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니지동 전개가 너무 빠르지 않냐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 이것부터 짚고 가고 싶다.
니지동 애니는 솔로 캐릭터에 치중된 에피소드를 전개하며 동시에 메인 스토리를 빌드업하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1화인 아유무 에피소드에 세츠나 떡밥을 뿌려 이를 카스미의 성장에 사용하고, 이를 3화 세츠나 에피소드에서 회수하는 식이다. 즉 세츠나의 개인 에피소드는 1화였지만 세츠나의 캐릭터는 3화에 걸쳐 완성된 셈이다.
그리고 이번 화부터 나오는 캐릭터는 기존에 빌드업이 거의 되지 않은 완전한 뉴페이스, 아이다. 아이는 내 차애로 프렌드쉽 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이가 당신의 최애다. 이 에피소드 이전에 어느 정도로 아이의 정보가 없었냐면, 이 에피소드 전까지는 아이가 다쟈레를 하는 장면이 단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존 이야기가 3화에서 끝나버리고 맨바닥에서 시작하는건 아니다. 당장 4화의 시작이 문자 그대로 3화 마지막에서부터 이어진다. 그리고 이번 화에서는 유우가 아이돌 영입에 큰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아이의 합류 계기는 세츠나의 라이브였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준건 엠마고, 바로 다음 에피소드가 그 엠마의 에피소드다. 이게 니지동의 스토리 빌드업 방식이다.
그런 면에서 4화는 템포 조절의 성격도 어느 정도 띄고 있다. 한꺼번에 합류해 아직은 시청자들이 잘 모르는 캐릭터들의 상호작용을 보여줌으로써 이 캐릭터는 이렇다는 정보를 개인 에피소드 이전에 미리 조금씩 주는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이런 상호작용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것이 아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런 점도 선샤인과 니지동의 차이인데, 선샤인은 조금 더 감성적인 이야기에 집중했다면 니지동은 보다 유쾌하고 즐거운 이야기를 내세우는 편이다. 이후 좀 더 큰 이야기를 터뜨릴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아직은 선샤인 쪽 이야기가 내 취향에는 더 맞는 것 같다.
아이의 신곡은 개인적으로 아쉬웠는데 이유는 랩이 없어서. 아이 노래에 랩이 없다니 이게 무슨 소리야 랩 돌려줘요.
이외에는 전반적으로 아이답게 재미에 가장 큰 포커스가 맞춰진 좋은 에피소드였다 여기서부터 분석으로 넘어가보자.
이번 에피소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솔로 활동을 지향한다는 니지동의 방향성을 처음으로 직접적으로 언급했다는 것이다. 이 소재를 아이의 에피소드에서 언급한 것은 아이가 혼자 있는 것이 익숙치 않은 인싸라서도 있지만, 아이는 기본적으로 팀플레이에 익숙해져 있는 스포츠걸이기 때문이다.
아이는 굉장히 독특한 캐릭터이다. 모두와 함께 있는 것이 익숙한 스포츠걸이지만 또 동시에 그 어느 부에도 정식 부원으로는 활동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는 항상 모두와 함께 있지만 한편으로는 언제나 혼자다.
그런 아이의 상담을 들어준 것이 엠마라는 것도 흥미롭다. 엠마는 동호회 내 유일한 외국인으로, 대가족과 떨어져 진정한 의미로 '혼자' 생활하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런 엠마가 아이에게 '솔로여도 모두 함께한다'는 주제를 전달하는 모습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니지동의 빌드업은 캐릭터 간 연결고리에 그 핵심이 있다. 1화의 아유무는 귀여운 걸 좋아하지만 이에 솔직하지 못한 캐릭터였다. 뒤이어 나온 카스카스는 귀여움을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시하지만 사람마다 각자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는 것을 배운다. 이것이 세츠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면서 세츠나가 러브라이브를 우승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완성된 솔로활동이라는 기반에서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솔로 활동이어도 나를 지지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이야기를 전달한다. 이어서 나오는 엠마 역시도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외로움이 있는 캐릭터지만 그런 엠마를 좋아해주는 친구와 동료가 있다. 이런 매끄러운 서사의 진행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이 밖에는 이 에피소드 자체가 상당히 직관적으로 진행되서 크게 뜯고 분석할 거리는 없다. 가볍고 재밌게 보기 좋도록 깔끔하게 만들어진 에피소드였고 속편히 보면서 웃을 수 있는 회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