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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물갤문학 「당신의 이상의 히로인」
글쓴이
니코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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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3020780
  • 2020-02-03 21:53:21
 



「최종 하교시간입니다. 모든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을 마치고 하교해 주십시오.」

아무도 없는 음악실에 울려퍼지는 학교의 방송.
이제는 익숙해진 그 목소리에 맞춰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역시 모두가 없으니까 좀 허전하네.」

오늘은 연습이 없는 날.
'가끔은 쉬어 줘야 아이돌 활동도 제대로 할 수 있는 법이다'라고 하며 부원들을 돌려보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나는 작곡을 위해 남았지만... 나는 아이돌이 아니니까 괜찮지 않을까.
내가 그 아이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건 이 정도밖에 없기도 하고.

피아노의 뚜껑을 덮고 음악실 문을 잠근다.
음악실 키는 가방 안에 넣는다.
매일같이 음악실 키를 빌리러 가니 선생님도 귀찮으셨는지 복사 키를 하나 주셨다.
덕분에 가끔은 하교 시간을 지나서도 작곡에 열중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시오리코에게 트집 잡힐 일은 하면 안 되겠지.

이미 모두들 하교했는지 복도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곁에 세츠나가 있었더라면

「페X트를 보고부터는 아무도 없는 학교에선 뭔가 운명적인 만남이 있을 것만 같아요!」

라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시덥잖은 생각을 하며 복도를 지나가다, 묘한 인기척이 들었다.
운명적인 만남이란 건 진짜 있는 걸까.

「...당신은 어째서...」

누군가를 책망하는 듯한 목소리.
주변에 아무도 없었기에 혹시 나에게 하는 말인가 해서 소리가 들리는 계단 위를 올려다보았다.
애달픈 손짓과 울 것만 같은 파란 눈, 하고 싶은 말이 더 있지만 참는 듯 살짝 깨문 입술.
하지만 그것은 나를 향해 있지 않았다.
아니, 아무에게도 향해 있지 않았다.
그 모습은 누구에게도 향하지 않은 채 그저 주황색 노을에 아름답게 비치고 있었다.
「시즈쿠?」

방해할 생각은 없었지만 어느 새 입 밖으로 이름이 나와 버렸다.
시즈쿠도 순간 당황했는지 바로 이쪽을 바라보았지만, 나인 것을 알고는 안도하며 말했다.

「아, 선배. 연습 없는 날인데 아직도 있으셨네요.」

「시즈쿠야말로 아직도 남아 있었네. 난 작곡을 좀 하느라 음악실에 있었어.」

나는 이 말을 하며 계단을 올라갔다.
아무래도 계속 계단을 사이에 두고 대화하는 것도 이상하고.

「저는 연기 연습이요.」

「혼자서?」

「가끔은 혼자 해 보는 것도 새로울 것 같아서 해 봤지만... 역시 상대역이 있는 쪽이 좋네요」

「그렇구나. 이제 최종 하교시간인데, 혹시 방송 못 들었어? 」

「연기에 너무 집중하느라...」

「그런 것 치고는 내 목소리는 잘 듣던데.」

「정말, 선배! 금세 놀리려 하신다니까.」

시즈쿠는 볼을 부풀리며 주먹으로 약하게 내 팔을 쳤다.
아프지는 않고, 귀엽기만 하다.
주먹을 쥐는 게 귀여웠으니 다음엔 곰 옷이라도 입혀 볼까. 꽤 잘 어울릴 것 같은데.

「미안미안. 그럼 이제 돌아갈까?」

「그, 그보다! 선배!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시즈쿠 쪽에서 부탁을 해 오는 일은 드물었기에, 나는 관심이 생겼다.
장난 친 것도 미안하고 하굣길에 아이스크림 하나 정도는 사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즈쿠의 부탁은 내 예상을 뛰어넘은 것이었다.

