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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어 맨하탄을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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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엥이와 떠난 뉴욕 순례기 (8) - 3/16 (2) - https://gall.dcinside.com/sunshine/3154186

μ’s 일행이 뉴욕 관광을 떠나면서 둘러봤던 랜드마크 중 하나로 자유의 여신상이 있습니다. 영어 교과서에도 심심찮게 쓰이고 워낙 유명한 조형물이라 안 가볼 수는 없는데, 떠나오기 전 자유의 여신상을 관리하는 국립공원관리청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서 3/14일부터 엘리스 섬 입장은 물론 자유의 여신상 시설도 운영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이쯤 되면 자유의 여신상을 찍을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밖에 없습니다. 스태튼 아일랜드까지 뉴욕 시가 통근용으로 무료로 운영하는 페리인 '스태튼 아일랜드 페리'를 타고 가면서 중간에 최대한 줌을 당겨 찍어야 합니다.

돌아다니는 사람이 너무나 적었던 월 스트리트.

페리 터미널과 가까운 사우스 페리 역(South ferry St.)으로 가기로 했는데, 점심을 같이 먹었던 지인이 "그러면 그 황소도 찍고 가세요"라고 조언을 해 줬습니다. 잠깐 시간을 내서 월 스트리트도 둘러 보기로 했습니다.

'돌진하는 황소' 동상.

유독 어딘가만 반짝거리는데...

월스트리트에는 주식 떡상을 기원하는 의미로 '돌진하는 황소'(Charging Bull) 동상이 놓여 있습니다. 이 동상의 어딘가(?)를 만지면 운이 떡상한다는 속설 때문에 항상 사람들이 몰리는 동네인데... 여기도 한산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적은 게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이야기죠.

근처에 있는 미국 원주민 박물관도 코로나19로 휴장해 버렸습니다. 관광객처럼 보이는 사람도 별로 없었습니다.

스태튼 아일랜드 페리는 약 30분에 한 번 꼴로 스태튼 아일랜드와 맨하탄을 왕복하는 무료 페리입니다. 돈은 없고 자유의 여신상은 보고 싶다거나, 혹은 자유의 여신상 전체 모습을 찍고 싶을 때 이용하는 교통 수단인데 현재는 이것 이외에 달리 선택지가 없습니다.

페리 탑승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안내문이 잊을 만 하면 나옵니다.

요엥이가 보면 매우 좋아했을 풍경.

배에 탑승하고 나서 약 15분 정도가 지나면 슬슬 자유의 여신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셔터 속도를 최대한 짧게 잡고 초점이 잡히는 족족 셔터를 눌러서 사진을 건집니다. 확인은 나중에, 일단 찍어 놓고 보는 겁니다.

사진을 찍는 동안에도 작은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제 옆에 앉아 있던 꼬마가 신이 났는지 계속 의자를 걷어 차는데, 저는 애들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 갔지만 할아버지 한 분이 다가와서 "시끄러워 죽겠어! 걷어 차는 소리 때문에 두통이 날 지경이야!"라며 불평을 토해냈습니다.

그러자 다른 승객 한 명이 "왜 애들한테 화를 내나? 애들이 뭘 알아? 정 그렇게 거슬린다면 당신이 다른 칸으로 가!"라며 역관광을 태웠습니다. 분노한 할배는 급격히 기세를 잃고 다른 칸으로 빤스런 했습니다.

그렇게 수십 장을 찍은 것 중 가장 쓸만하게 나온 자유의 여신상입니다. 이 동상이 GTA도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 '핫 커피 모드' 관련 자조적인 의미로 힐러리 클린턴을 굉장히 닮은 누군가가 김 나는 커피잔을 들고 나옵니다.

스태튼 아일랜드 쪽 부두.

스태튼 아일랜드.

스태튼 아일랜드쪽 터미널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여기도 너무 한산합니다...

스태튼 아일랜드에 내렸지만 쇼핑이 목적도 아니고, 그렇다고 관광이 목적도 아니고 해서 다음에 출발하는 맨하탄 행 페리에 다시 타기로 했습니다.

하선하기 직전 찍은 로어 맨하탄. WTC가 보입니다.

스태튼 아일랜드는 새로 개장한 아울렛도 있고, 멀리 교외로 나갈 만큼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들은 여기에서 쇼핑을 해결한다고 합니다. 일정이 조금만 더 여유로웠다면 이곳 저곳 둘러 보고 싶었는데... 상황도 상황이고 영 내키지 않아서 패스하기로 했습니다.

(계속)

※ 질문 있으신 분들은 댓글 남겨주시면 제가 아는 범위 안에서 답변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