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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ss 업로드 테스트용
글쓴이
ほのり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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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3614747
  • 2020-11-04 15:19:55
 

가독성 좀 살펴보다 지울것임



1.


학생회의 일이 평소보다 길어진 날. 서류철을 모두 정리해두니 벌써 노을이 깔리기 시작할 무렵이 되었습니다. 저는 서둘러 짐을 정리하고 잰걸음 하며 부실로 향했습니다.

제 몫의 연습은 이미 늦었으니 이제서야 합류해봤자 그저 얼굴을 비추는 정도밖에 되지 않겠지만, 진심을 다하며 노력하는 멤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부실은 아직 텅 비어있었습니다. 머지않아 완전 하교 시간이 다가오는데도 다들 열심인가 봐요. 저도 스쿨 아이돌의 의상으로 갈아입고, 이제 머리만 다시 묶으면… 어라, 누군가 부실 문을 두드렸습니다.


"네에, 누구신가요?"

"실례합니다. 혹시 학생회장인 나카가와 나나 씨가 여기로 들어오지 않았……"


……앗, 미후네 시오리코 씨입니다!


"……."

"……."


이런, 분명히 제 정체를 알아봤습니다…!


미후네 씨는 저와 눈을 마주치고는 잠깐 생각할 것이 있는지 침묵했습니다. 저도 마땅히 꺼낼 말이 없어… 어색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가만히 몇 초가 지나자 미후네 씨는 작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하아… 최근 학생회실에 계시지 않았던 이유가 이거인가요, 나카가와 나나 씨."

"아… 절 찾아오셨었나요? 죄송해요…!"


저 같아도 마음에 들지 않을 책임감 없는 대답입니다. 오늘은 학생회실에 붙박여 있었지만 어제도 그제도, 그 전날도 저는 동호회의 활동 때문에 서둘러 자리를 비웠으니까요.

미후네 씨는 완전한 스쿨 아이돌도 학생회장도 아닌 모습의 저를 보며 심기가 거슬렸는지 들고 있던 서류철을 검지로 까딱였습니다. 


"됐습니다. 그보다는… 스쿨 아이돌의 활동을 위해 학생회장으로서의 업무를 소홀히 한다. 예의가 아니지 않습니까?"

"…!"


저는 미후네 씨의 날카로운 직언에 잠깐 몸이 굳었습니다. 저 또한 줄곧 고민하고 있던 생각이지만, 남의 입을 통해 듣는 건 처음이었으니까요.


"…죄송해요. 동호회 부원들에게도, 당신과 학생들에게도."

"죄송할 일이라는 걸 알고 계신다면 스스로 선택해 주시기를 권합니다. 어느 쪽을 포기해야 할지를."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 있는 말이 없었습니다. 저도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선택을 하고 싶진 않았지만…

학생회장직을 맡지 않으면 스쿨 아이돌 활동도 하지 못한다고 하는 제 개인적인 사정을 남에게 고려해달라 할 수는 없어요. 게다가 괜히 말을 꺼내서 동정심을 사려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그것 또한 미안한 일이니까요.


저는 결국 침묵을 선택했고 미후네 씨는 쯧, 하며 혀를 차고는 저에게 서류 하나를 들려준 뒤 가버렸습니다. 아마 이게 미후네 씨의 원래 볼일이었겠죠. 읽어보니… 선거에 앞서 열리는 토론회의 날짜가 결정된 듯합니다.


미후네 씨는… 마땅히 화가 나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수많은 학생들을 가장 강하게 이끌 수 있는 자리에 앉은 사람이, 본분에 충실하지 않고 다른 일에만 정신이 팔려있다니.

저에게 자격이 없다면 자리를 빼앗으면 그만이겠지만, 만약 저에게 충분한 능력이 있다면 그건 제가 미후네 씨를 기만하는 것이 됩니다. 무엇이 됐건… 죄송한 일이에요.

상냥한 부원들의 격려에만 빠져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분명히 노력하고 있었지만 노력이 언제나 올바른 방향성을 띠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반성해야 합니다….


선거에 좀 더 진지하게 임해야겠습니다. 우선 부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당분간 활동을 줄여야겠다고 전해야겠네요.








2.


