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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방황 끝에 다다른 곳은 나만의 길 - 니지가사키 4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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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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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gall.dcinside.com/sunshine/3584804
- 2020-10-25 02:45:37
부활한 스쿨 아이돌부. 진짜로 카스미가 부장이 된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카스미의 입지는 사실상 공동 부장이나 다름없어졌다. 과도한 훈련에 울컥해서 반목했던 카스미가 이제는 특훈을 주도하고 연습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것은 카스미의 성장을 보여준다.
이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 갓 합류한 아이와 리나가 위화감 없이 섞여들어가고 선후배 구분없이 편하게 이야기하는 분위기지만 그 안에서도 동호회를 이끄는 카스미와 세츠나만 눈높이가 다름.
스쿨 아이돌부의 향후 방향성을 논할 때도 세츠나와 카스미가 단둘이 상의한다.
카스미가 나나의 안경을 쓴 것은 열혈을 맡게 된 세츠나 대신 나나처럼 냉철하게 지도하는 것을 연출한 것은 아니고, 그냥 안경낀 카스미가 귀여워서 안 찍을 수가 없었다.
카스밍 이야기는 이쯤하고 오늘의 주인공 아이로 넘어가보자.
전반부에 가장 강조되는 것은 무엇일까? 통찰력도 뛰어나고 운동신경도 좋은 아이의 유능함? 물론 그것도 맞지만 전반부의 가장 큰 포인트는
아이의 사교성임. 전반부의 아이는 단 한순간도 혼자 있지 않음. 리나와 붙어 있고, 스쿨 아이돌부와 붙어 있고, 친구들과 붙어 있다. 그리고 아이가 옆에 있을때 모든 사람들이 즐거워한다. 아이는 타인과 함께하는데서 보람과 즐거움을 얻는 전형적인 인싸고 이게 아이의 핵심 캐릭터성임.
그래서 당연히 아이는 부원들이랑 같이 댄스와 노래를 연습해서 다 같이 무대에 서는걸 생각하고 있었음. 하지만 니지동이 솔로 무대를 지향한다는 말을 처음 듣자 아이의 고뇌가 시작됨.
지금까지 항상 모두와 협력하고 무엇이든 함께 해왔던 아이에게 혼자 무대에 서야 한다는 것은 특히나 가혹한 일임.
모두가 함께 서는 무대는 각자에게 파트가 있고, 안무가 있고, 곡의 분위기가 있음. 즉, 기준점과 정답이 어느 정도 있다는 거임. 하지만 솔로 무대는 어떻게 노래하고, 어떻게 춤추고, 어떻게 감당할지가 온전히 본인에게 있다.
"스쿨 아이돌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대답하세요."
"지금의 질문에는 명확한 해답 같은 건 없는 거에요."
'모르겠다'까지도 정답일 정도로 모든게 정답이고, 또 정답이 없는 문제라고 말하는 카스미.
정답이 있고 규칙이 있는 문제라면 아이는 항상 잘해왔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정답이 없는 홀로서는 무대에 고뇌하게 된다.
한시도 쉬지 않고 누군가와 붙어 있던 아이는 이 순간 완전히 혼자가 된다. 엑스트라조차 시야선과 초점에서 빼내 완전히 사이드로 밀어버린 것이 보이지?
그렇다면 혼자가 된 아이는 어떻게 답을 찾을까?
달리는 거야. 가만히 있는 건 스포츠걸 아이에게 맞지 않는 방법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을때 일단 앞으로 달려가는 게 아이임. 이걸 기억해둬라.
그렇게 달려간 곳에는 아이돌로서 선배고 본인도 많은 일을 겪은 엠마가 있었다. 두 사람은 비록 같이 무대에 서는건 아니라도 이 순간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음.
"아이가 동호회에 와 줘서 다행이야. 모두와 있을때 언제나 즐거운 듯이 있었지? 아이가 온 이후부터 모두의 미소가 엄청 늘었어."
비록 솔로지향이어도 니지동은 여전히 서로를 응원하고 웃고 떠들면서 함께 여기까지 걸어왔음. 애니에서도 마찬가지임. 솔로 무대니까 다 따로따로 연습하고, 자기 무대만 신경쓰고 하지 않음. 오히려 솔로지향이라서 더더욱 서로의 존재가 위안이 되지.
내가 아까 아이가 전반부 내내 혼자 있는 적이 없다고 했는데, 잘못 말했다. 딱 한 장면, 아이가 혼자 있는 장면이 있음.
전반부에서 리나도, 관객도 블러 처리되고 화면의 초점도 조명도 오직 아이에게만 집중하는 유일한 장면이다. 이 순간 아이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있지만 완전히 혼자다.
아이를 중심으로 동그랗게 공간이 비어 있는게 보이지? 하지만 그 와중에도 리나는 그 공간에 들어와 있음. 함께 스쿨 아이돌부를 시작하고, 이제부터 아이와 마찬가지로 무대에 오를 사람이니까.
전반부와 후반부, 똑같이 태양을 향해 손을 뻗는 장면이지만 구도는 정반대다. 표정의 무게감도 다르다. 달리고 달려서 같은 길을 걷는 선배와 마주하여 찾은 아이의 답은
솔로라고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하는게 아니라는 것. 혼자 무언가를 하는게 너무나도 무서웠던 인싸 소녀는 이곳에서도 자신이 누군가를 웃게 해 줬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비로소 안심함.
제아무리 모르는 길이라도 같이 웃고 떠들 수 있는 사람이 같이 있다면 아이는 기꺼이 걸을 수 있음. 그렇게 스스로에게 납득하자 아이는 또 다시 달려나간다.
아이의 무대의 이미지는 주황색 길이다. '달려서' 정답을 찾던 소녀가 도달한 곳은 이제부터 더더욱 앞으로 갈 나만의 길, 나만이 춤추고 노래하지만 동시에 모두가 함께하는 그런 아이러니한 답임. 답이 없는 문제에 어울리는 해답이지?
아유무와 카스미의 무대가 유우가 올려다보는 구도였고 세츠나의 무대는 관객은 올려다보고 동호회는 같은 눈높이에서 보는 구도였다면 아이의 무대는 관객도, 동호회도, 아이도 전부 같은 눈높이인 구도임.
관객과 무대가 상호작용하던 마당놀이판처럼 관객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아이도 같이 즐거워하는, 4번째 벽이 존재하지 않는 열린 무대다. 가장 아이답고, 아유무와도 카스미와도 세츠나와도 다른 아이만의 구도임.
3화는 이야기가 컴팩트한만큼 연출로 설명을 대체해버린 구석이 많아서 분석할게 많았는데 4화는 분량이 넉넉해서 다들 아는 이야기만 떠든 느낌이다 어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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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jigAqoUse | 분석 잘했네 추 | 2020.10.25 02:49:03 |
모듬해물어묵탕 | 2020.10.25 02:51:13 | |
요시마루퍄퍄 | 개조아ㅠㅠ | 2020.10.25 03:13:10 |
유리카- | 오오 | 2020.10.25 03:18:53 |
먼데이거 | 혼자가 낯선 아이상 최고 - dc App | 2020.10.25 03:35:04 |
린짱나우 | 귀중한 리뷰다 | 2020.10.25 03:46: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