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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번역/창작 [지각한 탄쿠쿠대회 문학] 모든 이야기의 시작
글쓴이
el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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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3375260
  • 2020-07-18 15:21:10
 




탄쿠쿠 대회 문학으로 참여하고 싶었는데 현생에 너무 치여버린 나머지 이제서야 뒤늦게 올리게 되었음...


이미 끝난 대회지만 이왕 쓴 글 그냥 버리는 게 아까워서 한번 올려봤음. 재밌게들 읽어줘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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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면서 여러가지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대체로 장점으로 여겨지곤 한다. 공부를 잘 하는데 운동도 잘 한다거나, 수학을 잘 하는데 국어도 잘 한다거나, 아니면 여러가지 언어를 말할 줄 안다거나 하는 등등의 일들. 비단 그러한 사람의 재능 영역 뿐만 아니라 빨래를 하면서 동시에 건조도 가능한 기계 같은 것들 처럼 사람들은 여러 장점이나 기능을 한 곳에 모으려고 무진 애를 쓰곤 한다.


하지만 그것이 좋기만 한 이야기냐고하면…어릴 적의 나는 아마 고개를 저었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생각이 바뀐지 오래지만 ‘그 날’의 ‘그 계기’가 없었다면 난 지금도 조금 삐딱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으로 자랐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것은 그런 내 어린시절에 대한…짧지만 절대 잊을 수 없는, 그런 소중한 기억에 대한 이야기이다.

.

.

.

나 탄쿠쿠는 중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었다. 태어나고 자란 곳은 중국의 상해. 물론 정말 다행스럽게도 혼혈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이라던가, 혹은 대책 없는 선망이라던가, 은근한 따돌림 같은 건 완전히 모른 채 자라났다. 상해는 국제도시- 라는 이름에 걸맞게 늘 수많은 세계의 사람들이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으니까. 중국인과 일본인 사이의 혼혈 정도는 그리 특이할 일도 놀랄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정체성에 대한 내적 갈등조차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정말 어린 시절엔 몰랐지만 자라날수록 내가 뭔가 다른 중국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 정도는 충분히 깨달을 수 있었다. 다른 아이들은 일본인 엄마를 두지도 않았고, 일본어를 조금도 할 줄 몰랐고, 집에 일본과 관련된 물건들이 있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난 뭔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은 점점 커져만 갔다. 열두살이 된 어느날, 결국 난 엄마에게 내 고민을 살짝 털어놓게 되었다.


“엄마. 난 중국인이야, 아니면 일본인이야?”


내 갑작스러운 물음에 엄마는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잠시 후 살짝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왜? 우리 쿠쿠는 자기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 모르겠니?”


엄마의 물음에 난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는 계속 미소 지으며 날 향해 말했다.


“쿠쿠는…중국인이기도 하고 일본인이기도 하단다. 하지만 그건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란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내 물음에 엄마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사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자신이 어느 나라 사람이냐는 것은 단지 예쁜 장식품에 불과하단다. 중요한 건 내 자신의 모습과 마음이지, 어느 나라 사람인 것은 그저 겉으로 조금 보이는 작은 부분에 불과해. 그래서 중국인이기도 하고 일본인이기도 한 것은 두 개의 장식품을 가지고 있는 셈이니까 오히려 장점이라고 할 수 있지. 음…쿠쿠에게는 조금 어려운 말이었으려나?”


난 대답대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히는 엄마의 말이 어려워서 이해를 못 한 것이 아니라, 그게 장점이라고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 한 것이지만.


“쿠쿠는 중국어와 일본어를 모두 할 수 있지?”

“응…일본어는 잘 하지 못 하지만.”

“그렇다면 중국인과도 일본인과도 모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거잖니. 그치?”

“응.”

“그럼 우리 쿠쿠는 일본인과 중국인 모두와 벽 없이 마음 속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거야. 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거니까, 그건 분명히 장점이지. 일본 사람도, 중국 사람도 모두 우리 쿠쿠에게 잘 대해 줄 거란다. 그러니까 장점인거야.”


