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탕쿠쿠 대회 소식을 듣고 자취생이 어차피 밥도 먹을 겸 한 끼 까리하게 먹어보자 싶어서 고닉 팠음.
메뉴 : 나폴리탄 스파게티, 양송이 스프, 초코 바나나(외 기타 등)
1. 초코바나나
우선 나폴리탄 하기 전날에 초코바나나와 양송이 스프부터 만들거임. 어차피 두 개는 미리 만들어놔도 문제 없고, 당일날 호다닥 하려면 정신없겠다 싶어서 할 수 있는것부터 미리 만들어놓기로 함.
재료 : 바나나 5송이, 노브랜드 초콜릿 2개(밀크 1 + 다크 1), 커버춰 초콜릿(다이소), 땅콩 데코레이션(다이소), 화이트초코 데코펜(다이소)
우선 시작하기에 앞서 필자는 초코바나나를 먹어본적이 없음. 쥬씨에서 초바나 몇번 먹어보고 편의점에서 초코 바나나킥이나 먹어봤지 실제 일본까지 가서 초코바나나를 먹어본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일본 애니보면 맨날 여름 축제만 되면 유카타 입고 카키고오리나 초코바나나를 먹으면서 죄없는 금붕어들을 괴롭히는 장면이 나오는데 뭐 먹어본 적이 있어야 맛을 알지. 그래도 겉으로 보건대 그냥 바나나에 초코물 입힌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도전해봤다. 대략 몇 달 전에 호두 초콜릿 만들었던 경험으로 만들어보기로 함.
우선 베란다에서 잘 익은 바나나를 수확한 후
적당한 용기에 초콜릿을 까서 넣어준다. 그릇은 열을 가해서 녹일 것이므로 플라스틱이나 유리 같은 열을 가하면 변형되는 용기는 당연히 밴이다. 적당한 사기 그릇이 있다면 추천함.
이렇게 다 쏟아부었을때쯤 깨달았는데 이렇게 커버춰 초콜릿하고 일반 초콜릿하고 섞어쓰면 크기가 맞지 않아서 일반 초콜릿이 늦게 녹지 않을까? 했는데 사실이었다. 물붕 친구들은 항상 동일한 제품의 초콜릿을 쓰도록 하자. 초콜릿의 비율은 밀크2 : 다크1이었다. 밀크 초콜릿만 넣으면 너무 느끼해지고 질리기 십상이라 다크초콜릿도 넣어줬는데, 애초에 노브랜드 다크초콜릿이 그렇게 다크하지가 않아서 엄청 커다란 차이는 없었다.
이제 가장 중요한 초콜릿을 녹일 차례인데, 초콜릿은 크게 뜨거운 물에 중탕하는 방법이 있고 그냥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방법이 있다. 초콜릿 만들어보는건 이번이 두번째라 솔직히 뭔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전자레인지가 훠어어얼씬 쉽다는 것 정도다. 그러니까 전자레인지로 돌려줄거다.
우선 초콜릿은 카카오버터가 들어간 진또배기 초콜릿 커버춰 초콜릿과 일반적으로 먹는 코팅 초콜릿으로 나뉘는데, 대충 커버춰 초콜릿을 녹이려면 녹일때 온도를 뜨시게 했다 차게 했다 하는 템퍼링이라는 과정이 필요하다. 안그러면 초콜릿이 나중에 허옇게 버짐 핀것처럼 뜬다는데 경험해본적이 없어서 알 수가 없다. 아무튼 카카오버터가 들어가지 않은 일반 초콜릿을 녹일땐 이런 귀찮은 과정이 필요없다고 한다. 그럼 왜 비싸고 귀찮고 실패확률 있는 커버춰를 살까? 당연히 훨씬 맛있어서다. 돈 많고 시간 많고 쪼꼬렛에 관심있는 물붕이들은 커버춰를 사서 열심히 녹여보도록 하자.
아무튼 초콜릿을 녹일때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주의할건 녹이는 도중 물이 들어가면 좆된다는거다. 끓는물에 중탕할때도 냄비 입구보다 커다란 그릇을 써서 물이 튈 여지를 원천봉쇄하는게 좋다. 근데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자동으로 그런 일이 방지되니 편하다. 초콜릿을 녹일때 물이 들어가면 어떻게 되는지는 잠시 후에 보여주겠다. 씨발...
우선 그릇에 담긴 초콜릿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30초씩 돌려가면서 돌릴때마다 빼서 초콜릿을 위아래로 잘 섞어준다. 열이 고루 전달돼서 한쪽만 타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처음에는 이렇게 변화가 없지만
30초씩 돌려가면서 섞어주다 보면
점점 녹으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윤기를 가진 초콜릿물이 완성된다. 그런데 지금 보면 커다란 초콜렛이 덜 녹아서 쌀알만한 건더기가 몇개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더 돌리면 탈 것 같아서 여기서 멈췄다. 시도해보고 싶은 물붕이들은 꼭 같은 초콜릿을 사자.
그다음에는 바나나를 손질해줄것이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초코바나나는 끝부분을 잘라내서 평평하게 된 것이기 때문에, 살짝 물러진 끝부분도 보기 싫겠다 살짝 잘라내주겠다. 자른 부분은 맛있게 먹으면 된다.
5송이 중에 하나는 이렇게 슬라이스해줄것이다. 이건 초콜릿을 통으로 코팅해서 동전초콜릿같은 비주얼로 만들 예정이다.
빠나나 손질 완료
우선 바나나를 말리기 위해 종이호일을 깔았다. 밑에 있는 것은 체인데, 그냥 아무거나 단단한거로 하면 된다.
바나나에 포크를 꽂은 뒤, 숟가락으로 골고루 초코물을 입혀준다.
??
포크같은거 쓰지 마라. 네이버 블로그를 믿은 내가 병신이지. 사실 적당히 깊은 통만 있다면 이지랄을 할 이유가 없다. 깊은 통에 초콜릿 물을 부은 뒤에 스틱스 강에 아킬레우스 찍듯이 쿡 찍어서 말리면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필자의 자취방에는 그런 통이 없다.
동전 바나나 초콜릿도 코팅해준다. 꼭 들어간 바나나 조각의 개수를 기억해서 낙오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
푹 담궈준 다음 꺼내면 된다.
이렇게 놓아주었다. 적당히 미묘한 비주얼의 초코바나나가 되었다. 초콜릿을 3개를 쓰면 초콜릿이 좀 남는데, 적당한 용기에 담아 보관해준다. 나중에 다시 녹여서 쓸 수 있다.
이제부터 여기에 데코레이션을 해줄것이다. 다이소에 가면 다양한 데코레이션 용품이 있다. 물론 인터넷으로 사는게 가장 좋지만, 가난한 자취생은 베이킹을 위해 배송비까지 감당할 자신이 없다. 이건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땅콩 크런치다. 가격은 보시다시피 천원.
-자료화면-
사실은 초코바나나하면 떠오르는 이런 스프링클을 사서 뿌리고 싶었지만, 없었기에 적당히 땅콩 크런치로 변경했다. 사실 초코 + 바나나 + 땅콩이면 적어도 맛은 실패할 리가 없다.
요렇게 밥그릇에 담아서 손으로 솔솔 뿌려줬다.
동전바나나에도 뿌려준다.
어? 왜 3개가 남았을까? 나중에 알아보도록 하자.
얼추 됐다. 이대로 3시간을 말려주었는데... 우선 초코바나나를 시도할 물붕이들은 그러지 않길 바란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