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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럽라 입덕한게 중1때니까 벌써 5년 전 일이다.
그때 니코니코니가 한창 유행이여서 애니 봤었는데, 아마 그때부터 럽라에 빠졌던것 같다.
그때 애니 1, 2기 다 정주행 하고 감동 오지게 받은 다음에, 때마침 럽장판이 개봉했다.
너무 보고싶어서 혼자 예매하려 했는데 영화관은 꽤 멀어서 당일에 가야했었다.
그럼 티켓 다 팔려있을 것 같아서 부모님한테 친구랑 보러갈건데 예매좀 해주면 안 되겠냐고 물어봤었다.
(물론 같이 갈 친구 없어서 혼자 가는거였다.)
그땐 아직 막 초딩 벗어난 애니까 부모님이 안된다고 했었고, 부모님이랑 같이 가기엔 쪽팔려서 결국 럽장판은 극장에서보지 못했었다.
그 이후로 설날, 추석에 받는 용돈들 안쓰고 모아서 여러가지 굿즈를 사기로 마음먹었다.
중2가 되어서 본격적으로 럽라 덕질을 시작했었다.
아쿠아가 활동을 시작하고, 뮤즈는 파이널 라이브 끝으로 해체해서 많은 사람이 탈덕했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응원할 수 있다는 것에 내가 특별해진 것 같다고 느껴 다른 애니등을 덕질할 때 보다 더 열심히 하게 시작했다.
커뮤니티에도 가입했었고, 애니메이션 동아리를 만들어서 위에 말한 씹덕친구들이랑 얘기도 하고 럽라를 전파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그때 가족여행으로 일본을 갔었는데 거기서 처음으로 앨범도 사봤다.
코이리움과 모멘트 링이었다.
코이리움 뮤비를 보고 감동 엄청 받았던걸로 기억한다.
돈을 모아두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생각됐다.
그 이후로도 돈을 모았고 모은 돈으로 다양한 굿즈를 샀다.
대부분 앨범, 피규어, 책과 같은 실용성 있는 굿즈였다.
알라딘에서 지스메거진을 샀고, 가끔 친구들끼리 시내에 놀러가면 서점에 들러 럽라 만화책이나 SID를 사곤 했었다.
윤이 좋은날에는 커뮤니티에서 앨범을 나눔받기도 했는데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중3. 이때가 가장 많은 일이 있던 해였다.
생에 처음으로 라이브 뷰잉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아쿠아가 드디어 첫 라이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몹시 설레었다.
뮤즈의 라이브엔 참가했던적이 없었기에 더욱 기대되었다.
예매 오픈시간이 학교에 있을때라 실패할뻔 했는데, 다행히도 부모님이 대신 티켓팅을 해주셔서 가운데줄 중앙 자리를얻을 수 있었다.
뷰잉 준비한다고 아마존에서 킹블레이드도 사고, 콜도 외워갔다.
대망의 뷰잉날 코엑스에 가니 계단에 딱봐도 씹덕처럼 생긴 사람들이 있었다.
친구들이 그런데 가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멜랑꼴리한 냄세가 난다고 했는데, 코가 막힌건지 다행히도 냄세는 나지 안았다.
특판장에서 팜플렛 팔길레 사려고 했는데 카드는 안 받는다더라?
그래서 못 살뻔 했는데 뒤에있던 착한 아저씨가 끝쪽에 있는 ATM을 알려줘서 겨우 살 수 있었다.
그 일로 나쁜 씹덕은 없다는걸 느꼈다.
처음 경험한 뷰잉은 놀라웠다.
거대한 화면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고, 같은 그룹을 좋아하는 팬들과 함께 노래부르고, 콜을 넣고, 그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쁘고 또 기뻤다.
내가 간 것은 2일차였는데, 아마 모두가 그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흥겹게 노래를 부르며 블레이드를 흔드는 그 순간, 모든 사람이 뇌정지가 왔을 것이다.
긴 침묵끝에 내가 ‘리캬코-! 리캬코-!’ 라고 외쳤다.
다른 사람들도 하나 둘씩 따라하기 시작했다.
‘울지마 리캬코-!’
‘리캬코 파이팅-!’
‘괜찮아~ 괜찮아~’
화면 넘어에서는 모든 멤버가 리캬코를 응원해주었고, 다시 기합을 넣고 시작한 곡은 그 어떤때보다 성공적으로 끝났다.
분명 적어도 그 관에 같이 있던 사람들은 분명 마음이 하나가 되었다고 느꼈을 것이다.
이렇게 내 첫 라이브 뷰잉은 감동과 환희로 가득 찼었다.
다음 라이브도 사고싶었지만 돈이 없어서 가지 못했다.
중학교가 끝나가며 내 생에 최고의 순간도 서서히 막을 내렸다.
고등학생이 되었다.
그때부터 서서히 탈덕을 시작했다.
중학교때 공부에 거의 손을 대지않아 위기감을 느꼈기도 했고, 새로운 환경과 여러가지 심리적인 부담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문에 아쿠아의 첫 내한을 놓치고, 요소로드도 놓쳤다.
서드 라이브도 놓쳤다.
포스 라이브도 놓쳤다.
두번째 내한도 놓쳤다.
핍스 라이브도 놓쳤다.
물장판도 놓쳤다.
분명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나중에 가서 후회할걸 왜 안갔냐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때 나는 이전같이 아쿠아를 사랑하는 마음은 거의 없었다.
탑을 쌓는 것보다 무너드리는 것이 빠른 것처럼, 덕질을 끊으니 마음이 식어갔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고3이 된 올해 1월이 왔다.
어떤 계기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유튜브를 보다 우연히 물갤을 알게되었고, 념글을 정독하며 탈덕 이후의 소식을 보게되었다.
며칠에 걸쳐 얼추 정독을 마친 나는 가슴속에서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
슬픈 감정, 기쁜 감정, 아쉬운 감정 등 여러 감정이 뒤섞여 들었다.
그러다 마지막에 느낌 감정은 ‘그리움’ 이었다.
아직 늦지 않았을까? 새로나온 PDP 얘기에 못따라가면 어떡하지?
오만가지 생각을 했었다.
그렇게 내리게 된 결론은
‘나의 반짝임은 무엇인가? 내가 가장 반짝였던 순간을 다시한번 느껴보고 싶다’ 였다.
이후 물갤에서 몇주동안 활동하면서 정말 즐거웠다.
일본어로 팬레터도 보내보았다.
물갤에서 중고로 앨범도 몇장 샀다.
누마즈 소독제에 탑승하기도 했었다.
모두와 함께하는 방구석 라이브도 즐거웠다.
요소로드를 늦게나마 같이 만들 수 있어서 좋았다.
너무.. 너무... 좋았다.
러브라이브 선샤인 마이너 갤러리의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모두 덕분에 나는 다시 아쿠아에 사랑하게 되었고, 삶의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무슨 말로 이 감사를 전하면 좋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 말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Thank you, FRIENDS!!
사진 안넣으면 안볼것 같아서 내 굿즈사진 넣어본다.
필력이 안좋아서 가독성 안 좋았을건데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맙다.
공부하다 슈카 신곡 듣고 그리워져서 다시 와봤다.
길었던 올 한해 이제 얼마 안 남았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해보자.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우리 물붕이들은 나처럼 안하고 후회하지 말고, 뭐든지 해보고 후회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