엄마의 확신에 찬 말에 이해 여부를 떠나 난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생각해보면, 그것은 나에게 말하는 동시에 엄마 자신에게도 말하는 것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역시 아빠를 따라 고향과는 아주 먼 이 중국 땅까지 온 사람이었으니까. 행복한 것과는 별개로 고생도 꽤 많이 했을 것이다. 물론 어린 나는 그 사실까지 눈치챌 정도로 명석한 아이는 아니었다. 그저 엄마가 저렇게까지 말씀 하시는데 내가 들어야겠지, 정도만 간신히 생각할 정도의 어른스러움만 가진 아이였을 뿐이었다.


“…응 엄마.”


난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를 더 걱정시키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엄마는 그런 나를 기특함과 걱정이 반 반 섞인 미소로 내려다보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하지만 엄마의 말을 난 속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모두와 벽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일본과 중국이라는 두 벽이 내 마음을 가로막고 있는 느낌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거대한 두 벽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크고 두꺼워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그 어느 곳도 내가 있을 곳은 아니야, 라는 생각이 늘 내 마음속에 자리잡게 되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저 벽들 속에 갇혀 도저히 빠져나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런 상황 속에서 내가 택한 것은 그저 순응하는 것이었다. 속마음을 내비칠 수 없으니, 그저 평범하고 튀지 않는 그런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이제 막 열 살이 된 아이 치고는 꽤나 어른스럽다고도 말할 수 있는 해결책이었다. 그리고 내심 스스로도 ‘부모님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고 주변에도 잘 보이려 하는 어른스러운 나’라는 생각을 하며 아주 조금은 뿌듯해하기도 했었다. 물론 그것이 그저 마음 속 혼란과 외로움을 필사적으로 숨기려고 한 어린아이의 눈물겨운 도피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달은 건 시간이 꽤 지나고나서였지만.


그렇게 그 누구에게조차 내 마음을 보이지 못한 채 내 어린 시절의 시간은 흘러가고만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난 여느 때처럼 집 근처 공원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딱히 내가 따돌림당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친구들과 적당히 놀고 나서 집에 돌아가기 전, 난 바다가 보이는 넓은 공원에서 지는 해 바라보는 것을 무척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어찌보면 참 청승맞은 취향이지만 그 당시엔 정말 하루라도 그 일을 빼먹으면 뭔가 꼭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듯 한 찜찜함이 들곤 했었다. 어쩌면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방황하던 그 시절 엄마의 나라가 저쪽 방향인가, 하는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그 날 여느때와는 조금 다른 광경을 보게 되었다. 몇 몇 사람만이 운동을 하고 있던 한적한 공원 한 구석에 평소엔 볼 수 없었던 소녀 하나가 연신 당황한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영 익숙하지 않은 얼굴이었던데다가 입은 옷의 모습이나, 얼굴을 보니 대충 중국 아이는 아니란 느낌이 들었다. 그 아이가 불안과 두려움이 섞인 표정으로 주변을 지나가는 어른들을 향해 조심스레 다가가 입을 여는 순간, 그 짐작은 확신이 되었다.


“아, 아노…(저기…)”


일본 아이였구나. 난 주황머리 소녀를 좀 더 주목하게 되었다. 보통 저렇게 당황과 울먹임이 섞인 표정으로 돌아다니는 외국 아이라면…미아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조금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그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래도 상해는 관광 도시라 보통의 관광객 미아라면 주변 어른이나 경찰서로 데려가 주거나 순찰중이던 경찰들이 발견해서 보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근처는 대부분 중국인 토박이들이 살고 있어서 일본어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고, 경찰서와도 살짝 거리가 있는 편이었다. 저 아이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은 꽤나 시간이 걸릴 것이 뻔했다.


난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일어나서 천천히 그 아이를 향해 다가갔다. 곤란한 처지에 빠진 사람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조금 할 줄 아는 일본어를 실제로 써먹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정작 그 일본어를 할 줄 아는 것 때문에 실컷 고민에 빠져 있던 때였음에도 막상 써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걸 보면 이래저래 어린애는 어린애였던 모양이다.


