친목 동호회 건 말이군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요! 요청대로 아유무씨가 라이브 무대에 서주기로 했습니다! 오늘 협의를 위해 유우씨와 그쪽에 들렀다 오시느라 늦을 거라고 하네요!"
시오리코 "그렇다면 곧이겠군요. 잘되고 있다니 다행입니다. 갑작스레 자기들이 만든 노래를 불러주었으면 좋겠다며 유우씨에게 부탁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어찌나 당황스러웠는지..."
세츠나 "아유무씨를 강력히 희망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시오리코씨는 굉장하셨죠! 유우씨를 집요하게 추궁하는 모습이 무척 형사 같았어요!"
시오리코 "집요하게 추궁했다니, 저는 그런 적... 확인은 당연한 절차입니다. 세츠나씨도 아시다시피 화성인 교류 친목 동호회는 이름만 그럴 뿐, 실상은 천문학 관련 동호회이지 않습니까. 혹시 신분을 속여 아유무씨에게 접근하려는 질 나쁜 팬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면 아유무씨는 물론, 양쪽 동호회 모두에 폐가 될 것이라 생각했을 뿐이에요."
세츠나 "과연! 아유무씨는 저희 중에서 독보적으로 인기 있으시고, 팬층도 다양하니 그럴 가능성도 있군요! 앞으로는 저도 주의하겠습니다! 그렇다 해도 시오리코씨가 아유무씨를 정말 좋아한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던 귀한 순간이었습니다!"
시오리코 "네? 갑자기 무슨 말을... 저는 그렇지..."
세츠나 "아유무씨와 이야기를 할 때면 종종 시오리코씨와 외출할 때의 이야기를 해주시거든요! 잘 따라주는 점이 귀여운 여동생이 생긴 것 같다고 정말 기뻐하시던 거 있죠!"
시오리코 "그것은... 그러니까... 학업 외에는 미숙한 저를 아유무씨가... 그러는 세츠나씨도 저와 다를 바 없지 않나요?"
세츠나 "네? 제가 말인가요?"
시오리코 "요새 아유무씨와 서로의 점심 반찬을 만들어주고 있다면서요? 아유무씨에게 들었습니다. 맛있다고 말해주면 어린애처럼 기뻐하는 모습이 무척 귀엽다고 하시던데요."
세츠나 "아유무씨가 귀엽다고... 아, 아뇨! 저는 그저! 그러니까! 아유무씨가! 아유무씨가 먼저 먹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요리 실력이 금방 늘게 된다며 제안하신 것을... 따른 것뿐인데... 다른 마음은 전혀... 절대..."
시오리코 "......"
세츠나 "......"
시오리코 "뭐... 주변이 어떻든 아유무씨는 언제나 유우씨 한 사람만을 바라보고 계시니까요."
세츠나 "네? 아... 그렇네요! 아유무씨는 유우씨를 정말 좋아하시니까요! 유우씨도 마찬가지시고요!"
시오리코 "유우씨도 아유무씨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긴 하죠. 유우씨가 아니었으면 따로 동호회에 찾아가 얘기를 들어봤을 거예요."
세츠나 "아유무씨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지만 유우씨도 은근히 아유무씨를 과보호하는 경향이 있죠! 서로가 서로를 그렇게 아껴주다니!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워지지 않나요!"
시오리코 "그러게요. 서로가 서로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 텐데."
세츠나 "두 분 다 서로의 애정에는 둔감한데다, 관계가 무너질까 숨기니 어쩔 수 없죠! 하지만 저는 믿어요! 분명 유우씨가 용기를 내서 아유무씨에게 고백하는 날이 올 겁니다!"
시오리코 "후후... 제 생각에는 유우씨보다 아유무씨에게 기대를 거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츠나씨도 아시다시피, 아유무씨는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일에는 거침없으시잖아요."
세츠나 "그건 그렇죠! 하지만 유우씨는 언제나 저희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해주시잖아요! 분명 아유무씨와의 새로운 길도 유우씨가 멋지게 열어주실 거예요!"
시오리코 "그러니까 제 말은 그 역할을 아유무씨가 맡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정말 중요한 순간에는 언제나 아유무씨가 나서지 않았습니까."
