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리코 “아유무씨의 생일이 머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오리코 “아유무씨께는 평소 이런저런 신세를 지고 있으니 이번 생일에 그 답례를 하고자 합니다.”
시오리코 “마음 같아서는 몇 달치 용돈을 가불받아서라도 아유무씨께 어울릴 예쁜 옷을 사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래서는 아유무씨가 부담스러워하시겠죠.”
시오리코 “아유무씨는 제가 제 형편에 맞게 어떠한 물건을 선물한다 해도 분명 기뻐하실 겁니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제 마음이 충분치 않을 거예요.”
시오리코 “아유무씨께 저 혼자 타협해 선택한 어중간한 선물을 드리고 싶지 않아요.”
시오리코 “그러니 당신에게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만, 괜찮을까요?”
유우 “......”
유우 “아유무는 내 껀데.”
시오리코 “그러니까.”
유우 “넘보는 거야?”
시오리코 “그런 날선 반응을 보이는 것은 그만두세요.”
유우 “아니라고는 안하네.”
시오리코 “그렇게 제가 선수칠 것이 두려우시다면, 그 전에 당신이 먼저 고백이라도 하는 것은 어떠신가요?”
유우 “엣... 싫어. 아유무가 거절하면 어떡해. 아유무와의 관계가 망가지는 건 싫어. 그런 건 상상하는 것만으로 눈물이 맺혀버린다고.”
시오리코 (둔감한 것에도 정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시오리코 “아무튼, 저는 그저 아유무씨가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을 원하고, 그것만으로 만족합니다. 당신도 그렇지 않습니까. 한 번만 도와주시죠.”
유우 “......”
유우 “그럼 아유무가 좋아하는 요리라도 해보는 건 어때?”
시오리코 “요리?”
유우 “어중간한 물건으로 감사를 전하는 게 꺼려진다면 마음을 담은 수제 요리가 좋다고 생각해. 어렵지 않은데다가 정성도 한가득 담을 수 있잖아?”
유우 “응. 아유무라면 분명 그런 정성이 담긴 것에 더 기뻐할 거야.”
시오리코 (유우씨의 조언은 적절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오리코 (아유무씨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도 유독 물질적인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이셨죠. 그보다는 정성, 마음, 쌓여온 시간 같은 것에 더 의미를 두는 분입니다.)
시오리코 (그러니 어쩌면 수제 요리가 제게 최선의 선택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우씨가 아유무씨는 달걀말이를 좋아하신다 했으니 달걀말이로 하면 되겠죠.)
시오리코 (다만 제가 요리를 할 줄 모른다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시오리코 (과정이야 검색만으로 알 수 있지만, 아는 것과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 이미 두 차례나 실패했습니다.)
시오리코 (다른 사람이 지켜봐준다면 무난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유우씨에게는 이미 한 차례 도움을 받아버렸으니.)
시오리코 (그 외 요리를 잘하시는 분들은 분명 제가 미덥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 대신 나서줄 분들뿐입니다. 감사할 일이지만, 지금은 제 스스로 만들어야만 의미가 있으니까요.)
시오리코 (그러니 가능하면 제가 엇나가지 않는지만 봐주실 분을 구하는 것이 좋다. 그런 마음으로 도움을 요청한 것인데...)
세츠나 “우오오오오!!!! 시오리코씨의 집에 오는 것은 처음이네요!!!! 저 지금 굉장히 두근거려요!!!!”
세츠나 “아유무씨 외에는 시오리코씨의 집을 방문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항상 궁금했습니다!!!! 제 생각 이상으로 고풍스럽네요!!!!”
시오리코 “......”
세츠나 “부엌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 집의 몇 배는 넓은 것 같네요!!!! 여기라면 분명 요리 대회도 가능할 거예요!!!! 여기서 요리를 하고 마당에서 시식과 평가를 하는 거죠!!!!”
시오리코 “그럴 수도 있겠네요. 해본 적은 없지만... 세츠나씨? 슬슬 시작하고 싶은데요.”
세츠나 “앗!!!! 깜빡할 뻔했네요!!!! 어서 시작하죠!!!! 저도 이참에 아유무씨에게 마음을 담은 요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시오리코 (외운 대로, 세츠나씨의 무리수는 잘 걸러내며 할 수 있어야 할 텐데.)
정석적인 전개는 참 좋아
나머지는 생일날에 써볼까 아직 한참 남았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