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의 20장으로부터 거의 1달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아마 오늘이면 21장 예고 같은 것이 나오지 않을까.
애니메이션은 그 후로도 딱히 혹평 받는 화 없이 매번 기대를 만족시켜주고 있어
매주 토요일 밤에 치유받는 느낌이며, 20장의 끔찍한 기억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고 있다.
유일하게 아쉬운 건 이제 1기 내에서 시오리코의 합류는 사실상 어렵게 되었다 정도지만 뭐 어쩔 수 없지.
최대한 2기가 빨리 나오면 좋겠네.
비록 스토리가 곱창난 스쿠스타지만 고대하던 시오뽀무 페스울이 발매되었고,
글타만 하는 나로서는 예상 업데이트일과 남아있는 카스타를 계산하며 정가 칠 준비를 하고있다.
어차피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고, 20장 사태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1달의 시간이 지났다.
내 마음도 그렇고, 이걸 보고 있는 사람들도 그렇고 이제는 좀 진정되지 않았는가?
하고 어제 카린의 9화를 보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오전에 눈을 뜨면서 생각했다.
“이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일이다.”
1달의 시간이 지났고 애니가 5화나 방영되었으며 시오뽀무 페스울이 발매되었어도
20화란 놈은 시꺼먼 구슬이되어 위장 속 어딘가에 자리잡고 내 속을 불편하게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엠마카린의 백허그를 보고,
마침내 애니에 등장한 시노노메와 토오애들을 보고,
시즈쿠에게 좋아한다고 외친 카스미를 보고 기분이 무척 좋아져도,
아래의 스샷만 보면 불쾌함이 전신을 휘감는다.
대체 난 20화의 뭐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
란쥬때문인가?
란쥬가 19장 말미에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그렇게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특히 요즘 시국에 중국과 관련이 있는 캐릭터들은 그 설정만으로도 뭔가 꺼림칙함이 느껴지기도 했고.
20장에서 보여준 대놓고 나는 악역입니다 하는 스토리는 당연히 첫인상이 좋을리 없다.
그렇지만 란쥬에 대해서는 신기하게도 화가 나지 않았다. 진짜로
딱히 나타센세의 만화때문은 아니었고, 20장의 내용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그랬다.
뭐 노란이름표 때문에 훗날 미아와 같이 동료가 되는 것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이기도 하고(아님말고),
어차피 추후에 동료가 되든말든 현 상황에서는 동호회를 위기에 빠뜨린 빌런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기에
세탁과정만 시오리코만큼 해준다면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등장할때는 악역이었다가 나중에 동료되는 클리셰야 정말 흔하디 흔한거니까.
그럼 카린, 아이가 부로 넘어간 것 때문에 그런가?
이건 좀 화가 나네.
시즈쿠야 그 타이밍에 굳이 그런 말 하고 부로 가야겠냐? 라는 말이 나오긴 하지만 사정은 뭐 이해할 수 있다.
시오리코야 대놓고 이중간첩임을 아나타에게 털어놓기도 했고.(그런 것치고는 하는게 없어 보이지만)
근데 카린과 아이는 대체 뭐야.
시나리오 쓰는 놈이나 이걸 통과시킨 놈이나 이걸 사유라고 쓴 건지.....
만약 이런 스토리가 아니라 한 2~3장에 걸쳐서 카린과 아이의 심리에 대해서 묘사를 하고,
부와 동호회의 분리도 란쥬와 부가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서로 간 정답이 없는 가치관의 대립으로서 묘사했다면
설령 카린과 아이가 동호회를 일시적으로 나가더라도 지금 같은 캐릭터붕괴 같은 건 없었을 것이다.
근데 란쥬는 감시위원회 같은 걸로 동호회를 방해하는 철저한 빌런으로 묘사된다.
그러면 그런 빌런인 란쥬에 동조하는 카린과 아이 역시 그와 동급으로 떨어져버린다.
심지어 그 과정도 세밀하게 묘사하지 않으니, 지금까지 내가 알던 카린과 아이가 맞나 싶을 정도다.
동료이자 라이벌이라는건 이렇게 쓰라고 있는 말이 아닌 것 같은데.
그리고 결정적으로 마음에 안 드는 것
아마도 현재까지 가장 감정적으로 불쾌하게 만드는 부분.
단순히 카린과 아이가 배신(?)한 것은 1조보쯤 양보해서 그럴 수…있나?
아무튼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할 여지가 아예 없는 건 아니고… 아무튼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근데 그렇게 까지 가서 부에서 하는 것이 결국 백댄서다.
왜 이 스샷만 보면 불쾌해지는가.
결국 백댄서니까 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란쥬가 뒤에 동료가 되든 세탁이 될 예정이든, 어쨌든 현재는 동호회를 억압하는 악역이다.
그런데 동호회를 나가서 하는게 고작 악역의 백댄서다.
니지가사키 스쿨아이돌 동호회는 솔로활동이 주이기 때문에, 한명 한명이 무대의 주역이다.
그런데 그 각자의 무대에서 마땅히 단독주인공이 되어야 할 캐릭터들을 악역의 뒤에 세워놓고 백댄서를 시키고 있는 것이다.
스토리를 보는 사람들의 눈앞에서 백댄서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백댄서를 솔로의상을 입고 하고 있다.
물론 이건 단순히 백댄서 의상을 새로 그리기 싫었던 크랩의 일러 돌려쓰기일 것이다.
그렇지만 각자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솔로의상을 입고 백댄서를 하는 모습은 정말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내가 좋아하는, 모두가 좋아하는 우상(아이돌)을 모욕하고 있는 거다.
각자 무대에서 주인공으로서 주목받아야 하는데.
진짜 비유를 들자면 해외여행간 애인으로부터 비디오테잎이 하나 도착한 느낌이라고. 그 정도로 처참한 기분이 들었다고.
이전에 비해서 댄스나 퍼포먼스가 훨씬 좋아졌다고?
그치만 백댄서잖아.
프로급에 해당하는 지원을 받는다고?
그치만 백댄서잖아.
반짝반짝 빛나는 원석이라고?
그치만 백댄서잖아.
부의 수준이 높네 어쩌네, 프로네 어쩌네 온갖 미사여구를 다 갖다 붙인다 한들
결국 하고 있는건 백댄서다.
왜 내가 좋아하는 스쿨아이돌들을 백댄서로 전락시켰냐고 이 개객기들아!!!!!!
심지어 더 짜증나는건 란쥬가 뭐 협박해서 백댄서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라고. 아오 ㄴㅁ;ㅏㅣㅡㅇㄹ;지ㅡㄷ;ㅣ르
진짜 이딴 스토리를 내놓은 좆랩에게 크나큰 분노를 느끼고 있다.
앞으로 어떤 스토리로 이 사태를 수습하든,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들에게 이딴 짓거리를 저지른 건 두고두고 개처럼 까여야 마땅하다.
엎질러진 물은 주워담을 수 없고, 어떤 세탁으로도 이런 개같은 기분을 들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하아 진짜 생각할수록 짜증나고 우울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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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났더니
갑자기 20장에 대한 불쾌감이 팍 솟아나서 주저리주저리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