「...연극의 상대역을 좀 해 주실 수 있을까요?」

「하지만 나 연기는 해본 적이 없는데... 시즈쿠가 하는 연극의 대사도 모르겠고.」

「오히려 그게 좋은 거예요! 전 항상 애드리브에 약했거든요. 상대역이 갑자기 애드리브를 쳤을 때의 대처법을 해 보고 싶어요.」

「어쩔 수 없네...」

시즈쿠가 준 대본은 로미오와 줄리엣.
워낙 유명한 연극이라 나도 줄거리 정도라면 알고 있다.
μ's의 에리씨와 노조미씨도 이 연극을 했다던데, 여고에서는 역시 슬픈 사랑 이야기의 인기가 좋은 모양이다.
「선배는... 로미오 역이고, 이 부분을 연기해 주세요.」

「음... 잘 되려나 모르겠네.」

「아! 이왕 하는 김에 계단 아래로 내려가 주실래요? 그 쪽이 더 연극같으니까요. 선배가 이쪽을 올려다보시면 시작이예요.」

계단을 내려가 아래에서 위를 바라보니, 아까까지는 웃고 있었던 얼굴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시즈쿠의 표정이 빠르게 변했다.
아까 계단 아래에서 본 표정 그대로다.
이번엔 그 표정이 나를 향해 있다.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죄책감이 든다.
연기할 때의 시즈쿠는 대단하구나.
스쿨 아이돌을 할 때의 시즈쿠의 대단함과는 다른 느낌이다.

「아, 로미오! 당신은 어째서 로미오인가요?」

「이름을 버리거나, 아니면 저를 사랑한단 말이라도 해 주세요.」

「그러면 저도 캐퓰릿의 성을 버리겠어요. 당신의 이름만이 제 원수예요.」

줄리엣의 독백 파트가 끝났다.
원래대로라면 로미오가 나타나며 대사를 쳐야 하지만, 시즈쿠의 연기에 빠져 대사를 칠 타이밍을 놓쳐 버렸다.
아니, 그보다도 머릿속이 하얘져서 대사가 한 줄도 기억나지 않는다.
아까까지는 열 줄 정도라면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에잇, 애드리브라도 쳐 보자. 이런 흐름이면 되려나.

「아, 줄리엣! 당신은 어째서 줄리엣인가요?」

「...로미오, 어째서 여기에?」

잠시 당황한 시즈쿠였지만, 다시 원래 대본 쪽으로 잘 이끌어가고 있는 것 같다.
애드리브에 약한 거 맞아?

「당신이 너무 보고 싶어서 집을 빠져나왔소.」

「로미오, 안 돼요! 우리 집 사람들이 당신을 발견하면 죽이려 들 거예요.」

「상관없소. 당신 없이는 난 이미 죽은 몸이나 다름없으니.」

「로미오! 저를 사랑하시나요?」

「사랑하다마다.」

「그렇다면 사랑의 고백을 해 주세요!」

아까까지는 솔직히 '나 의외로 연기도 되는 게 아닐까'싶은 느낌이었지만 여기까지가 한계인 모양이었다.
작사할 때도 며칠 동안 머리를 싸매면서 하는데, 겨우 수 초 안에 다음 대사를 생각하라니 무리다.
지금은 일단 내뱉고 보는 거다.
고백하면 생각나는 대사가... 어...

「그... 달이 예쁘네요.」

시즈쿠 쪽에서 답이 오지 않는다.
역시 이 대사는 아니었나...
하지만 고백 하면 생각나는 대사가 이것밖에 없었다.
스스로도 대사를 치고 부끄러워져서 고개를 숙였다.

어느 정도 지났을까, 시즈쿠가 아직도 다음 대사를 치지 않아서 위를 다시 바라보았다.
석양 때문인지, 얼굴이 살짝 붉게 보였다. 손은 떨리고, 눈은 흔들리고, 입술에서는 계속 말이 나오려다 들어가고 있다.
정통 연기의 줄리엣보다는 사랑에 빠진 소녀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줄리엣에 대한 새로운 해석인 걸까?
그런 모습을 보니 나까지 설레이기 시작했다.

「이...이젠 죽어도 좋아요.」

시즈쿠는 그 대사를 치며 계단을 내려왔다.
그러더니 내 품에 안겨 버렸다.
나는 당황했지만, 이것도 연극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시즈쿠가 대단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연기만으로 사람을 두근대게 하다니, 시즈쿠의 상대역은 부럽구나.
시간이 허락하는 한, 시즈쿠와 계속 껴안고 싶은 기분이었다.

「뭐 하고 계신 거죠, 두 분은.」

잠시 멈춰 있던 시간이 지나가기 시작했다.
고개를 돌려 옆을 보니 시오리코가 우리를 보고 있었다.
이건 도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일단 시즈쿠와의 포옹을 풀고, 아까까지만 해도 시즈쿠의 허리에 있던 손은 아랫배 앞에 모으고, 고개는 숙이고.
이건 그냥 벌 받는 자세다.

