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누구 한 명은 들어오겠지 싶은 맘으로 10분 동안 앉아 있었는데 정말 아무도 안 오더라 무서운 거 혼자 못 보는 타입이라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한 명 정도는 있었음 해서 벌벌 떨면서 볼 줄 알았는데
무섭지 않아서 무사히 보고 나왔다
1.영화 자체는 공포 영화의 정석 스토리를 따라가기 때문에 무서울 법도 한데 너무 잦은 갑툭튀와 곧 무서운 장면이 나오겠구나 상황을 몰아가는 것 때문에 후반부터는 좀 마음 놓고 봤다
솔직히 기괴한 배경음 아니었으면 갑툭튀에서 놀라지도 않았을 것 같고, 내가 겁이 많아서 그렇지 일반적인 담력을 가지고 있으면 놀랄 일도 없을 듯
2.평이 안 좋아서 혹시 이야기가 별로인가 했지만 이야기 전개는 굉장히 매끄러웠다
영화 본 사람들은 이름을 알 텐데,
첫 번째로 금기를 어긴 카야는 처음 아리샤가 맡은 유카의 집에 찾아가보자며 애들을 부추기는 장면 보면서 얘가 사고를 치고 1순위로 목이 날아가겠구나 싶었고 예상이 맞았다
두 번째로 금기를 어긴 아미는 유카의 집에 찾아갔을 때부터 겁이 많은 모습을 보여줬고, 중간에 혼자만 도망쳐버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유령의 집에 들어갈 때부터 죽겠구나 생각이 들더라 역시나 갑툭튀가 나오고 혼자 겁먹고 도망치다 죽더라
그리고 이쯤 되면 도망칠 법도 한데 굳이 애들을 찾는 것도 은근 디테일한 이유가 있는데,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아미 말고 다른 애가 사라졌다면 남은 애들은 튀었을 거라 본다
작품이 진행되는 내내 두 번째로 사라진 아미는 안쥬라는 애와 붙어다닌다 유령의 집에 카야를 찾으러 들어갔을 때도 얼굴도 못 들면서 안쥬는 꼭 잡고 있더라 도망치다 혼자가 되자 바로 안쥬에게 전화를 하는가 하면, 무서운 상황이 연달아 터지자 바로 안쥬부터 부르짖는다 이나민인가벼
그런데 안쥬도 은근 아미를 챙기는 모습을 보이는데 카야가 사라졌을 때는 이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을 하는데, 아미가 사라지고 나서는 아미와 카야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무슨 차이인가 싶겠지만 실제로 들으면 뉘앙스가 확연히 다르다
세 번째로 사라진 치아키는 왜 뜬금포로 탈주를 하는지 의아해할 수 있는데 작품 전반부를 보면 어렴풋이 알 수 있는 게, 얘는 무리에서 겉돌고 있다
다섯 명이 둘이서 짝을 지어 걸으면 치아키는 항상 맨뒤에 따라붙는다 휴대폰 촬영을 하려고 그러는 것도 있겠지만 샤가 나오는 과거를 보면 얘도 은근히 놀림감이 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욕까지 들었으니 탈주하고 싶었겠지 근데 공포영화에서 혼자 다니는 애는 꼭 죽더라 치아키도 죽더라
3.귀신의 등장도 좋았다 정석적인 스토리를 쓰고 있으니 당연하긴 하다
첫 번째로 카야가 사라졌을 때는 귀신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고, 두 번째로 아미가 사라졌을 때는 귀신의 실루엣이 나온다 세 번째 치아키 때는 마침내 얼굴이 나오고,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몸까지 다 나오며 직접적으로 주인공 일행을 쫓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특별히 임팩트가 없더라 초반에는 무서워하면서 봤기 때문에 살짝만 뭘 해도 무서웠는데 후반에 접어들어서는 담담하게 보게 되더라 귀신으로서의 임팩트가 왜 없는 걸까? 샤가 너무 예쁜 탓이라 그런 게 아닐까? 그렇다 정말 작품 내 최강자의 미모다 마지막씬의 미모를 생각하면 가슴이 웅장해진다
그런데 우습게도 영화에 익숙해진 후반부터는 너무 몰입한 나머지, 느릿느릿 걸어오는 샤를 보며 저렇게 느린데 다리를 분지르고 도망치면 살겠다는 생각을 해버렸다 잠깐 미쳤던 것 같다 반성하는 의미로 앞으로도 5센다를 명심하며 살아야겠다
4.예전부터 느꼈던 거지만 일본 영화든 드라마든 표정 연기는 정말 끝내준다 가끔 너무 과장되는 게 유치할 때도 있지만 표정 연기만 따지면 정말 굉장하다 생각한다
특히 샤가 돋보이는데 조금씩 보여주는 과거 장면이 샤의 표정 연기의 진수라 할 수 있는 장면이다 찐따미가 풀풀 넘치는 샤의 모습을 보지 않는다는 것은 인생의 절반을 손해보겠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5.영화를 보고 천천히 생각해보니 이해가 안 가는 장면들이 좀 있다 맨 처음 곤지암 같은 장면이 나오는데 영화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샤의 소행이었다면 얘네는 대체 뭐에게 습격을 받은 걸까
샤의 엄마랑 아빠는 뭘까 후반에 보면 샤가 비밀 공간에 갇혀 지내는 동안 웬 해골바가지 둘을 엄마랑 아빠처럼 모셔뒀던 것 때문에 괜히 신경 쓰인다 정말 집이 안 팔려서 관리하러 온 걸까? 그럼 사키가 애들 데리고 왔을 때는 어디로 갔던 걸까?
회전목마는 결국 뭐였던 걸까 뭔가 중요한 것처럼 묘사하고 마침내 회전목마에 올라탄 순간에는 이제 진짜 클라이막스구나 싶었는데 결국 뭐였던 걸까 낚시였나? 아니면 샤가 샷따를 내렸나? 정말 고양감이 팍 식는 장면이었다
평론가들 평이나 점수 때문에 그렇게 막 기대를 하고 본 건 아니었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
보고 싶은데 얼마나 무서운가 긴가민가한 사람들을 위해 척도를 재보자면 곤지암의 하위호환이라고 생각하면 편할 것 같다
요약
1.잘 만들었는데 안 무서운 영화
2.초반만 주의하면 뒷부분부터는 담담하게 볼 수 있는 영화
3.샤의 미모가 돋보이는 영화
4.새삼 샤가 연기 잘하는구나 느끼게 해주는 영화
5.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