그렇게 그 아이 앞에 다다르자, 아이는 살짝 놀란 눈으로 날 바라보았다. 미아가 되어서 한창 겁먹고 있는 와중에 갑자기 자기랑 비슷해 보이는 나이의 중국인 아이가 자기를 향해 다가오면 놀랄 법도 했다. 하지만 이내 자신의 처지를 깨달은 듯, 힘겹게 짜내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워, 워슈 미뤄…(저, 저는 미아…)”


서투른 중국어였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중국어를 알고 있다는 사실에 살짝 놀랐다. 조금이라도 중국어를 배운 건가? 그런 생각을 하며 난 어물어물 말을 이어가는 그녀를 향해 말했다.


“일본말…괜찮다에요.”


순간 그녀의 얼굴에 마치 꽃이라도 피듯 환하게 미소가 번져갔다. 하긴 전혀 기대하지 못하던 상황에서 익숙한 일본어를 들으면 기쁠만도 하겠지.


“정말? 일본어 할 줄 알아?!”

“그럭저럭. 듣는 건. 말하는 거, 잘 못하는거에요.”


내 대답에 그녀는 말을 쏟아냈다.


“다, 다행이다. 나…그만 길을 잃어서…아빠가 호텔에서 컴퓨터만 보고 있어서 몰래 빠져나왔는데 신나서 구경하며 돌아다니다 보니 그만 어디가 어디인지 모르겠어서…흑…으흑…”


그녀는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자 마음이 놓이는지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다. 나는 손을 들어 가볍게 그녀의 등을 다독이며 말했다.


“괜찮다에요. 내가 호텔을 찾아주겠다에요.”

“고, 고마워. 흑…진짜 무서웠어…”


그녀는 양손으로 눈물을 닦아냈다. 그리곤 날 향해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미소 지으며 입을 열었다.


“저기…이름이 뭐야?”

“탄 쿠쿠, 에요. 그러는 너는?”

“난 시부야 카논이라고 해. 그나저나 탄 쿠쿠…라고 했지? 탄 상은…”

“쿠쿠 괜찮다에요.”

“…응 알았어. 그런데 쿠쿠는 일본어를 잘 하네. 덕분에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여기 분들은 도통 일본어를 못 알아들으셔서 말이야. 하긴 중국 사람들이니까 당연한거겠지만…”


그녀는 이내 시무룩해진 표정으로 말했다. 하긴 아까도 말했듯 여긴 관광지와는 좀 거리가 있는 주택가였다. 영어라면 몰라도 일본어를 아는 사람이 있긴 좀 어려웠다.


“아니에요. 나 일본어 잘 못한다에요. 그래서 내 말 조금 이상한거에요.”

“아니야. 정말 잘 하는 걸? 그런데 쿠쿠는 중국 사람 같은데…일본어는 어디서 배웠어?”


그녀의 물음에 난 대답하려다 잠시 멈칫 했다. 굳이 내 가족사를 처음 본 일본 아이한테까지 말 하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그냥 적당히 둘러대기로 했다.


“학교에서, 배웠다에요.”

“아…그렇구나…”


카논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왜 아까 마주쳤던 중국 아이들은 왜 못 하는 거지, 같은 중얼거림에 조금 양심이 찔려 왔지만 이미 뱉은 말이니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카논 어디 호텔 온거에요?”

“아, 그 xx호텔인데…알아?”

“안다에요.”


그곳이라면 알고 있었다. 관광지 외곽 쪽의 제법 큰 호텔이었으니까.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곳이었었다. 그나저나 많이 먼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걷기엔 제법 거리가 있는 편인데. 구경하다가 여기까지 오다니. 이 아이 생각보다 좀 덜렁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카논은 연신 방긋방긋 웃으며 날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난 왠지 좀 찔리는 느낌이 들어 은근슬쩍 말을 돌렸다.


“음...그럼 일단 간다에요. 너무 늦으면 카논 부모님, 걱정이에요.”

“아 그렇겠다! 빨리 가는 게 좋겠어.”