「왜 복도 한가운데서 껴안고 있는 거죠?」

「...」

「요새 불순한 동성교제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설마 직접 보게 될 줄이야.」

「...죄송합니다.」

「당신은 그렇다 쳐도, 시즈쿠씨는 그렇게 안 봤는데.」

「선배, 인정해 버리시면 어떡해요! 저희는 연극 연습 중이었잖아요!」

시오리코의 눈빛이 살짝 바뀌었다.
아까까지는 반쯤 경멸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변명할 기회 정도는 줄게' 정도의 느낌이 되었다.
의외로 서로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면 말이 통하는 아이가 아닐까?
스쿨 아이돌에 관련한 일들도 그렇게 풀리면 좋을 텐데.

「제가 선배에게 연극의 상대역을 맡아 달라고 했어요.」

시즈쿠는 그렇게 말하며 시오리코에게 대본을 건넸다.
시오리코는 대본을 슥 훑어 보더니, 다시 덮고는 시즈쿠에게 돌려주었다.
그러고는 살짝 미소지으며 말했다.

「키스신까지는 가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하지만 그 말이 끝나자마자 표정이 다시 바뀌며, 평소의 시오리코로 돌아와 버렸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그 아이의 웃는 얼굴은 의외로 아름다웠다.

「시즈쿠씨가 연극을 연습하는 건 좋은 일입니다. 아무 쓸모도 없는 스쿨 아이돌 활동이 아니라,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이니까요.」

「스쿨 아이돌은 쓸모없지 않아요.」

「...뭐, 언젠가는 깨닫게 되겠죠. 그보다, 최종 하교시간이 지났습니다. 빨리 집으로 돌아가세요.」

「시오리코는?」

「저도 순찰이 끝나면 돌아갈 생각입니다.」

「그럼 고생해. 먼저 가 볼게.」

고개를 살짝 숙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하는 시오리코.
그녀를 뒤로 하고 우리는 출구 쪽으로 걸어갔다.

「지금 둘 사이에 낄 정도로 눈치없지는 않으니까요.」

이런 말이 뒤에서 들려온 것 같긴 한데, 도대체 무슨 의미였을까.
언젠가 그녀와 친해지는 날이 오면 물어보도록 하자.

아까보다도 해가 더 떨어져서 살짝 어두워진 느낌도 드는 광장을, 우리는 걸어가고 있었다.
핸드폰을 보니 아유무에게서 라인이 와 있었다.

[방에 아직도 불이 안 들어와 있네. 작곡도 좋지만 쉬어 가면서 해.]

벌써 이런 시간이 되었나.
아유무가 걱정할 만도 하다.
내가 이 정도인데, 집이 먼 시즈쿠는 어느 정도일까.
오필리아가 배고프다고 낑낑대는 게 아닐까.

「시즈쿠, 너무 늦은 시간까지 있었던 거 아니야? 가마쿠라에 갈 때쯤엔 완전 깜깜해질 거 같은데.」

「걱정해주셔서 고마워요. 그래도 역에서 내리면 금방이니까 괜찮아요.」

「아까 내 애드리브는 좀 심했지?」

「정말, 로미오와 줄리엣에 일본 감성은 좀 아니지 않나요?」

「그 때 생각나는 대사가 그것밖에 없었어. 그래도 잘 받아주던걸? 대단한 연기였어.」

「...아뇨, 연기로서는 별로였어요.」

「그게 별로라니... 시즈쿠는 목표점이 높구나.」

즐거운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기 마련이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역에 도착했고, 전철을 타고, 이윽고 내가 먼저 내릴 때가 되었다.
시즈쿠와 인사를 하고 내리는데, 시즈쿠도 따라 내렸다.

「응? 시즈쿠는 이 역이 아니잖아. 더 가야 하는 거 아니야?」

「선배, 아무래도 아까의 연습이 좀 아쉬워서요. 여기서 짧게라도 마무리할 수 있을까요?」

「그... 그 씬 다음에는 키...」

「다, 다른 대본도 있으니까요! 이번엔 제가 존경하는 배우의 대본으로...」

「그, 그렇구나.」

시즈쿠는 그렇게 말하며 가방을 뒤적거리다 대본을 하나 꺼냈다.
로마의 휴일.
한 번 시즈쿠와 같이 부실에서 DVD로 본 적이 있었는데, 옛날 영화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세련되어 있었지.
시즈쿠는 대본을 펼치고 페이지를 찾아 나에게 보였다.

