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우연찮게 기회가 닿아서 이탈리아에 가서 성지순례를 하게 되었다. 사실 갔다온건 12월인데 그동안 좀 바빠서 이제서야 후기 올린다. 이탈리아 성지순례 글은 다른 갤럼들이 정성스럽게 올린 것들이 있어서 내 후기는 그다지 도움이 안될 것 같아서 생략하고, 그 중에서 빌라코라 후기는 없는 것 같아서 이것만 올린다. 사진은 밤중에 폰카로 찍은게 대부분이라 구려도 이해해줘.
일단 빌라 코라는 물장판에서 마리 지인의 별장으로 나온 거기임. 예전에는 피렌체 지방의 무슨 공작의 딸의 집이었다는데, 그 분께서 기증한 이후로 현재는 5성급 호텔로 이용되고 있다. 나는 빌라 코라에서 총 2박 했고, 방 등급은 스위트룸보다 하나 낮은 단계였는데 수페리어 퀸룸이었나? 아무튼 스위트룸보다 하나 낮은 등급이었음. 가격은 비수기라 그나마 싸서 무취소 조건으로 1박에 대략 37만원 정도 주고 예약했던 것 같다. 성수기에 가면 대략 40-45만원 선일듯?
일단 호텔 외관임. 새벽부터 저녁까지 돌아다니느라 밤사진 밖에 없는건 미안해. 크리스마스 2주전쯤 가서 곳곳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놨는데 아주 예뻤다. 택시타고 피렌체 산타마리아 노벨라역에서 호텔까지 타고가니 대략 15유로 정도 했다. 이때 짐이 좀 많다면 택시 기사에게 2-5유로 정도 팁을 챙겨주는게 좋을 것 같더라. 딱 내리자마자 서비스가 시작되는데 진짜 나처럼 이런 5성급 호텔 오는 촌놈에게는 너무 황송한 서비스라 좀 당황했다. 일단 인상깊었던게 체크인 데스크 같은 건 없고, 체크인할라고 하면 직원 한명이 딱 달라붙어서 담당하는 식임. 들어가자마자 짐은 벨보이가 딱 맡아두고 입구에 있는 테이블에서 바로 체크인이랑 이런거 진행하고 호텔이랑 주변이런 거에 대해서 설명해줌. 아쉬웠던건 여기가 스파랑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는데 이용못한 거임. 야외 수영장이랑 이런 것들이 있는 건 알고 있었는데 겨울이라 이용할 수 있겠나 하는 마음으로 수영복 안가져간게 문제였음. 호텔 마스터가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까 내가 멍청하게 "겨울인데 이용이 돼요?"이러니까 "물 다 따뜻하게 덥혀놓으니까 괜찮아요 ㅎㅎ"하는데 촌놈 티낸거 같아서 부끄러웠다.
대략 호텔 내부 사진임. 사진 많이 찍으면 촌놈티날 것 같아서 많이는 못찍었다. 암튼 들어서자마자 휘황찬란함에 좀 압도돼버렸다. 확실히 인테리어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호텔이라기보다는 별궁같은 느낌이 많이 나는 곳이었음. 그리고 건물 높이로는 대략 3층 높이 건물처럼 보이는데 층 수는 2개밖에 없어서 천정이 굉장히 높아서 이런 위압적인 느낌이 강했던 것 같다.
이거는 호텔의 원래 소유주였던 공작의 따님의 흉상인듯 한데, 기랑이 기념사진 찍어줬다.
암튼 방으로 들어갔는데 뷰가 아주 좋다. 책상에 호텔 지배인의 친필 환영 편지랑 공짜 물이랑 간식(미깡)이 놓여있다. 이탈리아 성지순례와서 귤까먹으니 뭔가 기분이 오묘했다. '피렌체는 왠지 누마즈 같다즈라.'