그렇게 나와 카논은 걷기 시작했다. 호텔은 바닷가를 따라 쭉 걸어가면 나오니까 그냥 걷기만 하면 되었다. 그렇게 걸으며 나는 서툰 일본어로 카논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좀처럼 내 이야기를 잘 꺼내지 않을 때였음에도, 난 정말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카논의 미소를 보고 있으면 말을 하기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뭐, 처음으로 엄마 아닌 일본인과 만나서 대화를 해보는 거니까 조금 들뜬 거겠지 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걷던 중 갑자기 카논이 걸음을 멈추었다. 어? 갑자기 왜 그러지? 너무 오래 걸어서 다리라도 아픈가? 난 왜 멈춘 건지 물어보려 했지만 카논의 시선은 이미 내가 아닌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 그리고 그 시선의 끝에 있는 것을 확인하자 난 왜 카논이 갑자기 멈춰 섰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바닷가 공원에 줄을 선 채, 혹은 원으로 선 채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카논은 그 광경에 완전히 시선을 뺏긴 듯 멍하니 그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선 저렇게 저녁 시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단체로 나와 음악을 틀어 놓고 단체로 춤을 추곤 했다. 춤이라기보다는 왠지 체조에 가까운 조금 애매한 것이었긴 했지만 말이다. 카논의 반응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여기서 산 나야 익숙하지만, 일본에서는 이런 광경을 보기 힘들다는 말을 엄마에게서 들은 적이 있었으니까. 그리고 잠시 후, 카논이 날 돌아보며 물었다. 그녀의 얼굴엔 궁금증과 놀라움이 가득 차 있었다.


“저기 쿠쿠…저 사람들은…”

“네. 단체로 춤을 추는거에요.”

“누가 시키는 거야? 아니면 무슨 모임이라던가…”

“아닌거에요. 그냥 이 시간 되면 다들 나와서 단체로 춤 춘다에요.”


그리고 난 그녀의 표정을 슬쩍 살폈다. 괴상하다면 충분히 괴상하다고도 할 수 있는 모습이었기에 혹여나 하는 마음에서 눈치를 본 것이었다. 하지만 내 예상과 달리 설명을 들은 그녀의 얼굴엔 이내 미소가 가득 차 있었다.


“저기 저기 쿠쿠. 나도 그럼 저기 가서 같이 춤 춰도 괜찮아?”

“엥?”

“나, 춤 추는 거 좋아하거든. 그래서 저렇게 모두가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면 막 같이 하고 싶어져. 아, 혹시 처음 추는 사람은 허락을 받거나 해야 하는 거야?”

“아니요…그런 건 아닌거에요.”

“그래? 그럼 나 잠시 다녀올게!”


카논은 그 말과 함께 사람들 사이로 달려갔다. 그리고 슬쩍 그 사이에 끼어들더니 같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난 조금 이해가 되지 않고 있었다. 아무리 춤을 좋아한다고 한들 저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들어서, 그것도 같은 나라 사람도 아닌 말도 통하지 않는 다른 나라 사람들과 함께 춤을 춘다는 것이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다. 거기다 카논은 연신 일본어로 ‘재밌다!’ ‘신난다!’같은 소리를 외치고 있었다. 아무리 아무나 참여해도 된다지만 혹여나 외국인이 갑자기 끼어들었다는 이유로 쫒아내거나 화를 낼 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그런 내 걱정은 그저 기우였다. 왠 외국인 아이가 갑자기 끼어들어서 춤을 추는 상황이었지만 아무도 이상하다는 표정은 짓지 않았다. 오히려 귀엽다는 듯 다들 미소 지은 채 카논을 바라보며 계속 춤을 추고 있었다. 그 광경에 난 솔직히 조금 당황스러웠다. 대놓고 티를 내지 않아도 불편하다거나 떨떠름한 모습 정도는 보일 줄 알았다. 처음 보는 사람, 낯선 사람, 타국 사람, 그러한 것들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나에게 있어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광경이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그동안 고민하고 있던 생각들이 정말 쓸데없는 것들은 아니었을까. 엄마의 말 대로 난 정말 누구에게도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난 그것도 모르고 그냥 지레 겁먹고 혼자 무서워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상실감이나 허탈함보다는 왠지 웃음이 나왔다. 몇 년의 시간동안 혼자 끙끙 앓았던 고민이 한순간에 의미 없던 것이 되었음에도 이렇게 마음이 가벼운 것은, 어쩌면 신나게 춤을 추고 있는 저 카논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계속 여기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난 카논에게 다가가 말했다.


