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벛꽃이 흩날린다

언제 이런 풍경을 볼까 했던 날이 다시 거짓말처럼 돌아왔다

항상 천천히 와서 갑자기 깜짝 놀래키던 계절이 이번엔 왜 이렇게 빨리 왔을까

그렇게 잠시 살랑이는 바람에 몸을 맡길때

"뭐하는거야, 노조미 거기서 멍때리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는 이 목소리를 듣는것도 딱 3년

처음 만났을때의 그 특유의 가시돋힌 말투는 이미 녹아버린지 오래다

"이 나무, 이쁘구마"

학교에서 가장 오래 된 나무

이때 쯤 되면 새삼 깨닫고만다

이렇게 바라볼땐 뭐라 말 할 수 없을만큼 아름답다고

"....? 아........그렇네 이렇게 보는거도 이제 마지막인가? 그립겠네"

마지막

한손에는 이 시기의 고등학교 3학년은 누구나 들고있을만한 졸업장

그걸 들고 있는 내 앞의 그녀도 현재 느끼는 오묘함은 피할 수 없었나보다

"마지막이란 말은 너무하지 않나? 영원히 못 올 곳도 아닌데"

"그래도 노조미, 너도 그렇게 느끼고 있잖아 딱 보이는걸?"

살며시 웃으면서 내가 너에 대해 모르는게 있을까하는 말투로 말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그런 기고만장한 태도는 지난 1년간 대체 누구한테 배워온걸까

"........영원히 눈치 없을 줄 알았더만 아니였구마 에리치"

"에? 뭐야 그말은"

그래도 완벽하게 변하진 않았나보다

"뭐야? 노조미 내가 계속 눈치업ㄷ.."

"..........에리치, 매년 이 날마다 여기 와보는거 어떠노?"

"응?"

갑작스런 제안에

에리치도 나를 따라 살며시 위를 올려다본다

여전히 흔들리는 잎들은 말도 안되게 아름답다

"............좋네 그거, 그래 그렇게 하자"

"약속했데이?"

"음 그럼 니코도 같이 오자고 하자! 재밌겠네!"

"......여전히 눈치없데이"

"에?! 대체 어디가?"

"모른데이, 내는 눈치없는 에리랑은 얘기 안할거래이"

흥

하고 뒤를 돌아가면

당황한 여우는 삐진 너구리를 달래기 위해 달려오겠지

또 장난에 허우적될 한 사람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아?! 기다려! 노조미!"

"안들어줄거래이!"

"어째서~~!"

전속력으로 달려가면서

흩날리는 벚꽃잎을 보며

이번 봄은 술래잡기 게임을 하다

겨울에게 너무 빨리 잡혀서 벌써 온게 아닐까

하고 생각 드는 그런 날

그래도 다시와줘서 고맙데이 하고 인사를 건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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