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전역 감수성으로 써보는 주저리 글이에요
럽라의 시대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 중 한명으로써 군생활을 럽라에 맞춰 기록해보고 싶어서 써봅니다
군필과 현역은 자신의 군생활과 비교하는 재미로, 입대예정자는 앞으로의 군생활 속 덕질을 하는 자신을 상상하며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한의 건아로 태어나면 피할 수 없는 군대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이 있었지만 즐길 수가 없었다
17내한으로 본격적으로 럽뽕에 취해 덕질은 18년도 여름 서드와 첫 누마즈를 기점으로 최고조에 달해있었고, 가까운 미래에는 물붕이라면 여러 가지 의미들이 담겨있었을 아쿠아 도쿄돔 라이브가 예정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이렇게된거 대학교 졸업하고 학사장교로 군복무를 해결할까 생각했지만 이벤트 타천과 인터넷이 차단된 환경보단(그 당시 병 휴대폰 사용은 썰로만 존재했었음) 군대에서 1,2년 더 있는게 더 싫어서 병 입대를 선택했다
공군은 왜 선택했는지 군필자와 현역들은 알 것이다
비록 지금은 코로나에 가려져 공군 그 특유의 혜택이 보이지 않지만 확실히 이벤트 챙기기엔 공군만한 군이 없다
입대날이 밝았고 그 당시 아쿠아 최신곡이었던 Thank you, FRIENDS!!를 들으며 진주 공군교육사령부로 떠났다
훈련병('18. 9. 17 ~ '18. 10. 26)
그때 유일하게 치카와 관련이 있었던 굿즈(?)
지금은 지침이 바뀌었지만 그 당시엔 입영 시 가족사진은 3장까지 반입 가능했고 물론 검사는 안했지만 쫄보였던 나는 치카 일러 하나 들고가지 못했다. 그래서 치카의 귀여운 바보털을 떠올릴 수 있는 주황색 글씨가 새겨진 시계를 골라 가지고 들어갔다
병신....
훈련소에서 조교가 내 관물함을 엎을 때, 막힌 소변기를 뚫어뻥으로 뚫다가 노랗다 못해 하얗게 썩어버린 오폐수가 내 얼굴에 튈 때, 유격훈련을 마치고 녹초가 되었을 때, 병영생활지도 한다고 생활관 틈새 틈새마다 가루세제를 뿌리고 너덜너덜한 걸레로 손이 불어터질때까지 닦아내는 와중에도 시계의 주황색 글씨를 보며 치카의 귀여운 바보털을 떠올리면서 훈련을 버텼다
지금 생각하면 참 처절하다 못해 찌질해서 눈물이 다 난다
그렇게 무사히 훈련소 수료를 했다
이병('18. 10. 27 ~ '18. 12. 16)
특기학교(=육군 후반기교육)때 포쓰가 열렸다
내가 할 수 있는거라곤 매주 수요일, 일요일에 성당에 가서 포쓰가 열리는 그 날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최고의 공연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밖에 없었다
사람이 할 수 있는게 없다보니 종교에 의지하게 되더라
포쓰 타천 이외에는 기억할 건덕지가 없는 이병생활...
일병('18. 12. 17 ~ '19. 7. 16)
아이러니하게도 군생활 중 가장 재미있고 행복했던 시기가 바로 일병이었다
2월달에 휴대폰 시범운영부대로 선정되어 일과 후 휴대폰 사용이 가능해졌다. 입대 전 가장 고민했던 인터넷과 차단된 환경이 없어졌고 휴대폰으로 쉽게 이벤트 사전준비도 가능해져서 그간의 고민거리가 한번에 사라진 것
평일외출로 물장판도 개봉하자마자 보고, 3월달에 유닛팬미 치바공연 뷰잉도 보고, 샤내한에 19내한 그리고 핍쓰 양일뷰잉까지 정말 덕질에 있어 풍족한 기간이었다
평일외출로 어떻게 물장판을 봤냐고? 이게 바로 공군 수도권 부대의 저력이다. 물론 시간제한상 포토제닉만 찍고 메다닥 빤스런 쳤지만
샤내한, 19내한, 핍쓰까지 일병기간동안 위로는 6명의 부서 선임과 크고 작은 훈련으로 인해 화려한 휴가제한이 날 감쌌지만 신들린 무빙으로 휴짤은 1도 없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진짜 미친거 같다
병장 한번 더 할래 일병 세번 더 할래 하면 닥후를 고를 정도로 개꿀이었다 ㄹㅇ
상병('19. 7. 17 ~ '20. 1. 16)