“카논. 빨리 안 가면 늦는다에요.”

“아, 맞다. 에헤헤.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카논은 그렇게 말하며 주변을 향해 꾸벅 고개를 숙였다. 일본어였지만 다들 알아들은 듯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런거구나. 그런 거였구나. 난 이제 조금 알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카논과 함께 공원을 빠져나왔다. 그녀는 기쁜 듯 웃으며 말했다.


“아아, 정말 재미있었어. 춤은 정말 최고야.”

“카논은…춤 좋아하나요?”

“응? 응! 나 춤 추는 거 완전 좋아해!”


환한 미소로 가득 찬 얼굴을 보면 정말 좋아한다는 것 정도는 충분히 잘 알 수 있었다. 그 미소가 정말 예쁘게 느껴졌다. 문득 일본에는 그 아이돌…이라는 것이 굉장히 유행중이라는 말을 엄마에게서 들은 기억이 떠올랐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예쁜 사람들이 즐거운 듯 노래 부르고 춤을 추고 있는 행복해 보이는 광경이었다. 물론 한창 비딱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시기라 이런 건 나랑 어울리지 않아, 같은 생각을 하며 금방 꺼버렸었다. 그러고보니 그 사람들 중 가운데 있던 사람이 카논과 비슷한 머리색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은데…왠지 카논도 아이돌을 하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논은 얼굴도 예쁘고 춤도 좋아해…나중에 그…아이돌? 해도 되겠다에요.”

“헤헤 예쁘다니…음…하지만 아이돌은 하고 싶어! 그 중에서도 스쿨 아이돌이 하고 싶어!”

“스쿨…아이돌?”


조금 생소한 단어에 난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이돌과 학교라니 약간 이해가 되지 않는 개념이었다. 아이돌이란 직업이 아니었나?


“아, 쿠쿠는 스쿨 아이돌이 뭔지 잘 모르는구나. 스쿨 아이돌은 말 그대로 학교에 다니며 그 학교 대표로 아이돌을 하는 것을 말해. 돈을 받고 일하는 프로 아이돌은 아니지만 전국 대회도 있고 각종 행사에도 초청되고 인기가 아주 많은 편이야.”

“그렇군요. 신기하다에요. 그런데 이왕 아이돌 하면 직업 해서 하는 게 나은 거 아니다에요?”

“어…그건 그렇긴 하지만…”


카논은 잠시 흐음, 하며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뭔가 깊은 이유라도 있는 걸까? 난 물끄러미 카논을 바라보며 기다렸다. 잠시 후 그녀가 다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난 좀 더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어서 아이돌을 하는 거거든.”

“다가가고 싶어…?”

“응. 그런데 그냥 아이돌은…아무래도 좀 다가가기 힘들다는 이미지가 좀 있잖아…? 하지만 스쿨 아이돌은, 실제로 자기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그런 학교 친구가 아이돌인거잖아. 그렇다면 좀 더 벽 없이 쉽게 모두에게 다가가 내 모습을 보여주고 마음을 나누고 미소를 전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난 스쿨 아이돌이 하고 싶어.”


아, 그런거구나. 확실히 학생 신분으로 활동하는 아이돌이라면 조금 다가가기 수월할 지도 모르겠네.


“그리고 내 미소를 보여주고, 그 사람들의 미소를 보고, 그렇게 서로 마음을 보여주며 함께 미소 짓다 보면…모두 행복해지지 않을까? 난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

“그렇게 쉬운…일? 마음 열기 어려워에요.”


내 떨떠름한 표정과 속마음을 눈치챈 것일까. 카논은 살짝 쓴웃음을 짓더니 이내 환하게 웃으며 나를 향해 부드럽지만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음, 쿠쿠의 말대로 그건 확실히 쉬운 일은 아니지만…아까 나와 함께 춤을 추는 사람들, 모두 웃고 있었잖아. 비록 말은 잘 통하지 않을지 몰라도…함께 춤을 추며 서로 웃는 모습을 본다면 그거로 마음이 통한 것 아닐까?”