세츠나 "아뇨 아뇨! 확실히 고백의 순간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순간이긴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를 보면 유우씨가 먼저 고백할 것이 분명합니다!"
시오리코 "그런가요? 이상하네요. 저도 두 사람의 관계를 아니 이런 결론에 도달한 것인데."
세츠나 "에, 그렇습니까?"
시오리코 "그렇습니다만..."
세츠나 "그 말은 그러니까... 시오리코씨... 설마 유우뽀무파가 아닌 건가요?"
시오리코 "그렇게 말하면 못 알아듣습니다만... 하지만 이번만큼은 알 것 같네요. 아무래도 저희 두 사람은 서로 대척점에 서 있는 모양입니다."
카스미 "고작 그런 걸로 말싸움까지 갔다니 할 말이 없네요!"
세츠나 "고작 그런 게 아닙니다!!! 이건 중대한 문제라고요!!!"
카스미 "어떻게 봐도 쓸데없어요! 누가 먼저 고백하든 사귀면 그걸로 된 거잖아요! 아니, 카스밍한테 무슨 소리를 하게 하는 건가요!"
시오리코 "카스미씨. 당황스러운 것은 알겠지만 이것은 세츠나씨의 말대로 한없이 진지한 문제입니다."
카스미 "대체 시오코까지 왜 그러는 거야! 이게 어떻게 진지한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카스미 "애초에 두 사람 다 유우 선배랑 아유무 선배를 그런 눈으로 보고 있던 건가요! 두 분이 알면 분명 실망할 거라고요!"
카스미 "특히 아유무 선배가 세츠나 선배랑 시오코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면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세츠나 "그건... 그렇습니다만..."
시오리코 "......"
카스미 (응?)
카스미 "......"
카스미 "뭐가 됐든 얘기가 나온 김에 두 사람 다 제대로 끝맺음 짓도록 하세요. 카스밍은 전혀 모르겠지만, 두 사람에게 정말 중요한 문제라면 확실히 짚고 넘어가는 게 맞겠죠."
세츠나 "카스미씨?"
시오리코 "저...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카스미 "대신 이후로 같은 주제로 싸우기 없기예요! 알게 모르게 뒷끝부리기도 절대 금지! 아시겠어요?"
세츠나 "알겠습니다!!! 그럼 카스미씨를 위해서라도 핵심만 간단히 말하도록 하죠. 시오리코씨도 괜찮으시죠?"
시오리코 "저도 괜찮습니다. 그럼 세츠나씨부터 하시죠. 제 주장을 온전히 전하려면 그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카스미 (두 사람 다 갑자기 차분해졌어. 아니, 시오코는 원래 이랬지. 세츠나 선배도 그러면 좋을 텐데.)
세츠나 "제 주장은 단순하지만 분명한 것에 근거를 둡니다. 바로 두 사람이 평소 보여주는 모습이죠."
세츠나 "시오리코씨와 카스미씨도 자주 봤을 겁니다. 유우씨가 무언가를 하자고 하면 아유무씨가 그에 응해주는 모습을요. 예전부터 두 사람은 그런 모습을 정말 자주 보여줬죠. 이는 두 사람의 관계가 그러한 형태로 굳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츠나 "시오리코씨는 분명 아유무씨의 유우씨를 향한 애정이 훨씬 크다는 것을 근거로 드시겠죠. 하지만 그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표현하지 못한 마음은 다른 사람이 알아줄 방법이 없고, 어떤 변화도 일으키지 못해요. 그렇다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능숙한 유우씨가 좀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츠나 "또한, 사랑은 더 먼저, 더 많이 하는 쪽이 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말처럼 아유무씨는 유우씨를 향한 애정에 스스로가 묶여 유우씨가 먼저 무언가 제안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습니다. 못하는 거죠. 그런 점을 미루어 보면 아유무씨가 먼저 유우씨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일은 그 반대의 경우보다 가능성이 희박할 것이 분명합니다."
