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끼니꾸를 해야 맞지만 자취생은 쐬고기 살 돈이 없음
돼지고기로 할건데 가능하면 노조미의 기원에 맞게 가족적인 느낌이 살아있는 음식으로 만들어보고 싶었음.
그래서 한국에서 김장하고 가족끼리 오손도손 앉아 먹는 수육을 만들기로 했음.
개억지라고? 어쩌라구요
재료 : 돼지고기(앞다리살이나 삼겹살), 국간장, 설탕, 후추, 대파, 양파, 다진마늘, 설탕, 된장, 두부, 로즈마리
수육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음. 그래서 구글 레시피를 참고해봄. 근데 사실 수육이라는게 그냥 돼지고기 삶아서 잡내만 잘 날리면 평타 이상은 치는지라 기존 레시피에 그냥 내가 넣고 싶은거 몇개 더 넣어봄. 삼겹살 쓰면 더 좋은데 돈이 없기 때문에 그냥 앞다리살 쓰겠음. 돈 많은 물붕이들은 목살이나 삼겹살 사서 맛있게 잡수시면 됨
좁은 냄비에 다 안들어갈거 같으니까 앞다리살을 반갈죽 해줌
된장 두 큰술 발라줌
국간장도 두 스푼 넣는데 나는 그냥 때깔 내려고 그러는줄 알았는데 무슨 연육작용이 된다고 함. 네이버 블로그 지식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순 없지만 레시피라니까 일단 넣어줌
설탕도 한 스푼 넣어줌. 이것도 뭔 연육작용이라는데... 너무 많이 넣으면 질겨진다고 하니 이정도만 넣어줌
잡내를 날리기 위한 쐬주도 반컵
마늘과 양파, 대파도 넣어주고
재료들이 다 잠길 때 까지 물 부어주고 불 올림
고기 잡내 잡는데는 또 후추만한게 없음. 후추도 넉넉하게 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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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월계수 잎을 넣어야하는데 고기를 그렇게 자주 먹지 않는 본인은 월계수잎이 구비되어있지 않음. 그대신 마찬가지로 고기에 쓰면 좋은 향신료인 로즈마리를 넣어줄거임
끓을 때 까지 강불로 조져주고
한소끔 끓으면 불을 약-중불로 줄이고 뚜껑을 닫은 후 40분간 천천히 익혀줌
40분동안 싸강 듣고 왔더니 대충 다 끓었음. 이 상태만 보면 성공인지 아닌지 좀 애매하긴 한데 일단 한 김 식혀야 한다고 하니 이대로 식혀주겠음.
블로그에는 꼭 끓인 물 안에서 식히라는데 이유는 몰르겟음. 꺼내서 식히면 안되나??
같이 먹을 두부도 삶아주고, 돼지고기와 김치와 같이 삼합으로 썰어서 세팅해줌
완성!
앞다리 살 자체가 그렇게 맛있진 않다고 생각했는데 먹어보니 확실히 맛이 괜찮았음. 살코기 부분도 너무 퍽퍽하지 않고, 지방도 과다하지 않았음. 로즈마리는 솔직히 먹었을 때 별로 향이 안느껴져서 양이 부족했다는 걸 깨달았는데 일단 넣었다는데 의미를 두기로 함. 솔직히 하도 재료를 많이 때려넣어서 어떤 재료에서 고기 맛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괜찮은 레시피라고 생각함. 시도할 물붕이가 있다면 마늘을 더 넣고, 생강이나 월계수잎을 추가하면 잡내가 더 잘 잡힐 것 같음.
결론 : 쌈장 찍어서 두부 김치와 같이 먹으니 노조미도 쌍따봉 올려줄 고기맛이 나왔다. 2020년 노조미 생일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