그 말에 난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었다. 그 광경을 난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으니까. 낯선 환경에서, 낯선 사람들과, 낯선 분위기 속임에도 모두가 즐겁게 웃게 되는 그런 광경을. 사실 아까부터 이미 내 마음속 고민은 반쯤 무너져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한 가닥 남아있던 미련과도 같은 그 마음은 이제 카논의 환한 미소를 보자마자 완전히 녹아 없어지고 말았다. 난 카논을 향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내 엄마 일본 사람이다에요.”

“정말?! 그래서 쿠쿠는 일본어를 잘 하는 거구나.”

“네. 그리고 난 지금까지 난 중국 사람도 일본 사람도 아닌 거라 생각하고 살았던거에요. 그래서 그 누구에게도 다가가기 힘들거라 겁먹고 살았던 거에요. 하지만…그건 잘못된 생각인거에요.”


그저 밑도 끝도 없는 내 한풀이. 갑작스레 쏟아진 내 말에 카논은 당황스러운 표정이었다. 하긴 말 하는 내 자신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그녀는 오죽할까. 하지만 말 하고 싶었다. 왠지 말 해야 할 것만 같았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 카논에게 털어놓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날 카논은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이내 다시 입을 열어 말했다.


“그럼…쿠쿠도 일본으로 와서 스쿨아이돌 하지 않을래?”

“네…?”


내 말만큼이나 뜬금없는 카논의 말. 당혹스러워하는 날 향해 카논은 침착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아니 그냥…좀 좋을 것 같아서 말이야. 쿠쿠의 어머니가 일본 사람이랬지…? 그렇다면 한번 어머니의 나라인 일본에 와서 살아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 말야. 물론 스쿨아이돌 이야기는…쿠쿠는 예쁘고 목소리도 좋으니까 그냥 한번 해보면 어떨까, 해서. 헤헤…”


아이돌이라.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문제였다. 하지만 왠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한번 생각해 볼 거에요.”

“응! 잘 생각해 봐!”


그 이후 난 카논의 스쿨아이돌에 대한 열성적인 이야기를 들으며 길을 걸었다. 확실히, 그녀는 정말 스쿨아이돌을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애정이 넘쳐흐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난 슬며시 미소가 나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목적지였던 카논이 묵던 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이 카논이 찾던 호텔인거에요.”

“어, 정말이다! 여기야! 여기가 맞아!”


카논은 기쁜 듯 소리치며 방방 뛰어다녔다. 정말, 확실히 점잖다고는 하기 힘든 성격이네. 아까 갑자기 춤을 추러 간 것도 그렇고…길을 잃은 게 이해가 되긴 하는 걸. 그리고 그런 그녀를 향해 난 조금 꺼내기 힘든 이야기를 해야만 했다.


“…이제 헤어질 시간인거에요.”


내 말에 카논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헤어지는 게 아니야. 다시 만날 것을 준비하는 시간인거야. 그러니 난 섭섭해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오늘 날 여기까지 데려다줘서 정말 고마워.”


이런, 또 한방 먹어버렸다. 정말 카논으로부터 오늘 여러가지를 배우는 것 같다. 고마워해야 할 건 나 같은데. 난 그녀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렇네요. 꼭 다시 카논을 보고 싶은거에요.”

“나도…나도 절대 쿠쿠를 잊지 않을게. 그러니까 만약 일본에 오게 된다면…꼭 만나러 와줘. 알았지?”

“만약 일본에 가게 된다면…꼭 카논을 만나러 갈 게요. 그럼…”


난 천천히 뒤로 돌았다. 카논의 말대로,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만날 것을 준비하는 시간. 지금 뒤돌아서지 못 한다면 다시 만나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게 될 것 같았다. 다시 만날 것이란 걸 믿으니까 난 카논으로부터 뒤돌아 설수 있었다. 그렇게 천천히 멀어지는 날 향해 카논의 힘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다시 만나면 그땐 꼭 같이 웃으며 춤을 추자!”


그렇게 외치는 카논의 목소리를 뒤로 한 채 난 집으로 향했다. 그 어느때보다 힘찬 걸음으로.

.

.

.

“좋아…그럼 오늘도 연습해야지!”


