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동아리부실 문을 확 열어재꼈다.
“나랑 빼빼로 게임 할 사람”
“리나쨩 보도 화들짝>”
동아리실엔 저녁 노을이 조금씩 채워지고 있었다.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바라보던 리나가 놀라며 아이를 종이 넘어로 바라보았다.
“에 뭐야 리나리 혼자야?”
“응... 오늘은 자율 연습 하는 날이니까... 나도 이제 집에 슬슬 가려구... 리나쨩 보도 쓸쓸>”
“뭐 보고 있었는데 무엇을 보고 있었나리~ 리나리!!”
아이는 리나에게 달려들어 리나의 오른팔로 어깨를 감싸 안았다.
“앗 그렇게 달려들면 아프다구 리나쨩 보도 짜증>”
“아 저번 라이브 영상 보고 있었구나. 열심히 돌려 보고 부장한테 보고 해야겠지~”
“응 이번 안무는 좀 꽤 복잡했으니까.”
리나가 아이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동자는 호오~ 흥미로워하며 라이브 영상을 보고있었다.
리나는 조용히 오렌지빛 호수같은 눈동자를 바라 보았다.
“왜 리나리 내 얼굴에 뭐라도 뭍었어?”
아이가 리나를 훽 돌아보자, 리나는 성급히 시선을 노트북으로 돌렸다.
“아....아니, 딱히. 뭐가 뭍었는지 묻는거야?”
“하핫! 리나리 방금 개그 좋았어!!”
아이는 왼손으로 리나의 머리를 마구 쓰다듬었다.
리나는 고개를 숙인채 가만히 그 손길을 느꼈다.
“저기 리나리.”
“으..응? 왜?”
“나랑 빼빼로게임 할까? 이긴 사람이 소원들어주기!!”
“응? 그게 뭔데?”
그순간 아이가 한 스틱을 리나의 입술 사이에 밀어넣었다.
“가만히 물고 있어 리나리, 네가 뒤로 움직이는 순간, 내 승리야.”
아이가 여전히 오른손은 리나의 어깨에 올린 채, 빼빼로 끝을 조금씩 오도독, 깨물었다.
‘앳 이게 뭐야 리나쨩 보도 쇼크>’
하지만 리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자신의 보드를 꼭 쥔 채 굳어 있을 뿐이었다.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아이의 연분홍빛 입술이 점점 다가왔다.
오도독...
오도독..
오도독...
오렌지빛 호수가 리나를 완전히 빠뜨릴때쯤
“앗!!!! 무리무리무리.”
리나가 자신의 얼굴을 보드에 파묻은 채 뒷걸음질 쳤다.
아이는 잠시 놀란 기색으로 그런 리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곤 훗 웃으며 말했다.
“내가 이겼네, 후후 참 리나리 보드 거꾸러 들었어.”
“아아앗 진짜?!”
리나가 떨리는 손으로 보드를 돌리려다 떨어트리고 말았다.
새빨개진 얼굴을 애써 옷깃에 파묻으며, 주우려 몸을 숙이자,
쪽.
아이의 입술이 리나의 이마에 닿았다.
“내 소원은 리나리가 솔직해지기!”
아이가 씩 웃으며, 굳어버린 리나 대신 보드를 집어 리나에게 주었다.
“...”
리나는 움직일수 없었다.
“그럼 리나리, 먼저 나가 있을게. 짐 챙겨서 나와.”
아이가 몸을 돌려 문으로 향했다.
그 순간, 무언가 작은 존재가 그녀의 블라우스 왼팔 소매를 당겼다.
“응? 리나리 왜..”
아이가 뒤돌아보자, 그녀의 입술 사이에 빼빼로 하나가 들이밀어졌다.
“다시 해.”
“....”
.
.
.
.
.
어느덧 노을빛이 동아리 부실을 가득 채웠다.
“내 소원은, 이 게임 나랑만 하기야.”
리나는 노트북을 집어든 뒤 재빨리 부실 밖으로 도망치듯 나갔다.
아이는 멀뚱히 서 자신의 입술을 어루 만졌다.
“당연하지... 바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