세츠나 "아유무씨가 지금처럼 유우씨의 이런저런 제안을 받아주는 모습만 계속 보이신다면 제 확신은 머잖아 사실이 될 테죠. 이미 한 번 말했지만, 유우씨가 먼저 두 사람만의 새로운 길을 멋지게 열어줄 겁니다. 제 주장은 여기까지예요."
시오리코 "과연, 그렇군요..."
카스미 (카스밍... 지금 대체 뭘 본 거지.)
카스미 (세츠나 선배가... 세츠나 선배가 이렇게 얌전히 자기 말을 늘어놓을 수 있었다고?)
카스미 (꿈인가! 꿈인 건가! 그래, 애초에 두 사람이 이런 황당한 일로 말다툼을 할 리가 없잖아! 그래, 분명... 꿈일 리 없겠지.)
카스미 (세츠나 선배도 정말 진지한 순간에는 냉정해지고, 아유무 선배 앞에서도 가끔 얌전해질 때가 있으니... 평소에도 이러면 좋을 텐데.)
시오리코 "세츠나씨의 의견은 잘 들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는 이해했습니다."
세츠나 "그렇습니까. 하지만 제 주장에 수긍해줄 기색은 없군요."
시오리코" 네, 오히려 세츠나씨의 주장을 통해 저와 세츠나씨의 견해 차이가 어디서 나오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시오리코 "세츠나씨는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에 근거하셨네요. 저는 반대입니다. 제 주장은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것에 근거하고 있죠."
시오리코 "세츠나씨, 그리고 카스미씨. 지금껏 해온 모든 행동의 누적이 지금의 그 사람을 만든 것이라는 말을 알고 있으십니까."
카스미 "음... 어... 아! 카스밍, 알 것 같아! 유명한 영화에서 나온 말이야!"
세츠나 "상담심리학에서 종종 사용되는 말로 알고 있습니다."
카스미 "그랬지 참! 상담심리학! 카스밍도 알고 있었어요! 아무튼 그게 왜?"
시오리코 "이 말은 관계에서도 쓸 수 있는 말입니다. 세츠나씨가 분명히 말하셨죠. 유우씨가 무언가를 하자고 하면 아유무씨가 그에 응해주며, 그 관계가 굳어 있다고. 세츠나씨는 여기서 아유무씨의 수동성을 발견하셨지만 저는 유우씨의 수동성을 발견했습니다."
시오리코 "언뜻 보면 유우씨가 아유무씨에게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관계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렇다면, 유우씨는 아유무씨가 자기 부탁을 따라줄지 여부를 확인도 하지 않겠죠. 하자는 말 없이 하기만 해도 아유무씨는 따라와줄 테니까요."
시오리코 "아시겠습니까? 유우씨는 아유무씨에게 무언가를 하자고 할 때 반드시 아유무씨의 의사를 확인합니다. 결과야 정해져 있지만, 그럼에도 매번 아유무씨의 의사를 듣고 나서 행동하죠. 이는 바꿔 말해 유우씨는 아유무씨의 승인을 필요로 한다는 것입니다. 아유무씨가 승인을 하고 난 뒤에야 비로소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시오리코 "유우씨가 제안하고 아유무씨가 결정한다, 그 반복이 아유무씨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두사람을 만든 것입니다. 그렇다면 두 사람 사이가 발전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아유무씨에게 달렸다고 봐야겠죠. 아유무씨가 상처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과보호하시는 분이기도 하니 관계에 큰 영향을 끼칠만한 얘기를 꺼낼 수 있을 리가요. 이상입니다."
세츠나 "흠... 시오리코씨의 주장도 제법 일리 있군요. 카스미씨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카스미 "카스밍요? 어... 일리 있을지도..."
시오리코 "그렇습니까. 그럼 카스미씨도 제 주장이 옳다고 하시니..."
카스미" 잠깐, 카스밍은 딱히 옳다는 말은 안했는데."
세츠나 "그럼 역시 제 주장이 맞다고 보시는 거로군요!"
카스미 "아뇨, 세츠나 선배의 주장도 카스밍은... 애당초 왜 카스밍한테 그런 걸 묻는 건가요?"
시오리코 "그야 카스미씨가 말하지 않으셨습니까, 확실히 짚고 넘어가자고."
카스미 "카스밍은 그런 말... 했지만..."
