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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번역/창작 [물갤문학]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너에게
글쓴이
니코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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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3440626
  • 2020-09-01 03: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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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귀엽다'를 많이 말하는 나라일 것이다. '예쁘다'나 '아름답다' 보다도 '귀엽다' 쪽이 훨씬 흔히 쓰인다. 하나의 단어가 그렇게 많이 쓰인다는 말은, 그만큼 무게감이 없다는 뜻도 될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아름답다'라고 말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귀엽다'고 말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 무언가를 보고 반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는 귀엽다고 말해 두면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나는 거울 앞에서 머리를 정리하며 잠시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아무리 '니지가사키의 바보왕'이라도 가끔은 깊은 생각을 하고 싶을 때가 있는 법이다. 최근에 자존감이 떨어질 만한 일이 많기도 했고, 특히나 오랜만에 꿈을 꾸었을 때는 말이다. 꿈은 잠재의식의 발현이라고 하던가. 어려운 이야기다.

"아유! 카스미쨩 귀여워라~"
"자! 카메라 보고 웃어!"

꿈 속의 나는 빙긋 웃으며 양 검지를 입가에 대었다. 내가 이 포즈를 하면 모두가 껌뻑 죽었다.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건 나였다. 미소 짓느라 감았던 눈을 뜨고 보니, 부모님은 사라지고 나는 무대에서 관객들 앞에 서 있었다.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건 나였다. 나의 순서가 끝나고 퇴장할 때, 다른 스쿨 아이돌이 무대에 섰다. 누구였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했다. 그 사람에게로 향하는 환호성은, 나를 향했던 것보다 수 배, 수십 배는 더 컸다. 꿈은 여기에서 끝났다.

거울 속의 나는 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런 멍청한 생각을 할 시간에 더욱 귀여워지기 위한 노력을 하란 말이야!'라고 말하는 듯이. 나는 달 모양 헤어핀을 머리에 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거울 속의 나에게 말했다. 딱히 확신은 없었다. 그저 자기최면일 뿐이었다.

"걱정 마. 난 이미 세상에서 제일 귀여우니까."

오전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시즈코의 신발 속에 쿠페빵을 넣어서 혼났던 것 빼고는 특별한 사건도 없었다. 그러면서도 '빵은 맛있었어'라고 말해주는 게 시즈코답기도 하다. 훗, 시즈코는 이미 나보다 쿠페빵 하나 만큼의 칼로리를 더 섭취한 거라구.
점심 시간에는 유우 선배와 같이 쿠페빵을 먹기로 했었다. 카페테리아로 이동하니, 유우 선배와 아유무 선배가 같이 앉아 있었다.

"앗! 유우 선배! 저랑 점심 먹기로 했잖아요!"
"미안, 아유무쨩도 쿠페빵을 먹고 싶다고 해서."
"괜찮지? 카스미쨩?"
"뭐, 넉넉하게 챙겨 오기는 했지만요..."

나는 가방에서 쿠페빵 몇 개를 꺼내어 식탁에 올려놓았다. 와사비 쿠페빵도 준비해 놓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이 두 사람에게는 장난을 칠 수가 없다.

"이야~ 오늘도 빵이 맛있네!"
"카스미쨩의 빵은 나중에 배워 보고 싶어."
"에헷, 또 그러시기는..."
"그건 그렇고, 두 사람 모두 긴장은 안 되나 보네?"
"아, 지역 스쿨 아이돌 지역예선 말이지?"
"뭐, 여러 스쿨 아이돌이 있었지만 가장 귀여웠던 건 카스밍이었으니까요!"

거짓말이다. 당장 우리 부 안에도 나보다 귀여운 사람은 꽤 있다. 지역예선에서는 더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귀여움'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나에게는 이것밖에 없으니까.