집 주변의 한적한 공원. 난 여느때처럼 춤 연습을 하기 위해 나와 있었다. 다른 스쿨아이돌들 처럼 실내 연습실이나 강당 등에서 연습을 하지 않고 이렇게 사람들이 지나가는 공원에서 연습을 하는 이유는 관중에 좀 더 익숙해지기 위해서였다. 아이돌은 사람들을 향해 퍼포먼스를 하며 소통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물론 처음엔 당연히 부끄러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내 익숙해졌다. 물론 치사토쨩은 그래도 부끄럽다며 잘 끼지 않으려 했지만.


그런 생각을 하며 댄스에 열중해 있는데, 갑자기 나와 비슷해 보이는 나이대의 소녀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옆에서 같이 춤을 따라 추기 시작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사태에 난 당황했지만, 애써 퍼포먼스에 집중했다. 아이돌은 돌발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대응 할 수 있어야 하니까 오히려 좋은 연습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아이, 생각보다 너무 잘 추는걸. 나보다 잘 추는 거 아냐? 뭐, 요즘 한창 인기 있는 스쿨 아이돌의 춤이니 못 따라 출 것도 없지만…그나저나 이 상황, 어디선가 겪어 본 것 같기도 한데. 그리고 이 사람 정말 대체 누구야? 그런 생각에 빠져 있는 사이 어느새 곡이 끝나고 난 동작을 멈추고 자리에 섰다. 일단 한번 누군지나 물어 봐야겠다. 하지만 내가 채 물어보기도 전에, 그녀는 먼저 상쾌한 미소로 날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역시 춤은 좋네요! 기분이 상쾌해진거에요!”

“그, 그런가요…”

“어릴 적 모습 그대로 컸네요! 카논!”


전혀 예상치 못한 말에 난 벼락이라도 맞은 듯 충격을 받았다. 에, 내 이름을 어떻게 알지? 그보다 말투가 좀…이상한걸? 외국인인가? 난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며 고민했지만 좀처럼 저 소녀가 누군지 떠오르질 않았다. 내가 우물쭈물 하고 있자 소녀는 살짝 찌푸려진 얼굴로 소리쳤다.


“너무한거에요! 어떻게 날 잊을 수 있는 거에요?!”

“에…그러니까…”


분명 어디서 본 얼굴에 들어본 말투이긴 한데…어디지…나는 머리를 부여잡고 끙끙거렸다. 정말 만난 적이 있는 친구라면 기억 못하는 것이 실례였으니까. 그때 소녀가 결국 잔뜩 토라진 목소리로 소리쳤다.


“저엉마알!! 탄쿠쿠에요! 탄쿠쿠! 진짜 기억 못 하는거에요?!”


어? 탄쿠쿠? 분명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아.


“아아아아아!!!!!!”

“정말, 이제 기억이 난거에요? 좀 섭섭하다에요.”


그래. 이제 기억 났다. 저 회색 머리. 귀여운 얼굴. 특이한 말투. 잊을래야 잊을 수 없던 그때 그 만남. 어째서 기억을 못 한거지? 기껏해야 4년도 안 된 일인데. 난 두 손을 모아 허리를 숙였다.


“미, 미안해! 너무 오랜만이라 바로 기억하지 못 했어! 정말 미안해!”

“흥이다에요. 난 그 뒤로 쭉 카논을 기억하고 살았는데, 카논은 안 그랬나보네요.”

“아, 아니야! 그땐 얼마나 고마웠다구. 기억 못 할리가 없잖아.”


하지만 내 필사적인 변명에도 쿠쿠는 여전히 토라진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정말 카논은 너무한거에요. 난 그때 일만 기억하며 여기까지 왔는데. 뭐 고마웠던건 저이지만요. 같은 말을 연신 중얼거리면서. 마지막 말이 조금 신경쓰이긴 하지만…어찌 됐든 이대로는 곤란하다는 생각에 난 슬쩍 말을 돌렸다.


“그…쿠쿠쨩은 좀 많이 변했네.”

“그쵸? 더 멋있어졌죠? 완전 변했죠?”