세츠나 "그렇다면 카스미씨가 결정해주시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들은 자신의 뜻을 믿기 때문에 이를 끝맺음 지어줄 사람은 제삼자인 카스미씨뿐이니까요!"
카스미 "카스밍은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닌데..."
시오리코 "혹시 저희들의 주장이 빈약해서 그런 것이라면 좀 더..."
카스미 "아니, 이미 충분해."
카스미 (서로 하고 싶은 얘기를 전부 털어놓고 그걸로 끝낼 셈이었는데 둘 다 말을 잘못 알아들었어.)
카스미 (카스밍이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해야 끝나는 거야? 카스밍은 한 번도 그런 거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어쩌다 이런 처지에... )
카스미 (아무튼 세츠나 선배는... 아유무 선배는 유우 선배가 무슨 부탁을 하든 들어주고, 그게 당연한 것이 돼서... 아유무 선배는 유우 선배가 나서기 전까지 가만 있을 테니 유우 선배가 고백할 수밖에 없다 이건가?)
카스미 (세츠나 선배 말대로 아유무 선배는 유우 선배의 뒤를 조용히 뒤따라 걷는 것 같은 이미지가 좀 있지. 앞서 걸으려고 할 것 같지 않아.)
카스미 (그리고 시오코는... 유우 선배가 뭔가 하려고 할 때마다 아유무 선배의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반복되다 보니, 유우 선배가 아유무 선배 의사에 알게 모르게 좌지우지된다는 거네. 결국 두 사람이 연인 사이로 발전하는 것도 아유무 선배의 의지에 달렸다는 거고.)
카스미 (시오코의 말도 맞는 것 같아. 아유무 선배도 드물게 거절할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유우 선배는 당황하면서도 다시 권하지 않으니까.)
카스미 (둘 다 나름 그럴 듯하네. 이런 건 아무 쪽이나 말하고 끝내면 그만이지만...)
카스미 "......"
카스미 (응? 그런데 이거 생각해보니까 완전...)
아이 "진지하게 생각하는 모습도 제법 귀여운데, 카스카스."
카스미 "힉... 귀에다 대고 말하지 말아주세요! 깜짝 놀랐잖아요! 그리고 카스밍이에요!"
아이 "아하하! 아이씨가 온 줄도 모르고 혼자 생각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장난기가 발동해버렸지 뭐야. 하지만 가까이 가면 알아챌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네."
리나 "그만큼 진지하게 생각했다는 거겠지. 리나쨩 보드, 생각하는 사람."
카스미 "딱히 진지하게 생각했던 적 없는데요."
세츠나 "그랬던 겁니까!"
시오리코 "카스미씨, 제대로 생각해주세요. 매우 진지한 문제입니다."
카스미 "두 사람 다 이럴 때는 좀..."
아이 "진지한 문제? 뭔데? 스쿨아이돌에 관한 거야? 그럼 아이씨한테도 얘기해줘. 같이 생각해보자."
리나 "나한테도. 셋보다 다섯이 머리를 맞대는 게 더 나을 거야."
세츠나 "아이씨! 리나씨! 두 분의 마음 감사히 받겠습니다!"
시오리코 "잘됐네요. 내심 카스미씨 한 사람의 의견만으로는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자초지종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카스미 "둘 다 동작 그만. 카스밍이 설명하겠습니다!"
세츠나 "네? 저희야 괜찮습니다만... 카스미씨도 드디어 진지한 마음이 생기신 거로군요!"
카스미 (그럴 리 없잖아요! 두 사람이 설명하게 두고 싶지 않을 뿐이니까요!)
카스미 (두 사람은 누가 먼저 고백하느냐로 다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커플의 주도권 논쟁 같은 거야. 만화나 애니 캐릭터들 두고 하는 그런 거.)
카스미 (문제는 그걸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거지. 그런 걸 들으면 아무리 아이 선배라도 질색할 거야. 리나코도 그럴 테고. 리나코가 처음 짓는 표정이 벌레 씹은 표정이게 할 순 없어.)
카스미 (그리고 무엇보다도 카스밍이 똑같은 사람으로 엮이는 건 절대로 사양이니까! 완곡한 표현... 완곡한 표현이 과연 뭐가 있을까.)