"아유무 선배는 어떤가요?"
"난 무대에서 실수해 버렸으니까..."
"괜찮다니까! 저번 진출자들 중에서도 실수했던 사람들은 많았어."
"유우쨩이 그렇게 얘기해 주니까 조금 안심되네."
"그럼 카스밍의 무대는 어땠나요?"
"지금까지의 공연 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 같아."
"역시 그렇죠?"
"응, 첫 무대에서 스텝이 꼬여 넘어지던 카스미쨩이 이렇게 성장하다니..."
"그, 그 얘기는 그만하죠."
"저기, 기억해? 내 첫 공연은 유우쨩이랑 같이 한 재롱잔치였는데..."

즐거운 점심 시간이 지나고, 지루한 오후 수업이 지나 드디어 동아리 활동 시간이 되었다. 모두가 컴퓨터 앞에 고개를 들이밀고 있었다. 나 역시 그 중 하나였다. 완벽한 무대였다. 관객들의 호응도도 높았다.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럼, 확인한다? 리나쨩 보드 '두근'."
"카나타쨩은, 별 기대는 안 하지만 말이야?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보는 거라구?"
"카린쨩, 긴장하고 있어?"
"에, 엠마! 갑자기 불러서 놀랐잖아... 당연히 하고 있지..."
"이런 건 빨리 눌러 버려야 한다구, 리나리. 에잇!"

잠시 후 결과창이 나왔다. 모두들 그렇게 긴장하던 모습은 어디 가고 자신의 이름을 찾느라 혈안이 되어 있었다. 약 10분이 지나자, 스크롤은 끝까지 내려와 있었다. 니지가사키 스쿨 아이돌 동호회에서는, 세 명이 통과했다. 우에하라 아유무, 유키 세츠나, 코노에 카나타.

"축하합니다! 아유무 씨, 카나타 씨!"
"이야~ 세츠나쨩도 고생했어. 이거 하루카쨩한테 연락해야겠는걸."
"내가... 붙었어...?"

떨어졌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세상이 멈춘 것만 같았다. 그저 떨어졌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곱씹고 있었다. 언제부터일까. 머릿속에 나의 무대가 떠올랐다. 완벽했을 텐데. 선배도 가장 좋았다고 말해 줬는데. 그런 무대를 선보여도 합격하지 못하는구나. 이렇게 될 걸 알고 있었는데 왜 기대를 한 걸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동호회의 모두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앞이 뿌얘졌다. 눈시울이 화상을 입을 것 같이 뜨거워져서 눈을 감았다. 눈을 뜨고 싶지 않았지만, 내 앞에 펼쳐진 어둠이 내 마음 속 같아서 너무 무서웠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모두가 나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아, 저질렀다.

"이, 이야~ 선배들, 축하드려요!"
"카스미 씨? 괜찮아?"
"아유, 시즈코도 참. 그러는 시즈코야말로 괜찮아?"
"물론 아쉽긴 하지만..."
"카스밍은 당연히 괜찮지! 세상에서 제일 귀여우니까!"

거짓말이다.

"카스미쨩..."
"이번엔 아유무 선배에게 밀렸지만, 다음엔 제가 이길 거예요! 전 세상에서 제일 귀여우니까!"

거짓말이다.

"카스미쨩!"
"유, 유우 선배. 갑자기 소리를 지르시고..."
"오늘은 쉬자. 그리고 내일 둘이서 천천히 얘기해 보자."
"내일은 토요일이라구요? 학교 쉰다구요?"
"내가 너희 집에 갈게."
"저는 괜찮다니까요? 왜냐하면..."
"괜찮지 않잖아..."

유우 선배는 내 양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고개를 숙였다. 선배가 다시 고개를 들자, 거기에는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은 얼굴이 있었다. 선배의 얼굴이 너무나도 괴로워 보여서, 아니, 선배의 눈동자에 비친 내 추한 얼굴을 계속 보고 있는 것이 부끄러워서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나는 무슨 짓을 해 버린 걸까. 그 때부터 내 방에 돌아오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정신을 차려 보니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저 자신을 책망할 뿐이었다. 나만 떨어진 것도 아닌데. 붙은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닌데. 동호회의 모두에게 못할 짓을 해 버렸다. 침대 옆의 거울에서, 내가 나를 비웃고 있었다.

