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어 본인은 세츠나오시라서 이번 에피소드 내내 광광 울면서 봤다.
세츠나는 기본적으로 부모님을 포함해 누군가의 기대를 받는 것에 익숙한 모범생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꼭꼭 숨겨가면서까지 고집하는 오타쿠이기도 하다.
평소의 세츠나는 차가워보이는 첫인상과는 달리 정말 좋은 사람이다. 한펜을 학교 내에서 돌볼 수 있도록 궤변을 만들어주고, 교칙에 맞기만 하다면 자신 없이 스쿨 아이돌부를 시작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등 자상하고 온화한 성격이다. 이는 엄격하고 단호한 면이 두드러졌던 에리나 다이아와는 대비되는데, 두 사람은 3학년이고 세츠나는 2학년이라는 것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굉장히 빠른 속도로 모인 멤버들의 상호작용도 보기 좋다. 카린이 카스미에게 겁을 주고, 카스미가 시즈쿠 뒤에 숨어서 빵을 (대체 어디서) 꺼내서 카린에게 주고, 카린은 다시 빵을 엠마에게 나눠주는 이런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은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신곡도 더없이 훌륭하다. CG 자체는 선샤인에 비해 약하지만 그건 선샤인이 얘네가 미쳤나 싶을 정도로 터무니없었던 거라서 지금의 퀄리티도 굉장한 수준이다.
감상은 여기까지 하고 똑똑해보이는 분석으로 넘어가자.
세츠나는 유우와의 대화에서 러브라이브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그룹 전체가 하나의 색이 되어야 한다고 언급하고, 이는 말할 것도 없이 전작들의 이야기다. 바로
아쿠아의 푸른 깃털이다.
뮤즈의 대표 색깔은 순수함의 백색이고 아쿠아의 대표 색깔은 바다의 푸른색이다.
이게 무지개가 니지동의 주요 테마인 이유다. 전화에서 유우가 언급했듯, 그룹 전체가 하나의 색깔이 되기 위해서는 충돌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절대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전작을 통해 알고 있다.
자신이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완전히 다른 세츠나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카스미. 2화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한 단계 성장한 소녀의 말에는 무게가 있다.
1세대는 뮤즈가 전설이 되는 이야기였고 2세대는 뮤즈의 전설을 좇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러브라이브가 중대한 분기점이었지만 니지동에게는 러브라이브가 스쿨 아이돌로서 잡을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이자 성장의 계기일 뿐이다. 이게 니지가사키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선후배간 위계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멤버들의 반응이다. 뮤즈가 선후배의 벽을 깨기 위해 개인 에피소드를 할애했던 것과 달리 이들은 선배가 후배에게 배우는 수평적인 관계가 당연하다는 것처럼 정착되어 있는데 이 역시도 신선하고 좋은 방향성이다.
다이브에 대해서는 뭐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세츠나의 열정을 불에, 나나의 쿨함을 물에 비유했다는 해석도 다들 지금쯤 한번씩은 봤을 것이고 복장도 가사도 전부 세츠나와 나나의 화해에 관한 곡이다. 연출만 놓고 보면 지금까지 나온 니지동 곡 전체에서 탑을 달릴 곡이다.
그 밖에는 스쿠스타에서 핫산 담당이었던 아나타를 오마쥬해 유우가 마키, 리코에 이어 피아노를 친 것도 좋은 변형이었다.
전반적으로 현재까지 니지동 최고의 장점은 역시 전작과의 차별점을 부각하되 거기서 멈추지 않고 동시에 러브라이브 시리즈와의 연결점도 공고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밖에는 세츠나의 '어리광' 언급도 재활용될 가능성이 보이고, 각자의 개성을 어떻게 살리면서 함께 어우러질지에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