방에 있는 발코니에서 찍은 뷰. 정면에 보이는 도로가 극장판에서 3학년이 도주미주 뫼비우스 루프를 부른 바로 그 장소이다. 빌라 코라가 비교적 고지대에 있고, 2층이라지만 꽤나 높이는 높아서 피렌체 시내가 꽤나 잘 보인다.
대략적인 방 내부 사진. 내가 사진을 겁나 못찍어서 방이 좋은게 별로 티가 안날텐데 진짜 들어서자마자 와 진짜 좋구나 이 생각밖에 안들었다. 2박 74만원 쓴게 진짜 하나도 안아까울 정도였다. 솔직히 피렌체 시내 돌아다니느라 호텔에 오래 못있는게 아깝다고 느껴질 정도였음. 그리고 나갔다 들어올때마다 룸서비스 해주는데 진짜 칼같이 깔끔하게 정리해놓는다. 촌놈이라 그 서비스가 너무 황송해서 외출할때마다 청소하고 나갔음 ㅎ
기랑이도 방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았음. 솔직히 화장실 인테리어 사진찍는건 좀 촌놈같아서 고민했는데 풀대리석이라 너무 예뻐서 찍어버리고 말았다... TV 밑에 저 장식장은 미니바임. 그런데 가격이 5성호텔 답기 때문에 웬만하면 그냥 사가지고 들어오는게 좋을 것 같더라.
그리고 도주미주의 그 거리. 내가 사진을 진짜 그지같이 찍어서 그런데 분위기 있다. 딱 물장판에 나오는 그 환상적인 느낌 그대로임. 그런데 생각보다 차들이 많고 사람이 많이 안다니는 곳이라 세게 달려서 길에서 춤추기에는 조금 위험할 것 같더라. 준법정신 투철한 물붕이라 자제했음.
음 그래서 후기를 정리하자면,
1. 시설 - 흠 잡을데가 없다. 오히려 시설에 압도될 정도. 5성급 호텔은 이런거다라고 보여주는 것 같았음.
2. 서비스 - 최상. 나같은 촌놈한테는 황송할 정도의 서비스였다. 너무 서비스가 좋아서 서비스 받을때마다 팁을 안주고는 못배길것 같아서 그건 조금 부담됐음.
3. 교통 - 사실 유일한 흠이 있다면 교통임. 하지만 호텔에 전화를 하면 피렌체 시내의 산타마리아 노벨라 광장에서 호텔까지 셔틀을 운행하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고, 여차하면 택시타도 20유로 안나와서 크게 약점이 된다고는 생각안함.
4. 조식 - 사실 조식이 호텔 숙박에 포함되지 않아서 모르겠다. 맨날 새벽같이 나갔기 때문에 조식을 먹을 기회가 없기도 했고. 조식이 굉장히 비싸서 (15-20유로?) 그냥 걸렀는데 조식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한테는 안좋을 수도 있을 것 같네.
암튼 진짜 2박 74만원 결제하면서 진짜 손떨렸는데 오고 나서 진짜 돈 하나도 안 아까웠다. 언젠가 나이들어서 돈을 많이 벌게 된다면 다시 한번 묵고 싶다.
마지막으로 물장판에서 두오모에 올라가서 3학년이 보낸 신호 보는 장면이 있잖아? 그거 실제로 보일까 싶어서 보러 갔다.
생각보다 엄청 잘보이더라. 사진상으로는 작게 보이는데 실제로는 더 잘보였음. 뭔가 조명탄 같은 거 터트리면 잘 보이겠더라. 분명 조명탄이었겠지?
암튼 후기 올리게 된게 늦어져서 기억도 점점 흐릿해지고 엉성하게 쓰게되었네. 음 암튼 정말 좋은 곳이니까 혹시 물장판 성지순례를 가게되는 물붕이가 있다면 정말 큰 출혈 감수하더라도 한번쯤 꼭 가볼만한 곳이라고 생각해. 혹시 궁금하거나 한 점이 있으면 성의껏 답변해볼게. 그럼 성지순례글 봐줘서 고마워. 사진은 그지같애서 미안.