「이번엔 선배의 대사는 한 줄이예요. 이 정도면 외울 수 있겠죠?」

그러면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대사는 단 한 줄.
한 번 봤던 영화고, 이 장면을 볼 때 시즈쿠가 울고 있었기 때문에 인상에 깊게 남아 배우의 연기 같은 부분도 기억하지만, 정말 나 같은 사람이 상대역으로 괜찮은 걸까.
우물쭈물하다가 시즈쿠가 집에 가는 시간이 더 늦어질까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빠르게 끝내기로 했다.

「이젠 떠나야 해요.」

「제가 저 전차로 들어가면 당신은 집으로 가세요.」

「저를 돌아보지 말고, 바로요.」

「제가 당신을 떠나듯이.」

시즈쿠가 대사를 지금 상황에 맞게 어레인지했다.
나는 최대한 기억나는 대로 연기를 해 보기로 했다.
잠깐 눈을 돌려 마음이 착잡함을 연기해 보고...
이제 다시 시즈쿠에게 눈을 돌려 미련이 남았음을 보이려는데...

시즈쿠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아니, 이건 영화에서도 그랬으니까 당황할 필요는 없겠지.
이 연기력을 썩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는 애써 연기를 계속했다.

「작별 인사를 어떻게 하죠?」

「아무 말도 생각이 안 나요...」

「...애쓰지 말아요.」

나는 나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대사를 뱉었다.
그 대사와 함께 시즈쿠가 안겨왔다.
주변에서 엄청난 시선들이 느껴지는데 이거 괜찮은 걸까?
나중에 학교에서 소문 나는 거 아니야?
부끄러워진 것도 있고, 다음 차가 온 것도 있어서 나는 이 상황을 끝내고 시즈쿠에게 작별 인사를 하려고 했다.

「시즈쿠, 정말 대단했어! 그 명장면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야!」

그 순간, 시즈쿠가 볼에 입을 맞추고는 문이 열린 전차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키스? 영화에서도 포옹 뒤에 키스씬이 있긴 한데...?
나는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로 굳어 버렸다.
내 정신이 돌아올 즈음에는 이미 전차의 문이 닫히고 있었다.

「시즈쿠...」

「선배, ㅇㅇㅇㅇ....」

「곧 전차가 출발합니다. 위험하오니 물러서 주십시오.」

방송과 함께 전차는 출발했다.
나는 한참동안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아직도 볼에는 시즈쿠의 입술의 감촉이 남아 있었다.
전차의 문 건너에서 과연 시즈쿠는 뭐라고 말한 것일까?
과연 오늘 시즈쿠의 연기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였을까?
그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오늘은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다.





최근 SS갤이길래 한번 써봄
쓰면 쓸수록 난 아직 필력이 안되는구나 싶지만 소재를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게 너무 재밌다

처음으로 써보는 니지동
니지는 아직도 오시가 왔다갔다한다
옛날엔 나온 정보가 없어서 못 정했다면 요새는 다들 귀여워서 못 정하겠음
카스미 아니면 시즈쿠일 거 같긴 한데

이번 단편은 시즈쿠의 솔로곡에서 모티프를 따옴
가사에서 따온 상황이 많으니 곡을 들으며 보면 시즈쿠의 심리를 약간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시즈쿠는 의외로 사랑 같은 감정은 리나보다도 못 내보이는게 아닐까 하는 설정
리나는 표정이 안 나와서 그렇지 감정 자체는 잘 말하는 친구임
그래서 지하철역에서 시즈쿠가 우는 건 연기로밖에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게 슬퍼서라고 생각함

최근 스토리에서는 시오리코 세탁기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원래 근본이 나쁜 애는 아닌데 선거에서 저지른게 너무 커서...
그래서 내 나름대로 여기서도 세탁기를 돌려봄

감상이 너무 중구난방이 되어버렸는데 아무튼 봐줘서 고맙고
다음 단편은 끌릴 때 쓸 거임 언제가 될지는 모름
물ㅡ바
아이카안쥬 2020.02.03 21:54:06
아윰 2020.02.03 22:32:36
마지텐시 2020.02.03 22:34:17
린파나요우 2020.02.03 22:48:27
카스밍왕국거주자 잘 읽었습니다 시즈쿠도 최고야ㅠㅠ - dc App 2020.02.03 23: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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