공급되는 물이 별로 없어 일병때와 달리 덕질 내용이 풍부하진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샤디너에 4집 앨범이랑 스쿠스타도 나오고 니지 퍼스트에 안쨩 크리스마스 이벤트까지 굵직한 이벤트가 있어 만족스러웠던 시간이었다
스쿠스타가 상병진급캠프때 출시되서 덕분에 캠프기간 내내 리세마라 한 기억이 있다. 폰이 용광로 될때까지 하얗게 불태웠는데 결국엔 리세마라 실패해서 다른 갤러한테 초기 치카울 있는 계정을 나눔받았다. 요 계정이 여태 치카 카드들은 다 나왔는데 이번 치카 페스울 때문에 그 기록이 깨질 것 같다. 시발
그러고보니 상병때 다른 부서 후임으로 리코오시 물붕이가 들어왔었다. 야호! 그래도 신병한테 굳이 찾아가서 럽라이야기를 하고싶진 않았다. 애가 럽밍아웃을 꺼려할 수도 있을까봐 일부러 럽라는 이야기 안했는데 나중에 요녀석이 리코 코이아쿠 네소 들고오는거 보고 그때부터 조금씩 이야기 했던거 같다
안쨩 크리스마스 이벤 참가는 진짜 이벤 선행 신청부터가 신의한수였다. 이때 뇌리속에 박힌 2박3일간의 행복한 여행 덕분에 앞으로 다가올 -짱-을 극복할 수 있었다
병장('20. 1. 17 ~ '20. 6. 30 : 조기전역)
일단 1초 투자한다. 짱깨
다행히 페스는 잘 보고 왔지만 그 다음달에 있던 유닛퍼스트부터 멘탈이 터져나가기 시작했다
클럽 선행권으로 샤론 퍼스트 첫날 공연이 당첨되서 11월부터 일정짜면서 룰루랄라 하고 있었는데 2월 중순에 씹천지가 터지기 시작하면서 대대장님이 직접 나를 불러 여행 취소를 설득시켰다
그때 당시 지침이 해외갔다 온 놈은 무조건 2주격리인데 지금이야 유증상시 격리되면 그런갑다 싶지만 그땐 격리되면 나라팔아먹은 매국노가 되는 분위기였기에, 그리고 아직 돈이 많이 깨지지 않는 타이밍이었던지라 눈물을 머금고 취소버튼 때렸다
액땜한 셈 치고 그렇게 타천을 했건만 그건 액땜이 아니라 불행의 시작이었다
2월에 낫츙 내한 발표뜨고 이벤트권을 구하기 위해 애니메이트 주최 옆동네 내한이벤을 참고하여 2.29~3.1 이렇게 휴가 리드샷 땡겼다. 결과는 적중
용산에서 철야하고 낫츙내한 갈 생각에 하루하루 행복한 나날을 보내다가 YTN에서 긴급속보로 전 장병 휴가제한이란 헤드라인을 라이브로 보게되었다. 그 헤드라인을 보는 순간 예매했던 샤론 퍼스트 뷰잉과 별 일만 없었으면 갈 수 있었던 낫츙내한이 사라졌다는 충격에 억! 하고 외마디를 질렀다
시발 편하게 지내야 할 말년에 으뜸병사 당해서 간부랑 병사 사이에 끼여 안그래도 스트레스 쌓이는데 이걸 풀 홍수는 커녕 짱깨발 대가뭄때문에 진짜 정신상태 어떻게 되는 줄 알았다
예정되있던 물들이 하나둘씩 증발되는데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들었다. 곰탕마냥 푹 고아 먹은것도 모자라 뼈까지 씹어먹을 정도로 상병때 갔다 온 안쨩 이벤트 기억으로 버티고 버텼다
유독 병장때 부대에서 여러 돌발상황이 터졌다. 덕분에 조기전역 전날까지 못쉬고 일하고 와서 거의 2기 치카 그 이상으로 현자가 되어있었다. 치카가 100명 못채우고 받은 스트레스가 이런 느낌이었을까
아 나도 치카다!
우여곡절 끝에 지금 이렇게 부대 밖으로 나와서 이 시간에 갤질을 하고 있다. 새벽갤질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운이 좋게도 소속된 부대는 간부님들이 다 좋으신 분들이었다. 야외작업 중에 주무관님이 유튜브로 땡프랑 스릴원웨를 틀어주는가 하면 내가 럽밍아웃 하고도 내 덕질에 관심 가지고 이것저것 물어봐주시는 등 병사와 소통을 즐겨하시는 분들이셨다
안쨩 크리스마스 이벤과 샤론 퍼스트 직관(이었던것) 국외여행허가도 본인 일처럼 직접 나서서 결제 도와주시기도 했다. 덕분에 지금도 부대에 계실 간부님들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ㄱr 린 ㄷㅏ....☆
응 그래도 안돌아가 씨발
전역하면 화려한 덕질라이프가 기다리고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오늘따라 멸공의 횃불 한 소절이 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