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말이든 그럿듯이 문장체와 대화체는 차이가 있는 편이다.
문장체의 경우 주로 소설이나 전문 서적같은 문헌이나 격식있는 발표에 쓰이는 연설문에 쓰이고 대화체는 평상시에 사용하는 언중의 말이나 메신져, 간단한 대화 형식의 글들에 쓰인다.
단순한 어투 뿐만이 아니라 단어의 선택 간에도 차이를 보이는데 이정도야 의도적으로 차이를 줄일 수 있다. (대담을 해도 난해한 어휘와 정제된 표현을 사용다거나 글을 써도 쉬운 단어와 친근한 말을 쓴다거나 하는 식으로)
문장체야 어느 말이든 표준의 형식이나 또는 표준으로 간주되는 형태가 있고 문법도 정립되어 있어서 제2언어의 문장체를 제1언어의 문장체로 옮기는 일은 매우 고통스러워도 꽤나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팬픽 특히 SS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화체는 어트케 번역해야 할까?
게다가 사투리를 쓴다면? 사투리가 이형태 없이 표준 문법을 가지게 되면 사투리가 아니라 그냥 다른 언어가 되어버릴 정도로 입말 형태로 난잡하게 되어있는 것이 사투리인데 (그래서 사투리로 이루어진 문장체를 보기 드물다.)
그래서 사투리를 번역할 때 어찌해야 할지 매우 곤란해진다...
사투리의 문장체를 번역할 일이야 그다지 많지는 않아서 괜찮아도 사투리의 대화체를 번역할 때는 어디까지 번역해야하고 과연 어느 수준까지 반영해야 할지 골치 아파진다.
노조미도 사투리를 사용하지만 (덕분에 극장에서 이기 우야노?를 봤어야 했었다.) 하나마루의 경우 시즈오카 사투리를 사용하는데
1. 일본어의 시즈오카 사투리를 과연 한국어의 어느 사투리에 대응해서 번역해야 하는가?
지금 와서 따지는게 우스꽝스럽지만 시즈오카 사투리는 대충 충청도 방언으로 번역 잘하고 있어서 문제가 안되었지만
만약에 성설 애들이 표준 일본어가 찐한 홋카이도 방언을 썼다면? 그것도 하코다테의 도산코라 홋카이도-해안 방언의 도난 사투리를 썼다면? 과연 홋카이도 방언은 한국어의 어느 것으로 번역해야할지 매우 난감했을 것이다.
왜냐면 언어라는 것이 서로 1대1로 대응하지도 않으며 그 역사나 분화가 그 지역의 사회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다행하게도 일본어와 한국어는 크게 보자면 동북아시아라는 문화권에 일본어가 한국어가 제1언어인 화자에게 있어 다른 말보다는 한국어랑 그나마 비슷하기에 번역에 있어서 의역이 있을지라도 다듬기만 한다면 나같이 한국어도 잘 모르는 한국인도 할 수 있을 정도지만
일본어 사투리를 한국어 사투리로 옮기는 일이란 정말 힘들고 먼 길이다.
그렇게 많은 팬픽이나 SS를 번역해보진 않았고 학문 전공이 국어국문이나 일어일문은 아닌 좆좆문가지만 그래도 나름의 번역 기준을 세웠는데
다음은 일본어의 방언을 한국어의 방언으로 옮길 때 사용하는 기준이다.
(일본어파 > 한국어파 / 류큐어파 > 제주어파)
동일본 방언
홋카이도 방언 > 영서 방언
도호쿠 방언 > 함경 방언
간토 방언 > 경기 방언
도카이토산 방언 > 황해 방언 + 충청 방언
서일본 방언
호쿠리쿠 방언 > 영동 방언
긴키 방언 (또는 간사이 방언) > 경북 방언 + 경남 대도시권 방언
시고쿠 방언 > (울산 부산 등 대도시를 제외한) 경남 방언
쥬고쿠 방언 > 함남 방언
운파쿠 방언 > 함북 방언
규슈 방언
호니치 방언 > 전북 서부 방언
히치쿠 방언 > 전북 동부 방언
사츠구 방언 > 전남 방언
하치조어 > (지리적으로는 울릉 사투리지만 결국) 육진 방언
류큐어군 > 제주어
결국 즈라마루가 사용하는 시즈오카 사투리는
동일본 방언
도카이토산 방언
나야시 (나가노•야마나시•시즈오카) 방언
시즈오카 방언
이즈 방언?
정도로 분류 할 수 있겠다.
무식한 방법이지만 위에 표에 대입해보자면
서부 한국어 방언
중부 방언
충청 방언
충남 방언
충남 서북부 방언 (태안•서산•당진•홍성•예산)
정도가 될 수 있겠다.
사실 즈라마루의 사투리가 정말 토박이 수준으로 심하다면야 세밀한 구분이 필요했지만 그럴 필요까지야 전혀 없던 걸로 봐서 걍 내가 가진 자폐증이 드러났다 보면 됨.
대충 1번의 문제야 해결되었다쳐도
2. 사투리의 구어체를 어느정도까지 옮겨야 하나?
사실 표기가 말을 완벽히 반영하기란 어려운 일임. 정말 완벽히 반영하고 싶다면 전문적인 음성 기호로 표시해야하지만, 그정도 까지야 필요 없다면 어디까지 써야 할까?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고 해보자.
「これも人生の運命と思ってがんばるずら!」
보통이라면 어미만 살린
"이것도 인생의 운명이라 생각하고 힘내겠어유!"
라고 번역할 수도 있지만
"이것두 인생에 운명이라 생각허구 힘내야겄어유!"
라고 번역할 수 있다.
극단적으로 지역어를 반영한다거나 장단음을 표시한다거나 분철을 적용한다거나 하는 씩으로 사투리를 반영 할 수 있다.
표준어 - 어제 부엌에서 고양이가 나에게 고기를 주었어요.
표기 1 - 어제 부엌에서 고양이가 나에게 고기를 주었어유.
표기 2 - 어제 부억에서 고양이가 나헌티 괴기를 주었어유.
표기 3 - 어제 부어게서 고이가 나헌티 괴길 줬어유.
같은 문장이라도 어느정도까지 사투리를 반영할지는 순전히 역자 맘에 달린 거지만 어느쪽이 그르고 올바르다고 보긴 힘들다.
왜냐면 번역이란 결국 대다수의 읽는 사람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또 사투리라는 것의 특수성도 살려야 하기에
매우 어려운 일이다.
3줄요약
1. SS에선 주로 구어체가 나온다.
2. 즈라마루는 충남 사투리를 쓴다.
3. 사투리 번역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