선거 준비를 위해 포스터를 비롯한 작업물들을 준비하고, 토론회를 위한 생각들을 떠올리기도 하면서 새삼스럽게 깨달았습니다. 저는 위기감도 경쟁도 없이 쉽게 얻어낸 자리라서 오히려 안이하게 여기고 있었다는 걸요.

어렸을 때는… 지금보다 더 긴장하고, 더 집중하고, 무언가 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 찾아봤던 것 같습니다만. 지금이라고 해서 최소한의 업무조차 내팽개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재선거가 있어 오히려 다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미후네 씨가 없었다면 저는 여전히 상황에 안주했을지도 몰라요.


오늘은 토론회에 앞서, 공약으로 내세울 안건을 다듬기 위해 리나 씨를 찾아갔습니다. 불편 사항을 접수하는 신문고는 학교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지만, 아날로그 방식이라 전달 속도가 너무 느려 실용성이 없다는 평이 많았거든요.

그것을 제가 구상하고 있는 교내 전용 sns 앱의 주요 기능 중 하나로 편입시키려고 하는데, 마침 리나 씨도 시간이 남아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고마운 일이에요.

도움의 답례로 준비해둔 쿠키 한 봉지를 드리자 리나 씨는 보드를 활짝 웃는 얼굴로 바꾸고 친구들과 같이 먹겠다며 기뻐했습니다.


제가 구상한 앱에는 건의 사항의 신속한 전달, 교내 시설의 안내 기능 등도 포함되어 있겠지만, 그중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부활동에 대한 의견 수집입니다.

당장 리나 씨만 해도 스쿨 아이돌을 통해 사람들에게 솔직한 마음을 전할 수 있게 됐고,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어요. 그리고 그건 공부로 인한 높은 성적이나 부활동에서의 실적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변화가 아닙니다.

무언가를 바라는 진심은 그 무엇보다도 강한 힘이 된다고 믿어요. 더 많은 학생들이 그 굳은 심지를 마음속에 품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업무와 선거 준비에 집중하다 보니 벌써 노을이 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부활동은 전혀 하지 못했고 당분간은 쭉 이렇게 바쁠 테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학교를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으로 바꿔보고 싶다는 바람 또한 저의 진심이니까요.








3.


'그럼 묻겠습니다. 당신은 지금 좋아하는 일에 제대로 몰두하고 있나요?'


'학생회 일과 자기가 좋아하는 일, 둘 다 어중간하게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본인조차 실천하지 못하고서야 무엇을 주장할 수 있겠습니까?'


'학생회장은 모름지기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당신의 말에는 설득력이 없습니다.'


'…왜 그러시죠? 이건 토론회입니다. 제 발언에 반론할 생각은 없으신가요?'




…옥상에서 맞는 바람은 적당히 선선해서, 저의 마음을 가라앉혀주는 데에 조금 도움이 됐습니다.
기지개를 켜고 그대로 벤치에 옆으로 쓰러져 누웠습니다. 하늘을 바라보니 걱정하나 없이 흘러가는 구름이 부러워 손을 뻗었다가, 저 자신이 바보 같아져서 다시 축 늘어트렸습니다.

그건 사실 토론회에서 꺼내기에는 알맞지 않은, 사담에 가까운 주제였어요. 미후네 씨도 그걸 모르진 않았을 텁니다. 그럼에도 그 이야기를 꺼낸 것은, 아마 제 안이한 태도에 대한 화풀이에 가깝겠지요.

부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은 잠깐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미후네 씨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그게 미후네 씨의 진심이에요. 미후네 씨가 자신의 여가시간까지도 모두 포기하고서 가장 이루고 싶은 일을 하는 것. 제가 미후네 씨를 이기려면, 저 또한 미후네 씨가 각오한 만큼의 시간을 쏟아부어야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도저히 스쿨 아이돌과는 병행할 수 없어요. 저는 하나의 진심만을 위해 다른 하나의 진심을 포기할 수는 없어요.
각자가 바라는 이상과 그에 다다르기 위한 방법이 다르다는 건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했으며, 애초에 저는 충분한 각오조차 하지 않은 거였습니다.

…우선은 닿는 데까지 노력하겠지만, 앞으로 저는 어떻게 해야…





누마즈앞바다돌고래 지운다고 하니까 괜히 안궁금해지게 시작도 안해야겠다 2020.11.04 15: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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