"노력해도 안 되는 건 있구나."
"시끄러워."
"솔직히 아유무 선배가 실수했을 때 안심했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떨어져도 나 혼자는 아니겠구나 싶었을 거야."
"...그만해."
"그런데 아유무 선배는 붙어버렸지. 그래서 멘탈이 깨진 거야."
"네가 뭘 안다고 그래."
"난 모든 걸 알지. 난 너니까."
"...넌 내가 아니야."
"아, 그래? 그럼 세상에서 제일 귀엽지도 않겠네?"

나는 거울을 덮어 버렸다. 오히려 인정해버리려니까 속이 편해졌다. 과거의 멍청했던 나와 작별을 고하기 위해, 나는 굳이 생각으로만 하고 있었던 사실을 입 밖으로 꺼냈다.

"그딴 거, 이미 옛날부터 알고 있었어."

그대로 침대에 누운 나는 다시 꿈을 꾸었다. 꿈 속에 있는데도 이것이 꿈이라는 것을 안다는 것은 참 신기한 기분이었다. 초등학교 때의 내가 그 시절의 친구와 있었다.

"카스밍, 세상에서 가장 귀엽지?"
"응응, 귀엽네."

누가 봐도 대충 대답해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꿈 속의 나는 기뻐했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머리도 좋지 않고, 잘 하는 것도 없이, 다른 특별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어릴 때 들었던 '귀엽다'라는 말에 매달렸다. 귀엽다는 말은 하기 쉬우니까. 누구나 해 줄수 있으니까.

"카스미씨! 또 쿠페빵을 신발에..."

꿈은 순식간에 바뀌어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을 보여주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장난을 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관심을 끌기 위한 하나의 표현이었다. 나보다 귀여운 아이들에 대한 견제라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었다.

"날 봐줘! 내 노력을 봐 줘!"

꿈은 다시 바뀌어 깜깜한 암흑 속에 나만이 울부짖고 있었다. 저것은 이미 내가 버린 부분이었고, 진작에 버려야 했던 부분이었다. 아마 이것이 어른이 된다는 것이겠지. 나는 등을 돌려 더 이상 내가 아니게 된 그것과 멀어지려 했다. 그 때, 갑자기 누군가가 튀어나와 그것을 구하려 했다. 워낙 어두워서 얼굴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왠지 따뜻했고, 안심이 되는 사람이었다. 나는 달려가 그 사람을 꼭 껴안았다.

"저, 저기? 카스미쨩?"

놓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꽉 껴안았다.

"숨... 숨막혀..."

그 말을 듣자 눈이 뜨였다. 여전히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눈 앞에는 유우 선배가 있었다. 난 방금까지 선배를 껴안고 있었던 모양이다.

"죄, 죄송해요."
"어떤 꿈이었길래 그렇게 세게 껴안았던 거야..."
"그, 그건... 그보다! 왜 제 방에 계신 건데요!"
"어머님이 들여보내 주시던데."
"엄마!"

선배는 키득키득 웃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나도 괜시리 부끄러워져서 같이 웃어 버렸다. 역시 이 사람 옆에 있으면 마음이 놓인다. 지금이라면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할 수 있겠지.

"선배, 저 귀여워요?"
"그럼, 귀엽지."
"저 말이죠, 사실 제가 귀엽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럴 리가."
"저는 그 동안 계속 제 자신을 세계에서 가장 귀엽다고 속이고 있었어요."

한 번 말을 하기 시작하니 멈출 수 없었다. 댐에 가둬 놓았던 물을 방류하듯, 한 번 마음을 내보이고 나니 말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기 시작했다.