그녀는 발랄한 포즈를 취하며 손으로 만든 브이자를 눈에 갖다 댔다. 아니 그 내가 말한 변했다는 건 조금 다른 의미인 것 같은데…


“아니 그땐 그 좀 뭐랄까…조금 더 쿨했다고 해야하나…무게가 있었다고 해야하나…다른 의미로 멋있었다고 해야 하나…”

“뭐라고 말씀하셨죠?”

“아, 아무것도 아니야.”


쿠쿠의 서늘한 표정에 난 급히 변명했다. 아니 아까까지만 해도 묘한 말투더니 어째서 이럴 때만 갑자기 일본어가 능숙해지는 거야.


“그…여기로 여행 온 거야? 아니면…”

“이곳으로 유학 온거에요! 당분간 여기서 살 거에요!”

“엑?! 정말?!”


그 먼 곳에서 여기까지? 내 경악하는 표정에 쿠쿠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쿡쿡 웃으며 말을 이었다.


“카논을 만난 뒤에 저도 스쿨 아이돌에 관심이 생긴거에요. 그래서 카논도 만나고 전에 약속한 것 처럼 스쿨 아이돌을 하고 싶어서 여기 엄마의 나라 일본으로 오게 된 거에요.”

“그렇구나…”

“여기 오려고 일본어도 더 열심히 공부하고 아이돌 공부도 열심히 한 거에요. 저 춤 잘 추죠?”


쿠쿠는 아까 전 예의 그 빙그르르 도는 스텝을 선보였다. 솔직히 감탄이 나올 정도의 깨끗한 스텝. 연습을 열심히 했다는 말이 정말 사실인 모양이었다.


“응. 정말 잘 추더라. 하지만 여전히 일본어는 조금 이상하네. 그리고 그 묘한 텐션도…”

“뭐 제 텐션이야 시간이 제법 흘렀으니까 바뀔 법도 하죠. 그리고 제가 아무리 이상해도 다른나라에 와서 미아가 되어서 잉잉 울다가 갑자기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뛰어들어서 신나게 춤추던 사람 보다는 이상하지 않은 것 같네요.”

“그, 그건 어릴때였으니까 그런 거고! 그리고 왜 정말 이럴 때만 일본어가 능숙해지는 건데?!”

“흥이다에요.”

“나 참…그런데 정말…그 약속 하나로 이 먼 곳까지 유학을 온 거야?”

“물론이죠!”


쿠쿠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런 그녀와 달리 난 살짝 걱정이 되었다. 물론 나도 이렇게 쿠쿠를 다시 만나게 되어 정말 기뻤다. 하지만, 정말 괜찮을까?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곳은 쿠쿠에게 있어서 타국이다. 아무리 반은 일본인이라지만 부모님도 없이 홀로 이 먼 곳에서, 그것도 한번도 살아본 적 없는 나라에서 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혹여나 내가 괜한 말을 한 탓에 이렇게 된 것이 아닐까. 자꾸만 걱정이 밀려왔다. 하지만 걱정스러움이 담긴 내 표정을 눈치챈것일까, 쿠쿠는 안심하라는 듯 밝은 미소와 함께 말했다.


“걱정 마세요. 미소 하나로 모두와 마음을 통할 수 있다고 가르쳐 준 건 카논인거에요. 그 가르침으로 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그리고, 여기서도 앞으로 잘 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거에요. 알았죠?”


쿠쿠의 단호하지만 다정함과 배려가 가득한 말에 내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그래. 좀 전의 우리는 함께 즐겁게 춤을 추었다. 그 만남 이후 쌓인 오랜 시간이, 거리감이, 그리움이, 완전히 사라진 것처럼. 그렇게 미소 지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함께 해쳐 나가면 되겠지. 난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

.

.

여기까지가 나 탄쿠쿠의 길고도 짧은 방황과 성장의 이야기. 물론 앞으로 더 힘들고 어려운 일 을 겪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전처럼 물러나거나 삐딱하게 살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니까…


“네버 기브 업-인 데스!!!”


-완-



카스밍왕국거주자 와 감동ㅠㅠ 2020.07.18 16:03:55
Olfas 글 오랜만 2020.07.18 16:15:40
두번생각하기 미쳤다 2020.07.18 16: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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