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린을 마지막으로 니지가사키 애니의 솔로곡 메들리는 종료되었다. 유우가 과연 개인 에피소드가 나올지 아이돌이 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어쨌든 기존 멤버들 솔로곡은 다 나왔으니 지금까지 나온 솔로곡들을 한꺼번에 돌아보자
아유무 - Dream with You
제목에서부터 아유무의 사심이 듬뿍 느껴진다. with는 소문자로 해놓고 You만 대문자로 적어둔건 과연 왜일까.
이 무대에서 가장 눈에 띄던 연출은 뭐니뭐니해도
라이브가 시작되자 아유무가 위, 유우가 아래인 수직적 구도로 변화하고
라이브가 끝나자 다시 수평으로 돌아오는 구도 이동이다.
그 밖에 특이한 점이라면
세츠나의 Chase!와 아유무의 무대는 구도가 완벽하게 똑같다. 계단에서 열린 무대라는 것도, 카메라 앵글도 정확히 일치한다. 세츠나의 무대를 보고 아유무가 아이돌이 되겠다고 결심한 거니까 당연한 거겠지?
카스미 - Poppin' Up!
Margaret, 무적급 빌리버로 조금 성숙한 곡을 시도했던 것과 달리 다시 카스미하면 떠오르는 전파계로 복귀했다.
카스미의 곡도 아유무, 세츠나와 마찬가지로 수직적 구도지만 작은 차이가 있다. 세츠나와 아유무의 무대는 계단이라서 상하이동이 자유롭지만
카스미의 곡은 벽 위라서 상하이동이 막혀 있다. 카스미의 무대는 세츠나처럼 계단 밑 사람들을 계단 위로 잡아끄는 무대도 아니고, 아유무의 무대처럼 소통하기 위한 무대도 아닌 카스미만이 한 단계 위로 올라가는 무대라는 거겠지.
세츠나 - DIVE!
세츠나답게 대문자만 꽉 들어찬 시끄러운 제목이 제일 눈에 띈다. 이 아이가 소문자가 뭔지 알까요.
DIVE!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역시 물과 불의 조합이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물붕이는 이제 없을 것이다.
그 밖에는 관객과는 기존의 수직적 구도를 철저히 지키지만
멤버들 사이에선 수평적 구도로 전환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겠다.
아이 - サイコーハート
드디어 미쳐버린 하트다. 이 곡부터 슬슬 기존의 수직적 구도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팬과 아이돌이 똑같은 높이에서 눈을 마주치며 하는 수평적 라이브 구도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오직 아이만이 사용한다.
달리기로 갈등을 해결한 에피소드답게 무대도 오렌지색 '길'인 것도 좋은 디테일이라 하겠다.
엠마 - La Bella Patria
9화가 카린의 개인 에피소드라기보다는 캐스트 헌정 에피소드였다 보니 5화가 사실상 엠마와 카린의 공동 개인 에피소드 역할을 한다. PV 역시도 나오는건 엠마 하나지만 두 명이 모두 등장한다.
왜냐면 엠마가 주연, 카린이 카메라인 구도거든.
엠마와 데이트를 하고, 엠마의 사진을 찍고, 엠마가 손을 내밀어준 누군가가 누구인지는 말 안해도 알겠지?
리나 - ツナガルコネクト
아리가토랑 썸네일로 초고속 100만 시청수를 달성한 곡이다.
이 곡부터 연출 스타일이 뮤비에서 라이브로 전환한다. 기존에 묘사되지 않던 관중석이 확실히 묘사되고 '무대 위'의 경계선이 명확해진다. 자연스럽게 무대 구도는 수직으로 고정된다.
나를 드러내는 것이 목표였던 리나의 곡이 처음으로 뮤비에서 현실 라이브로 넘어오는 계기가 되었다는 데서 제작진의 변태력이 엿보인다.
이번 곡도 분명 실제 스테이지 공간이 격리된 라이브 구성은 맞는데
아예 라이브 무대와 뮤비 연출을 둘 다 때려넣었다. 연출팀의 사랑을 듬뿍 받은 티가 난다.
그 외엔 곡 구성도 기존 카나타 곡들이랑 여러모로 많이 다른 빠른 템포에 안무가 큼직한 곡인데, 다른 캐릭터들 솔로곡은 다 기존 캐릭터성에 충실했던걸 생각하면 이것도 꽤 의외라면 의외다. 이 화의 주제가 '우리가 몰랐던 의외의 모습의 발견'이었던 걸 생각하면 이것까지 노린 구성이 아니었을까.
시즈쿠 - Solitude Rain
아메좆의 이상한 헤로인따위는 잊어버리자. 이게 진짜 시즈쿠다.
시즈쿠답게 뮤지컬 형태의 연출과 무대, 흑즈쿠와 백즈쿠의 화합을 상징하는 의상 등등 다들 아는 디테일은 물론이고
이 곡의 가장 쩌는 연출은 이 그림자 처리가 아닐까 싶다. 시즈쿠의 여러 페르소나를 상징하는 듯한 이 그림자들이
막이 내리면서 하나의 진짜 그림자만이 남는 이 연출은 처음 보고 소름이 돋았다.
카린이 니지동의 대표로 출현한 것임을 다시 강조하는 이 별똥별 연출 하나로 모든게 요약되지 않을까 싶다. 그 밖에 주목할만한 점이라면
지금껏 동호회의 입장으로 무대를 지켜보던 유우가
이 무대를 기점으로 다시 팬의 구도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 전환을 10화에서 어떻게 회수할지 기대가 크다.
총평: 어느 하나 고를 것도 없이 갓곡만 바글바글하다. 유메테라와 WBNW 이후로 이렇게까지 스토리와 긴밀히 연계해서 연출한 곡은 처음인데 이런 짓을 9주간 연속으로 해낸 제작진에게 아무리 박수를 보내도 넘치지 않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