"제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정도는 이미 알고 있었어요. 그걸 귀엽다는 말로 감추고 있다는 것도요. 하지만 이번에 떨어지고 나서 확실해졌어요. 세상에는 저보다 귀여운 사람은 널려 있다는 게 말이죠."

선배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선배 특유의,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귀여움을 무기로 삼는 건 이제 그만두려고요. 스쿨 아이돌을 그만둔다는 건 아니지만, 노선을 좀 바꿀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안심했어, 카스미쨩."
"봐요, 선배도 사실 알고 계셨죠?"
"드디어 솔직한 의견을 내 주는구나."

선배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도저히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내가 질문하려는 찰나, 선배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 동안 카스미쨩은 항상 괜찮다고만 해 왔잖아. 교내 아이돌 인기투표에서 낮은 순위였을 때도, 팬클럽 홈페이지의 방문자 수가 늘지 않을 때도, 이번에도."
"그건..."
"그랬던 카스미쨩이 드디어 자기 의견을 내 줬어. 그럼 이제 그걸 설득하는 건 내 몫이지."
"선배, 아직도 제가 귀엽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당연하지."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유우 선배는 이럴 땐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걸 이미 알고 있기도 하고. 여기에서는 선배를 곤란하게 만들어서 말을 이어나가지 못하게 해야 할 것 같았다. 미안해요, 나쁜 아이라서.

"그럼 제 어디가 그렇게 귀여운 건데요?"
"자기를 귀엽다고 말하는 부분이 귀여워. 언제나 장난을 치지만 미움받을 장난을 안 치는 부분이 귀여워. 그런 장난마저도 실패하는 부분이 귀여워. 장난이 실패하고 시무룩해져 있는 모습이 귀여워. 진지할 때는 진지해지는 모습이 귀여워."
"자, 잠깐 선배."
"칭찬받으면 으쓱해지는 모습이 귀여워. 매일같이 빵을 구워서 나눠주는 모습이 귀여워. 빵이 맛있다고 해주길 기다리는 모습이 귀여워. 동호회의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이 귀여워. 카스카스라고 놀리면 발끈하는 모습이 귀여워."
"그러니까 카스카스가 아니라니까요!"

선배를 몰아넣으려던 나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설마 저렇게까지 태연하게 말할 줄은 몰랐다. 오히려 내 쪽이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당황한 나에게 마지막 일격을 놓으려는 듯, 선배는 말했다.

"무엇보다도, 안 보이는 곳에서 언제나 노력하는 모습이 귀여워."
"..."
"귀엽기 위해서 노력하고, 공연을 위해서 노력하고, 폐부를 막기 위해서 공부도 했어."
"결과는 바보왕이었지만요."

나도 모르게 순간 미소를 지어 버렸다. 선배는 그런 나를 보며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어쩌면 나는 이미 이 시점에서 선배의 말에 넘어가 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기억하고 있어? 우리 처음 만난 날."
"아유무 선배같은 말씀을 하시네요."
"스쿨 아이돌에 관심이 있어서 찾아간 날 내쫓으려고 했잖아."
"반더포겔 부인줄 알았죠."
"부원 열 명을 모으기 위해서 열심히 뛰어다녔지."
"다 선배 덕분이었어요."
"아니, 카스미쨩이 없었다면 시작조차 못 했을 거야."
"선배였더라면 저 없이도 했을 거 같은데요."
"아니, 내가 스쿨 아이돌 동호회에 들어가자고 생각했던 건 너를 보고 나서였거든."

나는 갑자기 튀어나온 이 말에 잠시 충격을 받았다.
선배는 언제나 뮤즈와 아쿠아를 보고 스쿨 아이돌의 팬이 되었다고 말했는데.
나 때문에 선배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들 무렵, 선배는 입을 열었다.