카스미 "그러니까... 유우 선배랑 아유무 선배는 서로 엄청 친하잖아요? 지금도, 그게... 항상 붙어 있고 뭐든 함께하려 하고..."
아이 "아, 그렇지. 둘이 꽤 알콩달콩하지. 아이씨는 혹시 두 사람이 사귀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서 리나리랑 셋이서 놀러 갔을 때 물어보기까지 한 거 있지."
리나 "기억나. 셋이서 스카이콩콩 탔던 스포츠 테마파크에서. 아유무씨, 엄청 당황했었지."
세츠나 "그 이야기를 자세히 부탁드리겠습니다!!"
시오리코 "아유무씨가 뭐라고 하시던가요!"
카스미 "둘 다 흥분 좀 가라앉혀요!"
아이 "유우랑은 둘도 없는 친구 사이일 뿐이라던데. 그게 왜?"
카스미 "그게 말이죠. 만약에, 정말로 만약에 두 사람이 사귀게 된다고 치면... 지금 그대로일까, 아니면 달라질까 얘기를 하고 있던 참이었어요."
카스미 (카스밍은 노력했어. 그래, 아주 틀린 말도 아니니까.)
아이 "뭐야, 그런 얘기였어? 그럼 그렇다고 말하지. 연애 이야기는 진지 드시던 어르신들도 진지하게 들어줄 거라고. 남녀노소를 불문한 영원불멸의 흥미거리니까."
리나 "응, 나도 연애 이야기 좋아해. 친구들이랑 같이 해보고 싶었어. 세 사람은 어떨 것 같다고 했어?"
세츠나 "저는 지금 그대로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오리코 "저는 세츠나씨와 반대되는 입장이이에요."
카스미 "카스밍은... 아이 선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이 "아이씨는... 셋츠랑 한 배를 타기로 할까."
세츠나 "정말이신가요! 보셨습니까! 이걸로 제가 좀 더 우위에 서게 됐군요!"
시오리코 "이유를 들을 수 있을까요?"
아이 "이유? 거창할 것도 없는데. 두 사람이 줄곧 함께였으니까 앞으로도 지금 같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뿐이야."
아이 "아이씨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소꿉친구 사이에서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면 그럴 것 같아. 아니, 소꿉친구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친구로 지낸 사이라면 다 그럴 거라 생각해."
아이 "서로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면 그만큼 감정의 교류도 오갔을 테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서로가 불편하지 않을 방향으로 맞춰갔을 거야. 그리고 언젠가는, 이게 우리 두사람에게 알맞은 모습이구나 싶은 형태를 찾아내겠지. 그러면 무슨 일이 있어도 변하지 않을 거야. 연인다움이나 부부다움보다, 우리다움이 제일이니까."
아이 "아이씨는 유우와 아유무가 이미 그 단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모습이 그 단계라는 거지."
아이 "물론 아무리 오래 알고 지낸 사이여도 막상 닥치면 변할 수도 있어. 서로가 서로의 전부를 알고 있을 리 없으니까, 분명 말하지 못한 무언가가 있을 테니까.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에게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것 같지 않고, 지금 상황에 만족하는 것처럼 보여. 그래서 아이씨는 두 사람이 연인 사이가 된다 해도 지금 그대로일 거라고 생각한 거야."
세츠나 "굉장합니다! 굉장해요! 아이씨의 말! 그렇죠! 그런 것이야말로 왕도 전개죠! 친구 이상 연인 미만인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만화나 애니는 저도 정말 좋아합니다!"
아이 "아하하, 애니나 만화에서도 있다고 하니 다행이네. 아이씨만 그렇게 생각하면 어쩌나 말하면서도 좀 쑥스러웠거든."
시오리코 "음... 아이씨의 말대로군요. 아유무씨와 유우씨의 지금 모습은 그 말대로..."
리나 "으응, 그렇지 않아.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만 판단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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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조라당 | 중편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sunshine&no=3764480 | 2020.12.23 13:49:38 |
PINKRaptor | 쑥쑥 읽히네 좋다 - dc App | 2020.12.23 14:09: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