"뮤즈와 아쿠아를 봤을 때 가진 감정은 막연한 동경이었어. 그게 카스미쨩을 보고 나서 현실이 된 거야. 카스미쨩이 내가 생각한 스쿨 아이돌이 아니었다면 나는 그냥 뮤즈와 아쿠아의 팬으로 남았겠지."
"저는 어떤 아이돌이었는데요?"
"음... 완전 초짜였지."
"거기서는 빈말로라도 좀 포장을 해 주세요."
"카스미쨩은 완벽한 아이돌은 아니었어. 하지만 내가 그때까지 봐온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었어."
"...그런가요."
"나는 그런 카스미쨩의 모습을 보고, 누구보다도 아름답다고 생각했어."
"다른 사람들보다 뒤쳐지니까 노력하는 것뿐이예요."
"나는 처음부터 완벽한 것보다, 완벽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좋아. 거기에는 완벽해지려는 의지가 추가로 들어 있으니까."
"선배..."
"응?"
"오타쿠 같아요."

선배와 나는 한참을 웃었다. 웃다가 지쳐 침대 위에 쓰러질 만큼 웃었다. 시간이 지나 둘 모두 웃음을 그쳤을 때, 먼저 말을 한 것은 선배였다.

"사실은 세츠나쨩이 추천해 준 책에 좋은 문구가 있어서..."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카스미쨩은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우선은 모두에게 사과부터 해야겠네요."
"스쿨 아이돌 활동은?"
"저, 최근 너무 무책임했어요. 세상에 제가 귀엽다고 생각해 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포기해서는 안 되는 거였는데."
"그럼 만약에, 나도 카스미쨩을 더 이상 귀엽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면?"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나는 그 말을 하며, 눕혀 놓았던 거울을 다시 세웠다. 거울 속의 나는 메이크업도 안 되어 있고, 자다 깨서 머리는 부스스하고, 자면서 울었는지 눈은 팅팅 부어 있었지만...

누구보다도 귀여웠다.

"그땐 제가 선배의 마음을 돌려놓을 거예요. 저는 제가 세상에서 제일 귀엽다고 생각하니까요."

나는 미소를 지으며, 양 검지를 입가에 가져다 대고 그렇게 말했다.




최근에 소설 가뭄이라 그래서 써봄
오랜만에 시리어스를 써 보고 싶어서 썼는데 내면묘사를 너무 어둡게 갔나 싶기도 하다
작중 시점은 대강 원더랜드 나오기 직전 키즈나 스토리 쯤
유우도 얘기하는 인기투표 중하위에 팬클럽 방문자 1명시절임
이거 다음에 무적급 빌리버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고 씀
아마 거울 나오는 데에서 다 알았겠지만

중간에는 글쓰는걸 핑계로 걍 카스미 귀여운점 나열했음
난 카스미가 노력하는게 참 보기 좋더라

내용은 최근에 페르소나4 더 골든 재밌게 해서 거기서 영향 받음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성장하는 스토리
마침 주인공 이름도 유우로 겹치고

세츠나가 추천한 책은 모노가타리
저 대사 알사람은 알거임

재밌게 봐줬으면 좋겠다
아윰 5252 꽤 하잖아 ww 2020.09.01 03:16:28
귤みかん 좋은글추 2020.09.01 03:16:55
카스밍왕국거주자 카스밍은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지ㅠㅠ 잘 봤습니다 - dc App 2020.09.01 03:18:43
lilywhite 개추크래용 2020.09.01 03:19:57
두번생각하기 대단하다 2020.09.01 03:21:54
갈증에한수위 오우.. 2020.09.01 03:30:37
요시마루퍄퍄 진짜 카스미 저런 시리어스한부분 진짜ㅠㅠ 2020.09.01 03:41:58
호시조라당 좋네 2020.09.01 03:46:00
theguest 제법인데 2020.09.01 03:59:34
물빛감동란 2020.09.01 04:26:48
팤랄굽쥐슥 장문복 좋다! - dc App 2020.09.01 04: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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